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4월 092014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원 포인트 레슨 3편] 공격 대신 공경을 행한 토요타 아키오 사장

 

공격 대신 공경을 행한 토요타 아키오 사장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시에는 경청(listening, 敬聽) 하라 한다. 평시도 물론이지만 위기 시에는 더더욱 이 경청이 큰 가치를 발하는 법이다. 경청이란 남의 말을 공경(恭敬)하는 태도(態度)로 듣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 시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존경심을 먼저 가지는 것이 경청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다. 일본의 최대기업 토요타. 창업자의 증손자인 아키오 사장은 이해관계자들의 소리를 들었다. 공격 대신 그들을 공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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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월 초 토요타의아키오사장은 일본 나고야에 자리한 토요타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는 당시 발표된 국제 리콜 사태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아키오 사장은 토요타 가문의 4대 총수로 토요타를 창업 한 토요다 사키지의 증손자다. 문제는 기자회견에 그가 숙인 고개의 각도였다.

그는 세계 각국 기자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이야기 했다. “전세계 고객들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번 제작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품질관리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구 언론에서는 엉뚱한 것에 시비를 걸었다.

미국의 LA타임즈는 이 기자회견을 평하면서 “‘의례적 인사(ritualistic bow)’에 불과했다. 일본 예절에선 사죄할 때 90도 각도로 허리를 깊이 숙여 길게 절하지만 토요타 사장은 그저 짧고 의례적인 인사에 그쳐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고 지적했다. 토요타 입장에서는 참으로 당황스러운 반응이 아닐 수 없었다. 한 언론에서는 아키오 사장이 숙인 고개의 각도를 각도기로 재 ‘40로 표시하기 까지 했다. 형편 없는 각도라는 뜻이었다.

AP통신은 토요타 사장은 일본식으로 절했지만 그의 전임자를 포함한 다른 경영자들이 사죄할 때 하듯이 깊은 절은 하지 않았다고도 비판했다. 영국의 더타임즈는 동양 예절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며 토요타 사장의 절은 참회를 의미하는 깊고 긴 절에 상반되는 짧고 형식적인 절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가십을 넘어 아키오 사장과 토요타 전체의 진정성 까지를 의심하게 하는 지독한 비난이었다.

보통 이런 언론의 삐딱함에는 대부분 기업들은 무시로 대응하거나 해명하면서 정면 돌파하고자 하는전략을 강구하게 마련이다. 내부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기자들의 자질이 문제다라던가  그런 수준 이하의 의도적 비난에 대해서는 댓구 할 가치도 없다며 화를 내는 임원들이 넘쳐나게 된다. 언론을 상대하는 홍보실에서도 VIP의 진정성을 지적하는 기자들에게 하소연을 하거나 너무 하는 것 아니냐 항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토요타의 아키오 사장은 좀 달랐다. 4일 후 중국 북경에서 열린 동일한 취지의 기자간담회. 그는 다시 한번 사과와 개선의 메시지들을 던지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고개는 거의 책상에 닿을만한 각도로 숙여졌다. 이후 언론은 이전과 같이 각도를 재어 ‘60로 머리를 숙였다 칭찬(?)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누가 아키오 사장에게 머리를 더 숙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조언이라도 한 것일까?

이런 아주 작지만 큰 변화에는 아키오 사장의 경청철학이 기반이 되어 있다 보는 해석이 많다. 자신을 비롯한 자신의 회사를 비웃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불평을 존경심을 가지고 듣고 있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서였을 수도 있다. 언론사들의 억지스러운 비아냥을 공격으로 받아 치는 대신 공경을 바탕으로 수용했다. 위기 시에 자신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경심을 표하며 경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억울하기도 하고, 스스로도 원통하기도 하고, 한두 번이지 계속되는 의도적 비난에는 화를 내는 게 당연하다.

아키오 사장은 달랐다. 경청하고 그래? 그러면 내가 머리를 조금 더 숙여서 진정성을 다시 한번 보여줄 필요가 있겠군알았어하는 전략적 결심이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 계속되는 기자회견과 청문회 그리고 딜러들과 고객들을 향한 장소에서 그는 더욱 진정성 있게 머리를 깊이 조아렸다. 이전 언론들은 더 이상 그의 진정성에 대해 논하지 못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날아와 희한하게 머리를 숙이며 용서를 비는 세계적 기업의 총수에게 또 다른 비난은 불가능했다.

경청. 이 또한 리더의 결심이자 철학의 반영이다. 위기 시 리더 스스로 경청을 외치고, 아래 임직원 모두가 우선 경청하고 주요한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 하자는 개념만 형성된다면 위기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은 부쩍 줄어든다. 위기 시 홍보실을 통해 진행하는 모니터링이 우리를 누가 욕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목적인지 아니면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목적인지는 리더의 경청 마인드에 따라 갈린다. 성패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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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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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12011 Tagged with , , 2 Responses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채널로서의 가치에 주목하라

[한국광고주협회 기고문]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채널로서의 가치에 주목하라

 

정용민 /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ymchung@strategysalad.com

 

이제 국내 기업들에게도 기업 소셜미디어는 일반적인 활동이 되어버렸다. 일찍부터 웬만한 대기업들과 중소기업들은 자신들의 미디어로서 소셜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가졌었고, 그들 중 많은 기업들이 기업 소셜미디어를 이미 론칭 하고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정부기관들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책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어 주목 할만 하다.

대부분의 기업 소셜미디어들의 운영 취지와 목적은 제품, 서비스, 브랜드, 기업명성에 관련한 CS, 홍보와 마케팅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듯 하다. 이제 이런 기업 소셜미디어 현상은 일반적인 환경으로 안정화되어 가고 있어 보인다. 할만한 기업들은 이미 대부분 소셜 미디어를 보유하고 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환경에서 또 다른 과제와 고민이 자연스럽게 고개를 쳐든다. 매일같이 좋은 이야기를 지저귀는 기업 트위터와 미투데이, 매일 재미있고 새로운 컨텐츠를 공유하는 기업 블로그와 페이스북, 크리에이티브 한 브랜드 동영상 공유에 몰두하던 기업 유투브 등에게 아주 당혹스럽고 낯선 과제가 다가온 것이다. 그것은 바로 위기관리에 대한 부분이다. 만약에 (What if?)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주문이다.

만약에(What if?) 우리 기업에게 엄청난 위기가 발생한다면, 우리에게 부정적인 이슈가 떠오른다면, 극단적인 루머들이 나돈다면, 심각한 사고와 사건이 발생 한다면……그럼 지금의 우리의 소셜미디어 채널들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위기 시 침묵하는 기업 소셜미디어

최근까지 기업 위기관리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의 기업/기관 소셜미디어들은 자신들과 관련한 위기 발생시 침묵하곤 한다이는 침묵하고 싶어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 시 우리 기업이나 기관의 소셜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역할과 책임(R&R)이 아직 부여되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들이 많아 보인다.

일부에서는 소셜미디어를 그냥 순수하게 마케팅과 홍보의 툴로서만 규정해 위기 시 기업 미디어로 활용 가능한 기회를 애써 외면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자들은 위기시 왜 우리가 애써 성장시켜 놓은 소셜미디어 자산을 훼손시키려 하는가?’라는 이야기를 한다. 기업 위기와 일정 거리를 두면서 스스로의 생존을 도모하려는 셈이다. 실무자의 생각으로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그러나, 기업 위기관리의 성패를 좌우하는 통합적위기대응 기조에 있어서 소셜미디어가 기업과 홀로서거나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특정상황에서는 침묵해도 좋다 하지만 그것은 전략적 침묵이라야 한다. 내부적으로 위기관리 오너십의 부재라던가, 위기관리 시스템상으로부터의 소외로 인한 침묵이라던가, 소셜미디어 운영자들의 무관심이나 이기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행 경험의 부재로 인한 침묵이어서는 안 된다. 이는 조직 품질에 관한 이야기다.

 

위기 시 딴청 하는 기업 소셜미디어

아주 일부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기업이나 기관과 관련된 심각한 위기가 발생한 직후에도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즐거운 컨텐츠들을 공유하고 대화하는 소셜미디어 현상도 목격된다. 오프라인 언론까지 떠들썩 한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해당 기업의 소셜미디어는 즐겁게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웹툰을 공유하며 자랑한다. 소셜미디어 공중들은 기업의 이런 이중적인 커뮤니케이션에 고개를 갸우뚱 거릴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어떤 기업 소셜미디어는 위기 시 트위터와 블로그 그리고 페이스북에서의 위기대응 메시지가 각기 다르기 까지 하다. 트위터에서는 공식적인 대응문을 공유하고, 페이스북에서는 운영자의 사적인 메시지들이 더해지는 형태로 구현 되는 것을 본다. 그것이 그 조직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통합적이고 일관된 메시지의 원칙과는 분명 거리가 있어 보인다.

 

위기 대응이 느린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중 특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의사결정의 속력에 비례하여 그 실행 시점이 정해지고 진행된다. 실시간이라는 가치가 빛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진행되는 때를 놓쳐버린 대응은 무 대응 보다 못한 비전략적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 이는 전사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 기업 소셜미디어 채널들이 그 중심과 제대로 접합되어 있는가 되어 있지 않은가에 따라 그 느린 대응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위기시 소셜미디어 관리 부서와 홍보부서, 마케팅부서, 기획부서, 영업부서, 생산부서 등등과의 실시간 협업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가 한번 점검해 보라. 이런 점검 없이는 기업 소셜미디어가 항상 뒷북을 치는 위기관리 실행을 개선하기 힘들다.

 

위기시 소셜미디어를 통한 직원들의 사적 개입

위기 시 CEO라 할지라도 자신의 트윗을 통해 해당 위기에 개입하면 이는 엄밀히 따져 사적 개입이다. 기업의 공식적 위기관리 실행이 아니라는 의미다. 만약 해당 기업에서 위기관리 시스템상으로 기업의 OOOO유형의 위기는 CEO의 개인 트윗을 통해 관리한다하는 류의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 외의 경우에 CEO의 사적인 소셜미디어 개입은 매우 위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미디어 기자들은 기업의 CEO들이 해당 기업의 위기 시 사적 개입하는 것을 대단한 리더십으로 치켜세우곤 한다.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기업 소셜미디어가 항상 먼저이고, 그 이후에 추가적이거나, 부연설명이 필요하거나, 메시지를 반복 강조하는 선에서 위기시 CEO나 임원들의 소셜미디어 활용은 제한적으로 허용 가능케 해야 한다. 오프라인 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와 그 맥은 같다.

일부에서는 자신의 회사와 관련된 이슈가 발생하면 여러 직원들이 자신들의 개인 트위터들을 통해 해당 이슈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고 소셜미디어 공중들과 싸우며 대응하는 모습도 보인다. 물론 심정적으로는 그 억울함이나 사실에 대한 전파 욕구를 이해하지만, 이는 전사적 통제가 불가능하고, 공식적 위기대응 메시지와도 합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위험한 현상이다. 항상 반복적으로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알바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이를 통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는 극히 제한된다.

 

해외 기업들의 선진적인 위기관리 사례들을 살펴보라. 그들은 위기 시 더욱 더 적극적으로 기업 소셜 미디어 채널들을 강화해 운영한다. 위기발생 직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공중들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즉각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이다.

위기발생 직후 그들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최대한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 빈 공간은 우리 기업에게 불리한 부정적인 정보나 불확실한 루머들로 채워지게 마련이다. 특히나 소셜미디어 공간은 그 정보 수요와 공급 밸런스의 속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기업의 소셜미디어 자산을 충분히 활용해 초기부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해외 기업들의 위기관리 사례로부터 배울 수 있는 또 하나의 벤치마킹 주제는 온라인 뉴스룸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이다. 기업 온라인 뉴스룸이 바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베이스가 된다. 이 베이스를 기반으로 기업 소셜미디어들은 온라인 뉴스룸의 컨텐츠들을 확산하고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유인해 충족시키는 위기관리 전략을 구사한다. 우리에게는 이미 잊혀진 히스토리로서의 온라인 뉴스룸.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볼 주제가 아닐까 한다.

해외기업들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성공적 위기관리 사례에서는 종종 빠르다는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다. 리콜 발표 불과 며칠 만에 유투브에 리콜 안내 동영상들을 공개해 공유한 토요타 리콜 위기관리 케이스를 보라. CEO의 해명이나 사과 동영상 또한 위기발생 직후 업로드 되고 공격적으로 확산 공유된다. 페이스북에서는 실시간으로 대화가 진행되고 대응 메시지들이 반복된다. 모든 소셜미디어 운영 담당자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통합적으로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는 시스템의 품질에 대한 이야기다.

기업 소셜미디어는 아주 중요하고 유용한 위기관리 자산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관리 자산을 실제 위기 발생시 누가 어떻게 편제하고 어떻게 관리해서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인가 하는 시스템적인 사고를 평시에 해 놓아야 한다는 부분이다. 조직의 품질과 위기관리 시스템의 품질에 대해 고민하자. 우리 기업의 소중한 소셜미디어 자산에 이들을 어떻게 반영하고 투영할 것인 것 미리 생각하고 실행하자.

기업 소셜미디어 채널. 우리 기업의 위기관리를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무엇보다 먼저다. 관점을 180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11월 13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소셜미디어상의 대화분석(radian6)

radian6 가 만든 슬라이드. 어떻게 소셜미디어상의 대화를 측정하고 그로부터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약간 덜어주는 인사이트들이다.



미국녀석들이 매력적인 것은 깊이 생각 할 뿐 아니라 정리를 아주 잘해 놓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선생들이 좋아할만한 녀석들이다.

11월 10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가치 중심의 빌링 vs. 시간 중심의 빌링











얼마 전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 에스코토스 강함수 대표와 함께 저녁을 하면서 빌링(billing)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주제는 위기관리
서비스를 가치 중심의 빌링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맞느냐, 시간 중심 빌링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맞느냐 하는
것이었다.

일반적 리테이너 PR의 경우는 담당 AE와 그
팀의 시간투여량을 기반으로 하는 시간 중심 빌링 시스템이지만 위기관리 서비스는 이렇게 단순하게 시간 중심 빌링 시스템으로 가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예를 들어 위기시 전혀 준비되 있지 않던 클라이언트사 대변인께서 위기 커뮤니케이션 코치들에게 짧고 핵심적인 인터뷰 전략과 메시징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전수 받고 아주 성공적으로 인터뷰를 실행했다 치자.

위기 커뮤니케이션 코치들이 투자한 시간을 3-4시간이라고 해 보자. 여기서 클라이언트사는 성공적인 인터뷰 실행으로 잃을 뻔 했었던 고객 대부분을 다시 리테인 할 수 있었고, 수십억 이상으로 예상되던 손실이 실제로는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 이에
대한 일종의 대가로 위기 커뮤니케이션 코치들에게 몇 백만원만 돌아간다는 게 적절한가 하는 이야기다.

또한 시장 내에서 위기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정확한 의미와 판매 가능한 수준과 품질로 제공하는 플레이어들이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단순한 시간
중심 빌링이 과연 누구에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는데..오늘 우연히 미국의 맥관련 메거진 Macworld가 잡지 표지를 만드는 바이럴을 구경하게 되었다. 우리 같이
디자인에 비전문가인 사람들은 잡지의 표지를 그냥 0.5초 정도 훑어보고 만다. 그리고는만약 이렇게 만들 수 있겠어? 당신?” 하면 아마 이렇게 답변할꺼다. “그거사진
한 장 찍고 포토샵에 앉혀서 그냥 텍스트 집어넣고 색깔 맞추면 되는 거 아냐? 반나절이면 충분하겠네
…”

디자이너들이 들으면 얼마나 속이 탈까?

앞으로 내 주변의 모든 전문가들 하나 하나를 다시 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그들이 생산해
내는 가치를 중심으로 그들을 평가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그들의 겉모습이나 그들의 생산물에 집착하기
보다그리고 그들의 빌링액수에 입을 벌리기 보다그들이
생산해 내는 진정한 가치를 사야겠다.

우리 코치들도 주변에서 우리를 빛내주는 모든 파트너사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이 생산하는
가치들을 존경하면서 구입하는 습관을 훈련해야 하겠다.

세상 모든 것은 역지사지 아니겠나

7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4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쉬쉬’의 위기관리학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긁어 부스럼 만들 일 있어?” 제품 이물질 사건에 대해 우리의 공식입장을 빨리 밝히자 주장하는 홍보팀에 대해 CEO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제품 관련해서 기사가 어디 어디 난거야? 그거 온라인에 몇 개 났다고 우리 홈페이지에다가 떡 하니 잘못했다
뭐했다 팝업창 올리면 앞으로 누가 그 제품을 사먹겠어?”

책임 못질 일이면 홍보팀은 잠자코 있으라고 하신다. 마케팅이나 영업쪽에서도 ‘아직까지는 도소매상들이 그 기사를 못 본 것
같으니까 그냥 있는 게 낫겠다’는 반응이다. 괜히 홍보팀이 헛발질을 해대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오버해서 대응하는 데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 하는 표정이다.

“아니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홈페이지에다가 올리면 누가 우리 축제에 오겠어?” 모 지역 축제를 앞두고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괜히 이슈를 공식화해서 이러 쿵 저러
쿵 발표를 하면 올 사람도 안 올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래도 그냥 올꺼 아니야?”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자제하라는 조언 뒤에 나오는 말이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기술에 대한 문제 이전에 철학에 대한 문제다. 기업의 철학 그리고 경영적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에 대한 검증의 한 방식이다. 단 한 명의 소비자 또는 단 한 개의 제품이라도 기업의 측면에서는 소중해야 한다. 또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해야 옳다.

지금까지 생각해 왔고, 외쳐왔던 그 가치 또는 주문(mantra)을 아무 낯섬 없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곧 위기관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다. 소비자가 불안해 할만한 이슈에 대해 ‘모르는 게 약’이라는 포지션은 입장을 바꾸어 보아도 옳지 않다.
적극적 리콜이 우리 제품의 문제를 몰랐던 소비자들에게 까지 우리 회사의 잘못을 인식시키는 오버액션이라고 보는 회사에게 중장기적인
소비자 신뢰는 존재하기 어려운게 아닐까.

적극적인 리콜이 우리회사의 제품과 소비자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회사가 성공해야 옳은 게 아닌가. 평소에 그렇게 말해 왔으니 그게 당연한 게 아닌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PR컨설팅을 해 보면 일부에서 자신들이 처한 환경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하소연을 듣는다.
소비자들이나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다 불평한다. 그리고 그 이유가 뭔지 하도 오래되어 직접적인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다 안타까워한다.

그 주된 이유는 말과 행동에 있어 일관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위기시에 가치를 가차없이 등져버린 전례들이 무수히 쌓여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나 국민들이 하나 하나의 이슈들을 잊을 수는 있지만, 그들의 뇌리에서 영원히 사라지기는 힘들다. 소비자들이
경악할만한 논란들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 둘 잊혀지는 듯 하지만, 얼마 후 유사하거나 별도의 위기가 발생하면 그 이전의 나빴던
기억들이 하나 둘 되살아 나기 마련이다.

위기시 이해관계자들에게 확실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회사의 원칙과 가치 그리고 평소에 이야기하던 주문(mantra)를
반복적으로 일관되게 확인 시켜 주는 것이 제대로 된 위기관리고 중장기적 신뢰 형성이다. 그래야 새로운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이전의 대응방식을 기억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회사를 신뢰하게 된다. 위기관리 방식에 있어 예측이 가능하게 되는 거다. 예측이
가능하면 이해관계자들에게 패닉의 수준은 최소화되는 법이다.

위기시에 매번 이랬다 저랬다 하는 원칙과 가치를 등지는 선택들을 해 온 회사에게 어떤 이해관계자가 편안한 마음과 신뢰의 태도를 견지할 수 있을까. 한번 이해관계자들을 속이고 눈감았던 회사에게 어떤 감사를 해야 하나 말이다.

‘쉬 쉬’의 위기관리학. 단기간적인 소득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미처 이슈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할 수 있다. 불미스러운 사건을 모르는 일부 소비자들이 그냥 축제를 즐길 수도 있다. 이런 단기간의 가시적인 소득과
중장기적인 기업의 철학을 바꾸자 하면 할말은 없다.

어차피 기업의 철학과 가치를 온전하게 가져가면서 일관성 있게 성공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1% 미만이다. 나머지 99%는 그
1%를 바라보면서 부러워하는 게 현실이다. 그 둘의 차이는 위기시 실행이냐 침묵이냐 하는 아주 간단한 그러나 따르기 어려운 선택
때문이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9월 302008 Tagged with , , 7 Responses

가치 정산

A.
이번 저희 통합법인의 새로운 미션, 비전과 가치 체계를 셋업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새로운 기업문화 structure를 저희 본사는 물론 전 세계 50개 지사들에게도 모두 공유해서 우리 전체 7만 명의 직원들이 하나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여기 사례금이 있습니다.

얼마죠?

네, 저희 규정상 20만원입니다.

…………..


B
최근 저희가 겪었던 위기에서 큰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저희에게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 작업을 시작하게 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된 시스템을 가지고 사내외적인 위기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기 사례금이 있습니다.

얼마죠?

네, 저희 규정에 따라 10만원입니다.

………………….


C.
고마워. 길동이네. 이번 우리 애 아빠가 길가에서 싸우다가 경찰에 잡혀가서 합의도 안 되고 큰일 날 뻔 했었는데, 길동이네 아빠가 손을 좀 써줘서 그래도 이렇게라도 풀려난 게 어디야. 여기 우리가 마련한 조그만 마음이야. 받아줘.

에이 이웃끼리 돕고 살아야지 뭘…근데 이게 뭔데요?

응, 우리 지금까지 줘왔던 대로 3만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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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아이고,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녀석 반에서 꼴등 하는 녀석을 미국 하버드에다가 떡 하니 입학시켜주시고…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는지요. 애쓰셨습니다. 주변에서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을 해주셨네요. 우리 아들 앞으로는 미국 가서 아주 죽을힘을 다해 공부할 거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자그마한 마음을 표시하고 싶습니다.

아이구, 제가 대부가 되가지고 아들처럼 생각해서 힘을 좀 쓴건데요…괜찮습니다. 이게 뭔가요?

네, 저희가 그냥 다른 분들에게도 드리곤 하는 데로 도서상품권 두 장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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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에는 그만한 가치가 댓가로 따라야 한다. 적절한 댓가가 따르지 않는 가치는 진정한 가치가 아니다. 그 가치를 제공받는 사람이나 조직이 그 가치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가치를 그나마 고맙게 받는 사람이나 조직이다. 그 이유는 자신이 제공하는 가치가 진정한 가치라 생각하기에는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이 없기에 터무니없어 보이는 댓가에도 감지덕지하는 것이다.

가치를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 갑. 자신이 제공한 가치를 내심 자신 없어 하는 을. 모두가 문제다. 이 세상 모든 문제는 어느 한 편의 문제만으로는 온전히 구성되지 않는 것 같다.

 

12월 10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 2 Responses

PR전략이라는 것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아마 전략(strategy)라는 것이다. ‘전략적(strategic)’이라 하면 그냥 밋밋한 단어도 그럴 듯 해 인다. 예를 들어 ‘보도자료 배포’라고 쓰면 재미없지만, ‘전략적 보도자료 배포’ 하면 뭔가 있어 보인다. (희망이기도 할 것이다)

경험에서 배운 ‘전략’이라는 가치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들을 정리해본다.

전략은 사장님의 머릿속에 있다

교과서적으로 전략이라는 것은 다각도의 리서치를 통해서 개발 된 직관이나 개념을 뛰어 넘는 ‘안전한’ 로직이라고 하겠다. 보통 PR전략을 세울 때에도 여러가지 수치들을 놓고 여러각도로 분석을 하곤 한다. 몇일동안 실무자들간에 논의를 거치고 거의 논쟁의 수준까지 가면서 도출해 낸 전략. 이 ‘완벽해 보이는’ 전략도 사장님 앞에가면 추풍낙엽일 때가 많다. 사장님의 마음속에 있는 전략이 제일 강한법이다. 리서치, 논쟁, alignement, 컨설팅, 카운셀링…사장님의 insight가 곧 전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무자들은 그냥 training 받은 것으로 생각하면서 뒤돌아 서곤한다.

전략은 말장난(?)이다

특히 마케팅 백그라운드가 있는 선수들이 전략을 말장난으로 여겨 가지고 논다. 처음 마케팅부서에 배치를 받고 브랜드관련 회의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브랜드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접근 전략이라고 논의되는 것들이 너무 ‘관념적’이었기 때문이다. PR은 먼가 피부에 와 닿는 메시징을 해야 속이 시원한 법인데, 브랜드에 있어서는 너무나 관념적인 메시지들이 많았던 거다. (회의후반에는 내 팔에 닭살이 돋는 것도 느꼈다) 예를들어 ‘내가 살아 있는 소리 톡! 카스’ ‘Just Do It’ ‘Enjoy Coca Cola’…이런 것 들이 브랜드 메시지인데. 이게 곧 전략을 나타낸단다. PR과는 다르게.

전략은 때때로 실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전략은 그냥 그래로의 가치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실행에 연결되든 되지 않든 문제될 것은 없다는 투다. 그냥 집 간판처럼 전략은 세우는데 만족하고 잘된 전략이라고 자랑한다. 활동이 성공하면 당연히 성공적인 전략이었고, 실패하면 실행이 잘 못된 거라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전략과 프로그램을 혼동할 때도 많다

종종 마케팅서적들을 보면 OOO사의 스타 마케팅 전략이라는 표현이 있다. 나는 내심 ‘아! OOO사는 뭔가 특별한 자신들만의 스타 마케팅 전략이 있겠구나..’했다. 그러나 결론은 OOO사는 세계적 운동선수 OOO, 연예인 OOO등 다양한 스타들을 활용해 성공적인 스타 마케팅을 실행했다고 나와있다. 이건 아닌 듯 한데.

전략은 없다?

전략이라는 게 사실 방향성을 말하곤 하는데, 실제 실행을 하다보면 전략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때가 많다. 전략이라는 거창한 표현보다는 그냥 Do’s and Don’ts라던가..실행 가이드라인 정도로 표현해도 그 기능은 똑같아 보인다. 일선에서는 전술이 있다는 말도 있다. 이것도 개념상 흐리멍텅하다. 최소한 전략은 사장실에 존재하는 듯 하다.

만약 보쓰나 인하우스에게 ‘당신은 전략적이지 못 해’ 이런 말을 듣는 다고 치차. 굉장히 자존심 상한다. 게다가 그런말을 하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비전략적이거나’ ‘몰전략적’인 선수라면 더더욱 자존심 상한다.

과연 전략은 무얼까…어디에 있는 걸까…제대로 된 전략을 구경 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