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PR 에이전시의 최고위 임원진이 우리 회사를 방문해서 우리 사장님과 나와 같이 캐쥬얼 회의를 했다. 일단 에이전시들끼리 만났으니 서로 서로 자신의 에이전시를 소개한다. 우리 회사 소개 슬라이드를 보면서 프리젠테이션을 듣던 그 고위임원분이 하시는 말씀.
“내가 여러 에이전시들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너희 저 슬라이드들이 참 맘에 든다. 많은 PR 에이전시들이 숫자에 익숙하지가 않고,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데 적용도 하지 않는데…너희는 다른 것 같다.”
내가 이야기했다.
“우리는 4개의 dimension으로 우리의 publicity 활동을 평가한다. 그 4개의 결과만 있으면 좀 더 나은 전략 개발이 가능해 지지.”
광고 에이전시가 성장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어찌됐건 숫자들을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준다는 거다. 월 수십억을 TVC에 쏟아 부으면서 숫자가 없으면 어떻게 그 예산을 합리화할 수 있을까. PR이야 전체 기업 예산에 있어서 새 발의 피라서 간과하는 것일 뿐, PR에게도 숫자는 필요하다.
그 임원은 또 이런 말을 한다.
“근데 사실 인하우스나 PR 에이전시나 리서치를 통해 숫자를 만들어 낸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이지. 너희가 보여주는 저 슬라이드처럼 성공적인 결과들이 숫자로 나올 때는 모르겠지만, 그 반대일 때는 그게…”
참 맞는 말이다. 그래서 사실 PR의 평가를 주저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하지만, PR 전략이라는 것을 구성하면서 아이디어에만 몰두하는 PR 실무자들이 참 안타깝다. 숫자들을 보고 읽고 그 안에서 전략을 끌어내는 것이 논리적으로나 사후 평가 기준면에서나 가장 적절한 프로세스인데. 그게 안된다.
우리 클라이언트들을 위해서 우리의 4D Performance Tracking System을 제안해도 일부 인하우스들은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숫자에 익숙하지 않아서다. 모르겠다. 어느 정도 평가를 받는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을찌도…
PR이 발전하려면 숫자와 친해져야 한다. 그건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