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11월 142017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21편] 윗분들이 좀 배우셔야 할 텐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팀장급들에게 위기관리 교육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습니다. 설명해 주신 사례가 꼭 저희 회사 위기관리 수준이거든요. 임원인 제가 볼 때도 좀 더 윗분들이 위기관리를 배우셔야 한다고 봅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런 말씀을 많은 기업에서 듣습니다. 우리 윗분들이 저런 원칙을 좀 들어야 하는데 하는 이야기들이죠. 저도 예전에는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윗분들이 좀더 관심을 가지셔야 위기관리도 잘 될텐데요” 같은 답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케이스에서 실제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자분들과 마주 앉아 논의 하다 보니까 그와는 다른 생각을 점점 하게 됩니다. 제가 만나본 기업 내 최고 의사결정권자분들 중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없으시거나, 더 나아가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은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윗분들이 정말 어떻게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지를 모르셔서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분들이야 말로 성공하신 분들이시라 어떻게 해야 위기가 관리 될지에 대해서 사내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아는 분들이었습니다. 실제 일부 실무 임원분들도 위기 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분은 드뭅니다.

결국 위기관리는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알고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할 ‘사정’이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 같습니다. 그 ‘사정’이 무엇인가에 보다 주목을 하셔야 하겠습니다. 상당한 ‘장애물’이 존재한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의사결정권자의 의중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 내부 정치적인 변수들도 그 일부일 것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것을 당연히 하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윗선에서 지시한 위기 대응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부서에게도 그 이유는 있습니다. 위기 시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같이 하는 조직원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차라리 이번 위기가 큰 전환점이 되면 더 좋겠다 생각하는 조직원들도 변수가 됩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나 위기관리 매니저라면 매 위기 케이스 마다 살아 움직이는 그 ‘사정’을 정확하게 정의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그 다음 번에는 보다 나은 위기관리가 가능합니다.

수 많은 다양한 ‘사정’이 있기 때문에 기업들 각각이 자기 자신만의 위기관리 전략과 실행방안을 찾는 것입니다. 외부인이나 전문가들이 찍어내는 전형적인 위기관리 전략이나 실행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가 됩니다.

실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할 때에는 의사결정그룹내에 ‘악마의 대변인’과 같은 분을 하나 지정해서 의사결정 과정에 지속적인 장애물을 던지는 역할을 맡기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실제적 사정을 집어 넣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모든 의사결정자들이 다시 한번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해법을 고안해 내게 되는 것이죠. 이 모든 것이 그 ‘사정’을 발견하기 위함입니다.

사내에서 많은 조직 구성원들이 위기관리를 알면서도 못하게 만드는 그 ‘사정’을 최고 의사결정자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사정’을 해결해 주고 그들이 아는 그대로 위기를 알아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일 것입니다.

외부에서는 종종 그 ‘사정’을 이해 못하기 때문에,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에게 “위기관리를 공부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일부 기업들은 그 조언을 받아들여서 정기적으로 임직원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교육을 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위기관리를 몰라서 못하는 기업은 없어 보입니다. 만약 진짜 전혀 몰랐다면, 그것은 위기관리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었거나, 조직 경영의 품질에 문제가 있는 곳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어떻게 보면 알아도 그렇게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그 원인이 바로 위기관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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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42013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7]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말라

[이코노믹 리뷰 기고문]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는 항상 책임을 동반한다. 이런 특성을 다루는 위기관리에 있어 기업은 관리를 강조하는 기업과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으로 나뉜다. 관리를 강조하는 기업은 우선 주요 핵심 임원들이 원팀 마인드를 형성한다. 반면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은 누가 말에서 올 것인지에 주된 관심을 쏟아 사후 수습만 가능하게 된다.

위기관리에 대해 이야기하며 많은 학자들은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 위기관리라 강조한다. 그것이 사후 위기관리 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러나 사실 정확한 의미로 보자면, 부정적 요인들을 사전에 감지하고 관리해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모든 활동들은 그 자체가 경영(management)이라 볼 수 있다. 경영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그 경영 말이다.

경영적 노력의 실패 또는 실수들로 인해 발생하게 된 위기를 적절히 관리하는 활동이야 말로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라고 부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위기관리를 사전적 노력과 사후적 노력으로 나누어 이해하려 하지만, 이런 분절적인 시각보다도 평소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한 모든 노력들이 곧 경영(management)이라는 개념을 형성하는 것이 좀 더 발전적인 위기관리관이라고 본다. 당연 그 경영의 책임은 최고경영자에게 있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위기들을 분석 해 보면 그 위기 특성에 있어 조직 자체가 상당 부분 부주의했거나, 사려 깊지 못했거나, 일정부분 의도적이었거나, 형편 없는 의사결정으로 인한 것들인 경우들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위기관리의 실패가 아니라 경영의 실패라는 지적을 해도 딱히 다른 할말들이 없어 보인다.

이런 환경에서 더욱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부분은 위기가 발생하게 된 이후다. 많은 기업들이 해당 사건/논란의 책임을 물어 관련 임원들을 경질한다. 기본적으로 위기 발생 직 후 위기관리의 책임을 지는 임원들을 경질하는 것은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기업의 낮은 관심과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다. 해당 위기를 발생시킨 책임을 묻는 다면 책임 질 사람은 경영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어야 맞다.

위기관리를 해야 할 임원들을 경질하는 것은 해당 위기를 관리해야 할 중요한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다는 의미다. 새롭게 임명되어 그 책임을 물려 받게 된 임원들은 그러면 어떤 활동이 가능할까? 수습뿐이다. 새 임원들은 위기관리 보다는 수습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문제의 원인과 발생 프로세스 그리고 대응 방식들에 대한 돌아봄과 분석 개선 보다는, 신속한 수습과 사후 처리에 몰두하게 되니 동일한 위기 재발 시 더 나은 위기관리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새롭게 책임 지게 된 임원들 스스로도 일단 수습이 끝나면 다시 조마조마 해 지게 마련이다. ‘전임 임원도 이런 일로 경질 되었는데, 앞으로 재수 없이 또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나도 경질을 당 할 것이 뻔하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되기 때문이다. 당연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위기 발생을 억제 예방하는 경영(management) 활동 보다는 운()에 의지하거나 위기 사실을 축소 또는 은폐하려는 시도(try)들이 조직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옛말에도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했다. 이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장수가 그 전쟁을 가장 잘 아는 장수이며, 어떻게든 그 전쟁에 이겨 나라를 구할 책임을 진 사람이라는 의미다. 또한 장수에 대한 일관된 지원을 통해 그 장수가 국가의 신뢰에 힘입어 더욱 더 큰 충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기업 위기관리에서도 이 지혜는 똑같이 적용된다.

기업 오너나 CEO들은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안팎으로 창피해 하기 보다는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 하지 못한 것을 좀 더 창피해 해야 한다. 위기는 경영적 원인으로 언제나 발생 가능하다. 창피 해 하기 보다는 위기를 관리 할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 제대로 된 조직은 그러한 경영적 실수와 문제들을 적절하게 관리해 위기관리에 성공한다. 그러나 어딘가 부족한 조직은 위기가 발생하면 매번 장수를 바꾸고 수습에만 집중한다. 위기관리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임원들은 그저 소방수들로 전락하고, 그 와중에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된다.

위기관리에 성공을 원하는 CEO라면 평소 경영적 시각으로 위기를 바라보자. 핵심 임원들로 하여금 그들의 전문성과 평소 구축한 체계에 따라 해당 위기를 즉각 관리할 수 있게 배려하고 지원하자. 그들을 말에 내려오게 하기 보다는 말에 오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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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한국기업들의 위기, 경영의 문제? 위기관리의 문제?

기업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의 유형들을 스트래티지샐러드에서는 총 87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121개 유형으로 또 분류한다. [출처: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매뉴얼 체크리스트 2013]


이 유형들 중 한국 기업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위기 유형들의 특성들을 분석 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징을 보인다.

1. (기업이) 의도적으로 발생 시키는 위기
2. Guilty성 위기
3. 구조적인 위기

많은 학자들과 실무 전문가들이 위기관리를 사전 위기관리와 사후 위기관리로 구분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관리라는 개념하에 사전적 위기관리를 집어 넣는 것이 실제로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평소 위기 유형들을 분석 해 자사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미연에 발견하고, 완화 시키고, 억제 방지하고, 대비하는 모든 활동들. 즉,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 또는 요소들에 대한 사전적 관리는 위기관리 이전에 곧 경영(management)의 영역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위기관리는 평소 경영 활동에 의해 감지, 억제, 완화, 방지 되던 위기가 실제로 발생 해 가시적 영향을 미치게 된 상황을 관리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보면 위기 발생 이전에는 경영의 영역이고, 위기가 실제 발생한 시점 이후가 바로 위기관리의 주요 영역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위기관리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도 위기 발생 이전에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방지, 극복 활동들은 경영의 영역으로 구분되는 것을 원한다. 위에서 제시했던 한국기업들의 주요 위기 유형들의 특성을 보자.

1, (기업이) 의도적으로 발생 시키는 위기

예를 들어 시장 내에서의 지배적 위치를 이용 해 불공정한 사업 관행을 전개해 이득을 취하는 기업의 경우를 보자. 이런 사업 구조는 경영진의 관리 대상이고 책임이다. 이를 위기관리 관점에서 실무자들이 경고 해 불공정성을 해소 해 버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오너와 최고경영진들의 결단에 의한 개선이 없이는 해당 이슈는 곧 위기로 발화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미봉이나 모면, 발화 지연 전략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위기관리 전략이 성공했다 치더라도 해당 위기는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서 책임은 위기관리의 영역이 아니라 최고경영진의 경영 영역에 한정되어야 한다.

2. Guilty성 위기

예를 들어 생산시설 내 안전 조치나, 교육 그리고 사고 대응 장비들의 미비에 의한 안전사고 발생 경우를 들어 보자. 분명히 법적 규정에 따른 모든 제반 준비 체계를 갖추지 않았던 것이 주요 원인이다. 분명한 기업의 Guilty성 위기다.

이에 대한 관리도 경영의 영역이다. 최고경영진의 안전에 대한 철학과 그 구현 의지가 핵심이었다. 위기관리 실무자가 진단작업을 통해 생산시설에서의 안전 체계 미비를 지적한다 해도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 한 즉각적인 개선은 힘들었던 것이다.

안전사고는 반복되고 이에 대한 사후 위기관리도 똑같이 반복된다. 미봉, 무마, 모면 등이 최선이다. 끝까지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경영 노력이 없다면 위기관리의 성공은 불가능한 것이다.

3. 구조적인 위기

가장 흔한 예가 기업 경영진이나 오너에 의한 문제다. 한국적 지배구조상에서 기업 경영진 및 오너의 management override에 대해 기업 내 어느 누가 사전 감지, 억제, 완화, 방지가 가능할 수 있겠나?

이 또한 경영 그 자체의 영역이고 책임인 부분이다. 위기관리 실무자, 즉 예를 들어 감사팀 등이 오너의 management override를 감지했다 해도 이를 근본적으로 사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실무진들에게는 없어 보인다.

이상 같이 한국적 위기 특성들에서 위기관리 활동으로 실행 가능한 전략은 모면, 무마, 미봉, 발화지연 등이 전부일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럼에도 반복적인 동일 또는 유사 위기의 발발은 당연하게 된다.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시스템의 아노미(anomie) 상태의 지속]

한국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는 위기관리의 부실이나 실패가 문제 핵심이 아니라, 경영의 부실과 철학 부재, 낮은 품질을 핵심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매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옵션 속에서 고민한다. 또, 근본적 위기관리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선을 그어 실행에 엄두 조차 내지 못하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진 출처: Flickr [http://www.flickr.com/photos/53370644@N06/4975888229/sizes/m/in/photolist-8zGJdn-bWf8Ud-bWf9d1-bWf965-85hsb8-bWf8Zj-bWf8Cw-bWf8MU-bWf8JC-bWf8Fd-dD7gsM/]


경영이 그대로 인데, 위기관리가 더 나아질 순 없다.

근본적으로 위기 발생의 책임은 최고경영자에게 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는 현실에서 웬만해서는 위기발생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신 위기관리가 잘 못되었다고 책임자들을 비판한다. 최고경영진들이 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한국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란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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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기업은 소통하겠다는 과욕을 버려라

사람에게도 되고 싶은 것이 있는 반면, 될 수 있는 것이 있다. 70년대 당시 많은 어린이들은대통령을 꿈꿨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지금 그냥 성실한 중년 가장으로 만족하고 있다.

기업에게 언제부터인가소통이라는 주문들이 너무 많다. 소셜미디어 시대가 도래했으니 소비자들은 물론 국민들과 온전히 소통하라는 주문이다. 소통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시기는 아마 몇 년전 광우병 이슈가 불거졌을 때부터가 아닐까 한다. 당시에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소통불능을 꼬집기 위한 하나의 프레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소셜미디어의 활성화를 기반으로 이 소통 프레임은 기업에게도 옮겨갔다. 소통이라는 의미는 좋은 의미다. 절대 필요 없다는 생각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에게 소통은 여러 현실적 한계가 존재할 뿐 아니라 거의 불가능한 이상향이라는 것이 문제다.

먼저, 소통이라는 것은 경영적 단어거나 측정 가능한(measurable) 비즈니스 활동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유행에
따라 인문학을 기반으로 하는 경영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MBA출신의 경영인들이 듣기에는 참으로 손발 오그라드는 주문이 아닐까 한다.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이전의 관계(Relationship)와 이 새로운 소통은 또 어떻게 다른가 하는 질문이 끊임 없이 이어진다. ‘왜 소통이냐?’ 하는 질문에도 경영적인 답은 궁색하다.

둘째, 기업은 소통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은 기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기업의 목적이 소통 그 자체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물론 소통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좋은 과정이라는 의미는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이 소통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소통이전에 우리 기업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게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더 어울리지 않나 한다.

셋째, 기업은 결코 완전하게 소통할 수 없다. 과욕을 버리자는 거다. 기업을 구성하는 CEO부터 모든 직원 개개인을 생각해 보자. 개인으로서도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못하는 개인들이 대부분 아닌가? 어떻게 그런 조직원들이 모여 기업 차원의 소통을 감히 꿈꿀 수 있나? 근본적으로 기업은 완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다이상을 버려라. 단지 우리는 소통하고 있다 착각하는 주체일 뿐이다.

넷째, 의외로 소비자들도 기업들이 소통하는 것을 그리 원하지 않는 듯하다. 소셜미디어상의 많은 기업들이 소통을 목적으로 자신들의 여러 SNS 플랫폼들을 통해 소통을 시도한다. 소통한다며 신제품을 뿌리고, 쿠폰을 날려준다. 소통하기 위한 초청장을 전달하고, 사용후기를 요청한다. 자사 직원들의 일 거수 일 투족을 많은 소비자들도 궁금해 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자신들의 여러 속 이야기들로 소통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 부담스럽다. 그냥 우리가 원할 때 제대로 된 답변이나 들었으면 하는 것뿐이다. 물론 그 소비자들도 근본적으로는 소통과는 거리가 먼 존재들이다.

다섯째, 기업 스스로 소통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다. CEO가 직원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가수 포미닛의 춤을 춘다. 50대 임원들이나 교수들이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단체 군무에 열중한다. 누구는 색소폰을 불고, 누구는 마술 쇼를 한다. 직원들은 길거리에 나와 난데없이 인사를 해대고, 캠페인 복장을 하며 담배꽁초를 줍는다. 각종 SNS에서 하루도 빠짐 없이 사람들과 지저귀고 댓글로 감사를 전한다. 상당히 행복한 착각이다. 하지만, 진짜 필요한 소통에는 얼마나 뒤를 돌아보고 있는가? 은행의 금융 상품 소개 전단을 읽어봐라. MBA출신들도 이해가 완벽하지 않을 수준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자 열려있는 게시판은 없어진 지 오래다. 문제가 있어 수신자부담 전화를 걸어봐라 답변이 시시껄렁하다. A/S를 원해봐라 시간이 없어 바쁜 소비자에게 제품을 가지고 언제 어디로 나와달란다 그리고 찾아가란다. 분명 둘 중 하나는 착각이다.

소통이 만약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라고 한다면 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소통(Communication) 그 자체라기 보다는 소통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바로 Communication이 아니라 Management다. 관리 또는 경영 할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에게 독(毒)이며 악(惡)이다. 아무 쓸모 없고 부정적 결과만 확대 재생산하기 때문이다.

기본부터 차근차근 소통 관리관점에서 점검 하는게 옳다. 과연 우리가 기존의 모든 이해관계자 접점에서 올바른 소통 관리를 하고는 있는지 점검해보자우리가 기존 우리의 메시지를 관리하려 하기 이전에 내 외부 이해관계자를 관리하려 했거나, 적대적 미디어를 관리하려 했거나, 익명의 많은 네티즌들을 관리하려 과욕을 부렸었던 것은 아니었나 한번 뒤돌아 보자.

소셜미디어가 새롭다고 너도 나도 소통의 도구이자 장이라 외치는 것에만 너무 관심을 두지는 말자. 어차피 관리되지 않는 또 다른 소통은 필요 없다. 우리가 과연 먼저 관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차근차근 관리하자. 그리고 그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어떻게 우리의 메시지를 관리해 새롭게 소통 관리에 성공할 것인지 더 깊이 생각해 보자. 물론 그냥 소통 그 자체를 선()으로 생각하지 말자. 지금처럼 쥬니어들에게 그 위험한 소통의 임무를 떠 넘기지만 말자.

갑작스런 분위기에 허겁지겁 되지도 못할 대통령을 꿈꾸는 철부지 어린이로 평생 남지 말자는 이야기다.

 

3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숫자가 점점 좋아진다

JESS3 / The State of The Internet from Jesse Thomas on Vimeo.


숫자가 점점 좋아진다. 학교 시절에는 숫자가 불편하더니,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숫자만큼 확실하고 안정감을 주는 것이 없다.


비즈니스에도 숫자의 의미는 항상 중요하다. PR이 거대한 비즈니스로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해 보이는 이유? 어느 정도는 ‘숫자’에 있다고 본다.


소셜미디어 마켓. 숫자를 보고 있으면 그 힘이 느껴진다. 의사결정을 자극하게 되는 숫자들이다.


단, 우리나라. 한국. 한국의 소셜미디어 마켓에 대한 위와 같은 비디오들을 구경하고 싶다. 어디 없을까?

8월 04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2 Responses

페놀 박피 – 공통된 위기관리 메시지

어제부터  페놀 박피 성형의 부작용에 대해 많은 언론이 대서특필하고있다. 시즌성 기사이기도 하지만, 워낙 비주얼이 강력해 일반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이 케이스를 보면서 기업들의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기억해 본다. (보통 이정도 충격적인 비주얼과 관련된 케이스들은 아니지만, 인체유해 논란에 대한 것들)

보통 이런 특이나 이상 소견이 발견되어, 위기상황으로 해당 이슈가 성장하게 되면 기업의 제품 또는 서비스 담당자들은 위기관리 코치들에게 내부적으로 90% 이상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실 이 시술이 모든 환자들에게 부작용이 생기는 건 아니에요. 우리 병원에서 시술받은 사람들이 수천명이 넘는데…왜 이 10명정도만 이러겠어요. 이건 개개인의 체질문제라. 일부 개인 체질상 부작용이 나타난거지…전체 시술이 잘 못된게 아니라구요”

간단하게 그 주장하는 바를 정리해 보면 ‘우리가 문제가 아니라 해당 환자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주장들은 다른 기업들에서도 최초에 내부적으로 다양하게 다루어진다.

  • 석면? 에이…제품에 들어가있다는 석면이 되면 얼마나 되겠어. 식약청에서 괜히 호들갑을 떠는 거지…그냥 공사장에서 지나가다 흡입하는 량의 천분의 일도 안될껄
  • 다이옥신? 그거 한두번 노출된다고 죽나? 그게 수십년 몸에 축적이 되야 뭐 이상이라도 하나둘 나타나는 거지…
  • 멜라민? 안죽어. 중국에서는 너무 다량으로 들어가 있으니까 애기들이 일부 사망한적도 있지,,,우리 제품에 들어있는 량은 극히 미량이라서 괜찮아
  • 방사능? 공기중에도 방사능이 있다는 거 알아? 산꼭대기 올라가봐…지반이 높을수록 공기중 방사능 농도는 더 높아요. 괜히 호들갑이지…
  • 불소? 괜찮아…애기들 치약속에 조금있는 량으로는 인체에 해가 없어요. 그냥 애들 치약이니까…엄마들이 불안하다 하는거지. 이게 감정의 문제라…


보통 이런 자기합리화 주장들이 최초 내부적으로 공유된다.

하지만 위기관리 코치들이…”예. 그럼 그런 내용을 메시지화 해서 회사 공식입장으로 정리를 할까요?”하고 나오면 거의 대부분은 “글쎄…그건 그거고. 그걸 공식입장으로 말하기에는 조금 그렇지?”하고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게 마련이다.

스스로 해당 메시지가 적절하지 않다는 감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소비자나 고객의 인체에 해를 끼친 사례가 ‘단한건’…’단한건’이라도 발생했다면 이에 대해서는 일단 무조건적으로 100% 공감해야 한다. 사과와 대응의 문제는 그 다음이다. 원인규명 결과에 따라 차후 사과와 대응은 선택되어져야 할 옵션이다.

왜 우리가 해당 소비자의 독특한 케이스에 공감하고 사과까지 해야 하나?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너무 기초적이라 생략한다.

반면 이번 페놀박피 케이스에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진행되지 않는게 당연하다. 해당 비지니스가 더 이상 존속하지 못할 것이 확실하고, 해당 비지니스 경영 주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그들에게 필요가 없는거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경영의 지속성을 전제로 한다.

 

10월 142008 Tagged with , , , , , , 7 Responses

제일 나쁜 직원은 누굴까?

조직을 위해 가장 나쁜부류의 직원은 어떤 타입일까? 어제 퇴근을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 봤다. 직원들이 여러가지 타입들이 있어 보이지만 정리하면 크게 4가지 타입으로 정리가 된다.

예를 들어보자.

상사: “블로그 하세요. PR담당자로서 상당히 필요합니다.”

  • A: “네, 알겠습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록 잘하지는 못해도 실제로 실행을 한다.)
  • B: “네, 알겠습니다.” (답변만 하고 실행은 안한다. 나중에 핑계가 많다.)
  • C: “네…” (솔직히 하길 싫다. 그냥 답변만 했다. 나중 실행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하기 싫다 어렵게 답한다)
  • D: “…………..” (답변도 안하고 당시에는 고개 정도만 끄덕인다. 나중에 실행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언제 그런 이야기를 하셨었나요?” 한다. 아무 관심도 없었던 거다.)

A, B, C, D 중에서 누가 조직에서 가장 나쁜 부류일까? 내 생각은 이렇다.

A,C,D의 경우는 그래도 낫다. 해법이 있기 때문이다. A 경우는 조직에서 포상을 해야 하는 모범 모델이다. C 경우에는 그 선수가 해당 업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개념을 개선시키거나, 아니면 그와 다른 업무를 지시하면 된다. D 경우에는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미끼를 제공하거나, 관심을 가지도록 자극을 가하면 된다.

그러나 B의 경우는 사실 답이 없다. 핑계는 수천만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를 권고하거나 지시하는 입장에서 자칫 이 부류들은 지시에 잘 따르는 부류로 오해하기 쉽상이다. A 타입과 종종 혼동이되곤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행이 없다는 데서 큰 차이가 있고, 이런 부류들이 중장기적으로는 조직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도로 저해 하는 주범들이 된다.

일각에서 핵심 가치를 1000번 강조하라, 700번 강조하라 하는데…B 타입에게는 이런 반복 조차 소용 없다. 핑계는 반복에 의해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강한 기업 내부에서는 구조적으로 B타입의 인력들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장치가 있는데, 그 이유가 타당하다. 성공적 경영을 위해 아주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