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7월 032012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맞서라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맞서라

축구를 보자. 한 팀에 11명이 운동장을 뛰어 다녀야 하는 게임이다. 상대방까지 합하면 22명이 운동장에서 뛰며 경쟁한다. 이를 기업위기관리에 대입해 보자. 모든 기업위기에는 해당 위기를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그들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편 축구팀으로 생각해 보자. 열 한가지 그룹의 이해관계자들이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 운동장으로 달려 들어온다 생각해 보는 거다.

언론들, NGO들, 정부규제기관들, 검찰, 경찰, 지역주민들, 고객들, 거래처들, 일방공중들, 노조원들 그리고 경쟁사들이라고 그들 하나 하나를 칭해보자. 우리 기업은 어떻게 맞서고 있을까? 혹시 열한명의 상대방에 맞서 선수 한 명이 혼자 운동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두세 명도 충분하지는 않다. 혹시 CEO께서는 우리 골문을 지키시고 있으신지 확인 해 보자.

우리 편 각 선수들이 상대편 이해관계자 선수를 어떻게 마크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평소에 자신이 마크해야 하는 상대선수에 대한 공부와 맞서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 왔는지도 물어봐야겠다. 상대의 특정 이해관계자 선수가 ‘메시’ 같은 실력이 있는 선수라면 우리도 그에 맞설 수 있는 실력 좋은 선수를 키워 투입해야 하지 않을까?

위기관리라는 경기 이전에 혹시 우리 열한 명은 제대로 된 A급 매치을 몇 번이나 해 본 팀인지도 생각해보자. 약한 상대를 대상으로라도 연습경기는 했었는지, 각자 선수기량을 키우기 위한 집중훈련은 얼마나 했었는지,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실력 있는 코치나 감독을 데려와 도움을 받아보기는 했었는지 살펴보자. 우리 선수들에게 멋진 경기 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적절한 예산지원은 했었나?

아니다. 더 기본으로 돌아가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어떤지 봐야 한다. 정말 상대방 팀을 이기고 싶어하는가? 자기에게 맡겨진 상대선수를 정말 이기고 싶어하는가? 정말 경기를 하고 싶어 운동장에 나와 있는가? 물어보자.

기업위기관리. 가장 흥미로운 문제 중 하나가 위기관리를 일부 부서가 전담해서 하는 현상이다. 많은 기업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를 주로 하는 부서라고 이야기한다. 상대팀 선수는 열한명인 데 우리 팀은 한 명이 맞서는 형국이다. 공격수도 하고 수비수도 했다가 골키퍼도 해야 하는 ‘일인 다역’인 셈이다. 가끔은 두세 부서가 함께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들은 그렇게 싫어한다. 부담스러워 하고 홍보팀을 지원만 해달라 해도 인상을 찡그리면서 ‘우리가 왜 여기에 엮여야 하나?’하는 표정이다. 한마디로 경기하기 싫은 선수가 운동장에 서있는 셈이다. 경기가 잘 될 리가 없다.

기업위기시에 홍보팀만 주로 경기를 뛰게 되니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홍보팀이 가장 만만한 언론이라는 상대선수만 가지고 주로 마크를 하게 되는 거다. 소비자 선수나 NGO선수들이 마구 우리편 골대로 치 닿는데도 적극적으로 따라가 실력발휘를 하기 힘들어 한다. 우선 가장 실력 있는 스트라이커인 언론이라는 선수 한 명만 커버해 보자며 스스로 한계를 설정한다. 경기에서 이기기 힘든 게 당연하다.

기업위기에 대해 ‘기업이 스스로의 시스템으로 맞서라’ 하는 의미는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좋은 축구팀’을 만들라는 이야기다. 좋은 선수들을 모으고, 그들을 훈련하고, 그들 각각이 어떤 상대라도 맞서 이길 수 있는 실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실제 경기가 시작되지 않아도 꾸준히 연습하고 준비해 언제든 경기를 뛸 수 있는 역량을 빨리 확보하라는 것이다.

각자의 기량을 하나로 모아 위기관리를 위한 튼튼한 팀워크를 형성해 보라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외부에서 좋은 코치들과 감독들을 불러와 팀을 점검해 보고, 실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팀의 주장인 CEO께서 벤치에만 앉아 계시기 보다는 함께 경기를 뛰면서 골대를 지키고, 선수들을 필드에서 배치해 보는 경험들을 가져보시라는 것이다.

이런 주문들은 현실에 기반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실제 기업들이 위기를 경험하고 이에 맞서 관리를 시도하는 상황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보자. 많은 부서들 대부분이 실제 위기관리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위기관리에 임할 진정한 자세도 일부는 부족하다. 일단 위기관리에 투입되었으니 어떻게든 해 보자 각자 여기저기에서 산발적으로 활동한다. 기업의 많은 대이해관계자 채널들이 방치되거나 수습되지 못한 채 열려있게 된다. 부서 각각이 하나의 의견을 모으거나, 주변 부서들이 현재 어던 위기대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들도 많다. 정보도 일부에서만 유통되고, 공유되지 못한다.

CEO께서는 각 부서의 이야기만 홀로 들으시면서 의사결정을 미루는 경우들도 있다. 통합적인 실행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다. 위기가 발생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을 둘러싸고 각자의 입장과 주장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기업은 그 안에서 침묵하거나,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현상들을 본다. 이런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말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좋은 축구팀’의 비유를 다시 한번 기억해 보자. 내가 일하고 있는 기업에 그런 좋은 위기관리 그룹이 존재하는지 돌아보자. 완전하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좋은 위기관리 그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보자. 매번 돌아오는 중요한 위기관리 경기에서 매번 대패하거나 기권패하거나 중간퇴장 당하는 수모를 더 이상 겪지 말자. 좋은 팀이 기업 위기를 관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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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2010 Tagged with , , , , , 1 Response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당신의 비지니스 모델을 파괴 할 수 있을까?

항상 그렇지만…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아주 알기 쉽게 잘 정리하는 능력을 가진 선수가 제일 부럽다.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고민과 시각들을 아주 일목요연 하게 잘 정리해 준 슬라이드다.

5C (Customer service, Crisis, Corporate speak, Competition, Confidentiality)라는 개념적 정리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아주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반갑다.

필독 권유.

9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8 Responses

시간 약속…농경 시대 벗어나기

비즈니스를 위해 필요한 미팅이나 여러 가지 데드라인들에 대한 약속들을 하면 항상 느끼게 되는 점이 몇 개 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시간을 상호간에 합의하지 않은 채 약속을 잡는다는 거다.

“내일 점심이나 같이 합시다
내일 모레쯤 드래프트를 보시게 해드릴게요
아마 다음주 초쯤에 될 것 같습니다. 화요일까지는 어떠세요?”

이런 식이다.

막상 점심을 약속한 내일이 오면 서로에게 전화를 한다. “오늘 몇 시에 어디서
만날까요?”

이런 대화에서도 정확한 시점은 사실상 정해지지 않는다.

“응, 12시경에 고려삼계탕에서
보죠. 연락할게요

12시에 맞추어 고려삼계탕에 들어가면서 전화를 한다. “어디십니까? 저는 고려삼계탕에 들어왔습니다.”

“응? 빨리 왔네. 일단 자리잡고 기다리세요. 내 곧 갈게. 여기 삼거리 돌고 있어요

12시 15분이 되어서야 서로 악수를 하고 식사 주문을 한다.

이런 게 너무 싫어서 보통 이렇게 약속을 할라 치면…”내일 모레 몇 시까지
드래프트를 주실 거죠? 미리 정확한 시간 좀 정해 주세요

이런 표정이 나온다.

‘아이정말이 사람은 왜 이렇게 깐깐해? 지금 그게 언제 될지 내가 어떻게 정확하게 개런티를 하냐고일하기 힘드네…’

미팅에 늦는 게 너무 싫어서 한 10분 이전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으면 그로부터 20여분 후에 미팅에 들어서면서 이런 반응이다.

“(이 사람사업 시작했다던데 일이 없나?)
어이 오랜만이에요. 그래 요즘 어때요?”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물으면…”당신, 오늘 11시까지 오기로 했잖아? 아직도
출발 안 하면 어떻게 해?”

“대표님, 죄송해요. 제가 12시까지는 갈 테니 일단 먼저 진행하시죠. 제가 없어도 별 문제는
없을 텐데요. 죄송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시계는 어떤 의미인가? 시간이란 어떤 가치인가? 약속이란 또 어떤 책임인가? 일부 시간과 약속에 대해 생각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우리들이 아직도 18~19세기 조선 농경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든다.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 옛 습관이다.




8월 052009 Tagged with , , , , , , , , , , , , 2 Responses

미국 PR 선수와의 업무 후기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업무를 하다보면 몇가지 우리나라와 다른 점들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재미있어 한다. 최근에 모 미국계 제약 회사의 Crisis management project를 뉴욕의 파트너PR사와 함께 진행했다. 뉴욕에서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선수는 젊은 미국 여성이다. 직급을 추정할 수 있는 타이틀명을 보면…년차수가 몇년되는 중급 매니저다.

몇달전 토요일 아주 이른 아침. 주말 강의차 이른 아침에 차를 타고 아파트 단지를 나서는데…휴대폰으로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급한일이니 도움이 필요하단다. 자신의 클라이언트가 한국에서 큰 위기를 당했는데 도와줄수 있겠냐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리 복잡한 스토리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감’이 잡히는 스토리인데…태평양 건너 PR실무자에게는 굉장히 한국 상황이 낯설고 예측이 불가능하다 하소연을 한다.

이 선수와 여러 이메일을 주고 받고, 보고서를 꾸미고, 모니터링과 결과 이메일들을 쏟아 붓고 받고 하면서 몇 가지 재미있는 미국 PR선수들의 업무 타입들을 정리하고 싶어졌다. 이번 그 선수도 그렇지만 미국의 파트너 선수들은 대략 이런 경향이 있었다. (뭐..예외없는 법칙은 없다고 예외도 물론 있겠지)

  • 빠르다. 일단 유럽이나 아시아계 선수들 보다 평균 이메일 답변이라던가 의사결정이 빠른편이다.  안되면 안된다는 답변도 빠르고 정확하다.
  • 이메일을 되도록 간단하게 여러번 쓰려 노력한다. 처음 상황을 깊이 있게 설명하려는 이메일은 비교적 길지만, 그 이후 업무 이메일은 간단하게 핵심 요소들로만 Yes or No 중심이다.
  • 한국 상황과 한국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현지 컨설턴트들을 일단 존중한다. 일부 원칙론적으로 잘난척 하는 선수들도 있지만…대부분은 현장을 존중한다. 사실 존중 안 해 봤자 자기만 고달프니까 그러겠지.
  • 한국 선수들의 스피드와 정보력(사실 한국은 작은 시장이다) 그리고 열중하는 모습에 상당히 놀라워 한다. – 사실 주말에 몇시간동안 협력(collaboration)해서 리포트를 뚝딱 해 치우는 나라 선수들이 몇 없다. 그 리포트를 아마 뉴욕에서 만들어야 했다면 사설탐정을 써서 일주일 걸렸을 수준이다.
  • 미국 선수들은 주말 포함 가능한 하루 20시간 가량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시차를 극복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열중할 수 있다. 블랙베리와 다양한 툴을 활용하는 건 기본. 특히 위기관리 프로젝트에서는 그렇다. (이번에는 덕분에 오랜만에 휴대폰 넘어로 들리는 뉴욕의 생생한 퇴근시간 트래픽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다…)
  • 리더십이 강하다. 클라이언트 본사 그리고 클라이언트 지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션에 있어서 전문성을 가지고 꼼꼼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준다
  • 칭찬을 많이 한다. 보통 외국선수들과 일을 많이 안해 본 선수들은 그들이 이메일 앞뒤로 던지는 찬사 어구들을 오버해서 해석하고 스스로 감격해 한다. 그 반 정도로만 이해 하길.
  • 미국선수들은 일단 시원 시원하게 인보이스를 받는다. 아시아쪽이나 유럽쪽 선수들 보다 예산부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시원한 것 같다.


각국 선수들마다 특성이 있지만…일반적으로 같이 일하기 쉽고 시원 시원하게 선수끼리 일한다 느낌이 나는 경우는 미국 선수들과 일할 때다. 인종차별까지는 아니지만…내 경험이 그렇다.


P.S. 말 통하고 정서 통하는 같은 한국사람끼리는 왜 이렇게 같이 일하기가 느리고 내심 답답할까? 이유가 뭘까…

3월 212009 Tagged with , , , , 8 Responses

미팅에 대한 모든 것

얼마전 새로운 회사 론칭을 준비하면서 모 에이전시와 미팅을 가졌다. 상당히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였는데…미팅 시간은 자리에 앉아서 일어 날때까지 15분이 넘지 않았던 것 같다.

미팅 양쪽 모두 각 분야에서 선수들이라 미팅을 오래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랬다. 우리쪽에서 준비해 간 가이드라인을 핸드아웃으로 나누어 주고 짧게 설명을 했다. 그쪽에서 몇가지 질문을 했고 우리쪽에서 답변을 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하나 찍어 몇개의 개선 요청을 했고, 그 쪽에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향후 보고 및 공유 일정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 났다.

문제는 그쪽에서 ‘어? 이게 다였나?’하는 표정들이라는 거다. 그럼 또 뭘해야 하나? 오래부터 절친한 그쪽 에이전시 사장님이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야구나 보고 가지?”


미팅이란게 길면 미팅이 아니다. 위 동영상은 효율적인 미팅에 대한 모든 것이다. 

3월 122009 Tagged with , , , , 8 Responses

할려면 스키틀즈 처럼!

어제 지인들과 저녁을 하면서 한 선수와 스키틀즈의 새로운 실험에 대해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어떻게 걔네들은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그런 실험 제안에 대해 결재를 해 준 CEO가 더 대단하지”
“우리는 아무리 해도 걔네들을 못 따라간다는 생각을 점점 더 하게 되…”


정말 아무리 같은 실무자들이라고 해도…미국 선수들…너무한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가 있나 말이다. 부럽다기 보다도 허탈하다.

할려면 앞으로 스키틀즈 처럼 해라!

스키틀즈의 New Experiment

사용자 삽입 이미지

3월 112009 Tagged with , , , , , , , , , 14 Responses

PR AE들을 위한 조언

우리나라에 흔히 하는 말로 PR 에이전시들이 200-300개에 이른다고들 말을 한다. (아무도 사실 몇개인지 모른다. 협회조차도 관심 없다.)

이 예측숫자들을 감안 할 때 이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AE들은 적게는 2000~3000명 가량으로 보인다. 이 조차도 상당히 예상보다는 많은 숫자다. 이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기업의 수도 이를 기준으로 가늠해 보면 약 1000개 가량은 되지 않을까 한다. (브랜드 PR, 정부, 지자체, 프로젝트 부분들까지 다 해서)

PR 에이전시들의 서비스 형태를 보아 언론관계 (press office 기능)가 주를 이루니 하루 평균 2000여명 이상의 AE들이 기자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나누고, 점심이나 저녁을 함께 하고, 보도자료를 내며, 기획기사를 전달하고, 차를 마신다.

어제 대학원 강의시간에도 얼핏 이야기를 했었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들 수천명의 PR에이전시 AE들 중 적절한 미디어 트레이닝이나 전략 메시징 스킬 트레이닝등을 사전에 득하고 실무에 임하는 AE들이 얼마나 되냐 하는 거다.

예전 포스팅에서도 자주 언급 했던 내용이지만, 상당히 창피한 이야기다. 항상 미디어 트레이닝 슬라이드들에는 “훈련받지 않은 사람은 언론을 접촉하지 말아라”고 설파 하곤 하는데, 실제로는 훈련받지 못한 AE들이 실무에서 언론을 접하고 나름대로 핸들링을 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에이전시 내부에서도 미디어 트레이닝을 클라이언트에게 하는 비싼 서비스 정도로 생각을 할 뿐 내부 AE들을 위한 기초 실무 훈련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듯 하다. 일단 실무에서 부딪혀 가면서 배우는 것이 더 낫다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하지만, 클라이언트는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배움의 도구가 되면 안된다. 클라이언트는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구입하는 것이지, 에이전시 AE들의 OJT 케이스로 다루어지길 원하는 것이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 잘못되고 아쉬운 부분들이 많은 데 이에 대해서 너무 평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성공하고픈 AE들, 아니 그냥 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대로 일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제대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AE들을 위해 몇가지 조언을 해주고 싶다.

1.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십시오.
자신의 에이전시에서 적절한 트레이닝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다른 트레이닝 기관을 통해서라도 꼭 받으십시오. 여기서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이미지 관리나 스피치, 아나운서, 발음교정, 복장 교정등이 아닙니다. 전략적 메시징에 관한 것이고 전달 기술에 관한 트레이닝입니다. 평생 PR을 하고 살기 위해서 필요한 필수 훈련이라고 생각하십시오.

2. 서비스 품질은 에이전시의 몫이기 이전에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자기가 다니고 있는 에이전시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것은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서 스스로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클라이언트에게 품질을 제공하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핑거 포인팅 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능력이 허락하는 한 품질로 승부하십시오.

3. 서비스는 웃는 얼굴과 예스입니다.
파업하지 마십시오. 웃지 않는 얼굴은 그 자체가 파업입니다. 항상 웃으면서 대화하십시오. 그리고 항상 클라이언트와의 대화는 예스로 끝 맺으십시오. 클라이언트를 순간 미워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를 존경하는 마음을 버리면 안됩니다. 클라이언트는 내 자신의 레주메고 내 커리어 인생의 지표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만큼 클라이언트를 사랑하십시오.

4. 대우받으려 하기 이전에 대우받을 만 한 전문가가 되십시오.
왜 우리는 항상 을의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보십시오. AE가 갑 취급을 받게 되면 클라이언트틑 어떤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말입니다. 존경받는 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최상입니다. 모른다는 말하지 마십시오. 안해봤다는 말도 안됩니다. 자신없다면 회사를 관두십시오. 뭐든지 잘 해 낼수 있도록 준비하시고, 경험하십시오. 대우받기 원하는 만큼 노력하십시오.

5. 클라이언트보다 항상 더 앞서 가십시오.
클라이언트보다 뭐든지 한발자국 앞서 가십시오. 기본적으로 모니터링부터, 시상상식, 최신뉴스, 업계 트렌드, 언론 동향, 기자의 사생활까지 무조건 클라이언트보다 한발자국 빠르고 정확하게 알고 있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클라이언트와 대화하면서 클라이언트가 알고 있는 것 보다 10번만 더 빨리 자세히 설명해 줘 보십시오.

6. 신뢰를 획득하십시오.
데드라인을 목숨 처럼 생각하십시오. 스피드가 천성인 것 처럼 보이게 움직이십시오. 클라이언트가 마음 놓고 퇴근하거나 주말을 즐길 수 있게 믿음을 주십시오. 클라이언트가 실망하는 모습이 두려워 스스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AE가 되십시오. 클라이언트가 자신은 못 믿어도 AE는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믿음을 주십시오.

7. 머리 쓰지 마십시오.
자신의 에이전시가 바로 AE 내 회사인 것 처럼 잔 머리를 쓰지는 마십시오. 그렇다고 클라이언트이 일방적인 이득을 위해 내가 다니고 있는 에이전시를 해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능하면 머뭇거리거나, 머리 돌리는 소리를 클라이언트 앞에서 내지 마십시오. 그냥 시원하게 결정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십시오. 한푼두푼에 비지니스를 접을 에이전시는 빨리 접어야 합니다.

8. 자신을 아십시오.
에이전시에서 몇 년 일했다고 레쥬메 들고 다니지 마십시오. 서치펌이 찾아오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만 하십시오. 가장 바보가 모르는 서치펌에게 레쥬메 던져주는 AE입니다. 모르는 서치펌에서 전화 받을 때만을 기다리십시오. 물론 가만히 앉아서 그렇게 되는 법은 없습니다. 레쥬메 써 보낼 시간에 클라이언트 일을 더 완벽하게 하십시오.

9. 사람들을 많이 만나십시오.
기자들만 만나는 AE는 C급입니다. 클라리언트랑만 밥먹는 AE도 C급입니다. 경쟁 에이전시들에 자기 또래 AE들을 10명 이상 모르는 AE는 반성하십시오. 클라이언트 업계에서 다른 경쟁사들을 PR해 주고 있는 AE들과 친해 지십시오. 클라이언트가 경쟁한다고 AE들끼리 경쟁하는 것은 코메디입니다. 어짜피 서로간에 목적은 같기 때문에 가능한 협업하십시오. (컨피덴셜리티는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고)

10. 적절하게 휴식하십시오.
쥬니어들의 대부분은 Burnout합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습니다. 기자들 만나고 기사 내기 시작하면서 일에 재미를 붙이게 되면 그때 부터 일정 기간 환각 상태에 빠집니다. 자신이 생기고 보람이 생깁니다. 월화수목금금금도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이라면 이렇게 몇 년 못갑니다. 스스로 자신을 Burnout 시키지 마십시오. 에이전시 회사가 도와주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신이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합니다.


우리 PR AE들이 좀 더 대우 받는 환경을 위해 이상의 열가지는 필수다. 에이전시가 못되서 자신들을 대우해 주지 않는게 사실 아니다. 먼저 AE들이 이상의 자격을 갖추는 게 먼저다. 그리고 나서는 당당하게 에이전시 경영진과 싸워라. 에이전시 경영진들 처럼 이해타산 빠른 사람들은 없다. 각각의 AE들 중 가치가 있으면 어떻게든 사준다.

나름대로 이상의 가치들을 머금었는데도 에이전시 경영진이 몰라주고 머뭇 머뭇 사 주지 않는다면…에이전시를 떠나라. 이 정도 선수면 인하우스에서도 어서옵쇼다. 꼭 인생을 한정해 보지 말라는 거다. 모두 성공하길 빈다.
   

1월 232009 Tagged with , , , , , , , , , , , 13 Responses

선수 vs. 하수

선수라는 말에 대해 여러번 포스팅을 했었지만, 선수라는 호칭을 듣는 PR실무자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스스로를 나는 선수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약간 정신이 나간 사람이지만, 남들이 주변에서 그리고 클라이언트나 기자들이 불러주는 선수라는 호칭은 진정 영예다.

그러면 선수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진짜 선수들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 에이전시 AE들의 자기소개 또는 Bio를 보면 다들 선수다. 하지만, 채용을 위한 인터뷰를 하다보면 그 상당 부분이 근거가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는 생각이 자주 반복적으로 들게 된다.

왜 똑같은 학교를 졸업한 AE가 똑같이 3년을 일한 후 한명은 선수가 되고, 다른 한명은 하수가 될까?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갈라 놓을까? 심지어 3년차의 AE가 10년차의 AE 보다 선수다운 것은 또 왜일까? 무엇이 달라서일까?

10년을 일해도 선수가 되지 못하는 하수들의 전형적인 유형들을 정리 해 본다. 방금 제일기획의 김낙회 사장님께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신 ‘변화를 막는 26가지 고정관념‘이라는 포스팅에도 비슷한 내용들이 있다.

1. 업에 관심이 없는 유형

언제든 다른 장사나 사업을 생각한다. 업무시간에 증권사 시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종종 메신저로 친구들과 술자리를 잡고, 숙취에 절어 늦게 출근한다. 책을 읽어도 언제나 창업이나 투자관련이다. 보도자료나 기자간담회등의 해야 할 일들도 막바지에 몰아서 마지못해 한다. 항상 적은 년봉에 투덜거린다.

2. 흡수력이 선천적으로 떨어지는 유형

사내외로 수많은 강의들과 워크샵에 참석한다. 빽빽하게 노트북을 채운다. 업무시간 짬짬이 자기개발도 하고, PR을 위해 많은 서적들을 탐독한다. 선배들의 업무상 insight들도 감탄 하면서 받아 적고, 암기한다. 클라이언트에 받은 자료들을 가능한 꼼꼼히 읽으려 애쓰고, 자료 정리도 열심히 하려 한다. 하지만, 각종 배움과 insight들이 별반 실무에 연결되지는 않는다. 클라이언트를 위한 서비스 품질도 나아짐은 없다. 평가는 그냥 항상 So so다.

3. 그냥 계속 흘려보내는 유형

꼭 이것만은 고쳐야 겠다는 Kaizen 마인드를 가지고 일은 한다. 자주 실수를 저지르지만, 지적을 받거나 선배들이 교정을 해 주면 깊이 감사하면서 다음번에는 꼭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다짐한다. 언젠가는 스스로 프로가 되어 이러한 사소한 실수들을 저지르지 않겠다 다짐을 자주한다. 하지만, 계속 이메일의 폰트는 24 사이즈고, 폰트 유형은 보고서 한 페이지에서 arial과 tahoma 그리고 verdana를 섞어 쓴다. 종종 첨부없는 이메일을 보내고, 다른 기자에게 전화를 해서 헷소리를 한다. 종종 데드라인을 어기고, 시간관리에 실패한다. 그러면서 스스로만 자괴한다. 그리고 다짐한다. 다시는 이라고.

4. 버블이 낀 유형

나 정도면 이제 선수라고 스스로를 평가한다. 보도자료나 모니터링 같은 허드렛일은 아랫것들의 일이라 생각하면서 자신은 전략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PR 에이전시나 이 PR업계가 자신을 제약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 스스로 좀더 넓은 바닥으로 가야 하지 않나 자문하기도 한다. 마케터가 되어 볼까 목적으로 마케팅 책들을 섭렵하기도 한다. 그러나, 출입 기자들은 실제 이 선수를 잘 모르고, 클라이언트도 이 선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해 한다.

5. 복지부동의 유형

반대로 이런 유형은 PR 에이전시를 천국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때때로 PR 에이전시에서 정년을 맞는 꿈을 꾼다. 꼼꼼하게 일하고, 성실하게 일한다. 에이전시 사장님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슴에 새기고, 자신과 아랫것들에게 전파한다. 항상 남들보다 열심히 그리고 오래 일한다. 모든 회의에 참석하고, 제안서 작업에 관여한다. PR이 자신의 Job으로 보지 않고, 에이전시 비지니스를 자신의 Job으로 생각한다.

6. 목적의식 또는 커리어 의식이 없는 유형

이 유형은 상당히 복잡 다단한 것이 특징이다. 위의 모든 유형이 조금씩 다 섞여 있다. 하다가 안되면 말구 부터 시작해서, 교훈이나 insight들은 꼭꼭 챙겨서 흘린다. 수없이 자잘한 많은 실수들을 데일리 베이스로 생산해 내면서 자신은 프로라 자위한다. 정치에 힘쓰며, 경쟁자를 씹는다. 클라이언트나 출입기자를 위한 품질이나 서비스에 대한 관심 보다는 훨 씬 더 큰 무엇을 고민하면서 산다.

7. 원인을 모르겠는 유형

그냥…상식적으로 군인들도 짬밥이 쌓이면 군화끈을 매는 속력도 부쩍 짧아지는데…특별한 원인도 없이 계속 이등병 시절 처럼 구는 유형이다. 여기 저기 분석해 봐도 이렇게 하수로 지내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름 고민도 하고, 노력도 하는 것 같은데 결과물이 시원 찮다. 출입기자나 클라이언트들이 바라봐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PR 에이전시는 바로 이 7명이 모두 재직하고 있는 에이전시다. 게다가 이 중 한 유형이라도 에이전시 사장이나 경영진에 포함되어 있으면 더 더욱 불행하다. 예전 노인분들이 집안에는 여자가 잘 들어와야 집안이 편안하다고 했다.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편안하고, 남편이 편안하고, 자식들이 편안하다는 이야기 같다.

위의 AE들이나 경영진은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 클라이언트를 불행하게 하고, 출입기자들을 불행하게 하고, 에이전시 보쓰들을 불행하게 하고, 동료와 아래 AE들을 불행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선수들과는 180도 다른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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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세계에서 PR을 제일 잘하는 사람…

참 유치한 생각인 것 같지만…한번 곰곰하게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만약 현재 PR실무를 하고 있는 일선 선수가 “내가 아마 이쪽 업종에서는 세계에서 PR을 제일 잘하는 사람일 꺼야!”하는 자신이 있다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다.

근거없는 잘난척이나 허풍을 떨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번 자신이 하고 있는 PR 프로세스와 퍼포먼스 그리고 자신이 수립해 놓은 시스템들을 하나 하나 돌아보면서 스스로 ‘자신’이 있는지 점검을 해 볼만하다는 거다.

미국이나 영국 선수들이 일을 잘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들도 하나 하나 들여다보면 그런 선입견이 하나의 타민족 컴플렉스에 기인한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우리가 그들이 쓰는 영어의 native가 아니기에 가지는 불리함도 한 작용을 한다.

전 직장에서 미국 플로리다에서 전세계 홍보매니저들과 임원들이 다 모아 컨퍼런스를 할 때가 있었다. 수십개국 지사에서 각각 PR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모여 각 나라별로 자신들이 자랑하고 싶은 ‘Best Practice’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기억으로 미국지사의 PR 매니저인 한 여자 선수가 생각한다. 유명한 유럽 맥주 브랜드 하나를 미국시장 론칭하면서 자신들이 실행했었던 publicity 퍼포먼스를 약 20여분간 소개 한다. 여러 신문과 잡지 기사들을 슬라이드에 꽉 채워 보여주면서 “대단한 media exposure를 얻어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당시 우리 한국지사에서는 ‘맥주 가격 인상 반대 여론에 대한 이슈관리’를 발표주제로 삼았었기 때문에, 미국측에서 발표하는 Publicity Performance를 그냥 감상해야 하는 (비교가 안되니) 처지였다. 당시 나와 같이 컨퍼런스에 참가했던 한국 지사의 HR 부사장은 캐나다 여자였는데 그 부사장은 미국의 publicity performance PT를 보면서 고개를 저으면서 놀라와 했다. 믿을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당시 실무담당인 나는 그 정도의 퍼포먼스는 그리 훌륭한게 아니라 생각했다. 미디어 앵글을 잡는 방식도 아주 클래식했고, 크리에이티브도 부족했다. Wall Street Journal에 실린 기획기사 한 꼭지를 보여 주면서 침을 튀기면서 자랑스러워 하는데…실무차원에서 한국에서 조선일보에 한 꼭지 만든것이 WSJ 한꼭지와 다를 게 무언가.

한국 언론 시장도 미국 처럼 로컬지들이 강력한 포지션을 하고 있으면 우리도 저정도의 퍼포먼스는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퍼포먼스를 종합해서 수치화하는 단계가 그들에게는 빠져있었다. 흔히 쓰는 AEV(Advertising Equivalent Value) 같은 트릭도 없이 그냥 “자…우리 잘했지?” 수준이다.

당시 우리회사에서는 4 dimension performance track을 daily basis로 진행 중이었다. 매일 매일 회사 그리고 각 브랜드별로 퍼블리시티 퍼포먼스가 비교 측정되고 있었고, 경쟁사들의 기업 및 브랜드들의 퍼포먼스도 일간 단위로 트랙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미국측의 PT를 보고는 “피…별것도 아닌 것이…”하는 느낌이 들게 마련이었다.

문제는 우리 HR 부사장이 우리회사에 그런 시스템과 월등한 퍼포먼스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거다. 분명히 그녀는 매일 아침 자신의 이메일로 들어가는 PR팀의 퍼포먼스 이메일을 읽지 않고 있었던 거다. 한국 언론에 대해 별로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일도 아니고, 읽지도 못하는 기사의 이미지들과 시놉시스가 귀찮았던 거다.

하지만…실무자들은 자신이 있었다. 최소한 미국 선수들 보다는 시스템을 가지고 더욱 더 훌륭한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는 그런 자신말이다. “우리 업계에서는 전 세계에서 우리가 제일 PR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오늘 문득 우리 회사 직원들이 상하이, 홍콩 등의 파트너들과 교신하는 수두룩한 이메일들을 하나 하나 읽어 보면서…우리 선수들이 홍콩이나 상하이 선수들 보다 일을 더 잘하면 잘했지 못하진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과 품질관리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예전 기억을 한번 되살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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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2008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사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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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기사를 제목만 감상해 보자…

삼성의 취재방해…기자들 수난시대

이건희”모두 내책임,경영일선 퇴진 생각해볼 것”
이건희 회장 재소환, 수사 마무리 수순 밟나
“회장님 오시는데 기자들 질문 삼가라”?
기자들 질문에 입다문 이 회장

미디어오늘의 이야기는 이건희 회장이 특검에 출두 할 때 너무 무리한 경호로 기자들이 취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다.

한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2차 특검 출두 직전인 11일 오전 삼성측 이완수 변호사가 출입기자단에게 통보해온 말이다. 이 변호사는 기자단 간사 연합뉴스 임주영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네가지 요구사항을 건넸다고 한다.

  • 이건희 회장이 들어올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 같다.
  • 나갈 때도 안할 것 같은데 국민에게 드리는 말 한마디 정도는 할 것 같다.
  • 기자들의 개별질문은 안 받을 것같다.
  • (그러니) 주관적 질문은 피해달라. 예를 들면 범죄집단이라는 표현 등이 그렇다.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될 것같다.

기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다 이미 예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앞에서 죽 늘어 놓은 이유는 마지막 요구 사항에 ‘부정적 주관적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는 협조요청을 하기 위해서인 듯 하다. 홍보책임이 아니라 변호사가 요청했다는 것들이라 재미있다.

사실, 기자들도 짬밥을 먹었고 한두번 이런 유사 취재를 해본게 아닌데, 이건희씨 입에서 무언가 건더기가 나오리라 생각 했을까? 물론 기대 이상일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사이즈는 나오는 상황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공격적인 질문을 수천개 해 댄다고 이건희 회장이 하지 말아야 할말을 더 하거나 마치 고백 하듯이 술술 맘을 털어 놓으리라 기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한 두장을 건지기 위해서라지만 수백방의 셔터를 눌러대면서 이건희 회장을 오랫동안 따라 붙는 사진 기자들도 무언가 엄청난 사진 컷을 특종으로 건지리라는 기대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뻔하게 답변하지도 않을 질문들을 막았다고 취재를 방해했다는 건 조금 그런 이야기다. 사진을 한장도 못찍게 한게 아니라 이제는 그만해도 됬다는 데 차 세워 놓고 세월아 네월아 셔터를 눌러댄다면 이것도 조금 아니다. 얻고 싶은게 무언가가 중요하다.

물론 과잉으로 안하무인격으로 기자들을 내팽겨치고, 밀어내는 것은 분명 잘 못이다. 하지만, 성과없을 것이 뻔하고, 별 결과물도 없다는 걸 알면서 무조건 시간을 끌고 괴롭히는 것도 선수들 끼리는 못할 짓이다.

‘취재를 방해 받았다’는 기사를 읽는데 왜 이렇게 그 표현이 재미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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