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만이 루퍼트머독의 이 위기관리 케이스를 수임했다고 하는데…이 인터뷰는 상당히 흥미롭다. 메시징과 미디어트레이닝의 기운 엿보기.
반복되는 메시지가 핵심 메시지다.
에델만이 루퍼트머독의 이 위기관리 케이스를 수임했다고 하는데…이 인터뷰는 상당히 흥미롭다. 메시징과 미디어트레이닝의 기운 엿보기.
반복되는 메시지가 핵심 메시지다.
루퍼트 머독이 지난 주말 전면 광고를 게재하면서 도청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제목은 “We Are Sorry”
사과 광고의 전형을 보여준다. 살펴보자.
도입부
“We are sorry. The News of the World was in the business of holding others to account. It failed when it came to itself.”
본문(I)
“We are sorry for the serious wrongdoing that occurred. We are deeply sorry for the hurt suffered by the individuals affected. We regret not acting faster to sort things out.”
본문(II)
“I realise that simply apologising is not enough. Our business was founded on the idea that a free and open press should be a positive force in society. We need to live up to this.”
마무리
“In the coming days, as we take further concrete steps to resolve these issues and make amends for the damage they have caused, you will hear more from us. Sincerely, Rupert Murdoch.”
결론적으로 분석해 보면:
하나 더 흥미로운 것은…
그러면 왜 처음부터 ‘I am sorry’가 아니었느냐 하는 것. 그러나 전체적인 문장 흐름을 보면 먼저 We를 내세우고 해결사로서 I를 등장 시키는 것이 더욱 극적이라는 분석.
마지막 사인(signature) 또한 루퍼트 머독으로 끝내면서 해결 주체로서의 포지션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는 부분도 주목
이 한 장의 사과문에는 CEO, Board members, 변호사들, 홍보담당자들(spin doctors), 기술적 작가들(Technical Writers), 관련 광고 전문가들의 땀이 베어 있다. 해외 기업들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그렇지만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작품(masterpiece)이다. 이 부분이 그들에게 부러운 부분이다.
아거님께서 소개/공유해 주신 칼럼. 멜버른 대학교 교수이신 Joshua Gans의 칼럼인데, 애플의 작년 안테나게이트 위기관리 사례를 분석해 주셨다. 제목이나 핵심 또한 아주 멋지게 정해주셨다.
How Apple Broke the PR Rules — And Got Away With It
– By breaking 5 key “rules” ingrained in the public relations playbook.
Joshua 교수께서 애플이 깨버렸다고 주장하시는 다섯 가지의 위기관리(PR) 룰을 한번 살펴 보고 내 나름대로의 의견을 붙여보았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 주체는 애플과 같은 기업이지만, 그 이슈의 핵심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있고, 커뮤니케이션의 열쇠 또한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속에 있다. 위기시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던, 어떤 자신감에 차있건 그것은 별반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지 못한다.
애플은 해당 위기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의 공감이 없기 때문에 사과하지 않은 것이고, 책임 또한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애플이 위기관리에 실패했다 보는 핵심이다. 칼럼에서는 그것을 도리어 룰을 깨고 성공한 핵심으로 보는데 그 시각이 독특하다.
하지만, 이 또한 애플 스스로가 이번 문제를 실수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일 뿐이다. 이 기자회견의 본질을 한번 들여다 보자. 이 기자회견은 소비자들에게 기대감을 주고 주지 않고를 떠나, 제품의 문제를 ‘일부’ 인정하고, ‘가벼운 형태의 리콜’을 발표하는 것이 주요 주제였다. 많은 매스미디어들이 애플의 이러한 발표에 대해 제품하자 인정과 리콜 부분에 촛점을 맞춘 것으로 알 수 있다. 애플은 이 미디어 이벤트를 통해 아주 깨끗한 사과와 헌신적 리콜 대신에, 어정쩡한 변명과 오만한 리콜을 발표했을 뿐이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의 배열을 들여다 보자. 항상 중요한 메시지를 맨 앞에 놓고 뒤로 갈 수록 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서양과 매스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메시지 배열 방식말이다. 그런 방식을 통해 애플의 메시지 배열을 보면, 애플이 케이스를 제공하면서 진행하는 경미한 리콜의 메시지를 아주 하찮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
스스로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아집이 이 메시지 배열에서도 목격된다. 어쩔 수 없어, 과도하게 민감한 소비자들 때문에 우리가 이런 favor를 마련했으니 이제 그만 해라 하는 투로 밖에 들리지 않는 것은 이러한 메시지의 우선 순위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떤 기업도 스스로가 위기에 처했을 때 비슷한 이슈를 가지고 있는 다른 경쟁사들을 끌고 들어가는 것은 피한다. 그렇게 경쟁사들을 끌고 들어가서 얻는 이득이 그러지 않고 위기를 관리하는 데서 오는 이득보다 적기 때문이다. 애플이 깨버린 것은 PR의 룰이 아니라, 기업 경영과 경쟁에 있어서의 ‘신사도’라고 볼 수 있다. 특유의 문화와 지위를 악용한 사례라고 본다.
누가 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에 처음 불을 붙였나? 소비자다. 그 소비자가 잡스에게 이메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 이메일에 잡스가 답변을 하지 않고, 그 과정이 매스미디어에 노출이 되지 않았더라면 이 업계의 비밀은 소리 없이 사라져갔을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이런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을 애플이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해 위기로 불거지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그에 대해 개선의 의지와 프로세스를 밝혔더라도, 이미 그것은 자사의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고육책으로서의 메시지였지, 이런 룰을 깨고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전략적이거나 주도적이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 칼럼의 마지막 패러그래프를 보면 이런 주장이 나온다.
Apple broke all five rules in their management of AntennaGate — indeed, they broke a sixth and actually referred to the issue as “AntennaGate” — and drew the ire of public relations
experts. Their handling of the situation worked. The same option was available to any of its competitors and none of them seized the opportunity. They now look like fools.
애플이 스스로의 위기를 ‘안테나게이트’라는 표현을 써서 또 다른 PR룰을 깼다는 지적이다. 이 부분에서 이 칼럼을 쓴 교수님의 입장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안테나게이트’라는 단어에서 품어 나오는 애플의 억울함과 냉소를 읽지 못하는 거다.
결론적으로 애플은 공감하지 않았고, 늦었고, 대응에 있어 사소했으며, 메시지에 있어 자기중심적이었다. 경쟁사들에게도 핑거포인팅 했고, 확실하게 개선하거나 이슈를 해결하지도 못한 채 위기관리에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이슈가 스스로 잦아 들었던 것뿐이다.
앞으로 비슷한 통화품질의 이슈가 발생하면? 앞으로는 이런 방식을 따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소송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이 소송과 관련해 애플코리아 측은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20일 애플코리아 측은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도 AS(사후서비스) 관련 소송을 무수히 당하는데 애플만 부각됐다”라며 “회사 차원에서 크게 대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ZDNet Korea]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기술이나 법적으로 잘못이 없는데 언론에서 이번 소송을 너무 크게 다룬다”며 “지난 달 아이폰4를 출시하면서 한국서 부분수리를 지원하는 등 AS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강조했다. [ZDNet Korea]
1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올해 2월 아이폰 3GS를 구입한 이 모양(13)이 최근 “AS에 필요한 비용 29만400원을 지급하라”며 아이폰 제조사 한국법인인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애플코리아측의 입장은 위와 같다. 일간지 쪽의 문의에는 ‘노코멘트’ 포지션을 유지했지만, IT전문지의 문의에는 ‘일정 속내’를 표현한 듯 하다.
ZDNet의 보도에서 인용된 메시지들을 보면 애플코리아측은 언론의 편향적인 보도에 상당히 불만이 많은 듯 하다. 국내 기업과 차별 받고 있다 생각을 하는 거다. 또한 소송관련 포지션에 있어서도 아주 강력한 not guilty를 주장하며 억울해 하고있다.
애플측의 이런 포지션에 대한 몇가지 의문.
1. 왜 애플코리아는 한국 내에서 스스로 차별 받고 있다고 생각할까?
수많은 애플빠들을 기억해보라. 애플코리아처럼 (심리적) 특혜를 받고 있는 외국기업이 아마 한국 기업 역사상 있었을까? AS는 당연히 중요하고 완전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 소송이나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과연 불만스러워 해야만 하는 일일 뿐일까?
2. 그러면 왜 애플코리아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비판을 받는 걸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의 커뮤니케이션 정책이 정 그렇다면 그런 오해나 비판, 루머들도 그냥 침묵으로 감수하는 것이 옳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기업이나 조직이 이해관계자들이 가지는 오해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게 아닌가.
3. 향후 국내에서 계속 이런 비판과 오해가 존재할까?
당연하다. 계속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정책’으로 간다면 조만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AS관련 규제의 샘플’이 될 확률이 존재한다. 애플 본사에서도 한국시장에 대한 더 큰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고, KT에서도 아주 전략적이고 심도 있는 조언 전달이 필요하리라 본다. 이번 예정된 애플코리아 임원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도 한국에서만 가능한 일 아닌가.
You Can Not Not Communicate. 회사의 정책이 어떻든 하기 싫든 좋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유기체들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살수는 없다. 특히나 물건을 파는 기업이면 더더욱.
토요타의 Jim Lentz가 ABC방송의 앰부쉬(Ambush) 인터뷰 공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상황이 상황이었던 때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어서인지 앰부쉬 인터뷰에 임하는 자세가 비교적 침착하다.
자세하게 인터뷰에 응하는 메시지들을 보면 Jim Lentz는 거의 완벽에 가깝게 훈련된(trained) 경영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황하는 기색을 재빨리 정리하고 회사의 핵심메시지를 끌어 들이는 블로킹과 브릿징 기술이 정확하다.
현재 내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고, 기억해 내고 있다. 갑작스러운 긴장과 놀람으로 인한 ‘의식의 마비’현상을 훈련된 익숙함으로 최대한 극복하고 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VIP 경호원 또는 어깨들이 언론사 기자를 밀쳐내거나, 취재 또는 인터뷰를 방해하는 모습이 없다. (이 부분은 항상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데 조직의 이미지와 직접 연결되는 부분이니 신경 좀 쓰면 어떨까?)
토요타가 2월초 대규모 리콜을 발표하면서 제작해 방송사들에 당일 배포했던 B-Roll이다. 위기시에 위기관리를 위해 CEO 인터뷰와 핵심메시지들을 정리 해 화면과 함께 B-Roll을 만들었던 거다. 우리나라 방송사들과는 약간 시스템이 틀려 우리에게도 이런 B-Roll이 현실적인지는 각 사가 고려할 사항이겠지만 확실한 부분은 있다. CEO를 통해 적시에 핵심메시지를 말하게 만들 수 있는 조직의 시스템과 품질에 관한 부분 말이다.
실제 기업과 각종 조직에서 위기관리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실무자들은 알 수 있다. 보도자료와 함께 이런 CEO B-Roll이 실제로 제작 배포되기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 불가능하다는 말이 더 맞겠다. 실제로…
Hewlett Took a P.R. Firm’s Advice in the Hurd Case
By ASHLEE VANCE and MATT RICHTEL
Published: August 9, 2010
SAN FRANCISCO — As the career of Hewlett-Packard’s chief executive Mark V. Hurd hung in the balance, a public relations specialist convinced the company’s directors that H.P. would endure months of humiliation if accusations of sexual harassment by a company contractor against Mr. Hurd became public.
But even after following the specialist’s advice, the company has not escaped criticism.
According to a person briefed on the presentation, the representative from the APCO public relations firm even wrote a mock sensational newspaper article to demonstrate what would happen if news leaked. The specialist said the company would be better served by full disclosure, even though an investigation had produced no evidence of sexual misconduct.
월요일자 뉴욕타임즈 기사다. 휴렛팩커드(HP) CEO 관련 위기관리(관련 기사)에 대한 비하인드 씬을 설명하고 있다. HP를 위해 APCO(미국 대형 PR회사)측의 위기관리 카운슬들이 HP임원들에게 위기관리 카운슬링을 제공한 모양이다.
결과론적으로 APCO의 조언이 HP에게 별반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뉴욕타임즈는 지적하는 것 같다. 상당히 흥미롭다.
다양한 시각을 감안해 볼 때 APCO측에서 HP임원진에게 회사측에서 성희롱을 메인으로 하여 해당 CEO를 경질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있으니 가능한 그 외 이슈를 앞에 내세워 소프트하게 CEO를 경질하자 조언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언은 곧 HP측에 의해 받아들여졌고, 그렇게 실행이 되었다.
그러나 사후 일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차라리 투명하게 모든 조사 결과를 밝히고 성희롱 부분에 대한 완전한 공개 또한 필요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한다.
APCO가 감안했던 활용 가능한 정보들은 우선 ‘타이거 우즈 신드롬 (사후 사회가 ‘성’적인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과 ‘성관련 이슈들을 경험했던 다른 기업들의 사례’ 그리고 마지막으로 HP CEO를 대상으로 하는 소송을 수임하고 있는 연예인 전문 변호사 Gloria Allred(그녀 관련 포스팅)의 존재감에서 많은 부담을 느낀 듯 하다. – Gloria는 상당한 위협이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카운슬을 제공할 수 있었을까? 무조건 full disclosure를 주장해야 옳았을까? 그런 high profile 전략을 어떻게 임원들과 이사회에 책임감을 가지고 제안할 수 있을까? (사실 앞에서 APCO가 감안했던 몇 가지 정보들을 중심으로 상황을 바라보면 나 같아도 APCO와 비슷한 조언을 했었으리라는 게 솔직한 느낌이다)
APCO가 HP건으로 뉴욕타임즈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것 자체 또한 APCO에게는 서비스 신뢰와 명성과 관련된 위기겠다. 위기관리, 여러모로 참 힘든 일이다.
애플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스티브 잡스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일부 기자들과 가젯 전문가들이 ‘엔지니어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지적을 해주었는데, 상당부분 동의한다.
We’re not perfect. 이 메시지는 상당히 터칭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라고 본다. 하지만, (다른) 모바일 폰들도 퍼펙트 하지 않다(and…phones are not perfect…either)는 메시지는 한번 곰곰이 그
효용성을 한번 되돌아 볼일이다. (물론 엔지니어 관점이 아닌 일반 소비자 관점에서, 또한 애플빠라고 불리는 가젯 러버들이 아닌 애플의 아이폰을 다른 휴대폰 같이 전화기와 일상 커뮤니케이션 툴로만 사용하는 일반 유저들의 입장에서)
또한 문제의 그 안테나 시스템을 ‘very advanced and new antenna system‘이라고 (엔지니어 입장에서) 정의한 부분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위기 요소의 정의라는 측면)
전반적으로 이번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발표하는 것도 특이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커뮤니케이션 태도(attitude)에 있어 애플의 입장이 소비자의 입장에 서기 보다는 철저하게 성스러운 가젯을 창조해 하사한 (스스로를 너무나 자랑스러워 하는) 엔지니어의 입장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특이하다.
사람이나 애플 개발자들이 퍼펙트 하지 않다는 것(We’re not perfect)은 사실이다. 위기시 명확한 사실에 대한 인정은 공감을 자아낸다. 그러나 모든 폰이 퍼펙트 하지 않다는 주장은 기본적으로 위기시 ‘핑거 포인팅하지 말라‘는 원칙에도 어긋나지만,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든 메시지다.
“옆 정육점 고기도 상했고, 뒤 정육점 고기에서도 냄새가 나니까, 약간 색깔 변질된 고기를 우리 정육점에서 사신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런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행이다. 우리는 행복한 거야“라 생각할 일반 소비자가 누가 있을까?
또한 자신들의 제품에 장착된 안테나 시스템이 ‘very advanced and new system’이라 주장하는 것은 이번 이슈의 본질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메시지로 보여 민감하다. 모든 제품을 돈을 지불하고 사는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구매를 결정한다. 그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지 몰라도 very very very advanced and new’하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희가 만든 자동차에 브레이크 장치가 가끔 잘 작동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브레이크는 세계 최초로 무선작동하고 기름튜브로 제어되는 시스템이니 만족 하실 겁니다”하는 메시지와 다름 없지 않나.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OS를 새로 릴리즈 했으니 그걸 다운 받아. 그리고 무상으로 케이스를 줄 테니 씌워. 그래도 맘에 안 들면 풀 리펀드 해 줄께“하는 메시지를 해당 위기 해결을 위한 솔루션으로 제공했다.
실제 제품에 대한 불만으로 리펀드을 신청한 소비자들이 생각보다 적다 하는 등의 정확한 넘버들은 분명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전제와 태도로 인해 스티브 잡스의 위기관리 메시지는 상당부분 그 효과가 반감되지 않았나 하는 분석이다.
좀 더 인간적으로 일부, 아주 일부 컴플레인 하는 소비자들과 더 공감했으면 어땠을까? 블룸버그 보도를 쓰레기라고 하기 전에 그 보도 사실관계를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런 보도에도 감사하는 아량 있는 태도는 어땠을까?
스티브 잡스에게 ‘케이스‘를 구걸하는 사람들처럼 소비자 스스로 느끼게 하기 보다는, 자신들 스스로가 퍼펙트 하지 못하기 때문에 좀 더 퍼펙트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하면서 소비자들과 마주 앉아 쓰다듬으면서 대화하는 모습은 어땠을까?
다른 안테나 시스템들도 퍼펙트 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보다는, 어떤 회사보다도 더욱 더 퍼펙트 한 안테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개선 의지를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소비자들의 관심과 지적에 깊이 감사하면서…인간적인 애플이 되겠다고 말하면 어떨까?
그래야…스티브의 슬라이드 속에 내걸린 메시지.
‘We want to make all of our users happy’
‘We care about every user’
이 메시지가 (애플빠가 아닌) 일반소비자들의 마음속을 터칭 할 수 있지 않을까? 좀 더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스티브의 메시지를 듣고 도리어 왜 우리 같은 일반 소비자가 스스로 ‘We’re not perpect’라는 느낌을 받을까 하는 것이 핵심인거다.
BP가 지난주 오일캡을 박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최근 걸프 해안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이번 BP의 위기관리 디테일들 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 영화배우 케빈 코스트너를 기자회견에 참여시켰다. (실무적으로 왜 그가 그 자리에 있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아도 공감)
BP가 다들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하는데, 몇 가지 잘한 점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1.온라인/소셜미디어 활용 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이제 미국에서는 온라인 / 소셜미디어를 위기시에 유용한 매체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는 느낌)
2. 오프라인 광고, 캠페인, 제작물 등에 있어 아주 품질이 높고 다양한 어프로치들을 실행했다.
3. 지역커뮤니티, 지역정부, 지역단체 등과 해당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다양하게 함께 협조하고, 캠페인을 진행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one voice를 내기 위한 제반 활동들을 진행했다.
4. 이번 케빈 코스트너의 위기관리 활용은 별도로 눈에 들어온다. – 실행 logic이 흥미롭다.
스티브 잡스는 다른 이메일을 통해 “휴대폰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안테나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 이건 모든 휴대폰 제조사들이 다 동일하게 갖고 있는 문제다. 아이폰4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아이폰4를 잡은 손이 문제다. 만약 아이폰4를 사용하면서 통화 감도가 크게 떨어진다면 메탈 테두리 부분을 잡지 말거나 이 부분을 가릴 수 있는 별도의 케이스를 사용하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애플측은 이 같은 스티브 잡스의 발언이 공식 입장이라고 확인했다. 아이폰4의 통화 감도 불량 문제를 공식적으로 시인한 것. 하지만 애플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가 휴대폰을 잡는 방법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나선 셈이다.[아시아경제]
만약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 삼성이나 LG등의 CEO가 이런 이메일을 쓰고 답변과 주장을 했다면 어땠을까?
애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나 AS방식을 보면 한마디로 ‘자기 중심’적이라는 느낌이 많다. 부품교환도 안되고 리퍼만 교체된다는 ‘자신들의 원칙’이나, 자신의 기존 아이폰에 흉터가 있으면 리퍼 교체시 상당한 비용을 청구한다거나, 한국에는 공식적으로 수리를 맡길 곳이 없다거나 (중국으로 보내야 한다거나)…이런 서비스에 ‘환호’하는 소비자들도 사실 공평하지는 않은 태도로 보인다.
스티브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번과 같은 메시지는 아니다. 상당히 엔지니어 스타일 답변이라
듣기에 기계적으로 들린다. 분명히 해당 소비자가 이메일에 “It appears to be a common issue”라는 지적을 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비슷한 컴플레인을 하는데…그 많은 소비자들을 바보로 만들어 버렸다.
휴대폰을 사용하는 모든 소비자가 휴대폰 엔지니어는 아니다. 엔지니어들일 필요도 없다. 만약 스티브의 경우 자신이 사용하는 비데가 종종 오작동 하면 ‘엔지니어’ 마인드로 “그럴 수도 있지…내가 용변 보는 자세가 틀린 거 아닌가?”하고 자세를 스스로 바꾸려고 노력할지 궁금하다.
입장 바꿔서 통하지 않을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애플이라도…
BP 본사가 위기관리 역량을 과신한 것도 실수였다. 위기관리 컨설팅업체인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는 “BP가 자신의 위기관리 능력을 부풀려 미국 정부에 보고했고 이 부분이 미국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정부나 상대방의 신뢰를 얻기 위해 기업들이 자신들이 수행 불가능한 약속을 해놓고 이를 미리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위기 때 특히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Weekly Biz]
조선일보 박수찬 기자님께서 이메일을 통해 BP 위기관리에 대한 의견을 물어오셨다. 퇴근 직전에 받은 이메일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두서 없이 정리해 나의 의견을 보내드렸었는데, 오늘 나의 의견 일부가 게재 되었다.
BP의 위기관리 사례는 토요타 사례와도 비슷한 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글로벌 경영을 지향하는 기업들에게도 많은 insight를 준다.
하단은 박기자님에게 전달한 ‘BP 위기관리로 보는 교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