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직장에 있을 때 본사 구매 전문가(?)들과의 워크샵 때도 느낀 바이지만…아웃소싱을 위해 외부 에이전시를 구매할 때는 이론과 달리 몇가지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인하우스가 에이전시를 몇개월마다 또는 프로젝트들 마다 반복적으로 갈아치우는 곳들이 있는데, 궁금한 것은 그러면 어떻게 내부에서 performance 관리를 하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의 에이전시만을 쓰면서 인하우스 자사의 시스템에 안착 시키는 데도 한 세월이 걸린다. 또 그 에이전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정한 performance가 생산되려면 또 한 세월이 걸린다. 어떻게 이런 단타매매(?)를 해서 performance tracking을 할 수 있는지 참 궁금하다.
인하우스가 경쟁비딩으로 에이전시를 선정하는 방식에도 다른 시각이 있다. 물론 가장 chemistry가 맞는 에이전시들을 골라 경쟁비딩을 한다는 것이 이론적으로나 회사 규정차원에서 100% 옳고 객관적일 뿐더러 안전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PR대행사의 경우에는 (광고 대행사도…어느정도…) 정확한 판별기준이 존재하기 힘들다. PR을 잘한다 못한다에 대한 판별 기준이 뭔가?
“연합뉴스의 김OO 기자 아세요?”
“네”
“잘 아세요?”
“네. 잘 압니다.”
“그럼 김기자가 어느 대학을 나왔고…지금 어느 동네에 살고…애들이 몇인지는 아시나요?”
“그럼요. 그 선수는 연대를 나왔고…대학교 때 교내 밴드를 했었죠. 그리고 지금은 노원구 상계동에 살고요,. 1남 1녀를 두고 있어요. 그 큰 아들은 공부를 잘 못하는 데, 그 둘째가 아주 영재래요. 수학경시대회도 나갔다나요? 이번 해에…”
뭐 이런식의 Q&A가 PR 잘하는 에이전시의 판별 기준인가? 아니잖은가…
대부분의 경쟁비딩은 그냥 chemistry의 교환 수준일 뿐이다. 전략을 보자고 하지만…제안 당시 제안서에 적혀있는 전략과 프로그램을 실제로 실행하는 기업들은 거의 없다. 인하우스 보다 시장상황이나 지금까지의 PR performance 수준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에이전시도 없다. 제안하는 프로그램들의 대부분은 feasible하지 못하거나 다 해 봤던 스토리들이다. 근데 왜 경쟁비딩을 해야만 할까? 회사의 규정 때문이라면 오케이다. 그러나 요식행위라는 점은 어느 정도 인정을 하자.
어짜피 형식을 갖추고,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 에이전시를 분석을 하고 해도…가장 중요하고 일을 만드는 것은 인하우스와 에이전시간 상호간의 chemistry다. 같이 파트너십을 가지고 일하면서 정해진 performance를 만들어 나가는 게 핵심이다. 에이전시를 보는 인하우스들도 있지만…안타깝게도 핵심은 AE다. 물론 에이전시 사내의 시스템도 중요하다. 하지만…사람이 일을 하는 바 담당 AE가 가장 중요하다.
이전에도 몇번 이야기를 했었지만…(가능하다면) 경쟁비딩 대신 에이전시 AE 또는 그 팀을 인하우스 사무실에 불러다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묻고 듣고 하면서 마치 선을 보듯 상호간 ‘chemistry’를 맞추어 보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예후가 좋다. 그 다음에 에이전시 사장이나 책임자급을 불러 어떻게 사내에서 시스템적으로 자신들을 지원할 것인지 확정을 받고 예산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그런 방식이 다음과 같은 인하우스와 에이전시간의 엇박자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
인하우스가 느끼는 엇박자
“에이전시…제안할 때는 뭐 다 해 주겠다고 하더니…아무 퍼포먼스가 없어요. 실망이야.”
“아니…그 때 PT하시던 분은 어디간거죠? 왜 처음보는 AE가…”
“믿음이 안가요. 말과 행동이 따로 놀아요…그래서 오래 못 가겠다 생각했죠.”
“담당 AE가 너무 바빠요. 우리 일을 등한시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바빠보여요.”
“아주 실망이예요. 기대 이하죠.”
에이전시가 느끼는 엇박자
“회사는 이름이 있는데 실제는 달라요. 인하우스내에 전혀 시스템이나 경험들이 없으세요…”
“아주 죽겠어요. 안되는 걸 되게 하라 하셔서…”
“뭐가 불만이신지 자꾸…담당 AE를 교체해 달라시는데요…”
“우리를 믿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모든 컨펌과 크로스 체크 때문에 일이 진척이 안되죠…”
“솔직히 말씀드리지만…저 이 클라이언트 싫어요…”
인하우스와 에이전시간에 chemistry만 맞아도 일의 반(50%)은 더는 것 같다. 그 만큼 쉽고, 빠르고, 강력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