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거님께서 소개/공유해 주신 칼럼. 멜버른 대학교 교수이신 Joshua Gans의 칼럼인데, 애플의 작년 안테나게이트 위기관리 사례를 분석해 주셨다. 제목이나 핵심 또한 아주 멋지게 정해주셨다.
How Apple Broke the PR Rules — And Got Away With It
– By breaking 5 key “rules” ingrained in the public relations playbook.
Joshua 교수께서 애플이 깨버렸다고 주장하시는 다섯 가지의 위기관리(PR) 룰을 한번 살펴 보고 내 나름대로의 의견을 붙여보았다.
- Apologize and take full responsibility.이칼럼에서는 애플이 즉각적으로 사과를 하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전략으로 기존의 PR룰을 깨뜨렸다고 주장한다. 애플은 그들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 주체는 애플과 같은 기업이지만, 그 이슈의 핵심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있고, 커뮤니케이션의 열쇠 또한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속에 있다. 위기시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던, 어떤 자신감에 차있건 그것은 별반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지 못한다.
애플은 해당 위기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의 공감이 없기 때문에 사과하지 않은 것이고, 책임 또한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애플이 위기관리에 실패했다 보는 핵심이다. 칼럼에서는 그것을 도리어 룰을 깨고 성공한 핵심으로 보는데 그 시각이 독특하다.
- Don’t create expectations with a mediaevent.최초 위기 발아가 된 소비자 이메일 부터 장장 몇 주가 지나 애플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칼럼에서는 애플이 ‘미디어 이벤트를 통해 불필요한 기대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PR 룰을 깨버렸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이 애플의 기자회견 소식에 문제개선의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었는데, 애플은 문제해결을 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또한 애플 스스로가 이번 문제를 실수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일 뿐이다. 이 기자회견의 본질을 한번 들여다 보자. 이 기자회견은 소비자들에게 기대감을 주고 주지 않고를 떠나, 제품의 문제를 ‘일부’ 인정하고, ‘가벼운 형태의 리콜’을 발표하는 것이 주요 주제였다. 많은 매스미디어들이 애플의 이러한 발표에 대해 제품하자 인정과 리콜 부분에 촛점을 맞춘 것으로 알 수 있다. 애플은 이 미디어 이벤트를 통해 아주 깨끗한 사과와 헌신적 리콜 대신에, 어정쩡한 변명과 오만한 리콜을 발표했을 뿐이다.
- Announce the give away first.이 칼럼에서처음 듣는 원칙인데, 기브 어웨이를 모두에 발표하지 않고, 마지막에 발표했다는 부분에서 애플이 기존 룰을 깨버렸다는 지적을 이 칼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의 배열을 들여다 보자. 항상 중요한 메시지를 맨 앞에 놓고 뒤로 갈 수록 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서양과 매스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메시지 배열 방식말이다. 그런 방식을 통해 애플의 메시지 배열을 보면, 애플이 케이스를 제공하면서 진행하는 경미한 리콜의 메시지를 아주 하찮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
스스로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아집이 이 메시지 배열에서도 목격된다. 어쩔 수 없어, 과도하게 민감한 소비자들 때문에 우리가 이런 favor를 마련했으니 이제 그만 해라 하는 투로 밖에 들리지 않는 것은 이러한 메시지의 우선 순위 때문이 아닐까 한다.
- Avoid specific comparisons withcompetitors.이 칼럼에서는 애플이 ‘경쟁사들과의 특정적인 비교를 하지 말라’는 PR룰을 깨고 위기관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또한 애플의 특유한 기업문화와 업계 위상과 연결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어떤 기업도 스스로가 위기에 처했을 때 비슷한 이슈를 가지고 있는 다른 경쟁사들을 끌고 들어가는 것은 피한다. 그렇게 경쟁사들을 끌고 들어가서 얻는 이득이 그러지 않고 위기를 관리하는 데서 오는 이득보다 적기 때문이다. 애플이 깨버린 것은 PR의 룰이 아니라, 기업 경영과 경쟁에 있어서의 ‘신사도’라고 볼 수 있다. 특유의 문화와 지위를 악용한 사례라고 본다.
- Don’t air your industry’s dark secrets.이칼럼에서는 또 ‘업계의 비밀을 들추지 말라’는 PR룰을 애플이 깨고 위기관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번 더 들여다보자. 애플이 이러한 비밀을 스스로 들추어 내어 성공했다는 말인가?
누가 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에 처음 불을 붙였나? 소비자다. 그 소비자가 잡스에게 이메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 이메일에 잡스가 답변을 하지 않고, 그 과정이 매스미디어에 노출이 되지 않았더라면 이 업계의 비밀은 소리 없이 사라져갔을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이런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을 애플이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해 위기로 불거지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그에 대해 개선의 의지와 프로세스를 밝혔더라도, 이미 그것은 자사의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고육책으로서의 메시지였지, 이런 룰을 깨고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전략적이거나 주도적이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 칼럼의 마지막 패러그래프를 보면 이런 주장이 나온다.
Apple broke all five rules in their management of AntennaGate — indeed, they broke a sixth and actually referred to the issue as “AntennaGate” — and drew the ire of public relations
experts. Their handling of the situation worked. The same option was available to any of its competitors and none of them seized the opportunity. They now look like fools.
애플이 스스로의 위기를 ‘안테나게이트’라는 표현을 써서 또 다른 PR룰을 깼다는 지적이다. 이 부분에서 이 칼럼을 쓴 교수님의 입장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안테나게이트’라는 단어에서 품어 나오는 애플의 억울함과 냉소를 읽지 못하는 거다.
결론적으로 애플은 공감하지 않았고, 늦었고, 대응에 있어 사소했으며, 메시지에 있어 자기중심적이었다. 경쟁사들에게도 핑거포인팅 했고, 확실하게 개선하거나 이슈를 해결하지도 못한 채 위기관리에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이슈가 스스로 잦아 들었던 것뿐이다.
앞으로 비슷한 통화품질의 이슈가 발생하면? 앞으로는 이런 방식을 따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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