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명성 관리라는 것은 위기관리와 그 맥을 같이 한다. 기업의 명성이 쌓이는데는 유구한(!) 기간이 필요한데 비해서 그 명성이 깨지는 데는 몇분이면 충분하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기업의 명성은 깨지기 쉬운(breakable) 존재다.
위기관리는 그렇게 깨지기 쉬운 명성을 보호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물론 보호해야 할 명성이 전혀 없는 기업이나 조직은 열외다 – 예를들어 마피아, 불법성인용품제조사, 테러리스트 단체…)
명성이 뭐가 말라 비틀어진 명성이냐. 사업만 잘되면 되지 하고 생각하시는 개인사업자들도 열외다. 그 반대로 사업이 잘되는 걸 별로 원하지 않아 적절하게 고객들이 떨구어져 나가줘야 한다는 사업자들도 뭐…자유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PR이나 위기관리 또는 명성관리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기업이나 조직들을 전제로 하고 논의가 진행된다.
최근 경기악화로 어떤 대기업이 직원들을 감원한다고 치자. 이 것은 일단 기업 명성에 관한 문제다. 외적인 요인이거나 내적인 요인 그 감원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 하더라도, 감원 그 자체는 인간적인 이슈이고 이에 대한 care가 없는 기업은 명성에 대해 큰 타격을 입게될게 뻔하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많은 CEO들이나 홍보담당자들이 ‘감원’이라는 무생명적인 이슈에 대해서 더욱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지니스 결정으로서의 이 ‘감원’이라는 이슈 자체의 부정적 의미에 대해서만 안절부절 할 뿐이라는 거다.
진짜 명성관리라는 맥락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감원을 당하는 ‘직원’들이다. 그리고 그의 ‘식구’들이 대상이다. 이에 대한 Empathy가 없이는 명성관리에 성공하기 힘들게 마련이다. 물론 커뮤니케이션만으로 이 empathy 전달이 충분하다는 말은 아니다. 이 감정을 기반으로 하여 가시적인 회사측의 지원과 배려가 함께 할 때 기업의 명성은 어느정도 보호가 된다.
특히 최근 기업이나 조직 위기에서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 ‘내부고발’ 이슈다. 이런 위협적인 이슈들은 최근과 같은 경제위기시 대규모 감원과 인력 배출의 소용돌이에서 불거져 나올 수 있는 가장 흔한 위기 요소다. 이는 사실적으로 감원을 넘어서는 아주 치명적인 위협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른바 감원으로 인한 제2의 위기인 셈이다.
왜 우리가 감원을 할 수 밖에 없었나가 키메시지여서는 안된다. 만약 감원을 안하면 우리가 어떻게 될 지경이라는 감정적인 어프로치도 사족이다. 단지, 이 감원이라는 결정이 아주 어렵게 어렵게 내려진 유일한 자구책이라는 사실만 공유하면 된다.
그와함께 키메시지로 우리가 얼마나 직원들을 케어하고 있는지, 그들을 걱정해 주고, 새로운 선택을 지원해주고 있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share를 늘려야 한다. 여러 매체들을 통해 그 기업의 감원 소식을 접하는 공중들이 기업의 탐욕이나 비정한 결정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기 보다는, 같은 감정으로 동화되고 그들을 함께 염려해 주는 기업과 같은 편이 되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에 위기관리와 같은 같은 포지션론이 적용이되고, 공감하라는 대원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위기일 수록 인간미를 찾으라는 원칙도 물론이다.
원칙
원칙이 전부다
내 스스로도 원칙에 대한 거부감이라던가 나쁜 감정을 가졌을 때가 있었다.
그런 거부감을 가졌던 원인을 가만히 보면
‘왜 그게 원칙이야? 나는 그것을 원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하는 전제 때문이었다.
그러나 삶을 살아가면서 조직을 이끄는 위치에 서고나서
원칙은 복잡하고 힘든 문제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식이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깨닫는다.
원칙은 말의 머리를 베게도 하고.
원칙은 며느리를 화형시키게도 한다.
원칙은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고 목메달게도 하고.
원칙은 믿음을 위해 목숨을 내 놓게도 한다.
이를 통해 그들은 원칙을 원칙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원칙을 좋아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본능적으로 원칙을 싫어한다.
원칙이 남을 향해 있을 때와 나를 향해 있을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본능은 내 스스로 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삶을 살거나 조직을 이끄는 사람은 자연인으로 자연스러운 본능에 충실하면 안된다.
리더십이란 내게는 쓰디 쓴 원칙을 달게 삼키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믿는다.
자연인이 절대로 리더가 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리더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공하자. 모두.
Insights from CCP
어제 토요일 부터 약 3주간 주말마다 Crisis Communication Coach 양성을 위한 CCP를 시작했다. 총 12명의 Coach Wannabe들께서 참가 해 주셨다. 모두 현직에서 PR 업무를 하고 있으면서 Crisis Communication을 부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과 하루 종일 귀중한 주말 시간을 함께 하면서 Crisis Communication에 대한 여러가지 이슈들을 토론하고, insight들을 공유했다. Crisis Communication Coach에게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인 Case Study 부분은 각자가 전형적인 Crisis Communication Habits에 대한 insight들을 제공해서 더욱 유익했다.
몇가지 다시 한번 확인 하거나 새롭게 얻은 Crisis Communication 관련 insight들을 정리 해 본다.
1. 기업과 실무자의 철학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으면 절대 Crisis Communication은 성공할 수 없다
분명히 말하지만 Crisis Communication은 기술이나 노하우가 아니다. 성공적 Crisis Communication 철학이 부재하면 절대로 Crisis Communication은 성공할 수 없다. Crisis Communication을 논하면서 부실한 철학을 소급해 안타까워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2. Crisis Comunication을 실행함에 있어 자신이 항상 기업 Mantra 위에 서있는가를 확인 점검 할 것
모든 어려운 상황과 복잡성을 쉽고 단순하게 정리해 주는 힘은 ‘원칙’에서 온다. 아무리 어려운 질문도 ‘원칙’에 충실하면 단숨에 해결이 된다. 수없이 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그 안에는 원칙이 핵심이다. 비행기가 추락을 했다. 기업의 crisis communication 원칙은 무엇인가? 박살이 난 채 불에 타고 있는 비행기가 중요한가? 그 안에서 죽어가는 탑승객들이 중요한가? 기업에게 무엇이 더 중요하고, 빨리 관리를 해야 하고, 누구와 대화를 해야 하는가를 원칙에 입각해 생각해 보라는 말이다.
3. 시각을 180도 바꿔라.
항상 안타까운 것은 PR 실무자가 회사의 시각만으로 이슈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훌륭한 PR 실무자들은 제3자의 시각을 굳건히 견지하고 있는 자들이다. 회사의 시각만으로 이슈들을 바라보는 것은 외눈박이와 다름이 없다. 또 PR 실무자가 회사의 시각만을 견지하고 있다면 다른 회사 구성원들도 똑같은 상황에서 PR 실무자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 성공적 Crisis Communication을 위해서 항상 이렇게 주문을 한다. “일단 오디언스의 입장에 서서 그 이슈를 바라봐바. 어떤 느낌을 가질 것 같아?”
그런데 이게 힘들다. 진짜 힘들다. 거의 불가능해 보일 만큼 힘들다.
4. 프로세스를 잊지마라
위기가 발생했다. 첫번째 해야 할일은 해당 위기상황을 둘러싼 상황의 파악이다. 상황파악 이후 포지션을 정해야 한다. 포지션을 정한 후 키메시지를 만들고,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일련의 프로세스다. 이를 건너 뛰거나 앞뒤로 뒤죽박죽 전개하다 보면 항상 Crisis Communication에 헛점이 드러나게 되고, 오디언스를 화나게 하게 되며, 해당 기업은 실패의 쓴잔을 마신다.
5. 아이디어로 승부하지 말아라
Crisis Communication에서 경계해야 할 몇가지가 있다면, 아이디어, 고집, 피해의식, 비인간적 감정, 두려움 일 것이다. 특히 아이디어로 접근하지 말자. 커뮤니케이션은 아이디어로 되는 것이 아니다.
6. 목적과 목표를 잊지말라. 단, 그 목적과 목표는 오디언스의 관점에서 결정되어져야 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이전으로 돌려 놓아야 하는 것은 오디언스의 마음과 감정과 평가다. 불타버린 건물이나, 리콜해 공장에 쌓여있는 제품이나, 감옥에 들어가 있는 사장이나, 앞으로 전개될 손해배상 소송들은 그 다음 이슈다. Crisis Communication은 오디언스에게 stick되어 있는게 정상이다. 여론의 법정에서 이기기 위해 오디언스가 중심이 되는 목적과 목표를 잘 설정해 시작을 하라는 말이다.
7. 많은 부분 법은 여론에 후행한다.
잘 못 관리된 위기는 성난 여론을 만들어 내고, 그 성난 여론은 새롭거나 강력한 법과 규제들을 만든다. 이러한 사회적 강제력들은 다시 기업에게 채찍이 되고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단순히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이 해프닝으로만 마무리 되지는 않는다.
8. Crisis Communication을 위해 클라이언트를 설득 하는 것은 아무리 유능한 코치라도 무척 어렵다.
기업과 인하우스 실무자들이 공유해 왔던 기존 철학과 해당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그들내에서 암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180도로 되돌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할 정도로 어렵다. 이러한 견고성을 푸는 방법은 코치의 강력한 명성과 커뮤니케이션 스킬뿐이다. 그리고 그에 하나를 더 하자면, 변화 하고자 하는 기업과 인하우스 실무자들의 태도다. 이 중에 하나도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인하우스와 코치가 마주 앉았다면…결과는 뻔하다. 미안하지만 시작해 볼 필요도 없다. 차라리 External Council에게 지불 할 fee 몇천에서 몇억을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기부하는게 낫다.
9. 성공했다 주장하거나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crisis communication이 많지만…사실은 아니다
Crisis Communication 평가에 관한 문제인데, 이는 근본적으로 정치적이고 내부중심적이고 편향적이다. 간단하게 말해 기업의 CEO가 박수를 쳐 주시면 그게 성공이다. 그렇지만…이 박수가 진정한 오디언스의 평가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10. Devil’s Advocate이 되라
이것이 Crisis Communication Coach의 역할이자 임무다. 될 수 없다거나 또는 힘들다면 코치가 되겠다는 생각은 빨리 포기할 것.
GS 칼텍스에게서 한수 배우다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김경해 사장님께서 기업과미디어 기고를 통해 GS칼텍스에게서 배운 다섯까지 큰 원칙을 언급하셨다. 상당히 다른 기업들에게 motivating되는 부분들이 많다.
①기업 맨트라(Mantra) 원칙
②투명성(Transparency) 원칙
③신속성(Speed) 원칙
④CEO의 리더십(Visibility) 원칙
⑤협조(Cooperation) 원칙
동감이다. Great Case다.
[PR 퀴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위기관리??
[모 기자]
“제가 여러번 기업들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가까이서 지켜 보았을 때 CEO가 자꾸 나서면 일을 그르친다는 느낌을 여러번 받았습니다. 위기 때 마다 CEO가 나서 버릇하면 보통 자잘한 건들에서도 CEO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방식이 일반화 되서…나중에 힘들어 지죠. 일이 터지거나 이슈가 있으면 일단 실무자들 차원에서 커버하고 꼭 나서야 하는 마지막에 가서 CEO가 나서는 게 좋겠습니다.”
[모 PR 컨설턴트]
“우리나라 기업들에서는 CEO가 리더십을 가지고 위기를 관리하는 모습이 잘 안 보입니다. 실무자들만 허둥지둥 할 뿐 CEO가 직접 나서서 책임있게 위기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는 거지요. 해외에서는 기업 위기시에 CEO가 직접 동영상을 만들어 홈페이지에서 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등을 통해 오디언스들과 대화하려 힘쓰지요. 아직 우리나라는 조금 이런면에서 어색한 듯 합니다.”
[질문] 그러면…위기시에 CEO가 앞에 나서는 게 좋은건가요? 아니면 가능한 나서는 것에 신중해야 하는 건가요? 누구말을 따라야 하나요?
[답변] 상황을 따르는게 좋다. 모든 위기시에 CEO가 매번 나서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그렇다고 절대 나서면 안된다거나 가능한 적게 나서라는 원칙도 없다.
위기의 상황에 따라 CEO가 나서야 할 때가 있고, 나서지 않아도 될 때가 있다. 또한, 위기의 유형이 잠재적이고 점증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다거나 반복적으로 발생되는 형태의 경우에는 CEO의 잦은 visibility는 권장되지 않는다.
반대로 위기의 유형이 폭발적이고 엄청난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개선을 통해 재발이나 반복이 불가능한 위기의 형태에서는 CEO의 적절한 visibility가 권장된다.
[질문] 말이 쉽네요. 막상 위기가 딱 발생되면 이 위기가 이런 형태인지 저런 형태인지 어떻게 판가름을 하나요? CEO가 나서야 하는 유형인지 아닌지 어떻게 일선에서 판단을 해야 하는거예요?
[답변] 답은 공중에게 있다. 회사의 사정이나 현실에 대해 돌아보고 논의하는 시간에, 위기상황과 관련된 공중들을 분석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 기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 투자자들이, 정부가, 직원들이, NGO들이, 그리고 협력업체들이 어떤 것을 우리에게 원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서 그대로 따르면 된다. 내부적으로 그런 파악이 힘들다면 당연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을 활용해서 분석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을 수혈 받는 게 좋다.
[질문] 쩝…우리 회사에 무슨일이 벌어졌다고 쳐요. 소비자들이 이 상황에서 우리보고 문을 닫으래요. 사장을 짜르래요. 그러면 공중들이 그렇게 원한다고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거예요? 이건 위기관리가 아니 잖아요. 그냥 벌 받으라는 소리지. 안그래요?
[답변] 소비자들은 용서하는 사람들이다. 공중은 용서할 줄 알고 하고 싶어한다. 어떤 엄청난 일을 저지른 회사에게 문을 닫으라고 한다면 그 주장들의 행간을 읽어라. 그 이야기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완전히 새로워 지라”는 뜻이다. 사장보고 물러나라 하는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책임을 지고 완전히 바꾸라”는 것이다.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공중들이 주장하는 행간을 읽어라. 그리고 그 행간의 의미를 메시지화 해서 해결책으로 커뮤니케이션 해라. 진정성을 가지고. 그게 곧 위기관리다.
[질문] 거…말장난 같군요. 위기관리라는 게 일이 벌어지면 타다닥…처리해서 아무일 없듯이 평상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이상적인 거 아닌가요?
[답변] 기업에서 위기관리는 더 나은 지속 가능한 경영환경 구축을 지향한다. 열악한 생산환경으로 제품에서 반복적으로 이물질이 나오게 되면 본질적으로 그 기업은 지속 가능한 경영이 불가능하다. 위기를 통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완벽한 생산라인을 구축하게 되면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이게 위기관리다. 일종의 카이젠 활동이라고도 본다.
[질문] 그대로 위기는 가능한 안 일어나게 하는게 가장 좋은거 아니냐 이거죠. 저번에 우리 제품 포장에 문제가 있다고 논란이 벌어져서 그냥 애꿎은 예산이 한 100억정도 날라갔다니까요. 그런 논란만 없었으면 그냥 가는건데요. 100억이면 어디야 그게.
[답변]논란의 성격에 따라 그 포지션은 틀려야 한다. 누가봐도 문제가 없는데 공연한 논란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문제가 있기 때문에 논란이 있는 것이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그 논란에 있어서 문제가 무엇인지를 가능한 빨리 확정해서 그 문제를 공략해 해결책을 만들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논란 자체에 떠밀려 다니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그 제품 포장 논란이 있었다면 그 포장의 문제가 무엇인지 검토했었을 것이고, 그 해결방안으로 새로운 포장 재질을 도입한 것 아닐까.
[질문] 에이…시원하지가 않아요. 위기관리 전문가라고 찾아가 봐도. 원론적인 이야기들 뿐이고 시원하게 해결사 노릇을 해 주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답변] 철학과 원칙이 바로 위기관리의 툴이다. 철학과 원칙이 없는 기업에게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절대 없다. 미봉책과 덧칠하기만 있을 뿐이다. 지속 가능한 경영도 힘들다. 시원하지 않다는 말은 이런 여러가지 원인들에 기인한다.
[질문] 아무튼, 맘에 안들어요. 이번 위기관리 컨설팅 fee 좀 깍아줘요. 별로 도움이 안되네…
[답변] 차라리 받지 않겠다. 우리도 위기관리 실패 사례에 협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기록을 남기는 것은 앞으로 우리 비지니스에도 치명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 우리가 위기관리에 실패 할꺼라는 악담을 하는 건가요? 거 너무하네…
[답변] 철학과 원칙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그 말이 들어 맞을 꺼다. 수많은 전례들이 그런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질문] 아니 우리가 할께 아무것도 없으니 그런거 아녜요. 뭐 시원하게 할께…
[답변]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바꿔라. 그게 할일이다. 기업이 항상 이야기하는 맨트라(mantra)를 진정성을 가지고 따라라. 그게 우선이다.
[질문] 아니…이 양반이 지금 위기관리를 해 달라니까…설교를 하네. 쩝.
[답변] 잘 되길 바란다. 진정.
악플러들에 의한 censorship?
최근 광우병 논란과 이명박 대통령의 미니홈피 폐쇄 결정, 그리고 여러 블로거들의 포스팅에 달린 댓 글들을 바라보면서 고민이 생겼다. 기업 커뮤니케이터의 관점 그리고 그 기반에 PR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댓글 그 중에서도 악플 들과 engage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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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폐쇄 같은 조치가 PR2.0 현상에 어울린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스티브 루벨 같은 PR전문가는 블로그야 말로 IT산업에서 인간이 등장한 역사적 상황으로 인식한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서 최초로 PR의 이상적인 환경인 two way communication을 통한 relating with the public이 가능해 졌다고 했다.
그 이전에 이미 현대 PR이론을 집대성한 메릴랜드 대학의 그루닉 교수의 주장대로 PR의 발전 모델 마지막 단계인 ‘Two way Symmetric Model’이 Blogosphere에서 실현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은 어떤 원칙을 가지고 PR2.0 시대에 댓글 관리에 임해야 하는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해 본다. <블로그 전문가님들의 코멘트 또는 피드백을 많이 기대한다>
1. 자신의 블로그 또는 연결 사이트 등을 제시하지 않은 shadow id의 악플은 무시한다. 블로그 커뮤니케이션은 분명 ‘client is always right’류의 서비스 툴이 아니다. 블로그를 통해 relating with the public을 하려 하는 것이지, relating with the anonymous terrorists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2. 극단적인 욕설과 인격 모독적인 댓글에 친절하게 engage해야 할 필요도 없다. 분명 two way symmetric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사실적 이유에 근거해 성난 소비자들을 이해할 필요는 있다. 이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전략적인 관점에서 포지션과도 연결되는 이슈이기 때문에 논외로 한다. 그러나 이성적으로 별 관계나 피해사실이 없는 방문자들의 욕설과 인격 비판에는 ‘symmetric’하게 대응할 수 없으니 차라리 engage 하지 말아야 한다.
3. 내용을 잘 못 이해해서 태클을 거는 악플에도 engage가 필요한가는 의문이다. 항상 거의 모든 악플 퍼레이드에 끼워져 있는 부류들이 포스팅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발췌 이해하거나, 편향적으로 해석하거나, 큰 문맥이나 글쓴이의 전반적인 포지션을 부정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일부러 악플을 통한 비판을 즐기는 부류들도 있다고 본다. 여기에 대한 engage가 과연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도움이 될 런지가 의문이다.
4. 엄청난 악플들이 조직적으로 달리면 블로그를 일단 폐쇄하는 것이 좋을까? 실무자들의 측에서는 일단 악플들이 조직적으로 포스팅 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관리 인력의 부족‘이다. 개인블로그도 마찬가지다. 개인이 만사를 제치고 각각의 댓글에 답변을 달고 있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가장 간단한 생각이 블로그 폐쇄다. 그렇지만, 앞서서의 원칙처럼 불량 댓글과 정상적인 댓글에 대해서는 각각 engage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 또 하나의 원칙이 아닌가 한다. 그냥 폐쇄를 한다는 것은 relating with the public하려는 자세가 아니다. 따라서 선별적인 댓글에 대한 engage를 통해서 부분적인 관리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반복적인 댓글의 공통된 지적에 대해서는 새로운 포스팅을 통해 한꺼번에 일괄 답변을 하는 방식도 해 볼만 한다. 단, 무조건 폐쇄가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5. 블로그 관계 교과서에 ‘댓글을 삭제하면 안된다‘고 하는데, 이건 원칙이라고 볼 수 없다. 정당한 댓글에 대한 삭제가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에 있어서 원칙은 분명 존재해야 하고, 그 원칙들에 대한 예외 없는 적용이 좀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도와줄 수 있다면 그 원칙은 존중되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원칙에 반하는 일방적인 댓글들은 engage 보다는 delete가 간편한 대응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댓글 부류들의 경우 delete는 또 하나의 좋은 공격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에 선별적인 ‘무시‘가 더 용이할 수 있다. 분명히 블로그에 자주 방문하는 방문자들의 대부분은 이성적이다. 오랫동안 그 해당 블로그의 포스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블로거라면 이미 그 블로거의 생각을 어느 정도 공유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다. 바로 related visitor다. 그들에게도 연이어지는 악플과 그 악플러의 존재를 인식하게 할 필요가 있고, 무시로 대응하는 해당 블로거의 의중을 암묵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는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이성적이라는 믿음을 기반으로 한다.
상당히 기존의 PR2.0 전문가들보다 많은 부분 공격적인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광우병 논란을 바라보면서 기업 커뮤니케이터 들과 일반 블로거들이 이성적인 블로거들보다는 ‘무명의 악플러‘들에게 더욱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블로깅 자체가 uncensored, unfiltered, personally biased opinion를 컨텐츠의 기본 특성으로 하는데…악플러에 의한 암묵적인 censorship, filtering (일종의 자가 숙청)이 존재한다면 이 또한 기형적인 미디어 환경이 아닐까 싶어서 정리를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