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모정부부처의 홍보자문회의에 참석을 해 홍보책임자분들과 회의를 하면서 잠깐씩 기억하면서 느낀점들을 몇가지 정리해 본다. 10년전 당시 국정홍보처 정책홍보컨설팅을 시작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느껴왔던 점들인데 한번 정리를 해 보려 한다. (오늘 그 해당 부처와는 특별히 관계 없는 부분들도 많다)
1. 정부부처 홍보 실행을 보면 ad-hoc이 너무 많다.
이 ad-hoc을 하나의 관리주체가 integration 시키면 최소한 년간 홍보예산의 절반이상은 줄이거나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들면 단편적인 이벤트나 캠페인, 컨퍼런스, 포럼등의 행사들이 매우 많다. 그 때 마다 실행은 모두다 ad-hoc으로 각각의 실행과 차원에서 중복적이고 반복적이고 소모적으로 이루어진다.실행주체들이 다 다르다고 브로슈어 하나도 서로 공유되거나 재활용되기 힘들고, 블로그가 있는데도 다른 블로그를 또 만들거나 ad-hoc 홈페이지를 만들어 온라인 무덤에 비석 하나씩을 세운다. 동영상은 행사 당일 한두번 보여지고 파일로만 늙어간다. 여기저기 중복 외부 컨설팅을 받느냐고 예산이 샌다.
한 부처에서도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실행 관리가 안되는데 이 중복되는 부분들을 부처별, 부처간으로 카운트해보면 아마 어마어마한 금액일 것이다. 가만히 둘러봐도 비슷하거나 동일한 정책을 다른 부처들 여럿이 중복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이러면 안된다.
2. 소셜미디어에 대한 공무원들의 관심과 전문적 트레이닝이 너무 시급하다.
트위터를 아직 모르는 정도는 약과다. 블로그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아직도 조중동과 TV 프로그램을 짝사랑만한다. 한 부처가 평균적으로 일반 대기업 순수홍보예산의 절반정도를 가지고 TV광고까지 하려한다. 공익광고나 아웃도어 광고에 고심한다.
물론 예산이라는 이슈만을 가지고 소셜미디어에 접근하면 안된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실행관리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비용대비 효율성을 따지지 않고, 구태의연한 실행만을 해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모르면 빨리 배워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
국민의 정보 소비행태를 잘 들여다보라. 종이신문과 TV이외에 어디서 주로 정보를 얻고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지 그 아웃렛을 살펴보라. 시간대별로 국민들이 각자 어떤 매체를 소비하고 있는지 들여다 보라. 기본 아닌가?
공짜로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들이 온라인상에 지천에 널려있다. 이 것들 하나 하나를 잘 활용해 통합관리하라.
3. 모든 실행을 integration 시키는 것에 골몰해야 한다.
Ad-hoc에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일단 모든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은 일원화하고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부처에 블로그가 몇개가 되면 안된다. 한부처에 홈페이가 여러 개 일 필요도 없다. 한 부처에 소셜미디어 담당자가 있다면 그 담당자가 모든 소셜미디어아웃렛을 통합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소셜미디어 운영이 힘들다고 말하지 말라. 개인 블로거도 하루 수천명까지 방문객을 끌어 들이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부처에서 여럿이서 블로그 하나를 성공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열정이나 애정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부처 대표블로그에 하루 몇십명 방문객을 가지고 (그것도 에이전시가 자가 생산한 방문객) 만족하는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은 분명 문제가 있다.
오프라인에서 해당 부처가 실행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블로그 하기에 알맞다. 보도욕구와 감각이 부족하다면 배워서 눈에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 블로그를 위한 추가 제작이나 포스팅을 위한 장치들이 어마어마하게 뭐가 필요있나? 오늘 한 부처의 상반기 실행 홍보 프로그램을 그냥 읽어 내려가는데만 십분이 걸렸다. 이 수많은 실행들이 순간에 끝났나? 전혀 그 안에 꺼리가 없었나?
4. 블로거기자단이나 필진들이 왜 필요하나?
가장 쉽게 블로그를 운영하려하니 블로기기자단이 필요한거다. 돈을 주고 사는 것 처럼 쉬운 대화가 어디있나? 전에도 예를 들었지만 상대방에게 진정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는게 블로깅이다. 돈을 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사는게 블로깅이 아니다.
돈을 주고 사랑한다 고백하는 퍼포먼스를 보는 다른 블로거들은 기분이 어떨까? 그 씬에 감동이 있나? 그건 돈을 주고 퍼포먼스를 받는 그 주체만을 위한 마약이다.
왜 정부부처들은 왜 스스로 좋은 블로거가 될 생각을 감히 못할까? 모르면 열심히 배우고 시간을 투자해서 커뮤니케이션 하라. 아래한글 문서작업에 밤새우지 말라. 연이은 회의와 메모에만 힘들이지 말아라. 서로 서로 토론만 하다 식사시간을 늘리지 말라.
수천명짜리 조직에서 10명의 좋은 블로거만 나와도 부처 커뮤니케이션이 그 정도로 약하다 판단하진 못할 꺼다. 돈주고 사는 것 처럼 쉬운게 없지만 블로그는 제외다.
5. 예산을 왜 하부에서 나누어 쥐고 있나?
홍보예산은 일반기업처럼 홍보부문의 장이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중복 투자나 반복투자가 안된다. 왜 사업부문에서 각자 홍보예산을 나누어 쥐고 있으면서 적다고 항상 푸념을 하고 대충 소모해 버리나.
전문성 측면에서도 왜 정책관련부서가 엑스포에 부스를 마련하고 마케팅을 해야 하나? 실무담당자가 모토쇼도 한번 못 가본 사람인데 어떻게 세계적 엑스포에서 가시적인 마케팅을 지휘하나 말이다.
그러니 실무자들이 여기저기 전문가들을 찾아다닌다. 전문가들이 내부에 있어도 외부 자문을 받게 되고 그 자문에 일부 업자들이 포함이 되어 있다. 자칫 업자들이 나쁜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잘 모르는 실무자들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정부 시스템이 그런 시스템이다. 실무자 개인도 힘든일이고 효과도 좋지 않다.
홍보관련 예산은 모두 모아 부처의 담당수장이 관리하고, 각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인하우스 에이전시의 개념으로 지원을 하는 것이 맞다. 일반 기업들이 그러는 것 처럼. (사실 일부 대기업들에서도 규모가 커지면 사업부 예산에 각각 홍보예산을 책정해 각자들 지출하는 데 그 중 많은 부분이 문제가 있다)
예산을 관리하기 힘들다면 최소한 부문홍보담당자들이 각 사업부문에서 홍보실행이 어떻게 이루어 지고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6. 실행에 몰두하라
자신이 없으니 자꾸 여기저기 이야기를 듣는다. 자문을 받고, 여러가지 회의와 프로세스를 반복한다. 조직적으로 책임소재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하는 프로세스도 있다. 물론 좋다. 그것이 빨리 이루어지면 말이다.
문제는 논의만 많고 의사결정이 느려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다. 타이밍이 곧 실행이다.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바쁘다는 excuse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타이밍을 놓치면 실행을 하면 안된다. 차라리 안하는 게 좋다. 그런데 대부분 늦게 시작해서 어떻게든 실행한다. 그 결과는 보나 마나다.
7. 상식적인 예산을 마련하라
정부돈을 펑펑쓰라는 말이 아니다. 애국심이나 협조에 중심을 둔 예산 책정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예산이 적으면 그 예산에 맞추어 실행 프로그램을 한정하라. 시장에서 정상가 1억짜리 프로그램 5개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예산 2억에 맞추겠다는 것은 일반기업으로 생각하면 비상식적이다. (각종 지자체들의 광고를 보라. 딱 돈 값만 한다)
실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팔아서 하겠다는 결심이 없는 한 일반기업에서는 기획 프로세스를 통과조차 못한다. 그런데 정부부처들은 그런 기획안을 실행 에이전시에 내민다. 안되는 건 안되는거고, 안되는 건 하면 안된다. 결과를 위해서라도.
공무원 한분 한분들을 보면 참 열심히 하고 자신의 일에 애정이 있는 것을 느낀다. 문제는 관리의 문제인데 그 관리 방식이나 실행 방식이 진화를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부분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도 내부에서 또는 부처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게 또 문제다.
문제를 하나 하나 해결해야 국민들이 편하다.
실행
워룸이 고생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활동들이 당초 청와대가 내세웠던 목표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당장 비경상황실과 관련해
청와대는 2차 세계대전 때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운영한 ‘워룸’의 개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실 활동과
관련해선 청와대 일각에서 “전략은 내놓지 않고 상황만 점검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일보]
기업을 대상으로 워룸을 설치하고 실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점검해 보는 것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 기업 위기 발생시 최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상황을 점검하고, 각 프로세스별 포지션을 정하고 대응 방식을 결정해 실행조직에 대응을 지시하는 역할을 여기서 한다.
이 워룸에 대해서는 여러번 포스팅을 했었지만, 현실에서 보면 기업들은 워룸 경영 자체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워룸에서 지시 된 대응 활동들을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 이 워룸의 가치는 아무 것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모 양주회사가 최첨단 위조 방지 기술이 적용된 양주병을 강력하게 홍보를 했다고 치자. 어느날 부산에서 모 기자가 일선 유흥업소 업주의 제보를 받아 해당 양주병이 쉽게 위조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취재했다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하나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반향이 크다 판단이 된다면 말이다. 일단 본사 워룸에서는 CEO와 임원들이 모여 ‘어떻게 이런 단순한 기술로 우리의 최첨단 위조방지기술이 뚫릴 수 있나?”하는 상황파악을 하게 되겠다. 생산 및 기술 임원들이 허탈하게 조사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알아보니 가능하다’는 결론을 가져왔다.
그러면 그 다음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나. 워룸에서는 토론을 통해 해당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포지션을 공유한다. CEO께서 “그러면 이 기술이 결코 위조를 근절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면 우리는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개선책을 가지고 실행을 해야 한다.”하는 포지션을 정했다.
CEO는 생산기술 임원에게 언제까지 이 위조방지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 물었다. 해당 임원은 ‘2주 가량’이라고 말했다. 가능한 빨리 개선책을 마련하라 지시한다. 기획 임원에게는 생산측과 공조하면서 개선된 위조 방지 시스템이 적용된 제품을 만들게 되면 얼마 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지 보고하라 지시한다.
마케팅 임원에게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위조 방지 기술을 강조하는 광고와 POS물들을 배포 중단하라고 지시한다. 영업 임원들에게는 해당 이슈에 대해 적절한 셀링 스토리를 만들어 공유하고 절대로 해당 이슈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 한다.
마지막으로 PR팀에게 ‘당장 부산으로 내려가 다음 주로 예상되는 기사 게재를 어떻게든 막아 보라’ 지시한다. 개선책이 나올 때까지 가능한 시간을 벌자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 때 부터다. 실행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생산기술 임원은 이전 위조 방지 시스템을 납품 한 외국계 제조회사 담당자들을 불렀다. 해당 업체에서는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본사 기술팀의 의견을 물어 본다 했다. 1-2주를 달라 한다. 문제는 CEO에게 2주내에 개선책을 보고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확인이 그 정도 걸린단다. 무조건 일정을 당겨서 어떻게든 개선책을 내놓으라고 소리치고, 못하면 남품 계약 해지라 소리를 친다. 하지만, 이 회사말고는 납품을 하는 곳이 없다.
기획에서는 생산측에서 시간이 지연 될 듯 하다 했는데, 우리가 어떻게 추가 예산을 뽑을 수 있냐면서 생산이 문제라고 고개를 저으며 앉아 있다.
마케팅에서는 광고야 내릴 수 있지만, POS 배포를 중단하라면 2주 이상을 POS 출하를 중단하거나 예전 구형 POS를 대신 배포해야 하는데…브랜드 매니저들은 말도 안된다면서 생산측에 전화를 걸고 기획에게 항의를 한다.
영업에서는 ‘이미 그 이야기는 도매상들이나 업소주인들이 다 아는 상식’이라면서 아무리 셀링 스토리를 가지고 가도 말이 안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각 지점들까지 캐스케이딩이 안되고 각 지역에서는 하달한 지시가 먹히지 않는다.
PR팀에서는 PR팀장이 일단 KTX편으로 부산에 내려가긴 했는데..아무리 인맥을 동원해도 해당 기자 수배가 안된다. 해당 신문사에 가 데스크들을 만나 보았는데 갑작스럽게 왜 이렇게 유난을 떠나 하고 이해를 못한다. 광고국에서는 언제 본사에서 광고 한번 해 준 적 있느냐 되레 항의를 한다. 지점장이 나서서 학맥을 동원해 보지만…어쩌다 보니 데스크 부터 광고 국장까지 감정만 상하게 되었다.
억지로 고급 술집에서 데스크와 해당 취재팀을 묶은 접대를 제안했는데. 별반 호응이 없다. 요즘이 어떤 세상이냐면서 손가락질을 한다. 겨우 마케팅에 전화를 걸어 해당 신문사에 광고와 지역 캠페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서 올라 오는데…KTX에서 전화가 울린다. 지점장 전화인데 부산의 또 다른 소규모 신문에서 똑같은 기사를 취재하고 있다면서 기자가 지방국세청에 인터뷰를 요청했단다.
이게 워룸의 한계다. 아주 간단한 이런 이슈에도 대응하는 실행 프로세스에 한계가 있으면 아무리 워룸이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실현이 되질 않는거다.
조그만 회사의 조그만 이슈도 이럴진데 국가 수준의 워룸이 100% 그 효력을 발휘하긴 힘들겠다. 모두가 다 이상적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운도 좋아야 한다. 위기관리란게 그렇다.
실행된 모든 아이디어들을 존경해야
오바마는 매일 국민의 편지 10개를 읽는다고 한다. 백악관에 접수되는 하루 수만 통의 편지나 e-메일 중 마이크 켈러 공보국장이
골라 대통령 집무실로 보낸 편지를 읽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답장을 한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0일 전했다. [중앙일보]
이런 동일한 PR 프로그램을 설계해서 클라이언트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하면 분명히 다음과 같은 반응들이 대부분이다.
- 아니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종이 편지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라는 거예요? 그거 차라리 편지 빼고 이메일로만 진행하는 게 어때요?
- 수만통씩 편지랑 이메일이 쏟아지면 그것도 처치곤란이네. 어느 세월에 그걸 읽고 보고를 해? Feasibility가 없어…
- 답장말인데요…하루에 VIP께서 답장을 하시는 양이 좀더 많아야 하지 않나? 하루에 그렇게 제한된 숫자를 답장 처리하면 어느새 버즈가 일어 나겠어? 하루에 수백명정도는 답장을 해야 뭐 효과가 있지 않을까?
- 내가 생각하기에는 국민들(소비자들)이 다 알아요. 그 답장이 VIP가 쓰지 않았다는 거 다 안다구. 대신 고스트 편지하는 것 보다 차라리 하지 않는게 나을 것 같은데…
- 전반적으로 터칭한게 좋은데…그러면 그쪽 대행사에서 편지랑 이메일 다 모니터링 하실꺼죠? 하루에 10개만 뽑아다 가져다 주는 그런 시스템이죠?
- 예산말인데요. 이게 뭐 돈이 들어요? 편지를 대행사가 쓰는것도 아니구…뭐 행사 선물을 답장하고 같이 넣어주는 것도 아닌데. 한달에 500만원으로 갑시다. 대행료 말이야.
어떤 미디어를 사용하건,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건, 어떤 메시지가 공유되던 일단 실행을 해야 하는데 실행이라는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다. 이 의미는 현재 실행된 모든 아이디어들을 존경해야 만 하는 이유다.
수십개의 산을 넘고 넘어 소비자들 앞에 서있는 실행은 존경 받아 마땅하다는 이야기다.
정말…
한나라당은 지난 20일 홈페이지에 ‘꽃보다 경제! 한나라, 국정핵심과제 관련 특위 가동’이라는 제목으로 신설특위 위원장을 ‘꽃남’ 출연진에 빗댄 패러디물을 올렸다.
이 패러디물은 ‘꽃남’에 출연하는 이른바 ‘F(flower)4’를 한나라당 신설특위 위원장 ‘H4’로 비유했다.
‘꽃남’의 구준표(이민호 분)는 ‘구몽표’(정몽준 최고위원·아름다운 국토가꾸기 지원 특위)로, 윤지후(김현중 분)는 ‘허지후’(허태열 최고위원·정치선진화와 혁신을 위한 특위), 소이정(김범 분)은 ‘소이공’(공성진 최고위원·미래위기관리 특위), 송우빈(김준 분)은 ‘안경빈’(안경률 사무총장·나눔봉사특위)으로 패러디됐다. 드라마 여주인공 금잔디(구혜선 분)의 역할은 ‘금순디’로 개명된 박순자 최고위원(일자리 지키기 만들기 나누기 특위)이 맡았다. [스포츠조선]
아이디어로 홍보를 하는 아마추어들은 결과를 예측할 줄 모른다. 그냥 자의적으로 재미있거나 괜찮겠다 싶으면 박수를 치고 좋아하며 일단 실행을 해 본다. 그리고는 책임을 지지 못한다. 그래서 아마추어다.
정말 할말이 없다.
워룸(War Room): 1편 존재의 이유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상황실을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본관에 설치하는 방안도 생각했었다는 게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 전언이다. 하지만 본관에 집무실과 부속실 외에 각종 행사장이 많아 포기했다고 한다. ‘워룸’ 개념에 걸맞은 ‘벙커 상황실’의 아이디어는 육군 대장 출신인 김인종 경호처장이 냈다. [‘한국판 워룸’에 힘 싣는 이 대통령, 중앙일보]
연초부터 아주 무시무시(?)한 단어가 하나 들린다. 바로 워룸(war room)이다. 원래 워룸은 전시에 통합적인 작전통제를 위해각 부문의 수뇌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독립된 공간을 의미한다. 전시라는 특수 상황에 맞추어 전시용 워룸은 지하벙커나 안전한 지역이 선호된다.
기업의 위기관리를 위해서도 이러한 형식의 워룸은 존재한다. (만약 기업에게 워룸이 무슨 관련이 있어…하고 생각하시는 PR담당자나 위기관리 담당자가 계시면 죄송하지만…공부를 하셔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상에 몇가지 필수적인 구성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워룸, 또는 위기관리센터다. 실제로는 기업 위기의 90% 이상이 실무자와 의사결정자들간의 한정된 대면 미팅 또는 전화통화나 이메일교신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지고 실행이 명령되는데…이게 절대 바람직한 시스템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의사결정의 속력과 효율성이라는 핑계를 대는데, 비록 그것이 중요하다 할찌라도 통합적인 상황분석과 전략도출을 위한 토론이 없이 일개 개인 한두명에 의해 내려지는 의사결정은 조직적으로도 위험하고, 정치적으로 위험하다. (해당 의사결정에 혼자 책임을 감당하려면 오케이다)
회사 인하우스들을 관찰해 보면,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데 상당히 조심스럽고, 난감해 하는 것을 본다. 여기에는 일단 몇가지 이유가 있다.
- 사내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주도 부문으로 설정되 있지만, 현실적으로 조직에서 파워가 없는 경우
- 구태여 하나 하나의 위기를 크게 벌려 놓아 득되는게 뭐가 있냐 하는 암묵적 공감대
- 평소에도 가뜩이나 바쁜 부문장들을 한자리에 소집해야 하는 과정에서 많은 트러블을 두려워 함
-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홍보팀이 스스로 너무 바빠 별도의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업무 이기주의
- 위기관리팀의 필요성에 대해 홍보팀도 이해 못하는 경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기업의 위기시 워룸의 운영은 필수적이다. 단, CEO가 중심이 되어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는 위기관리팀들을 한자리에 모아야 하는 이 워룸 시츄에이션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위기에만 해당 한다. 그에 대한 판단은 CEO 또는 위기관리팀장(보통 홍보임원)이 내릴수 있도록 하는게 좋다.
워룸은 될 수 있는 한 일상적 업무공간과 격리되는 곳이 좋다. 보통 회사 맨 꼭대기의 대회의실 또는 별도의 사내공간을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위기관리팀 규모는 각 부문을 대표하는 부문장들을 구성원으로 하기 때문에 최대 20명이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한 중복되거나 상하 오버랩이 되는 구성원의 참여는 배제한다. (R&R을 강력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다)
매뉴얼상 위기관리팀이 소집완료되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실제 실행시 관찰을 해 보면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소집완료 시간은 소집을 통보하는 주체가 탄력적으로 정하는 게 옳다. 하지만, 긴급성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출장이나, 유고 또는 해당시기에 오프라인 참석이 불가능한 위기관리팀원의 경우에는 그 대체인력을 매뉴얼상에 규정해 놓거나, 부분적으로 온라인상으로 참석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CEO가 해외출장 중일 때 원활한 의사결정은 온라인 컨퍼런스 시스템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워룸의 운용이 필요한 이유들을 정리해 보자.
- 위기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소재 (개인이 독립적으로 가져가기에는 위험)
- 좀더 심도있는 상황분석 가능
- 대응 전략과 포지션 설정에 있어 주요부문장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좀더 성공적 의사결정 가능
- 한자리에서 상황분석과 포지션의 의사결정 그리고 실행 방안 및 메시지들이 원스톱으로 진행
- CEO가 한자리에서 실행 지시 프로세스를 감독하고 실시간으로 실행결과를 업데이트 받을 수 있음
- 모든 위기상황이 통제하에 있다는 안정감 공유
- 동시에 외부 전문가 카운슬을 참여하게 하면 내부에서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인풋과 조언들을 동시에 획득 위기관리 진행 가능
- 전사적 위기 대응을 통해 One Team 의식 강화
다음 포스팅에서는 ‘워룸: 2편 누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정리해 본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12가지 속성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12가지 속성<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다양한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 관리 사례들을 들여다 보면 실패 사례에서만 보이는 공통적 속성들이 있다. 수많은 언론이나 소비자들이 온 오프 라인상에서 이러한 실패를 부르는 속성들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기업들은 그냥 이런 속성들을 지속적으로 답습한다.
위기관리 실무자들에게 위기관리 성공사례들은 그냥 ‘그림 속 보기 좋은 떡’인 경우들이 많다. 실무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완벽한 위기관리’ 보다는 ‘실패를 가능한 줄이는 위기관리 방식’이다. 이런 실무자들을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실패하는 기업들의 대표적인 위기관리 속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12가지로 정리를 해 본다.
1. 진정한 멘트라(mantra)가 없다
평소에는 소비자들을 위해 죽을 시늉을 하던 기업도 소비자 불만 관련 위기가 터지면 모르쇠로 변한다. 품질을 목숨처럼 이야기 하던 기업들이 위기가 터지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 한다. 기업을 지탱하는 정신(soul) 또는 평소에 되 뇌이던 주문으로 멘트라(mantra)는 어디다 던져 버린 건가?
2. 정말 느리다
단순한 소비자 불만 접수에서 언론에 기사화가 되기 까지 2-4주씩이나 걸리는 데도 그 준비나 대응이 빈약하다. 마치 아무 것도 몰랐던 양 허둥댄다. 언론은 3-4시간이면 간파하는 사실에 대해 대응 포지션은 아직 정해지질 않았고, 메시지는 단순한 변명 위주다. 도대체 얼마나 오랜 시간이 충분한 준비에 필요한 걸까? 기자들을 언제까지 기다리라 할 건가?
3. 전략보다 실행을 먼저 한다
누군가 ‘위기시 전략은 사치’라고 말한다. 그만큼 급박하고 혼란스러운 상황하에서 전략을 논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라고 본다. 웃기는 소리다. 항상 이런 실무자들은 위기관리에 실패하고 나서 ‘대응 전략의 부재’에 원인을 돌린다. 분명히 ‘전략 없는 위기 대응 실행’은 그 스스로 ‘재앙’이다. 아무리 급해도 바지 지퍼는 내려야 제대로 소변을 볼 수 있는 법이다.
4. 메이저 공중의 편에 서지 않는다
대응 포지션에 대한 문제다. 위기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을 분석해서 그 중 대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이 정하고 있는 편에 같이 서는 것이 실패를 줄인다. 그러나 항상 실패하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자신만의 영역을 고수한다. 소수도 아니라 유일한 포지션도 과감하게 지키려 한다. 길 맞은편에 서서 나는 못 건너가니 너희들이 건너오라 손 짓 한다.
5. 스스로 완벽하다 믿는다
어디서 이런 ‘신앙’이 나오는 지 모르겠다. 우리의 제품은 완벽하다. 우리의 서비스는 완벽하다. 우리의 비즈니스는 항상 완벽하고 선하다고 믿는다. 따라서 이번 위기는 정말 운이 없었을 뿐이라 한다. 또 일부 피치 못한 사고였다 한다. 특이한 소비자 사례라고 폄하한다. 집에 돌아가 가족들에게 물어 보자. 지금 이 위기에 대한 뉴스를 보았는지, 그리고 아빠의 회사가 완벽하다는 것을 그들도 진정 믿는지.
6. 과도하게 용감하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소비자에게 무례하다. 절대 공감하지 않는다. 소비자단체를 적으로 알고 강력 대응하려 한다. 소송으로 대응한다 발표한다. 언론을 ‘하이에나’라고 부른다. 왜 이렇게 우리 회사나 조직을 괴롭히는 지 모른다고 푸념 한다. 온라인의 댓 글을 보고 네티즌들을 저주한다. 일부는 이들과 맞서 싸우려고 시도한다.
7. 서로 딴 소리를 한다
위기관리 주체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해도, 서로 각자의 길을 간다. 회사를 위하는 마음은 같은데 메시지들은 각기 다르다.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각자 개인 소감을 밝힌다. 문제가 돼버린 언급들에 대해서는 ‘언론이 말의 진의를 왜곡했다’거나 ‘그런 말 한적 없다’고 말한다. 기자만 나쁜 사람 된다.
8. 앞뒤가 맞지 않는다
대응 논리가 없다. 충분한 사고를 거친 완벽한 논리는 아니더라도, 중학생들이 웃을 만한 논리면 재앙이다. 거짓말을 한다. 홍보담당자에게 조직 내에서 누군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홍보담당자는 그 소스를 100% 믿고 기자들에게 확신에 차 설명을 한다. 그러나 정부나 기자들은 1시간 만에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낸다. 대체 누가 홍보담당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건가?
9. 문제만을 가지고 논한다. 해법을 말하지 않는다.
문제를 가지고 해명 하면서 씨름 한다. 중요한 초기 대응의 대부분 시간들을 해명으로 지새운다. 이해관계자들은 문제보다 해결 방안을 듣길 원한다. 어떻게 이 위기를 관리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를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데 이를 항상 실패한다. 위기를 맞은 기업은 항상 억울하기만 하다. 그래서 문제에 집착한다.
10. 언론을 차별한다
위기 관리에 ‘전부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라는 법칙은 더욱 강조된다. 실패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위기가 발생하면 소위 조중동에만 해명광고나 사과광고를 한다. 아니면 몇 개의 언론사를 제외한다. 계속 자기들을 공격하는 온라인 매체들을 미워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차별 때문에 점점 더 위기가 확산되면 그 때는 스스로 포기하고 공평해진다는 거다.
11. 위기가 벌어지면 갑자기 ‘구두쇠’가 된다
리콜을 하면서 주판알을 튕긴다. 손해배상을 하는데 주저한다. 시장점유율을 걱정하고, 올해 매출 타겟을 우려한다. 그냥 어떻게 넘어갈 수 없을까를 고민한다. 그냥 대증적인 치료로 상황을 마무리 지으려 시도한다. 하다 못해 해명광고도 어떻게 하면 조금 덜 할 수 있을까 회의한다.
12. 홍보팀만 고생한다
다들 걱정만 해준다. 그리고 정시 퇴근하거나, 야근을 해도 자기 일만 한다. 위기는 홍보팀이 알아서 해야 할일 이라 생각한다. 위기가 발생해 하루에 공격적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수백 통 받는 홍보팀에게 일상 회의에 들어오라고 하거나, 보고자료를 쓰라고 한다. 다음날 부정적인 기사들을 보면서 홍보팀을 욕한다. 능력이 없으니 갈아 치우자 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불러 그 사람에게 또 전담하라 한다. 자꾸 이런 ‘새 부대에 새 술’ 형상은 반복된다.
실패하는 모든 위기관리의 원인과 속성은 거의 이 12개 유형 안에 있다. 한번 자사의 사례에 대입 시켜 보자. 그러면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해답이 보일 것이다.
위기속의 홍보팀
인하우스 생활을 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위기관리’였다. 자세히 말하자면 나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은 ‘위기’ 그 자체가 아니었다. 그 위기를 바라보는 사내의 ‘시각’과 ‘자세’들이었다.
오늘 아침 지면과 방송에 도배가 된 모 제과업체의 이물질 사건을 바라보면서…인하우스 시절 그 당황스러움이 다시 떠올랐다.
식음료회사에는 가장 바쁜 파트 중 하나가 고객상담실이다. 보통 한팀을 꾸려 운영을 하거나 몇명이 맡아서 전화를 받기도 한다. 몇몇 회사들은 아예 이 파트를 아웃소싱해서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 아웃소싱 업체들의 경우 그냥 ‘접수’가 목적일 뿐 ‘해결’은 해주지 못하니 한계가 있겠다)
한번은 전화가 걸려왔다. 보통 출입기자들은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주는데, 사무실 전화로 돌려 받은 전화는 모 주간지 기자였다. “홍보팀장님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OOO신문 OOO기자라고 하는데요. 거기 OO에서 OOO이 나왔다는 제보가 있어서요…그거에 대해 좀 취재를 해볼라고 하는데요…”
이 전화를 받고 처음 드는 생각은 ‘뭐야. 이거…’였다. “O기자님, 그것과 관련해서 자세히 설명좀 해주시겠습니까? 뭐가 나왔다구요?”
“아니…거기서 OO만들죠? 거기서 OOO이 나왔다구요. 한 소비자가 저희쪽에 제보를 했어요. 거기 소비자상담실에다가도 신고를 했는데 뭐 접수 받기만 하고 처리가 되는 둥 마는 둥 했다더라구요…근데 어떻게 여기에 이런게 들어갈 수가 있지요?”
“O기자님, 저희가 좀더 자세하게 알아볼수 있도록 그 제품을 저희에게 보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저희가 분석을 해서 원인규명을 해보겠습니다. 보통 이런경우는 제품 생산과정에서 혼입이 된 건지, 유통과정이나 소비자측에서 혼입이 된 것인지가 먼저 규명이 되어야 하거든요…”
“제품은 없고, 사진만 있어요. 이거 이메일로 보내드릴테니까. 잘 보시고 전화주세요” (딸깍)
이메일이 왔다. 아주 잘 찍은 사진에는 심난한 광경이 들어있다. ‘f……u….c…..k…..’
보쓰에게 보고를 했다. 생산중역들에게 단체 이메일을 보내 ‘어떻게 여기에 이런게 들어갈 수 있는지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소비자 상담 담당자를 불러 ‘이런 신고가 이전에 있었냐’고 물었다. 이메일들이 왔다갔다 하고, 전화를 몇통하고, 회의를 몇분동안 선채로 해야했다.
나를 당황하게 만든건…이런 1차 반응들이다.
보쓰: Fuck…이거 못나가게 막어. 어디야 이거 취재한다는데가?
소비자상담실: 어….네…그거 한 한달전인가 신고 접수된거예요. 우리 영업직원 보내서 제품 수거 분석할려고 했는데…만나기를 거부하고 해서…계속 try해보라고 했는데…
생산담당: 어?? 그게 들어갈수가 없는데…이상하네. 실제 제품을 봐야 하겠는데요?
기자에게 이야기 해 줄 답이 없다. 이 관계자들의 답변을 종합해서 메시지를 만든다면…
“한달전에 접수된 사건으로, 저희가 제품을 직접 보고 분석을 해봐야 확실한 원인규명이 되겠습니다. 제발 쓰지는 말아주세요…네?” 이런 멍청한 답변이 된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그들의 관여는 여기에서 ‘끝’이었다는 거다. 이제부터 홍보팀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 되버린거다. 그들은 그냥 자문이었지, 위기관리의 실행자가 아니었다. 그 이후 수십통의 전화와 몇번의 기자미팅 그리고 여러가지 활동들을 통해 일단…상황이 어느정도 종료가 되었다.
그러자 이런 공통적인 2차 반응들이 나왔다. 더욱 당황스러움.
“잘했어. 근데 얼마나 들었어?”
오늘 기사들을 보면서…얼마나 이 회사 홍보팀이 힘들까 생각한다. 홍보팀이 무슨 죄인가? 항상 악역을 해야하고, 힘들게 집에 못들어가면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데…그래서 소방수라고도 불리는데. 회사에서는 홍보팀을 좀더 잘 대우해 줘야 한다. 이들이 거의 유일한 위기관리 실행자다.
PR전략이라는 것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아마 전략(strategy)라는 것이다. ‘전략적(strategic)’이라 하면 그냥 밋밋한 단어도 그럴 듯 해 인다. 예를 들어 ‘보도자료 배포’라고 쓰면 재미없지만, ‘전략적 보도자료 배포’ 하면 뭔가 있어 보인다. (희망이기도 할 것이다)
경험에서 배운 ‘전략’이라는 가치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들을 정리해본다.
전략은 사장님의 머릿속에 있다
교과서적으로 전략이라는 것은 다각도의 리서치를 통해서 개발 된 직관이나 개념을 뛰어 넘는 ‘안전한’ 로직이라고 하겠다. 보통 PR전략을 세울 때에도 여러가지 수치들을 놓고 여러각도로 분석을 하곤 한다. 몇일동안 실무자들간에 논의를 거치고 거의 논쟁의 수준까지 가면서 도출해 낸 전략. 이 ‘완벽해 보이는’ 전략도 사장님 앞에가면 추풍낙엽일 때가 많다. 사장님의 마음속에 있는 전략이 제일 강한법이다. 리서치, 논쟁, alignement, 컨설팅, 카운셀링…사장님의 insight가 곧 전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무자들은 그냥 training 받은 것으로 생각하면서 뒤돌아 서곤한다.
전략은 말장난(?)이다
특히 마케팅 백그라운드가 있는 선수들이 전략을 말장난으로 여겨 가지고 논다. 처음 마케팅부서에 배치를 받고 브랜드관련 회의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브랜드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접근 전략이라고 논의되는 것들이 너무 ‘관념적’이었기 때문이다. PR은 먼가 피부에 와 닿는 메시징을 해야 속이 시원한 법인데, 브랜드에 있어서는 너무나 관념적인 메시지들이 많았던 거다. (회의후반에는 내 팔에 닭살이 돋는 것도 느꼈다) 예를들어 ‘내가 살아 있는 소리 톡! 카스’ ‘Just Do It’ ‘Enjoy Coca Cola’…이런 것 들이 브랜드 메시지인데. 이게 곧 전략을 나타낸단다. PR과는 다르게.
전략은 때때로 실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전략은 그냥 그래로의 가치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실행에 연결되든 되지 않든 문제될 것은 없다는 투다. 그냥 집 간판처럼 전략은 세우는데 만족하고 잘된 전략이라고 자랑한다. 활동이 성공하면 당연히 성공적인 전략이었고, 실패하면 실행이 잘 못된 거라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전략과 프로그램을 혼동할 때도 많다
종종 마케팅서적들을 보면 OOO사의 스타 마케팅 전략이라는 표현이 있다. 나는 내심 ‘아! OOO사는 뭔가 특별한 자신들만의 스타 마케팅 전략이 있겠구나..’했다. 그러나 결론은 OOO사는 세계적 운동선수 OOO, 연예인 OOO등 다양한 스타들을 활용해 성공적인 스타 마케팅을 실행했다고 나와있다. 이건 아닌 듯 한데.
전략은 없다?
전략이라는 게 사실 방향성을 말하곤 하는데, 실제 실행을 하다보면 전략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때가 많다. 전략이라는 거창한 표현보다는 그냥 Do’s and Don’ts라던가..실행 가이드라인 정도로 표현해도 그 기능은 똑같아 보인다. 일선에서는 전술이 있다는 말도 있다. 이것도 개념상 흐리멍텅하다. 최소한 전략은 사장실에 존재하는 듯 하다.
만약 보쓰나 인하우스에게 ‘당신은 전략적이지 못 해’ 이런 말을 듣는 다고 치차. 굉장히 자존심 상한다. 게다가 그런말을 하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비전략적이거나’ ‘몰전략적’인 선수라면 더더욱 자존심 상한다.
과연 전략은 무얼까…어디에 있는 걸까…제대로 된 전략을 구경 해 보고 싶다.
경쟁 비딩에 관하여
보통 우리나라 PR계에서는 에이전시 선정에 있어서 경쟁비딩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0년대말경까지만 해도 경쟁비딩으로 얻은 클라이언트보다 수임으로 관계를 맺게된 클라이언트들이 훨씬 많았다.
특히 당시에는 CK가 Hill & Knowlton의 국내 associate였기 때문에 이러한 수임 관계는 더더욱 많았다. 일반적으로 예비 클라이언트로부터 전화나 이메일이 온다. 그 예비 클라이언트는 에이전시 프로파일을 보내달라고 하거나, 그것도 생략하고 “이런 이런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가? Fee structure를 보내달라”는 식의 빠르고 단순한 프로세스로 클라이언트 관계가 시작된다.
지금보면 약간 ‘성의없는’ 비지니스 계약같지만, 원래 PR업계는 그랬다. 비정상적이 아니었다.
경쟁비딩이라고 해도 각각의 에이전시들이 자신들이 왜 해당 클라이언트에게 가장 적합한 에이전시인지를 설득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에이전시의 소개, 강점에 대한 설명, 그리고 지금까지의 클라이언트 서비스 결과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이면 된다. 보통 현재 외국 클라이언트들은 이런 프로세스로 익숙하게 성장해있다. 얼마나 이 에이전시가 믿음이 가는가, 좋은 서비스 트랙을 걸어오고 있는가, 클라이언트를 포함한 업계의 레퍼런스들은 어떤가를 유심히 살핀다.
그리고 집중적인 질의 응답을 통해서 얼마나 이전의 성공적인 퍼포먼스가 실제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되어져 얻은 것들인지를 확인한다. 그게 전부다. 외국 클라이언트와 마주 앉아 있으면 이 클라이언트가 우리 회사를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아주 진지한 경험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나, 한국인이 중역으로 포진해 있는 외국계 기업,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등에서 실시하는 경쟁비딩은 약간 이상한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주로 공부하고 싶어하는 에이전시 자체에 대한 정보 보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들어 오라고 한다. 플랜을 짜 가지고 오라고 한다. 뭔가 쌈팍한 프로그램을 보겠다고 한다. 솔직히 가만히 들으면 그럴듯 하다. 창의적인 면을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쟁비딩 형식은 PR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짧아서 생겨난 시스템이다. 어떻게 RFP 한장이나 그것도 생략한 채 ‘우리회사의 발전적인 PR방안’이라는 3개의 단어를 기반으로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고, 프로그램을 세우고, 키메시지를 만들고, 예산과 타임라인을 짜는가 말이다.
그런 플랜을 전체적으로 짜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프로그램들이 실행되거나 실행 가능한 부분들은 거의 없다. 경험상으로도 PR에이전시에서 경쟁적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프로그램들은 거의 경악스러운 수준인 것들이 많다. 왜냐하면 PR에이전시들은 우리가 하고 있는 비지니스 자체에 아직은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 필요없는 일을 쓸데없이 하는 것이다.
좀더 에이전시 자체에 대해 공부 하는 시간으로 경쟁비딩을 가져 갔으면 한다. 아무데도 쓸데없는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기 위해 PR AE들이 허무한 시간을 보내면서 밤을 세우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PR은 광고나 프로모션과는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