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기업&미디어 |
|||||||||||||||||||||||||||||||||||
다르다. 홍보담당자들이 평소 하고 있는 PR과 위기시 ‘해야만’ 하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각기 다르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주체들은 비슷하다고 해도 해야 하는 것들이 매우 다르다. 실패하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이 이런 다름을 인정하지 않거나,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간단하게 프레임을 바꾸어 주어야 하는데, 이게 힘들다. 일부에서는 홍보담당자 스스로는 프레임을 바꾸지만 CEO를 비롯한 전사적 프레임이 미처 바뀌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도 있다. 항상 이야기 하지만, 위기는 기업에게 기업의 기존 철학과 공중관을 테스트하는 계기가 된다. 실패하는 기업에게는 무조건 이유가 있다. 그 실패의 이유를 개선하지 못하면 영원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칼럼에서는 평소의 PR과 위기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서로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서 정리를 해 본다. 또 성공하는 위기 커뮤니케이션과 실패하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또 어떻게 다른가 살펴본다.
위기 시 외부커뮤니케이션, 대변인에 한정돼야 반면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 주체가 한정될수록 안전하다. 필히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사람은 대변인(spokesperson)이어야 하고 사전에 프로페셔널 하게 훈련이 되어 있는 자에 한한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기존의 PR과는 달리 상당히 급작스러운 환경변화에 맞추어 빠른 의사결정과 단기적 실행이 중요하다는 점이 다르다. 커뮤니케이션 타깃에 있어서도 PR은 브랜드, 제품 및 서비스에 맞춘 핵심 타깃 오디언스들을 회사에서 미리 확정해 주로 커뮤니케이션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핵심 오디언스는 위기발생과 함께 정해져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원하는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 다르다. 예를 들어 비행기 추락 사고가 있으면 항공사에게 가장 중요한 핵심 커뮤니케이션 타깃은 그 추락사고로 생명을 잃거나 부상을 당한 탑승객들과 그 가족들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PR에 있어서는 기업이 어느 정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전개가 가능하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오디언스가 듣기 원하는 정답 메시지가 따로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 밖에 일반적인 PR예산은 미리 설정이 되곤 하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예산은 특별 예산으로 갑작스럽게 확보 되어야 한다는 점이 틀리다. PR은 기업이 구축해 놓은 기존관계를 강화 발전 시키는 데 의의가 있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이 보유한 기존 관계 자산을 확인해 보는 기회가 된다. 마치 평소에 불입한 보험을 타 먹는 셈이 된다. 그러면 성공하는 위기 커뮤니케이션과 실패하는 위기 커뮤니케이션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시스템적 접근 중요…PR팀만 바빠선 안돼 단기간에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자 애쓰지만, 시스템이 부재해 의사결정이 늦어 커뮤니케이션 타이밍을 줄곧 놓친다. 커뮤니케이션 타깃이나 메시지에 있어서도 정확한 오디언스에게 그 해당 오디언스가 듣고 싶어하는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신, 기업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친숙한 오디언스들에게만 퍼붓는다. 위기가 발생한 이후로 돌아가 제발 아무 일 없듯이 무마가 되길 바라면서 커뮤니케이션 한다. 선별적이고 매체 차별을 기반으로 하는 매체 접근 양상을 보인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결과 또한 정확하게 미리 예측하지 못하고 그냥 일단 추진한다. 예산에 있어서도 제한되거나 배정 조차 되지 않은 채 PR담당자들만 먼저 허둥댄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기존에 타먹을 보험금(명성 또는 관계자산)을 불입하지 않았던 경우들이 많다. 시스템적인 접근 보다는 파편적이고 어느 한 두 명의 개인의 역량에 의지한다. 성공과 실패의 원인은 실무자라면 누구나 안다. 하지만, 이를 아는 것과 준비하고 개선하고 실행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이는 다른 결과가 다른 실행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2009년은 말보다는 실행하는 한 해가 되자.
|
|||||||||||||||||||||||||||||||||||
예산
말이 나왔으니 하는 PR 예산 이야기
십여 년 전과 지금의 PR 시장 환경 간 달라진 것들이 있다면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PR 서비스를 다양하게 이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장 저변이 확대되면서 한편으론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저가 예산 프로젝트들이 활개를 친다는 것이다.
하다 못해 두부 한모를 사더라도 한모에 1800원 붙여 있는 두부를 내려다보면서 “이거 한판 다해서 1000원에 합시다”하면 딜이 이루어 질 리 없는 것 아닌가?
그 전보다 인하우스들이 RFP를 잘 만들어 주는 것도 하나의 변화겠는데, 그 RFP를 읽다가 보면 종종 깜짝깜짝 놀라서 AE들에게 다시 한번 확인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3개월 동안 각종 trade show와 event들을 PR 지원하고, 각종 기사와 온라인 포스팅들을 이 정도 해 달라 제시하면서, 또 거기에다 여러 부가 전문 서비스들을 attach로 달면서 예산범위는 1000만원. 이런 식이다.
상식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도 담당팀은 고사하고 AE 한 명 월급도 안 되는 예산인 것을 알 텐데, 그런 RFP를 여러 개의 에이전시들에 돌리면서 경쟁하라 요구하는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도리어 궁금하다.
그러면 안 하면 되지?
맞다. 하지 않는 것이 맞다. 그런데 한다. 그러니 계속 그런 예산들이 돌아다니고 인하우스 내부로도 예산을 늘릴 명분이 없어진다. 이런 악순환은 거의 모든 서비스 업계에 일반적인 병폐다. 몇몇 업체들이 tangible quality and value를 기반으로 high fee structure를 유지해 주어야 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이와 함께 인하우스도 발전할 수 있다.
현재 광고대행사의 기획 제작 비용 그리고 미디어 예산이 스탭들 짜장면 몇 그릇 값이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광고업계는 존재하지도 발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에이전시나 인하우스에 지금과 같은 인재들이 마케팅에 몰리지 않았을 것이다.
인하우스에서도 예산이 곧 그 부문의 힘이다. PR 부문이 사내에서 비교적 평가와 검증 그리고 비중의 불이익을 받는 것은 예산에도 그 원인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에이전시 예산을 저가로 가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인하우스에게 KPI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인 득이 되지는 않는다. 경험상 에이전시건 인하우스건 예산이 말을 한다. 좋은 퍼포먼스는 정상적인 예산에서 나온다. 그래야, 제대로 된 시장이다.
가만히 있는 것도 홍보다
인하우스 홍보담당자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예산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들의 홍보팀장들이나 임원들을 만나 보았지만 “우리는 예산 쓸 만큼 씁니다”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물론, 일부 정상적이지 못 한 케이스들은 제외하고…)
모든 활동의 제약과 그에 대한 excuse는 곧 예산이다.
기자관계가 약한다? 예산이 없어서…
전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지 않나? 네…예산이…
좀더 나은 에이전시나 컨설팅 회사를 좀 써봐! 아 네…예산만…
왜 이렇게 우리 회사는 제대로 홍보가 안되지? 예산이 좀…
이 지경의 회사 이미지를 어떻게 할꺼야? 예산만 주시면…
업계 실무자들의 주장들과 excuse들을 종합해 보면:
예산이 없다 –> 그래서 일을 못한다 –> 그러니 더욱 예산 배정이 힘들다 –> 계속 일은 못하고 있다 –> 모든 홍보담당자들은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이런 결론이 나온다.
근데…사실…’가만히 있는 것도 홍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홍보담당자에게 예산이 없어 그 담당자가 일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최소한 회사 이미지에 마이너스를 주지는 않는다.
문제는 회사 예산이 없는데 그 와중에 열심히(?) 해 볼려고 하는 실무자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큰 아이러니다)
없는 예산에 기자를 만나려고 애쓴다. 별로 만나기도 싫어하는 기자와 어렵게 만나 값싼밥으로 퉁 치려 하다가 기자 감정만 상하게 하고 헤어진다. 기자에게 기분 더러운 5000원 짜리 점심을 한끼 대접하고 오는거다.
기자가 별로 신경도 안쓰는데, 저녁 먹자고 해서, 소주 한병에 당구 한판 하자 조른다. 헤어지면서 기사 청탁을 한다…기자를 화나게 하는거다.
예산 때문에 만나지는 못하고 전화로 걸어 기자에게 우리 사장 인터뷰 좀 해 달라고 사정 사정 해 놓고, 사장님 일정을 안 잡아준다. 기사보고 까지 올려 논 기자는 난감하다.
예산이 없어서 처음으로 가는 프레스투어에 조중동만 초청 한다. 모든 기자들에게 비웃음을 산다.
사과광고를 어렵게 어렵게 결정했는데, 예산이 없어 조중동만 한다. 제2, 제3, 제4의 위기를 양산해버린다.
차라리…예산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게 회사를 더 도와주는 거다. 가만히 있는 기자를 자꾸 자극해 화나게 하지 말자.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 보면 전문성이 없을수록 더욱 예산 타령을 한다. 반대로 일부는 있는 예산도 제대로 못 쓰는 경우도 있다.
결론은 모든 문제는 예산의 적고 많음이 아니라, 그 실무자의 능력이 있고 없고 라는 거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어제 같은 내일은 없다
어제 같은 내일은 없다 | |||||||||||||||||||||||||||||||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
|||||||||||||||||||||||||||||||
일단 위기가 벌어지면 한가지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 내일은 어제 같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한번 위기가 발생하면 다시는 위기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없는 게 사실이고 현실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공유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나온다. 이러한 이해는 위기관리의 성패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주는 근간이기 대문에 매우 중요하다.
방탄유리의 기능을 한번 생각해 보자. 방탄유리가 테러리스트의 총알을 막아내기는 하지만, 그 방탄유리 자체에는 그 총탄이 다시는 돌이 킬 수 없는 큰 흠집을 남긴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예상되는 ‘최악의 결과’만 피했다면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자평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업의 위기와 그 영향들을 소비자나 중요한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의 머릿속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깨끗이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 위기관리 서비스를 의뢰하면서 일부 클라이언트는 ‘위기 이전의 상황으로의 회귀’ 또는 ‘아무 일 없는 듯 조용한 언론 반응’을 목표로 삼아 SOS를 친다. 이 지구상 어떤 위기관리 회사도 이런 마술을 부릴 수는 없다. 어느 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언론을 어떻게 침묵하게 할 수 있을까?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기업은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 상처가 깊을 것으로 예상될수록 사전 예방에 더욱 힘쓰면 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업들은 어떤가? 우리 평생 또는 CEO 재임 기간 중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그런 ‘심각한 위기’에 대해 선뜻 예산을 들이고 싶어하진 않는다. 기업의 위기 요소 진단 (crisis vulnerability audit)을 해보면 이런 기업내의 현실의식은 뚜렷하게 그 형체를 나타낸다. 진단을 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것은 위기의 발생 가능성과 발생시 위해성의 두 축이다. 간단히 말해서 한 기업에게 발생 할 수 있는 모든 위기 유형들을 다 끌어내서, 그 중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위해성이 높은 것을 중점 관리하는 활동이 이 진단이다.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보면 어느 기업이나 거의 99% 이상은 홍보담당자들이 기존에 알고 있고, 이미 겪었던 일들이 주요 위기 유형으로 대두된다. 이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돈을 들여서 진단을 해봐도 딱히 별다른 게 없다”하는 축과 “우리가 예견했던 결과 그대로다. 문제가 있는데도 개선하지 못한 우리가 문제다”라고 하는 축이다. 전자의 경우 우리는 이렇게 물어본다. “그렇게 자주 반복적으로 이런 위기들이 발생했었는데, 왜 계속 재발이 되는 건가요? 사전에 대비를 해서 통제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경우 답변은 여러 개이지만 가장 안타까운 답변은 이런 것들이다. “예산이 없어서요” 또는 “이게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부분이거든요” 기업이나 사람은 불행히도 자잘한 위기를 통해 면역력을 기르게 된다. 어머니께서 해 주신 밥에서 머리카락이 자주 나오는 집의 경우 손님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밥 속의 머리카락도 그 집 식구들은 대수롭지 않게 뽑아 내고 먹는다. 이런 ‘부정적인 면역력’을 개선하는 첫 단추는 CEO의 의지와 결단이다. 위기가 벌어지면 결코 그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 현재 우리가 예전 같다 생각을 해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현실을 인식한 CEO의 개선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절대 어제 같은 내일은 없다. 내일도 오늘 같지는 않을 것이다.
|
|||||||||||||||||||||||||||||||
입력 : 2008년 06월 02일 10:46:43 / 수정 : 2008년 06월 02일 10:49:48 |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인하우스와 에이전시를 넘나 들면서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많은 깨달음들이 있다. 그런데 매우 중요한 사실들을 최근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PR담당자들이 자신의 일을 잘 모른다는 것
에이전시를 불러다 일을 시키는데, 무슨일을 어떻게 어떤 프로세스로 시켜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는 에이전시를 부리는 방법을 안다 모른다 이전에, 자신의 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자신의 업무를 좀더 체계적으로 파악해 관리하고 있다면 에이전시를 쓰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밑의 직원들을 관리하는게 왜 힘든가? 왜 프로세스가 얽히고 섥히며, 업무들이 서로 뒤죽박죽 되는가 말이다.
예산에 대해서도 잘 감이 없다는 것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얼마 인지 아는 것은 업무의 기본중 기본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이런 최소한의 예산 계획이 없거나 대충 대충이다. 투자의 효율성을 따지거나 가격의 높고 낮음을 가리기 전에 자신의 예산 계획을 좀더 꼼꼼히 조사 관리했으면 좋겠다.
경험이 없다는 것
경험은 해봤냐가 아니다. 잘해봤냐에 대한 이야기다. 이걸 제대로 한번 해봤냐? 이게 경험이 있냐 없냐라는 질문의 뜻이다. 그런데 잘해 봤냐 어떠냐를 묻기전에 일을 해본 사람도 흔치가 않아 보인다. 안해봐도 다 알아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마음으로는 될 것 같지만…안해본 사람은 일을 잘 모른다. 잘하기도 힘들다. 제대로 해본 사람하고는 같이 일하기가 쉽다. 에이전시가 일하기 어려운 것은 인하우스가 저대로 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에이전시는 인하우스의 책임이다. 그리고 인하우스만큼만 한다.
내 스스로도 다시한번 뒤돌아봐야 하겠다. 진짜 내가 선수인지 아닌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