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위해 필요한 미팅이나 여러 가지 데드라인들에 대한 약속들을 하면 항상 느끼게 되는 점이 몇 개 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시간을 상호간에 합의하지 않은 채 약속을 잡는다는 거다.
“내일 점심이나 같이 합시다“
“내일 모레쯤 드래프트를 보시게 해드릴게요“
“아마 다음주 초쯤에 될 것 같습니다. 화요일까지는 어떠세요?”
이런 식이다.
막상 점심을 약속한 내일이 오면 서로에게 전화를 한다. “오늘 몇 시에 어디서
만날까요?”
이런 대화에서도 정확한 시점은 사실상 정해지지 않는다.
“응, 한 12시경에 고려삼계탕에서
보죠. 연락할게요“
12시에 맞추어 고려삼계탕에 들어가면서 전화를 한다. “어디십니까? 저는 고려삼계탕에 들어왔습니다.”
“응? 빨리 왔네. 일단 자리잡고 기다리세요. 내 곧 갈게. 여기 삼거리 돌고 있어요“
12시 15분이 되어서야 서로 악수를 하고 식사 주문을 한다.
이런 게 너무 싫어서 보통 이렇게 약속을 할라 치면…”내일 모레 몇 시까지
드래프트를 주실 거죠? 미리 정확한 시간 좀 정해 주세요“
이런 표정이 나온다.
‘아이…정말…이 사람은 왜 이렇게 깐깐해? 지금 그게 언제 될지 내가 어떻게 정확하게 개런티를 하냐고…참…일하기 힘드네…’
미팅에 늦는 게 너무 싫어서 한 10분 이전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으면 그로부터 20여분 후에 미팅에 들어서면서 이런 반응이다.
“(이 사람…사업 시작했다던데 일이 없나?)
어이 오랜만이에요. 그래 요즘 어때요?”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물으면…”당신, 오늘 11시까지 오기로 했잖아? 아직도
출발 안 하면 어떻게 해?”
“대표님, 죄송해요. 제가 12시까지는 갈 테니 일단 먼저 진행하시죠. 제가 없어도 별 문제는
없을 텐데요. 죄송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시계는 어떤 의미인가? 시간이란 어떤 가치인가? 약속이란 또 어떤 책임인가? 일부 시간과 약속에 대해 생각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우리들이 아직도 18~19세기 조선 농경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든다.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 옛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