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ormance

11월 292008 Tagged with , , , , , , 6 Responses

안타깝고 무서운 증거

레버리지의 시대, 그 다음은 무엇일까? 다음 시대의 금융의 역할, 구체적으로 어떤 영속성 있는 업무를 할 것인가? 이것이 앞으로
세계 금융계의 가장 큰 과제입니다. 자본 효율성이 강조되던 시대에 노무라는 구미 투자가들에게 ‘노무라는 자본을 사용하는 방법이
너무 서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덕분에 큰 충격을 피했지만) 그렇다고 노무라만의 옛날 식에 안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확신도 없지요. 그래서 미국 투자은행에서 일하던 우수한 인재들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물론 그 사람들이 리먼에서 하던
똑같은 일을 해선 안 되지요. 이미 통용되지 않는 방식이니까. 노무라 역시 노무라의 옛 방식을 주입해선 안 됩니다. 세계
금융계가 새 모델을 찾듯이, 우리도 금융의 새로운 지평, 영속성 있는 업무 형태를 찾아야지요. 서로 다른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보다 높은 관점에서 함께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
[조선일보,日 노무라증권 회장 고가 노부유키(古賀信行) 인터뷰]

PR회사를 이끌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인재’라고 하겠다. 이러한 결론적 insight를 얻기 전 내가 생각하는 PR 에이전시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시스템’이라 생각했었다.

그렇다고 지금 그 시스템을 전혀 하찮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중요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선결과제가 인재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그 조직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상위 인재 20%가 하기 마련인데, 경영을 해 보니…그 상위 20%들만 모인 조직을 만들고 싶은게 아주 이기적이지만 탐나는 목표가 되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노무라가 리먼의 인재들을 인수(!)한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한 인수방식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부러울 뿐이다.

PR에이전시를 인수한다고 하면 어떤 부분들을 자산가치로 인정할 수 있을까? Due Dilligence를 하면 어떤 부분을 인정하고 어떤 부분을 인정하기 못할까….

우리를 포함한 PR 에이전시들은 이러한 자산으로서의 인재 가치 개발과 투자에 얼마나 열중하고 있을까? 혹시 클라이언트의 숫자를 자산으로 오해하고 있지 않을까? AE의 숫자로 자산을 왜곡하고 있지 않을까? Monthly Billing으로 자신들의 성과를 포장하고 있지 않을까?

핵심은 인재다. 그리고 PR에이전시에게 자산의 중심도 인재다. 얼마나 좋은 인재를 적절하게 뽑아. 훌륭하게 트레이닝시키고, 스스로 자신을 개발하도록 이끌어 주는가가 핵심이다. 이를 통해 성장하는 클라이언트 서비스 품질 그리고 늘어나는 클라이언트 또 그 결과로 상승하는 billing은 그냥 결과물(performance)일 뿐이다. 그것들이 핵심은 아니라고 본다.

나를 비롯한 많은 PR 에이전시 경영자들이 종종 달걀과 닭의 관계에 혼동을 일으킬때가 많다는 것…
그리고 그 자산의 형성 플로우에 있어 priority를 잘 못 가져간다는 것…
그리고 우리 회사가 가치있는 회사라고 착각 하고 있다는 것…

그건…경영자들 스스로가 인재가 아니라는 증거다. 안타깝고 무서운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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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42008 Tagged with , , , , 6 Responses

Chemistry is All

이전 직장에 있을 때 본사 구매 전문가(?)들과의 워크샵 때도 느낀 바이지만…아웃소싱을 위해 외부 에이전시를 구매할 때는 이론과 달리 몇가지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인하우스가 에이전시를 몇개월마다 또는 프로젝트들 마다 반복적으로 갈아치우는 곳들이 있는데, 궁금한 것은 그러면 어떻게 내부에서 performance 관리를 하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의 에이전시만을 쓰면서 인하우스 자사의 시스템에 안착 시키는 데도 한 세월이 걸린다. 또 그 에이전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정한 performance가 생산되려면 또 한 세월이 걸린다. 어떻게 이런 단타매매(?)를 해서 performance tracking을 할 수 있는지 참 궁금하다.

인하우스가 경쟁비딩으로 에이전시를 선정하는 방식에도 다른 시각이 있다. 물론 가장 chemistry가 맞는 에이전시들을 골라 경쟁비딩을 한다는 것이 이론적으로나 회사 규정차원에서 100% 옳고 객관적일 뿐더러 안전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PR대행사의 경우에는 (광고 대행사도…어느정도…) 정확한 판별기준이 존재하기 힘들다. PR을 잘한다 못한다에 대한 판별 기준이 뭔가?

“연합뉴스의 김OO 기자 아세요?”
“네”
“잘 아세요?”
“네. 잘 압니다.”
“그럼 김기자가 어느 대학을 나왔고…지금 어느 동네에 살고…애들이 몇인지는 아시나요?”
“그럼요. 그 선수는 연대를 나왔고…대학교 때 교내 밴드를 했었죠. 그리고 지금은 노원구 상계동에 살고요,. 1남 1녀를 두고 있어요. 그 큰 아들은 공부를 잘 못하는 데, 그 둘째가 아주 영재래요. 수학경시대회도 나갔다나요? 이번 해에…”

뭐 이런식의 Q&A가 PR 잘하는 에이전시의 판별 기준인가? 아니잖은가…

대부분의 경쟁비딩은 그냥 chemistry의 교환 수준일 뿐이다. 전략을 보자고 하지만…제안 당시 제안서에 적혀있는 전략과 프로그램을 실제로 실행하는 기업들은 거의 없다. 인하우스 보다 시장상황이나 지금까지의 PR performance 수준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에이전시도 없다. 제안하는 프로그램들의 대부분은 feasible하지 못하거나 다 해 봤던 스토리들이다. 근데 왜 경쟁비딩을 해야만 할까? 회사의 규정 때문이라면 오케이다. 그러나 요식행위라는 점은 어느 정도 인정을 하자.

어짜피 형식을 갖추고,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 에이전시를 분석을 하고 해도…가장 중요하고 일을 만드는 것은 인하우스와 에이전시간 상호간의 chemistry다. 같이 파트너십을 가지고 일하면서 정해진 performance를 만들어 나가는 게 핵심이다. 에이전시를 보는 인하우스들도 있지만…안타깝게도 핵심은 AE다. 물론 에이전시 사내의 시스템도 중요하다. 하지만…사람이 일을 하는 바 담당 AE가 가장 중요하다.

이전에도 몇번 이야기를 했었지만…(가능하다면) 경쟁비딩 대신 에이전시 AE 또는 그 팀을 인하우스 사무실에 불러다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묻고 듣고 하면서 마치 선을 보듯 상호간 ‘chemistry’를 맞추어 보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예후가 좋다. 그 다음에 에이전시 사장이나 책임자급을 불러 어떻게 사내에서 시스템적으로 자신들을 지원할 것인지 확정을 받고 예산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그런 방식이 다음과 같은 인하우스와 에이전시간의 엇박자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

인하우스가 느끼는 엇박자

“에이전시…제안할 때는 뭐 다 해 주겠다고 하더니…아무 퍼포먼스가 없어요. 실망이야.”
“아니…그 때 PT하시던 분은 어디간거죠? 왜 처음보는 AE가…”
“믿음이 안가요. 말과 행동이 따로 놀아요…그래서 오래 못 가겠다 생각했죠.”
“담당 AE가 너무 바빠요. 우리 일을 등한시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바빠보여요.”
“아주 실망이예요. 기대 이하죠.”

에이전시가 느끼는 엇박자

“회사는 이름이 있는데 실제는 달라요. 인하우스내에 전혀 시스템이나 경험들이 없으세요…”
“아주 죽겠어요. 안되는 걸 되게 하라 하셔서…”
“뭐가 불만이신지 자꾸…담당 AE를 교체해 달라시는데요…”
“우리를 믿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모든 컨펌과 크로스 체크 때문에 일이 진척이 안되죠…”
“솔직히 말씀드리지만…저 이 클라이언트 싫어요…”

인하우스와 에이전시간에 chemistry만 맞아도 일의 반(50%)은 더는 것 같다. 그 만큼 쉽고, 빠르고, 강력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