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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B 캠페인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새벽같이 일어났다. 다른날들 보다 더 일찍 회사에 출근했다. 오전에 예정된 대책 회의를 위해서 준비를 했다. PR팀에서는 어떤 대응을 제안할 수 있을까?

사장님이 주재하는 회의에 본사에서는 컨퍼런스콜로 들어와 있었다. 사장님은 경쟁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소식을 간략하게 브리핑했다. CFO께서는 경쟁사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인수금액에 대해 정확한 액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 3조원대는 넘는다는 이야기 뿐. 일부 중역들은 “미쳤군…미쳤어…”라고 중얼거렸다.

사장님은 각 부문에서의 타격예상치를 산정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대한 대응을 강구하자고 했다. 본사에서는 이를 위해 플랜B팀을 빠른시간내에 만들어 실제 활동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본사 변호사들은 이번 경쟁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독과점법’ 저촉 사실을 강조했다. 그들의 경험에 의하면 일단 공정거래위원회측에서 이러한 대형 독과점 합병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사실 80-90년대 D그룹이 O맥주를 가지고 전체 맥주시장 점유율 70%에 올랐을 때, 경쟁사는 지금의 H사 아니라 J소주사였다. J소주사는 당시 소주만을 가지고 서울에서 거의 9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던 공룡이었기 때문이다. D사는 우리 맥주가 이렇게 잘 팔리는 데 소주만 있으면 이 주류시장을 다 장악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J소주사는 우리의 시장장악력을 맥주에도 펼치고 싶었던거다.

그래서 90년대 초반 J소주사는 JC맥주사를 설립 새로운 맥주를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D사는 강원도 지역의 소주사인 K사를 전격 인수해서 G소주를 출시했다. 재미있는 것은 모기업의 시장장악력에 힘입어 J사의 맥주와 D사의 소주는 출시 직후부터 가파른 시장점유율 장악을 기록했다. 만약 신생 단일 기업이 각각 소주와 맥주를 출시 했었다면 전혀 가능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던거다.

이런 성장의 뒷면에는 끼워팔기(Bundling Sales)가 유효했다. D사의 맥주와 J사의 소주는 Must Stock Product라고 불린다. 도매상들이 이 둘 중 하나가 없으면 장사를 하기 힘들고 이 두개의 제품으로부터 경영 이윤이 대부분 생산되는 것이라는 뜻이다. 당연 D사와 J사는 자신의 도매상 장악력을 십분 활용하게 되었고, 맥주 10박스에 소주 2-3박스식으로 끼워팔기가 당연하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이를 메이저와 마이너의 번들링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본사에서 보는 시각은 이번 경쟁사의 J사 인수를 ‘메이저와 메이저의 번들링’으로 예상했다. H사의 맥주는 전국 6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J소주사는 전국 소주시장의 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또한 재미난것은 H맥주사는 영남지역에서 80-90%의 시장점유율을 올리고 있는데 반해 J소주사는 그 지방에서 마이너중의 마이너였다. 반대로 H맥주사가 고전을 하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는 J소주사는 9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볼때는 메이저와 메이저가 합병하는 것이고, 지역적으로는 메이저와 마이너가 환상적으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예측이었다. 이는 엄격하게 볼때 공정거래법에 저촉되어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상황이 도래되는 것이다.

일단 PR팀에서는 이렇게 보고했다. “가능한한 최대로 경쟁사의 J사인수에 대한 반공정거래 여론 분위기 및 시각을 조성하겠습니다.”

여러 중역들이 뇌까렸다. “여론에 공정위가 움직일까? 흠…”

내가 이야기했다. “제가 공무원들과 일을 해 본 경험에 의하면, 공무원들은 여론을 가장 신경쓰여 합니다. 자신들의 결정이 아주 조용하고 클린한 환경에서 이루어지길 바라는 거지요. 그렇다고 우리가 경쟁사의 반시장적 합병을 수수방관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유기라고 봅니다. 제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서라도 양사의 합병 반대여론을 조성해보겠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컨퍼런스콜로 회의에 참석하던 본사 아시아 퍼시픽 사장이 말했다. “Our goal is Blocking. You Must Block!”

블로킹…블로킹이다. 우리에겐 현실적인 옵션이 세가지가 있었던거다. 공정위의 완전 인수 승인, 공정위의 조건부 인수 승인, 그리고 공정위의 불승인. 이 세가지였다. 그러나 본사의 명령은 불승인으로 이끌라는 것이었다. 블로킹…

회의가 끝나고 내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최고의 팀이 필요하다. 나 혼자서는 이번 일을 모두 해낼수 없어…예산도 필요하고…’ 온통 걱정뿐이었다.

상무님과 사장님이 내려와서 나에게 말했다. “얼마가 들던 최고의 팀을 꾸며라. 경쟁사가 최고의 팀을 가지지 못하게 어떻하든 팀을 구성해라. 최고로.”

오케이. 예산도 본사에서 일부지원을 통해 충분하게 확보해준다고 약속을 받았다. 가자…

내 일생의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기로 맹세했다….  

       

by 우마미 | 2007/03/06 22:38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0)
11월 112007 0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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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의향서 제출과 예비실사

2월 중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14개의 컨소시엄 (원래는 20개의 컨소시엄이 의향서를 냈다)이 약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J기업에 대한 실사(Due Dilligence)를 했다. 이 과정은 J기업을 얼마에 살것인지를 각 컨소시엄이 결정하기 위한 수순이다.

J기업은 시장에 내 놓인 매물로 완전 노예시장에 나와있는 노예의 형상이다. “이 남자 노예는 키가 180이고, 이빨이 튼튼하고, 힘도 셉니다. 대신 음식을 많이 먹지는 않고 잠도 없어요. 자식도 많이 낳아서 주인을 부자로 만들 겁니다. 살펴보세요” 이런식…인 셈.

우리 회사의 중역들과 팀장들도 컨소시엄 멤버로서 J기업의 실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당시 이를 통해 같은 업종의 거대기업인 J사의 속내를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라서 매우 소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 영업사원들을 포함한 직원들은 우리가 J사를 인수한다면? 하는 부푼 꿈이 있었다. 일부 영업사원들은 도매상들에게 우리가 인수할 것이라고 은근히 뻐기고 다니기도 했다. 실제로 영업실적이 좋아지기도 했었다…

3월 중순…최종 인수 제안서 제출을 2주가량 앞둔 어느날. 본사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DH컨소시엄에서 빠지기로 했다” 아니…컨소시엄에서 빠지기만 하면 다인가?

플랜상에 Plan B가 실제로 실행되는 순간이었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가 공식적으로 DH컨소시엄에 참여했다는 발표는 하지 않았기때문에, 이젠 참여 안할꺼라는 발표도 할수는 없다.

기자들이 물어오지 않기를 바랄 뿐. 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기자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알려줄래? 본사의 반응 “우리는 지금까지 J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밝힌적이 없다. 따라서 우리가 그 문제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참 마음 편한사람들.

예비실사까지 참여해서 J사에 들락달락 거린 양반들이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니…아니 무슨 우리 기자들을 바보로 아나? 너무 이성적인 것도 병이다.

나는 어떻게 우리가 인수전에서 빠지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PR담당자는 확실한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는 마치 변호사가 의뢰인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러가지 본사의 정치적이고 고단수 경영적인 결정이었다. 알고보니. 그냥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 좋다.

역시나…발빠른 기자들이 전화를 걸어온다. “야 당신네 컨소시엄에서 빠졌다면서?” “왜 빠진거야?” “DH랑 트러블이 있었던거야?” “다른 컨소시엄이랑 손잡는거 아니야?”

나의 답변. “컨소시엄 참여 여부에 대한 결정이 지금 내려 진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저희는 참여 않기로 결정한거죠” “본사의 경영상의 결정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DH사와는 현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다른 컨소시엄에 대한 검토는 없습니다.”

DH쪽의 반응도 냉담하다. 그쪽의 PR대행사측은 이제 자기네가 알아서 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세 아군에서 남으로 변해간다. 당연한거지. 알아서 하시지요.

이제 우리는 그냥 방관자의 입장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조용히 인수전을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DH 컨소시엄은 메이져 컨소시엄에서 격이 떨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경쟁사인 H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지 않기만을 기도해야 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H 컨소시엄은 마이너로 치부당하고 있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D기업과 우리가 인수전에 참여하니까 위협을 느껴서 어쩔수 없이 H사도 인수전에 발을 담근 것이라는 평이 우세했다. 현금도 없고 그런 큰 기업을 인수하기에는 역부족인 회사라는 평도 일반적이었다.

이젠 당분간 컨퍼런스콜도 없다. 기자들을 만나서 이야기 할 것도 없다. 당분간…

3월말일 최종 인수제안서들이 접수되는 날이다. 이날 오전부터 기자들과 관련 PR담당자들은 모든 촉각을 곤두세웠다. 기자들이 아직도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온다. “DH사는 얼마정도 쓴것 같어? D사는? 어디 C나 L에 대해 들은바는 없어?”

나는 맘편하게 답변했다. “솔직히 약간 오바하는 회사가 나오기전에는 한 3조 미만에서 가격대가 형성되지 않겠어요? 문제는 오바하는 회사가 누가 될까하는 거지요. 그런 회사가 나오면 이 판은 깨지는거지…”

오후가 되니 모든 컨소시엄의 인수 제안서들이 마감되었다. 채권단은 이 인수제안서들을 검토하여 4월 1일경에 우선협상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자들과 PR인들은 그 싯점을 기다릴 수 없다. 계속 360도 정보력을 발휘해서 각 컨소시엄의 정보를 빼내고 공유하고 있었다.

오후 6시경. 모 신문사 부장 및 출입기자와 술자리를 갖기로 되어 있어 우리 회사 상무와 나는 일찍 회사에서 나와 여의도로 향하고 있었다. 나에게 D그룹 홍보실에서 전화가 왔다. “방금 정보가 들어왔는데, H가 가져갈꺼 같다. 준비해라.” “네….”

여의도로 향하는 차 속에서 상무와 나는 아무말도 없었다.

본사에서 밤늦게 전화가 왔다. 기자들과 술을 거나하게 나눈 상태. (당시 그 기자들은 H사의 선정 사실을 몰랐다) “Plan B를 다시 시작하자. 내일 아침 긴급회의를 열자”

새벽…택시를 타고 취해 집에 돌아오면서…눈물이 났다. 앞으로 펼쳐질 힘든 시기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by 우마미 | 2007/02/27 15:02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3)
11월 112007 0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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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타임즈(FT)로부터의 변수

3월 1일…2월 새해 연휴에도 나는 쉬질 못했었다. 부모님들이 와 계시는데도 나는 내 서재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유럽 본사와 컨퍼런스콜을 해야 했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아주 유럽본사는 안달복달을 한다. 아직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 전이라서 나에게 프레스를 넣지는 않지만, 무조건 모른다 아니다라고 말하라고 반복적으로 당부한다. (이미 한국기자들은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유럽의 한 조그만 도시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르쇠 타령이다….)

휴일이 지나고 출근을 하니 모니터링이 불이 난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가 J기업 최대 채권자 중 하나인 투자은행  G사의 보도자료를 인용하여 “J기업의 자산가치는 지난 2년간 성공적 경영으로 기존 25억불에서 36억불로 상승했다”는 평가 리포트를 내 놓은 것이다.

자기가 팔 물건에 대해 자기가 값을 올려 놓은 것이다. 최초 기자들은 자산가치를 약 2조원대 초반쯤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일반 감정가를 거의 두배로 올려 놓은 것이다. 이때부터 기자들은 이 3조 5-6천억원이라는 산정 가치가 어떤 사실에 근거한 것인가를 놓고 취재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기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G사의 관련 리포트 발표 이유였다. 왜 하필 G사는 J사와 민감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전에 이런 논란꺼리가 생길만한 리포트를 발표했는가?

파이낸셜 타임즈는 어느 투자전문가의 말을 빌어 “G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3조원대가량의 돈을 내고 J기업을 사는 곳은 없을 것”이라는 멘트를 후반에 달았었다.

G사는 이전에도 J사의 사내기밀 유출을 통한 채권확보 및 매각추진 혐의로 재판을 받은적이 있었다. 물론 혐의 없음으로 판결이 났지만, 전문가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만약에 혐의가 발견됬다면 G사는 프로가 아니겠지.

어째든, 각 컨소시엄은 이번 G사의 발표에 대해 촉각을 곤두 세웠다. 기존에 세워둔 투자 플랜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어디서 약 1조원 가량을 더 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1조원을 더 쏟아 부어 넣어도 수익성이 있을까…

본사와 우리 모든 컨소시엄 멤버들이 컨퍼런스콜을 했다. 본사측에서 회의 초반에 G사의 발표에 대해 이야기하자 누군가가 뇌까렸다. “Fuck… Fuck… Fuck…” 콜에 참여한 모든 전문가들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데 동감을 하는 분위기 였다. 그러나…어찌하랴. M&A 비딩은 숫자뿐만 아니라 서로간의 기싸움인데…

기자들은 각각의 컨소시엄들이 과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과연 어느 정도선이 적정가일까라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비딩전에 우리가 쓸 가격에 대해서 말해주는 컨소시엄이 어디 있나? 그래도 기자들은 각 컨소시엄을 간 보고있다.

“당신네 컨소시엄은 J기업을 어느정도 가격대로 보고 있나? 아니 그냥 어느정도대로만…”

“글쎄요. 아직 인수의향서도 제출하지 않았는데 말씀드리기는 불가능한데요. 일단 인수의향서를 내고 예비실사(Due Dilligence)를 거쳐 봐야 하지 않겠어요? 중요한것은 G사의 일방적인 산정 기준과 액수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거지요”

“그래. 그렇지? 말도 안되지? 이 자식들…아주…”

기자들은 전반적으로 G사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나서 적극적으로 그리고 공격적으로 G사를 치받을 수는 또 없었다. 거의 모든 컨소시엄들이 침묵하면서 긴장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보면 G사의 언론 플레이는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그 시기 측면, 그리고 그 파급력은 진짜 성공적이었다. G사의 내공이 보이는 활동이다. 발표 직후에도 G사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강건함을 보여 주었다. 일단 입에 물은 쥐의 숨이 끊어 질때까지 절대 입을 벌리지 않는 큰뱀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옆에서 본 G사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우리가 꼭 하고싶은 말만 한다.’ 그러나 ‘크게하거나 여럿에게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메시지를 왜곡하거나 오해하는 언론에게는 선별적으로 적극 대응한다.’ 이렇다. 투자기관으로서 당연하고 상당히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본다. 이들에게 공중과의 Goodwill 이라던가…뭐 이따위의 PR기초 논리는 쓸모없다. (이 사실은 내가 2000년대 초반 잠깐 G사의 press officer를 해 봤기 때문에 잘 안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G사는 정확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투자금을 받아냈다. 힘들게 돈을 마련해 지불해야 했던 H사는 그 금액을 전략에 근거한 자랑스러운 금액으로 보지만….글쎄다…

두고 볼일이다.

P.S. 이 G사의 움직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지속적으로 관리되어 하반기에 전면적인 네가티브 캠페인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된다.  G사에게도 사실 약간 미안한 감이 없지 않다…  

 

by 우마미 | 2007/02/26 16:11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2)
11월 112007 0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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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컨소시엄에 대한 견제

이제 4월로 예정된 인수의향서 제출일이 1개월 정도 남았다. 1월-2월간 전반적으로 컨소시엄 가입에 대한 내부적 검토와 컨소시엄 구성작업 및 조율로 기자들에게 별로 해줄 메시지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천천히 메이저 컨소시엄으로 회자되는 곳들이 부상하고 있다.

1. C컨소시엄: 국내 최대 식품 기업. 일본 굴지의 맥주회사 K사와 컨소시엄 구성설
2. L컨소시엄: 국내 최대의 유통, 과자류, 음료 기업. 일본 굴지의 맥주회사 A사와 컨소시엄 구성설
3. D컨소시엄: 식음료로부터 중공업부문으로 변신한 재벌기업. 우리회사의 전 소유주.
3. DH컨소시엄: 전선관련 대형 기업. 경영건전성과 현금보유율. 그리고 J사에 대한 채권규모로 부각. 업종전문성 확보를 위해 우리와 컨소시엄 구성.

현재 J사를 실제로 인수한 H컨소시엄은 인수의향서 제출직전까지만 해도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곳이다. 왜냐하면 H사의 현금보유액이 J와 같은 어마어마한 회사를 인수하기에는 고래앞의 새우같은 형상이었다. 잘못하면 자기보다 큰 먹이를 물어 삼키지도 못하고 뱉어내지도 못하는 지경이 될찌도 모르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우리 컨소시엄 멤버들은 가장 두려운 상대로 C와 L을 꼽았다. 내심 DH기업은 D도 경쟁관계 였지만, Plan B적인 상황을 가정할 때 D기업은 우리회사에게는 그리 부정적인 후보자는 아니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했나.

그러면 전략적으로 어떻게 C와 L을 견제할 수 있을까? 인수의향서 제출때까지 어떻게 그들의 전열을 흩뜨러 뜨릴 수 있을까?

C기업은 인수의향서 직전까지 “별로 인수 할 의향이 없다”는 식의 연막을 피워댔다. 또한 일본 K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함구하고 있었다.

L사는 도리어 기자들에게 언더 밸류되어 가기 시작했다. L사의 기업성격상 ‘가격을 지르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리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오너의 결심이라는 것에 대해 한가지 기대를 걸고 있었고, 그들의 현금보유율에 대해 주목하는 듯 했다.

D사는 광의로 같은편인 우리가 봐도 컨소시엄 구성자체가 엉성(?)했다. 설에 의하면 우리와 함께 컨소시엄 구성을 고려했다는 말도 있는데, 암튼 컨소시엄 구성은 나중에 보니 계열광고 대행사인 O사를 끼고 있었다. 약간 실망스럽게도…

다 좋다. 그러면…

우선은 C와 L을 견제하기로 하자. 컨소시엄 멤버들과 그 자문단들의 컨퍼런스콜이 열렸다. 경영컨설팅사 M과 B, 대형외국계은행 H, 투자기관 J, 법률자문사 K등 같이 이메일을 공유하고 컨퍼런스콜에 참여하기로 한 인원이 스무명은 넘는듯 했다. 지역도 유럽, 홍콩, 한국등 세군데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항상 외국인들과 컨퍼런스콜의 하면서 느끼는 당황스러움은 지금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갑자기 끼어들어 질문을 날리는 사람이 어디의 누구인지 마구 헷갈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국발음, 벨기에발음, 중국발음, 코리안아메리칸 발음, 한국식 발음등이 엉켜서 마치 벌때가 웅웅하는 기분이다.

일단 이자리에서 우리가 (정확히는..내가) 일단 언론을 통해서 반C 및 반L 정서를 빌딩하겠다고 제안했다. DH측 사람들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본사측은 그 접근에 대해 약간의 우려를 보이고 있었다.

접근 요점은…J는 한국민의 전통주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한국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대변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일본기업이 이 회사를 인수하도록 우리가 방치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민족감정을 자극해서 눈앞의 경쟁자들으르 흩뜨러 놓는다는 전술.

결국 우리 본사는 우리가 직접 언급되지 않는 한도내에서 여론 조성에 동의했다. (사실 외국기업들에 대한 민족감정을 자극해 보았자..나중에 우리도 같은 배에 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우리와 일본기업은 국민 정서상 확연히 다르다고 설득했다.

명령이 떨어졌으니 실행할 차례다. 기자들과 연속적으로 점심과 저녁식사 모임을 가졌다. 이 당시에는 월부터 금요일까지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점심과 저녁을 기자들과 함께 했다. 지금도 내 다이어리에는 그 때 식사를 같이 하면서 누구와 무슨 이야기들 어떤 정보를 나누었는지가 기록되어 있다.

한 2주간 동안 내 낚시 밥은 “일본맥주회사인 K사와 A사의 J사 인수는 국민감정상 말도 안되지 않는가?”였다. 이를 위해 직접 자료를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K사와 A사의 년간매출규모와 그들의 강점들을 정리해 Talking points로 활용했다. 그들이 한국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함을 가정으로 변화할 우리나라 주류시장변화에 대해서 그리고 그변화의 의미에 대해서 상당히 국민감정에 반하는 측면으로 메시지들을 전달했다.

매일 매일 같은 메시지 똑같은 어구들이 반복되었다. 우리 출입기자들만 40여명..이들에게 한번 두번의 반복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대신 한번을 전달하더래도 흡수력을 극대화 시키는것이 중요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바로 끈끈한 유대감과 술이었다.

프로 PR인은 절대로 식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기자가 묻기전까지는 회사 이야기를 하지 않는 법이다. 대신 기자가 어떤 이슈에 대해 물어올때는 확실하고 정확한 메시지를 충분하게 전달해 주어야 한다. 기자는 술이 취해서도 기사꺼리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단편의 기억을 가지고 당일날 필름이 끊기더라도 그 다음날 재 취재를 하고 곧 기사를 구성한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항상 PR인을 만날 때 “이 사람은 이해관계상 자신의 회사 편에 있게 마련이야”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기자에게 직접적으로 경쟁사 험담을 한다거나, 직접적으로 우리가 경쟁사를 견제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안된다.

항상 눈높이와 방향을 일반독자와 기자의 눈에 맞추어야 한다.

“형님…솔직히 나도 한국사람이고, 국민학교부터 일본애들이 제일로 싫다면서 친구들하고 쪽빨이 쪽빨이 그랬는데..아니 소주까지 일본애들이 가져가면…그건 아니라고 봐요. 나는 C나 L같은 회사가 왜 다른 파트너를 놔두고 그런 회사들이랑 손을 잡았는지 모르겠어…아닌건 아닌거 아닌가?”

“이건 논리적으로 누가 적격자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아닌것 같아요. 소비자들인 우리가 아니다 하면 되면 안되지…일단 걔네들이 인수를 해도 소비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껄요. 나같에도 안 마신다..뭐…”

이런 이야기들이 진솔한 분위기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면…기사 하나가 건져지는 것이다.

암튼…이후로 여러개의 관련 기사들이 부정적으로 개발되었다. 내 다른 홈피에도 당시에 썼었지만…나중에 이 일본기업들로 회사를 옮기기는 힘들어 진게 아닌가…한다. (프로끼리 뭐 어때 하면 다행이지만…)

몇개의 기사에서는 내 실명을 써가면서 업계 전문가로서의 시각을 쿼테이션처리까지 했다.

3월경…이윽고 C사와 L사는 일본맥주회사들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취소 또는 부정했다. 이 둘은 이때부터 전열이 무너지고 있었다. AS라고나 할까 나는 기자들에게 일본기업들과의 이면계약 (단독선인수, 후협조)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잠재적인 의문을 심어 놓기도 했다. 미안한다…

컨소시엄 멤버들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당시까지만은…

   

 

by 우마미 | 2007/02/25 23:40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0)
11월 112007 0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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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Communication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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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

컨소시엄이 구성되었다. 본사에서 인수팀이 파견되었고, 우리 나름대로의 팀을 이미 구성했다. 각각의 컨소시엄 파트너들이 각각의 독립된 팀들을 구성 완료한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컨소시엄의 두번째 규모의 파트너가 됬다. 마이너다. 얼굴마담 역할을 해 줄 컨소시엄 메이저 파트너가 있다. 문제는 메이저 파트너에게 (다른건 모르겠는데), 커뮤니케이션팀이 인하우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다. 아니 그렇게 큰 회사가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팀 하나 가지고 있지 않다니…

아무튼 그 메이저 파트너는 외부 pr에이전시를 하나 고용해서 본 전쟁을 치룰 준비를 했다. 일단 컨소시엄 파트너들간의 일치된 역할 분담과 메시징을 위해 사전 조율 미팅을 가졌다. 우리 커뮤니케이션팀은 그 메이저가 고용한 PR에이전시에 가서 그 쪽에서 구성된 팀과 미팅을 가졌다.

그 쪽에서는 상당히 컨피덴셜하다고 생각해서 초기 태도가 매우 신중했다. 그렇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그리 업데이트되어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게 인하우스와 에이전시의 차이니까.

일단 우리의 플랜에 정해진대로 그 에이전시가 우리 컨소시엄의 press office 역할을 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계획한 활동은 그들과의 공유아래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경쟁 컨소시엄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각각의 컨소시엄별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도 확연히 달랐다.

일단 메이저그룹: C 컨소시엄, L 컨소시엄, DS컨소시엄, 그리고 우리 D 컨소시엄
마이너그룹: H컨소시엄, DW 컨소시엄, OR 컨소시엄…

총 14개 컨소시엄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시켰다. 그 이전 일부 컨소시엄은 경영진이 직접 기자간담회를 자청해서 J기업의 인수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 부분은 한국기업, 즉 오너기업의 배짱과 뚝심들이 보이는 부분이다.) 인수의향서 제출 이전부터 몇몇 컨소시엄은 아주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컨소시엄의 메이저 기업에 대해서도 그들의 PR에이전시가 “D기업은 과연 어떤 회사인가?”와 관련한 기사들을 만들어 냈다. 그들에게는 일단 14개 컨소시엄중에 자신의 컨소시엄이 메이저로 언급되기를 바랬다. (지극히 한국적이다)

그러나…

인수의향서 제출 전후를 맞아 커뮤니케이션 라인에 혼란이 생겼다. J기업의 인수전반을 취재하는 그룹은 유통주류담당 기자단이다. 즉 우리 회사 출입기자들 그대로다. 우리 컨소시엄의 press office는 D기업의 pr 에이전시다. 그러나 기자들은 대부분 그 pr에이전시를 알지 못한다. (사실 그들로부터의 정보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가지거나 실시간 업데이트 된 정보를 받기 어렵다는 생각들이었다)

따라서 결국 실제적으로는 내가 우리 컨소시엄의 press office 역할을 해야만 됬다. 싫건 좋건…아무리 “우리 컨소시엄의 press office인 OO 에이전시에 문의하시라”해도…그들은 결국 나의 목을 조르면서 신속한 답변을 원했다.

사실 누가 그 역할을 하든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전체 컨소시엄 파트너들간의 조율되고 일치된 메시지가 중요한것이다. 메시징을 위해 몇번 전체 컨소시엄 팀들이 참여하는 컨퍼런스콜을 가졌다. 일단 내부적인 메시징 조율은 OK.

실제 M&A Communication에서 주된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1. 그러한 사항에 대해서는 코멘트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2. 그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3. 그와 관려한 정보는 제공해 드릴수 없어 유감입니다.
4. 컨펌해드릴수 없다는게 저희의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이정도다. 별 것(?) 아니다. 그래서 에이전시들은 M&A Communication이 쉽다고들 하는거 같다. 모든게 노 코멘트와 low profile이기 때문에…여기에 기자들과의 네트워크 즉 채널이 확보되어 있지 않으면 더 금상첨화(?)다. 할말도 없고 물어오는 기자도 없는 환경! (농담이지만 에이전시들에게는 뼈가 있다.)

매일매일 담장을 타고 걸어가는 느낌이다. 내 말한마디에 우리 컨소시엄에 대한 엄청난 변수들이 좌지우지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말을 아끼고 가능한 기자들을 접촉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기자들은 평시보다 더 많이 다가오고, 더 많이 물어오고, 더 많이 식사나 술자리를 하길 원한다. 이게 당연하거다. 그들에게는. 이를 피해 다닐 수는 없다. M&A Communication Message의 가장 큰 근간은 Strategic messaging이지 결코 No messaging at all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다.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자칫 말실수를 하면…?. 컨피덴셜한 정보를 실수로 흘리면…? 여러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자들과의 접촉을 제한하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전략적인 메시징이 이번 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의 근간이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내 자신의 전략성과 그에 근간한 메시징 스킬을 넓혀보고 싶었다. 그래서 기자들의 중심으로 뛰어 들었다.

새로운 정보 그리고 정확한 정보에 목마른 기자들은 마치 닥터 피쉬들 처럼 나에게 몰려들고 있었다. 인수의향서 제출 직전과 직후 그리고 인수전이 격화된 시점까지 나는 항상 기자들 중심에 있었다. 빨대였다…

 

 

by 우마미 | 2007/02/24 10:13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0)
11월 112007 0 Responses

M&A comm-3

M&A Communication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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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인수작업을 위한 1차 팀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추후에 Plan B로 넘어가면서 팀의 구성은 달리된다.)

1. 전략 (인하우스+ 경영/회계 컨설팅 펌)
2. 자금 (인하우스 + 은행/투자기관)
3. 법률 (인하우스 + 로펌)
4. 커뮤니케이션 (인하우스+ PR에이전시)

내가 총괄해야 하는 팀은 4번 커뮤니케이션팀. 본사와의 상시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 또한 확보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시차와 한국 언론 시장을 잘 모르는 본사 커뮤니케이션 임원들. 기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으면 항상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한다. 유럽은 우리가 퇴근하는 시간에 업무가 시작되기 때문.

서슬퍼런 기자들을 앞에다 놓고 무슨 비밀 전화를 할 수 있나. 기자들은 1월 첫날부터 과연 누가 J인수 비딩에 참여할 것인지를 연일 써대고 있다. 아무도 컨펌을 하지 않았지만 “아니면 말구”식의 기사들이 경쟁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었다. 즉, 기자들은 왠만한 식음료 주류 회사들에 전화를 걸어 인수 의사를 타진한다. 컨펌을 해주지 않아도 “일단 리스트에는 올려 놓을께. 아니면 아니고…” 이런식이다.

본사의 커뮤니케이션 임원들은 이게 영 못 마땅하다. “왜 컨펌하지 않았는데 기사가 나가느냐?”하는 식이다. 1월중순경 모경제지 기자가 저녁 식사시간에 전화를 걸어왔다. 다른 종합지 기자와 한정식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경제지 기자의 전화가 울렸다.

“예, O기자님” “어, 지금 모해?” “밥먹습니다. 어디세요?” “응, 나 회사. 근데 한가지 물어 볼께?” “네…” “당신네 본사가 J 인수작업을 시작한다며? D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는데? 맞어?”

그는 증시 바닥에 떠도는 찌라시에 정통한 기자다. 그가 컨펌받고자 하는 것은 예스냐 노냐다. 이미 99% 취재로 확신을 가지고 있는 확정적 질문자인 거다.

일단 시간을 벌기로 했다. “어? 그래요? 아직까지 제게 전달된 사항은 없는데요. 한번 제가 본사에 확인을 해보고 다시 전화드릴께요.” “그래? 그러면 꼭 전화주라. 내가 기다린다.”

본사에 전화를 걸기전, 일단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OO경제지의 O기자가 저희가 이번 비딩에 참여할 것이라는 사항과 D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컨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카나다인 사장의 반응은 역시나 이성적이다. “본사의 결정이나 움직임에 대해 우리가 논평할 것은 없다. 문의가 있으면 본사 커뮤니케이션팀으로 직접 연락을 하라고 해라”

그러나 한국기자에게 “우리는 본사의 움직임을 알지 못하니 본사로 연락해보시져. 영어 배우셔가지구…” 이럴순 없지 않은가?

내가 본사로 연락을 했다. 한정식집 마당에 혼자 나와 영어로 시끄럽게 통화를 하는 꼴이란…

본사의 의견 “우리는 어떠한 마켓 루머에 관해서도 코멘트하지 않는다” 이상.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그 경제지 기자에게 전화를 다시 했다.

“O기자님, 제가 우리 사장님과 본사에 확인한 바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답니다. 해당기업 인수를 둘러싸고 많은 루머들이 있는데, 저희는 그런 루머에 코멘트할 수가 없습니다. 이해해 주시죠?”

당연한 반응이 되돌아왔다. “아니 결정된게 없다는 것은 현재 고려중이라는 거잖어. 당신 당신네 본사가 100% 참여 안할거라는 확신이나 증거가 있어?”

나의 답변 “100% 개런티는 원래 어떤 상황에서도 불가능한거죠. 중요한 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진게 없고 현재 고려중인 사항도 없다는 것입니다.”

반응 “암튼 내가 확인한 바로는 당신에 본사가 이번 딜에 들어온데. 거의 확실해. 그럼 아무튼 기사로 나간다. 아니면 내가 책임질께..”

이걸 어떻게 제어 할 수 있는가. 플랜상으로는 드라이하고 심플하게 ‘컨펌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플랜과 실제는 이렇게 다르다. 내가 그 기자에게 당시에 달려가서 억지로 울며 불며 사실이 아니니 기사를 빼달라고 하기에도 또 웃긴 상황이다. 한 몇일 후면 세상에 알려질 일이기 때문에…그 기자에게 나는 신용을 잃게 되는거다.

다시전화를 했다. “형님, 사실 이번건 같은 경우에는 어떤 기업에게도 상당히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형님께서 정확하게 쓰시지 않으면 괜히 애꿋은 회사들만 어려워집니다. 왠만하시면 우리 본사관련 멘트는 빼주시면 어떻겠습니까? 부탁해요.”

반응 “아니 당신 본사만 쓰는게 아니야. 여러 캔디데이트들을 다 나열할 꺼야. 신경쓰지마.”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활동은 아무것도 없다.

본사에서 다시 확인전화가 왔다. “제임스, 어떻게 됬니? 그 기자에게 뭐라고 했니?”

“그 기자에게 아무것도 컨펌해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기자는 우리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스스로 확신이 너무 강했다. 내가 정확하지 않는 정보로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는데, 모르겠다. 한국의 기자들은 100% 컨펌을 받지 않아도 기사를 쓴다.”

“이해한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공식적으로 컨펌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사에서 그런 문구가 들어가는것이 좋다.”

아………그렇구나. 이게 본사의 짬밥이다. 역시 커뮤니케이션의 프로페셔널리즘이란…대단한 내공을 느낀다. 간단하지만 중요한 그들의 사고방식.

다시 기자에게 전화를 했다. “형님, 본사에서 요청인데요. ‘우리회사측에서는 그러한 루머에 대해 컨펌을 해주지 않았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문장을 넣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탁해요.”

기자왈 “알았어. 그렇게 나도 쓸꺼야. 걱정하지마…”

돌아와서 다시 한정식 식사 자리에 앉았다. 모두 식어버린 음식들. 약간 상기된 식탁의 기자. “뭐야? 누구전화야?”

“아니에요. 본사랑 뭐 하는일이 좀 있어서…”

이제 M&A Communication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긴장해야지…

   

by 우마미 | 2007/02/22 14:30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2)
11월 112007 0 Responses

M&A comm-2

M&A Communicat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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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년말. 2005년 PR 플랜을 사장과 임원들에게 프리젠테이션했다. 당시 사장은 캐나다인 M사장. M사장은 나와 Marketing Director를 자리에 남게 했다.

“오늘 한가지 내가 너희 둘에게만 알려주고 싶은게 있어. 우리가 J 프로젝트에 인볼브 하기로 했다. 우리 회사에서는 나와 너희둘만 아는 것이니까 이 사항은 extremely, extremely, extremely confidential이다. 이와 관련해서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미리 짜두는 게 좋겠다. 본사에서 너에게 연락이 갈꺼야.”

나는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재미있는 일이 시작되는구나. 자 이제 시작이다.

몇주동안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짰다.

플랜의 아웃라인은 크게 나누어 4단계로 나누었다.
1. 컨소시엄 확정 이전~확정
2. 컨소시엄 확정~입찰제안서 제출
3.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확정
4. 확정이후

각 기간들에는 각각 Plan A와 Plan B가 있었다. 
1. 컨소시엄 확정 이전~확정
 – A: D컨소시엄 참여
 – B: D컨소시엄 불참

2. 컨소시엄 확정~입찰제안서 제출
 – A: D 컨소시엄 메이저 쉐어 홀더
 – B: D 컨소시엄 마이너 쉐어 홀더

3.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확정
 – A: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
 – B: 우선협상 대상자 비선정

4. 확정이후
 – A: 인수성공
 – B: 인수실패

그러면 먼저 1단계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M&A Communication은 기본적으로 완전한 Chaos 상황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세상 아무도 당장 무엇이 어떻게 변화할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거의 모든 변수를 관리 해야 한다. 따라서 Plan A와 Plan B의 설립은 매우 중요하다. 1단계에서의 Chaos는 당장 우리가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대두된다.

컨소시엄 참여 여부에 대한 확실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는 어떠한 speculation도 금물이며 언론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이 되어지는 것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본사차원에서 큰 문제다. 컨소시엄 참여 고려 조차도 언급되면 안된다. 만약 컨소시엄에 참여를 하지 않을 때를 철저히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왜 당신회사는 D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습니까?” 언론으로 부터 이런 질문을 받지 않기 위한 포지션이 1단계의 핵심이다. low profile이다.

컨소시엄 참여가 확정되면 Plan A에 따라 언론으로부터 ‘확정적 문의(99% 확정적 취재가 되어 있고 본사로부터의 컨펌만을 원하는 문의)’가 올 때만 컨소시엄 참여 여부만을 간단하게 Yes 정도로 컨펌해준다.

컨소시엄 불참이 결정되었을 시에는 Plan B에 따라 “우리 회사는 마켓 루머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메시지를 키메시지로 한다. (컨소시엄 참여 고려 여부는 컨소시엄 핵심 관계자만을 빼놓고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제 3자에 의해 고려 자체가 언론에게 컨펌되는 일은 없다)

Plan B 상황에서는 당연히 본연의 업무와 상황으로 복귀하여 해당 비딩에는 전혀 연관없는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

2단계

이 단계는 컨소시엄 참여가 확정되어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는 과정이다. 이 기간내에는 컨소시엄 구성-각각의 컨소시엄들이 인수의향서 제출-예비실사(Due Dilligence)-입찰제안서 제출 같은 일련의 세부 단계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Plan은 A와 B두가지로 대분된다. 우리가 컨소시엄의 메이저 쉐어 홀더가 되느냐 마이너가 되느냐 하는 것이다. 메이저라면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되어야 한다. 당연히 메시지의 분량, 적극성, 전달횟수가 늘어난다. 주요 메시지는 “왜 우리 컨소시엄이 본 비딩에 참여했는가?” “왜 우리 컨소시엄이 J회사를 인수하는데 있어서 가장 적합한 컨소시엄인가?” 단, 컨소시엄 구성 멤버들에 관한 자세한 사항(심지어는 마이너 멤버들의 사명, 참여 쉐어…)에 대한 거론은 안된다. 가능 메시지는 ‘OO기업이 중심이된 OOO 컨소시엄’ 정도다.

또한, 우리 컨소시엄이 앞으로 J를 인수하면…하는 식의 만약 가능하다면…식의 예상 메시지 전달도 금물이다. “우리는 J 인수를 위해 가장 적합한 컨소시엄이며 인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정도가 키 메시지다.

Plan B 상황은 마이너로 참여하는 경우이며 이 상황에서의 키 메시지는 “본 컨소시엄에 관한 사항은 컨소시엄의 주체인 OO회사에게 문의 하십시오”다. 이게 다다. 컨소시엄에 관한 어떠한 사항도 언론에게 전달되면 안된다. 사실 이 기간에는 전달 할 정보도 없다. 이 기간에는 커뮤니케이션 전방 인력들에게는 절대 고급 정보가 오지 않는다.

3단계

이단계는 입찰제안서를 제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되고 나서 부터 공정위등의 인수 허가를 받는 과정이다. 입찰제안서란 간단히 말하면 얼마에 이 회사를 사겠다하는 제안이다. 물론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고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플랜도 들어있다. 우선협상대상자란 비딩주체가 각각의 컨소시엄들의 입찰제안서를 검토 후 가장 큰 금액을 제안한 컨소시엄 (가장 적합한 인수주체)으로 선정된 컨소시엄을 의미한다. 보통 1개만을 정하지 않고 2-3개 복수로 선정한다. 이는 1위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에 추가적인 협의에 불성실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1위 컨소시엄에게 2-3위 컨소시엄은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 단계에서의 큰 위협은 공정위의 리뷰 및 인가 과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되었다 하더라도 시장의 공정경쟁을 제한하는 기업합병이면 이는 공정위원회로 부터 인가를 얻지 못한다. 이 인가 결정은 일련의 분석 검토와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된다.

이 단계의 Plan A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왜 우리가 J 인수를 위한 가장 적합한 컨소시엄인가?”만을 간단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  일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되면 비딩주체에 의해 어떠한 언론 플레이도 불가능하도록 못을 박게 된다. 언론 플레이등을 심하게 해서 비딩 자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한다면 이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자체에 대한 취소 사유가 된다. 또한 공정위의 결정에 대한 어떠한 영향을 미칠려는 활동도 금지된다. 모든 눈이 이 우선협상대상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Plan B의 경우는 우리 컨소시엄이 우섭협상대상자가 되지 못했을 때를 가정한다. 물론 이 플랜의 가능성은 항상 더 높다. Plan B의 세부 Plan에는 또 두가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우리 사업/시장과 상관없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또 하나는 우리 사업/시장에 위협을 주는 컨소시엄이 선정되었을 때다. 첫번째 경우에는 그냥 일상적인 상황으로 복귀한다. 두번째 경우는 소위 말하는 negative campaign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경쟁사의 해당 기업 인수를 저지 또는 견제하는 것.

4단계

이 단계는 비교적 간단하다. Plan A는 인수성공시. 이때부터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 대한 외부적 제약이 덜해진다. 우리 컨소시엄이 어떻게 이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할 수도 있다. Plan B상황은 경쟁사가 해당 회사를 인수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단계에서는 “왜 경쟁사의 해당 기업 인수가 반시장적이고 반소비자적인지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이단계의 Plan B는 3단계의 Plan B-B와 연결된다.

간단하게…(비록 장황은 하지만)…M&A 전과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메시지 플랜에 대해 열거해 봤다.

요약을 하자면, M&A는 Chaos 상황을 기반으로 한다. 메시지는 항상 확정적이면 안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코에걸면 코걸이..귀에 걸면…) 그리고 모든 변수를 관리하고 미리 대비해 메시징을 관리해야 한다. 이상이다.

다음편 부터는 실제 M&A가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변수와 이를 관리하기 위한 뒷 이야기들을 시작해 보겠다.

by 우마미 | 2007/02/21 11:25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5)
11월 112007 0 Responses

M&A comm-1

M&A Communicatio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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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터 좀 더 Professional communiction 분야에 관한 글을 올려볼까 한다.

현재 직장으로 일터를 옮겨서도 많은 경험을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의미가 있는 작업은 M&A Communication Project 였다.

왜 이 프로젝트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M&A Communication 주체로서의 다양한 포지션

1. 컨소시엄 예비 멤버로서의 커뮤니케이션
2. 컨소시엄 멤버로서의 커뮤니케이션
3. 컨소시엄 탈퇴자로서의 커뮤니케이션
4. 경쟁사의 M&A 견제자로서의 커뮤니케이션
5. 해당 M&A로 인한 시장 피해자로서의 커뮤니케이션

이렇게 다양한 포지션들을 거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Chaos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다.

두번째 특징이라면,

전략적으로 견제해야 하는 M&A 주변 타겟들도 지속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1. 경쟁 컨소시엄
2. 일본맥주회사들
3. 우선협상대상자로서의 경쟁사
4. M&A 소재 회사
5. 미국계 투자회사
6. 경쟁사의 지원 인력들 (법률자문, 투자 컨소시엄…)
7. 공정거래위원회
8. 지방 소주회사들
9. 재경위 소속 의원들
10. 각종 공정거래 관련 경제학 및 법률 오피니언 리더들

세번째 특징이라면,

다양한 M&A Communication 지원의 mix 활동이었다는 것이다.

1. 강력한 언론/여론 지원(예비멤버 포지션부터 시장 피해자 포지션까지…그리고 그 이후까지)
2. 공정위 관계 지원
3. 재경위 소속 위원 관계 지원
4. 학계 전문가 지원

해당 M&A 프로젝트 전반의 전개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1, 컨소시엄 참여 검토단계
2. 컨소시엄 참여 결정단계
3. 인수의향서(LOI) 제출단계
4. 예비실사단계
5. 인수제안서 제출단계
6.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
7. 공정위의 검토 인증 단계
8. 인수확정단계
9. 사후 대응 단계

우리 회사는 5단계 직전에 컨소시엄에서 탈퇴했다. 따라서 5단계 이후부터는 참여자가 아닌 견제자로서만 활동을 하게되었다.

보통 다른 컨소시엄 멤버들의 경우 우리와 같이 M&A 프로젝트 중반에 해당 프로젝트를 포기하게되면, 이로써 M&A Communication이 종료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유일한 경쟁사가 해당 M&A 매물을 인수하게 되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경쟁사의 M&A 성사를 견제해야만 했다.

앞으로 해당 프로젝트 경험을 쓰면서 많은 Confidentiality 제약들에 유의해야 하겠다. 또한 다양하게 상호이익등이 갈등관계에 있는 관련 기업들의 실명을 거론하는데도 유의를 해야 하겠다.

평생 한번 경험하기 힘들 것 같은 이러한 프로젝트. 맨 처음부터 맨 끝까지, 웃으면서 때론 울면서 최전방에서 이끌었던 경험자로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는 기억들을 붙잡아 매어 놓고 싶다. 그게 이글들을 시작하는 오직 한가지 이유다.

by 우마미 | 2007/02/20 16:23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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