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5월 01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기업에게 소통은 이상향이 아니라 두려움이다

소통은 두려운 것이다. 소통처럼 무서운 것이 없다. 특히나 소셜미디어상에서 기업에게 소통하라!” 주문하는 것은 기업에게 엄청난 두려움을 감사하며 받아들이라는 강요나 다름없다.

소통을 시도해 본 개인이나 기업은 그 소통의 과정이 얼마나 두렵고 힘든지 경험한다. 소통이라는 과정에서 개인이나 기업은 나와 관계된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을 직접 들어야 하는 극한 고통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래 이전 개인이나 기업은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별로 많지 않았다. 실시간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미디어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개인이나 기업에게 불만을 가진 이해관계자들 일부는 아주 가끔 다가와 직접 불만을 이야기하거나, 문서를 보내 컴플레인 하거나, 전화를 걸어 불만을 제기 하곤 했다. 하지만, 그 숫자는 전체 자신에게 불만을 가진 숫자의 극히 일부였을 뿐이다. 이외 대부분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 스스로 간주하는 이유가 여기에 기반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이나 PR의 경우에도 그 발아 시점에서 판단하건대, 이전의 이해관계자들의 모습으로 그들을 그대로 정의하고, 그들과의 관계에 대한 관심에 중심을 두었었다.

그러나, 현재의 소셜미디어 환경에서 개인이나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에 대한 대다수의 불평들과 실망들을 실시간으로 직접접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무균질 상태에서만 서식하던 CEO나 임원들도 그 이해관계자들의 머릿속을 직접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거다.

이는 마치 다음과 같은 상황과도 유사한 고통을 준다. [영화 What Women Want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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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상 성스러운 설교로 유명한 목사님은 돌아서 자신을 멍청하다 험담하는 신도들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게 되었다.

  • 항상 스스로 존경 받고 있다 생각했던 교수님은 자신에 대해 변태라는 여학생들의 비아냥을 엿들을 수 있게 되었다.

  • 항상 리더십이 있다 자만했던 CEO는 자신이 개념 없고 게으르다는 직원들의 불만을 엿들을 수 있게 되었다.

  • 항상 아내는 자신에게 순종하고 있다 생각하던 남편은 아내가 나의 남편은 구제불능이라는 옆집 아줌마와의 하소연을 엿듣게 되었다.

  • 항상 차분하고 예의 바른 며느리가 돌아서 지껄이는 욕설들을 시아버지는 그대로 듣게 되었다.

  • 평생 죽마고우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자신에 대해 루저라 이야기 하는 것을 엿듣게 되었다.

 

개인 미디어이며, 직접적 미디어인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 과정은 개인이나 기업에게 이런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게 한다. 따라서 이러한 소통은 기업에게 이상향이라기 보다는 지옥과 같은 고통이자 두려움이다.

모 라디오 방송 사연처럼, 평소 시부모에게 사랑 받던 얌전한 며느리가 매달 시어머니에게 용돈을 부치는데, 어느 날 시어머니가 아들 집에 들러 우연히 며느리 가계부를 들쳐보니시골 년에게 돈 부치는 날이라고 메모를 해 놓은 것을 보고 어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어떤 개그맨의 할머니는 돌아가신 이후 남겨 놓으신 일기장에서 매일 자신의 며느리를썩을 년‘ ‘나쁜 년이라고 마무리 지었었다는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언제 기업이 소통해 본 적이 있었나?

소셜미디어는 이전에는 이랬던 사후 소통도 실시간으로 진행하고, 직접적으로 전달한다는 게 특징이다. 기업은 이런 직접적 커뮤니케이션에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듯 하다. 또한 간접적 대중 미디어를 통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선별적 일방적 소통에서도 성공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이런 급격한 업그레이드에는 헉헉댈 수 밖에 없다.

최근 기업들이 너도 나도 소통이라는 가치를 마치 이상향인 것처럼 내세우는데진정 현재와 같은 미디어 환경에서 소통을 지향하려면 우선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 다가올 두려움이나 고통에서 자유로울 정도로 그것은 완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소통을 통한 고통을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한다.

소통은 진정 몰라서 무섭지 않은 거다.

 



12월 28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7 Responses

Insights from CCP

어제 토요일 부터 약 3주간 주말마다 Crisis Communication Coach 양성을 위한 CCP를 시작했다. 총 12명의 Coach Wannabe들께서 참가 해 주셨다. 모두 현직에서 PR 업무를 하고 있으면서 Crisis Communication을 부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과 하루 종일 귀중한 주말 시간을 함께 하면서 Crisis Communication에 대한 여러가지 이슈들을 토론하고, insight들을 공유했다. Crisis Communication Coach에게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인 Case Study 부분은 각자가 전형적인 Crisis Communication Habits에 대한 insight들을 제공해서 더욱 유익했다.

몇가지 다시 한번 확인 하거나 새롭게 얻은 Crisis Communication 관련 insight들을 정리 해 본다.

1. 기업과 실무자의 철학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으면 절대 Crisis Communication은 성공할 수 없다

분명히 말하지만 Crisis Communication은 기술이나 노하우가 아니다. 성공적 Crisis Communication 철학이 부재하면 절대로 Crisis Communication은 성공할 수 없다. Crisis Communication을 논하면서 부실한 철학을 소급해 안타까워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2. Crisis Comunication을 실행함에 있어 자신이 항상 기업 Mantra 위에 서있는가를 확인 점검 할 것

모든 어려운 상황과 복잡성을 쉽고 단순하게 정리해 주는 힘은 ‘원칙’에서 온다. 아무리 어려운 질문도 ‘원칙’에 충실하면 단숨에 해결이 된다. 수없이 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그 안에는 원칙이 핵심이다. 비행기가 추락을 했다. 기업의 crisis communication 원칙은 무엇인가? 박살이 난 채 불에 타고 있는 비행기가 중요한가? 그 안에서 죽어가는 탑승객들이 중요한가? 기업에게 무엇이 더 중요하고, 빨리 관리를 해야 하고, 누구와 대화를 해야 하는가를 원칙에 입각해 생각해 보라는 말이다.

3. 시각을 180도 바꿔라.

항상 안타까운 것은 PR 실무자가 회사의 시각만으로 이슈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훌륭한 PR 실무자들은 제3자의 시각을 굳건히 견지하고 있는 자들이다. 회사의 시각만으로 이슈들을 바라보는 것은 외눈박이와 다름이 없다. 또 PR 실무자가 회사의 시각만을 견지하고 있다면 다른 회사 구성원들도 똑같은 상황에서 PR 실무자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 성공적 Crisis Communication을 위해서 항상 이렇게 주문을 한다. “일단 오디언스의 입장에 서서 그 이슈를 바라봐바. 어떤 느낌을 가질 것 같아?”

그런데 이게 힘들다. 진짜 힘들다. 거의 불가능해 보일 만큼 힘들다.

4. 프로세스를 잊지마라

위기가 발생했다. 첫번째 해야 할일은 해당 위기상황을 둘러싼 상황의 파악이다. 상황파악 이후 포지션을 정해야 한다. 포지션을 정한 후 키메시지를 만들고,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일련의 프로세스다. 이를 건너 뛰거나 앞뒤로 뒤죽박죽 전개하다 보면 항상 Crisis Communication에 헛점이 드러나게 되고, 오디언스를 화나게 하게 되며, 해당 기업은 실패의 쓴잔을 마신다.

5. 아이디어로 승부하지 말아라

Crisis Communication에서 경계해야 할 몇가지가 있다면, 아이디어, 고집, 피해의식, 비인간적 감정, 두려움 일 것이다. 특히 아이디어로 접근하지 말자. 커뮤니케이션은 아이디어로 되는 것이 아니다.

6. 목적과 목표를 잊지말라. 단, 그 목적과 목표는 오디언스의 관점에서 결정되어져야 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이전으로 돌려 놓아야 하는 것은 오디언스의 마음과 감정과 평가다. 불타버린 건물이나, 리콜해 공장에 쌓여있는 제품이나, 감옥에 들어가 있는 사장이나, 앞으로 전개될 손해배상 소송들은 그 다음 이슈다. Crisis Communication은 오디언스에게 stick되어 있는게 정상이다. 여론의 법정에서 이기기 위해 오디언스가 중심이 되는 목적과 목표를 잘 설정해 시작을 하라는 말이다.

7. 많은 부분 법은 여론에 후행한다.

잘 못 관리된 위기는 성난 여론을 만들어 내고, 그 성난 여론은 새롭거나 강력한 법과 규제들을 만든다. 이러한 사회적 강제력들은 다시 기업에게 채찍이 되고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단순히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이 해프닝으로만 마무리 되지는 않는다.

8. Crisis Communication을 위해 클라이언트를 설득 하는 것은 아무리 유능한 코치라도 무척 어렵다.

기업과 인하우스 실무자들이 공유해 왔던 기존 철학과 해당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그들내에서 암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180도로 되돌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할 정도로 어렵다. 이러한 견고성을 푸는 방법은 코치의 강력한 명성과 커뮤니케이션 스킬뿐이다. 그리고 그에 하나를 더 하자면, 변화 하고자 하는 기업과 인하우스 실무자들의 태도다. 이 중에 하나도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인하우스와 코치가 마주 앉았다면…결과는 뻔하다. 미안하지만 시작해 볼 필요도 없다. 차라리 External Council에게 지불 할 fee 몇천에서 몇억을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기부하는게 낫다.

9. 성공했다 주장하거나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crisis communication이 많지만…사실은 아니다

Crisis Communication 평가에 관한 문제인데, 이는 근본적으로 정치적이고 내부중심적이고 편향적이다. 간단하게 말해 기업의 CEO가 박수를 쳐 주시면 그게 성공이다. 그렇지만…이 박수가 진정한 오디언스의 평가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10. Devil’s Advocate이 되라

이것이 Crisis Communication Coach의 역할이자 임무다. 될 수 없다거나 또는 힘들다면 코치가 되겠다는 생각은 빨리 포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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