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스티브 잡스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일부 기자들과 가젯 전문가들이 ‘엔지니어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지적을 해주었는데, 상당부분 동의한다.
We’re not perfect. 이 메시지는 상당히 터칭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라고 본다. 하지만, (다른) 모바일 폰들도 퍼펙트 하지 않다(and…phones are not perfect…either)는 메시지는 한번 곰곰이 그
효용성을 한번 되돌아 볼일이다. (물론 엔지니어 관점이 아닌 일반 소비자 관점에서, 또한 애플빠라고 불리는 가젯 러버들이 아닌 애플의 아이폰을 다른 휴대폰 같이 전화기와 일상 커뮤니케이션 툴로만 사용하는 일반 유저들의 입장에서)
또한 문제의 그 안테나 시스템을 ‘very advanced and new antenna system‘이라고 (엔지니어 입장에서) 정의한 부분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위기 요소의 정의라는 측면)
전반적으로 이번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발표하는 것도 특이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커뮤니케이션 태도(attitude)에 있어 애플의 입장이 소비자의 입장에 서기 보다는 철저하게 성스러운 가젯을 창조해 하사한 (스스로를 너무나 자랑스러워 하는) 엔지니어의 입장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특이하다.
사람이나 애플 개발자들이 퍼펙트 하지 않다는 것(We’re not perfect)은 사실이다. 위기시 명확한 사실에 대한 인정은 공감을 자아낸다. 그러나 모든 폰이 퍼펙트 하지 않다는 주장은 기본적으로 위기시 ‘핑거 포인팅하지 말라‘는 원칙에도 어긋나지만,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든 메시지다.
“옆 정육점 고기도 상했고, 뒤 정육점 고기에서도 냄새가 나니까, 약간 색깔 변질된 고기를 우리 정육점에서 사신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런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행이다. 우리는 행복한 거야“라 생각할 일반 소비자가 누가 있을까?
또한 자신들의 제품에 장착된 안테나 시스템이 ‘very advanced and new system’이라 주장하는 것은 이번 이슈의 본질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메시지로 보여 민감하다. 모든 제품을 돈을 지불하고 사는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구매를 결정한다. 그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지 몰라도 very very very advanced and new’하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희가 만든 자동차에 브레이크 장치가 가끔 잘 작동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브레이크는 세계 최초로 무선작동하고 기름튜브로 제어되는 시스템이니 만족 하실 겁니다”하는 메시지와 다름 없지 않나.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OS를 새로 릴리즈 했으니 그걸 다운 받아. 그리고 무상으로 케이스를 줄 테니 씌워. 그래도 맘에 안 들면 풀 리펀드 해 줄께“하는 메시지를 해당 위기 해결을 위한 솔루션으로 제공했다.
실제 제품에 대한 불만으로 리펀드을 신청한 소비자들이 생각보다 적다 하는 등의 정확한 넘버들은 분명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전제와 태도로 인해 스티브 잡스의 위기관리 메시지는 상당부분 그 효과가 반감되지 않았나 하는 분석이다.
좀 더 인간적으로 일부, 아주 일부 컴플레인 하는 소비자들과 더 공감했으면 어땠을까? 블룸버그 보도를 쓰레기라고 하기 전에 그 보도 사실관계를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런 보도에도 감사하는 아량 있는 태도는 어땠을까?
스티브 잡스에게 ‘케이스‘를 구걸하는 사람들처럼 소비자 스스로 느끼게 하기 보다는, 자신들 스스로가 퍼펙트 하지 못하기 때문에 좀 더 퍼펙트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하면서 소비자들과 마주 앉아 쓰다듬으면서 대화하는 모습은 어땠을까?
다른 안테나 시스템들도 퍼펙트 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보다는, 어떤 회사보다도 더욱 더 퍼펙트 한 안테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개선 의지를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소비자들의 관심과 지적에 깊이 감사하면서…인간적인 애플이 되겠다고 말하면 어떨까?
그래야…스티브의 슬라이드 속에 내걸린 메시지.
‘We want to make all of our users happy’
‘We care about every user’
이 메시지가 (애플빠가 아닌) 일반소비자들의 마음속을 터칭 할 수 있지 않을까? 좀 더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스티브의 메시지를 듣고 도리어 왜 우리 같은 일반 소비자가 스스로 ‘We’re not perpect’라는 느낌을 받을까 하는 것이 핵심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