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2007 0 Responses

M&A comm-5

M&A Communication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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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컨소시엄에 대한 견제

이제 4월로 예정된 인수의향서 제출일이 1개월 정도 남았다. 1월-2월간 전반적으로 컨소시엄 가입에 대한 내부적 검토와 컨소시엄 구성작업 및 조율로 기자들에게 별로 해줄 메시지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천천히 메이저 컨소시엄으로 회자되는 곳들이 부상하고 있다.

1. C컨소시엄: 국내 최대 식품 기업. 일본 굴지의 맥주회사 K사와 컨소시엄 구성설
2. L컨소시엄: 국내 최대의 유통, 과자류, 음료 기업. 일본 굴지의 맥주회사 A사와 컨소시엄 구성설
3. D컨소시엄: 식음료로부터 중공업부문으로 변신한 재벌기업. 우리회사의 전 소유주.
3. DH컨소시엄: 전선관련 대형 기업. 경영건전성과 현금보유율. 그리고 J사에 대한 채권규모로 부각. 업종전문성 확보를 위해 우리와 컨소시엄 구성.

현재 J사를 실제로 인수한 H컨소시엄은 인수의향서 제출직전까지만 해도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곳이다. 왜냐하면 H사의 현금보유액이 J와 같은 어마어마한 회사를 인수하기에는 고래앞의 새우같은 형상이었다. 잘못하면 자기보다 큰 먹이를 물어 삼키지도 못하고 뱉어내지도 못하는 지경이 될찌도 모르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우리 컨소시엄 멤버들은 가장 두려운 상대로 C와 L을 꼽았다. 내심 DH기업은 D도 경쟁관계 였지만, Plan B적인 상황을 가정할 때 D기업은 우리회사에게는 그리 부정적인 후보자는 아니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했나.

그러면 전략적으로 어떻게 C와 L을 견제할 수 있을까? 인수의향서 제출때까지 어떻게 그들의 전열을 흩뜨러 뜨릴 수 있을까?

C기업은 인수의향서 직전까지 “별로 인수 할 의향이 없다”는 식의 연막을 피워댔다. 또한 일본 K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함구하고 있었다.

L사는 도리어 기자들에게 언더 밸류되어 가기 시작했다. L사의 기업성격상 ‘가격을 지르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리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오너의 결심이라는 것에 대해 한가지 기대를 걸고 있었고, 그들의 현금보유율에 대해 주목하는 듯 했다.

D사는 광의로 같은편인 우리가 봐도 컨소시엄 구성자체가 엉성(?)했다. 설에 의하면 우리와 함께 컨소시엄 구성을 고려했다는 말도 있는데, 암튼 컨소시엄 구성은 나중에 보니 계열광고 대행사인 O사를 끼고 있었다. 약간 실망스럽게도…

다 좋다. 그러면…

우선은 C와 L을 견제하기로 하자. 컨소시엄 멤버들과 그 자문단들의 컨퍼런스콜이 열렸다. 경영컨설팅사 M과 B, 대형외국계은행 H, 투자기관 J, 법률자문사 K등 같이 이메일을 공유하고 컨퍼런스콜에 참여하기로 한 인원이 스무명은 넘는듯 했다. 지역도 유럽, 홍콩, 한국등 세군데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항상 외국인들과 컨퍼런스콜의 하면서 느끼는 당황스러움은 지금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갑자기 끼어들어 질문을 날리는 사람이 어디의 누구인지 마구 헷갈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국발음, 벨기에발음, 중국발음, 코리안아메리칸 발음, 한국식 발음등이 엉켜서 마치 벌때가 웅웅하는 기분이다.

일단 이자리에서 우리가 (정확히는..내가) 일단 언론을 통해서 반C 및 반L 정서를 빌딩하겠다고 제안했다. DH측 사람들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본사측은 그 접근에 대해 약간의 우려를 보이고 있었다.

접근 요점은…J는 한국민의 전통주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한국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대변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일본기업이 이 회사를 인수하도록 우리가 방치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민족감정을 자극해서 눈앞의 경쟁자들으르 흩뜨러 놓는다는 전술.

결국 우리 본사는 우리가 직접 언급되지 않는 한도내에서 여론 조성에 동의했다. (사실 외국기업들에 대한 민족감정을 자극해 보았자..나중에 우리도 같은 배에 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우리와 일본기업은 국민 정서상 확연히 다르다고 설득했다.

명령이 떨어졌으니 실행할 차례다. 기자들과 연속적으로 점심과 저녁식사 모임을 가졌다. 이 당시에는 월부터 금요일까지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점심과 저녁을 기자들과 함께 했다. 지금도 내 다이어리에는 그 때 식사를 같이 하면서 누구와 무슨 이야기들 어떤 정보를 나누었는지가 기록되어 있다.

한 2주간 동안 내 낚시 밥은 “일본맥주회사인 K사와 A사의 J사 인수는 국민감정상 말도 안되지 않는가?”였다. 이를 위해 직접 자료를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K사와 A사의 년간매출규모와 그들의 강점들을 정리해 Talking points로 활용했다. 그들이 한국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함을 가정으로 변화할 우리나라 주류시장변화에 대해서 그리고 그변화의 의미에 대해서 상당히 국민감정에 반하는 측면으로 메시지들을 전달했다.

매일 매일 같은 메시지 똑같은 어구들이 반복되었다. 우리 출입기자들만 40여명..이들에게 한번 두번의 반복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대신 한번을 전달하더래도 흡수력을 극대화 시키는것이 중요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바로 끈끈한 유대감과 술이었다.

프로 PR인은 절대로 식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기자가 묻기전까지는 회사 이야기를 하지 않는 법이다. 대신 기자가 어떤 이슈에 대해 물어올때는 확실하고 정확한 메시지를 충분하게 전달해 주어야 한다. 기자는 술이 취해서도 기사꺼리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단편의 기억을 가지고 당일날 필름이 끊기더라도 그 다음날 재 취재를 하고 곧 기사를 구성한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항상 PR인을 만날 때 “이 사람은 이해관계상 자신의 회사 편에 있게 마련이야”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기자에게 직접적으로 경쟁사 험담을 한다거나, 직접적으로 우리가 경쟁사를 견제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안된다.

항상 눈높이와 방향을 일반독자와 기자의 눈에 맞추어야 한다.

“형님…솔직히 나도 한국사람이고, 국민학교부터 일본애들이 제일로 싫다면서 친구들하고 쪽빨이 쪽빨이 그랬는데..아니 소주까지 일본애들이 가져가면…그건 아니라고 봐요. 나는 C나 L같은 회사가 왜 다른 파트너를 놔두고 그런 회사들이랑 손을 잡았는지 모르겠어…아닌건 아닌거 아닌가?”

“이건 논리적으로 누가 적격자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아닌것 같아요. 소비자들인 우리가 아니다 하면 되면 안되지…일단 걔네들이 인수를 해도 소비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껄요. 나같에도 안 마신다..뭐…”

이런 이야기들이 진솔한 분위기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면…기사 하나가 건져지는 것이다.

암튼…이후로 여러개의 관련 기사들이 부정적으로 개발되었다. 내 다른 홈피에도 당시에 썼었지만…나중에 이 일본기업들로 회사를 옮기기는 힘들어 진게 아닌가…한다. (프로끼리 뭐 어때 하면 다행이지만…)

몇개의 기사에서는 내 실명을 써가면서 업계 전문가로서의 시각을 쿼테이션처리까지 했다.

3월경…이윽고 C사와 L사는 일본맥주회사들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취소 또는 부정했다. 이 둘은 이때부터 전열이 무너지고 있었다. AS라고나 할까 나는 기자들에게 일본기업들과의 이면계약 (단독선인수, 후협조)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잠재적인 의문을 심어 놓기도 했다. 미안한다…

컨소시엄 멤버들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당시까지만은…

   

 

by 우마미 | 2007/02/25 23:40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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