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객이 포르쉐 매장에 들러 자동차 하나를 바라보면서 묻는다.
“이거 얼마죠?”
“네, 고객님. 이 모델은 1억 2천 9백 만원입니다.”
“어? 이게 더 멋있네. 뚜껑도 열리고…이걸루 주세요”
“고객님, 이 모델은 포르쉐 911 카레라 카브리올레 모델입니다. 가격이 1억 4천이지요. 그럼 이 모델로 드릴까요?”
“응? 왜 두개가 가격이 달라요? 디자인이 달라서 그런가? 뚜껑이 없으면 좀 더 싸야 하는거 아네요?”
“고객님, 카브리올레 모델들이 일반 모델들 보다는 조금 더 비쌉니다. 여러가지 안전 장치들과 기술들이 더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에이…그래도. 그럼 이 뚜껑 없는 건 얼마에요? 이것도 1억 4천인가?”
“고객님, 방금 그 모델은 포르쉐 911 4S 카브리올레 모델이구요. 현재 1억 6천 8백만원까지 맞추어 드리겠습니다.”
“뭐야. 두개 다 뚜껑이 없는 건 똑같은데 왜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나요? 완전 장난하나?”
“고객님…이 건 4S 잖습니까. 같은 모델이 아닙니다.”
“장난해? 내가 처음부터 맘에 안드는데…포르쉐가 어디 꺼예요? 왜 이렇게 비싸? 길 건너 현대 것만 해도 이 보다 두배 큰 세단이 몇천이면 사는데 말이야. 너무 가격이 터무니 없다는 생각 안해요? 이 정도 크기에 모양이면 한 2-3천 하면 딱 되겠네. 어떻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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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객에게 포르쉐 세일즈 컨설턴트는 어떤 대응을 할까?
- 고객에게 포르쉐 브랜드와 모델 사양 그리고 가격들을 좀 더 심도있게 설명한다
- 고객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업무를 보러 자리를 피한다
- 고객에게 잘아는 현대 자동차 딜러가 있으니 그쪽에서 상담해 보시라고 추천을 해준다
보통의 세일즈 컨설턴트는 분명히 911 모델이 1억이 넘는다는 사실을 설명했을 때 고객이 카브리올레를 보면서 달라고 했다는 점을 기억한다. 분명히 이 고객은 돈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따라서 첫번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많다.
일부 컨설턴트는 ‘이렇게 브랜드 및 제품 지식이 없는 고객’에게는 해당 제품을 팔아도 나중에 문제가 되겠다 싶어 두번째 자세를 취하곤 한다.
또 일부 컨설턴트는 ‘이 고객이 돈은 있는데 아직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지식이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곳에 가서 여기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고 여러 다른 경쟁 경험들을 시켜주면 다시 돌아 와 다른 자세로 구매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브랜드를 소개해준다. 친절하게.
분명한 것은 해당 고객이 돈이 없어서 차별받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자존심 상할 것도 없다.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사전 지식과 연구가 없이 큰 돈을 쓰려 하는 소비자세는 문제지만, 그 결과가 자신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닌 이상 괜찮다.
단, 상식보다 더 많은 고객들이 이렇게 쇼핑을 한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