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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42013 Tagged with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5단계 위기관리 실행 준비 단계-1편 : 실행 준비 시간에 주목하라!

5단계 위기관리 실행 준비 단계-1편
위기관리 실행은 평소 투자가 전제
흔히 전쟁 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소대장이 “소대원 전원 앞으로!!!”라 소리친다 해도 평소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병사들이 그 말 한마디에 총탄이 빗발치는 사지로 뛰어 들어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기업 위기관리에서도 최고 의사결정그룹들은 사실 현장 실무자들의 위기관리 역량을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급박한 위기 발생시 최고 의사결정자들의 대응 명령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이유도 위의 상황과 유사하다.
위기가 발생한 뒤 소집되는 위기관리위원회에 들어가 각 부서장들의 상황설명과 의사결정 논의 형식들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각 일선 부서들이 평소 어떤 수준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에 지정되어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관리’하여 왔는지 어느 정도 가늠이 된다.
대관업무를 하는 부서장이 제대로 된 정부규제기관 핵심 라인을 잘 알지 못하거나, 상황 관련 정보 조차 공유 받지 못할 때도 있다. 법무부서장이 교과서에 나온 대로만 검찰수사 프로세스와 앞으로의 조사 프로세스를 설명할 때도 있다. 문제의 핵심인 NGO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대략적 정보만 가지고 대응을 고민하는 부서장도 있다. 소위 마이너라 하면서 관리하지 않는 동안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 언론사 데스크 라인을 부랴부랴 따보려 노력하는 홍보부서장도 있다. 실행은 평소의 투자와 관심이 전제되어야 성공한다.
경영자들이 말하는 지금(now)이 과연 실무진들에게 ‘즉시’일까?
기존에 정해진 위기관리 R&R(role & responsibility, 역할과 책임)에 따라 배분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위기 대응을 하려 해도 방법을 딱히 모르겠으면 문제다. 대략적인 방법은 알아도 어떻게(how)라는 실제 디테일을 모르면 또 문제다. 최고 의사결정그룹이 지시한 ‘ASAP’나 ‘지금’이라는 급박한 타임라인이 그대로 지켜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도 한번 살펴보자. 정부규제기관의 핵심 인사로부터 규제 움직임과 관련 된 심도 있는 내용과 해당 기관의 분위기를 빨리(ASAP) 파악하라는 최고 의사결정그룹 지시가 있었다 치자. 대관업무를 이끌고 있는 실무그룹리더의 휴대전화 주소록에 그 해당 기관 핵심 인사의 휴대전화번호가 들어 있는가 들어 있지 않은가 간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해당 핵심 인사에게 접근하기 위해 여러 주변 이해관계자들과 지인들을 통해야 한다면 상당히 더 긴 시간과 노력들이 들게 마련이다. 한 통으로 될 수 있는 1차적인 위기 대응이 한나절 이상 수십 통의 전화로 겨우 마무리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리적 시간 소요에 있어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
지연된 시간은 일반적으로 부족한 품질 또한 의미
시간만 지연되는 것이 아니다. 처음통화 해 별로 관계 자산이 형성되어 있지 않는 기업 내부 관계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어디 있을까? 당연히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량이나 품질은 떨어지고 정확하지 않게 정리되게 마련이다. 결국 최고 의사결정그룹에게는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거나 의사결정에 충분하지 않은 정보가 보고될 수 밖에 없다. 항상 최고의사결정 그룹이 ‘ASAP’와 ‘지금 당장’을 이야기하면, 항상 실무진들은 심각한 고민을 ‘ASAP’ 또는 ‘지금 당장’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흔한 위기관리 시간관리 오류 – 준비 단계에 대한 망각
위기관리에는 ‘충분한 시간’이란 단어 자체가 없다. 일선에서 “우리에게 충분한 시간을 좀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이유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들을 충분히 활용하여 실행을 준비하고 신속히 실행해야 하는 것이 전부다. 현실이 이렇다면 위기관리위원회의 시간관리는 이런 일선의 고민들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만약 그런 감안이 우리 기업에게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면 평소 일선의 고민을 줄여 줄 수 있도록 투자와 관심을 투입해야 한다.
단순 홈페이지 팝업에도 반나절 이상이 걸려
예를 들어 단순해 보이는 홈페이지 팝업만 보아도 그렇다. 위기관리위원회에서 발생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시 받은 수십 개 대응 행동들 중 하나인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한 해명문 게시를 한번 살펴보자. 물론 위기관리위원회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있었다. 위기관리위원회에서는 홍보팀에게 홈페이지 게시용 해명문을 빨리 제작 게시하라 했다. 홍보임원은 팀으로 내려가 부장을 불러 해명문 초안 개발을 지시한다. 해당 부장은 팀원들을 불러 업무를 공유하고 일정을 파악하여 과장과 대리급 홍보팀 직원에게 해명문 초안을 빨리 만들어 오라 부탁한다. 이 과정에서 벌써 30분은 쉽게 지나간다.
홍보팀의 똘똘한 과장이 해명문 초안을 만들어 왔다. 부장이 리뷰를 한다. 부장이 전략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 문장을 고쳐 다시 재작업을 지시한다. 과장은 재수정을 한다. 부장이 해당 수정 해명문을 들고 홍보임원실에 들어간다. 홍보임원은 부장에게 해당 해명문을 법무팀과 협조 해 먼저 리뷰 받아 오라고 지시한다. 해당 부장은 수정된 해명문을 가지고 법무팀장을 찾아간다.
법무팀장은 같은 위기와 관련된 다른 계약조항이나 법률적 검토 지시를 받아 아주 바쁜 상태다. 법무팀장은 홍보팀장으로부터 전달받은 수정 해명문을 읽고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몇가지 해준다. 재수정된 해명문을 받은 홍보부장은 다시 최초 홍보 과장에게 임원 보고용 파이널 수정 해명문을 정리해 달라고 한다. 이전 단계에서 파이널 수정 해명문을 받는 시간까지 벌써 2시간이 흘렀다.
여러 사람이 함께 결정하는 위기대응 현실을 평소 기억하자
파이널 수정 해명문인 줄 알았던 해명문이 홍보임원에 의해 다시 앞뒤가 바뀌고, 여러 수사들이 추가되었다. 문장이 상당히 이상해 졌다. CEO보고를 위해 빨리 최종 작업을 하라고 홍보임원이 지시 한다. 해당 수정 해명문은 다시 홍보팀과 법무팀을 돌고 돌아 임원 리뷰 최종본으로 완결된다. 홍보임원은 해당 최종본을 CEO에게 보고한다. 정확하게는 위기관리위원회에 보고한다. 대관부서임원이 해당 문구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를 한다. 마케팅 임원이 피드백을 더한다. 법무팀에서 다시 추가적 의견을 내 놓는다. 마지막으로 CEO께서 여러 표현들을 추가한다. 홍보임원과 부장은 다시 처음부터 작업을 반복한다. 이전 단계부터 이 시점까지 또 2시간이 흘렀다.
위기관리위원회에서 리뷰를 한 진정한(?) 파이널 해명문이 결정되었다. 홍보팀에서는 평소 회사 홈페이지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IT팀에게 팝업창으로 해당 해명문을 띄워달라고 주문한다. IT팀에서는 해당 해명문의 디자인을 잡아 줘야 업로드가 가능하다고 한다. 홍보팀내 디자인 담당자에게 해명문 디자인을 맡긴다. 디자인을 잡은 후 홍보임원의 리뷰를 받아 몇 번 수정을 하고 디자인을 완결하는 데 또 한 시간이 걸렸다.
IT팀에게 전달된 팝업창이 회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기자들과 고객들에게 노출되는데 최초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지금 당장’이라는 지시 이후 5시간 30분이 걸린 것이다. 위기관리위원회는 이미 5시간전에는 해당 해명문이 회사 홈페이지 메인 페이지에서 빛나고 있으리라 예상했었을 것이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보도자료도 그렇고, 대관업무 접촉이나, NGO 접촉이나, 불만고객과의 접촉이나 거의 모든 활동들에서 이런 시간적 갭이 발생한다.
피치 못할 현실적 갭(gap)을 평소 관리하자
이런 현실적인 갭을 먼저 이해하고 평소에 해당 갭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준비작업을 하는 것이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작업이다. 만약 이 작업이 부재했었다면, 위기관리위원회의 시간관리와 의사결정관리는 이 실행준비 기간을 충분하게 감안하여 더욱 더 신속하게 조기에 관리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 관리를 모두 못하면 위기 시 기업은 항상 대응이 늦거나 때를 놓쳐 대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실행 준비 시간을 고려한 시간 및 의사결정관리 필요
일부 기업에서는 최초 대응 보도자료 배표 시점 등을 매뉴얼에 적시한 곳도 있다. 앞의 글에서 정형적인 데드라인이 별반 의미 없다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세부 작업’등에 있어 ‘최소한의’ 시간을 규정 해 놓는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물론 이러한 시간 규정은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리고 협업 체계 개선과 업무 전문화를 통해 실무진들이 실제 실행 가능한 규정이어야 한다.
세부 작업들에 대한 시간 규정은 필요할 수도
평소 그러한 세부 작업들에 대한 시간 규정이 있다면 각각의 일선 실행 그룹들이 보다 급박함을 가지고 현장에서 시간관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위기관리위원회의 입장에서도 전반적인 실행 타임라인 설정과 시간관리가 가능해 질 것이다. 이 모든 체계들은 평소 마른 수건을 돌려 짜는 노력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전제되어야 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100% 실행? 글쎄…
위기관리위원회가 지시한 10개의 대응 활동들이 있다면 그 10개 모두가 실행되리라는 막연한 생각도 버려야 한다. 여러 문제로 인해 그 중 일부 또는 전부가 실행되지 못할 때도 있다. 각 실행 그룹들은 왜 해당 실행들이 적시에 정확하게 실행될 수 없는지, 그리고 왜 모두 실패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과정 또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에서는 실행을 준비하고 있는 침묵의 시간으로 받아 들여진다는 것이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자
위기관리위원회측에서 그리는 통합적인, 이음새 없는, 빈 구멍 없는 일사불란한 대응은 실제로는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는 것을 평소에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가능한 시간과 관심과 예산을 투자하여 미리 함께 고민하고, 언제든 실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핵심적 위기 대응 활동에 대해서는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위기관리 시 이 실행준비 기간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전제되지 않고는 좀처럼 위기관리에 성공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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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1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How와 소통

증시에 파장이 커지자 회사측은 오후4시 긴급 IR을 열었지만 참석한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평소 회사측의 정보 제공이 부족한데다 갑작스런 유상증자 발표 후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며 소통의 문제를 지적했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만으로 주가가 이렇게 폭락하지는 않는다. 오늘 시장의 반응은 신뢰의 문제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참석자도 “두산그룹이 이렇게 비전문적이고 세련되지 못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안을 밝힌 것에 대해 상당히 놀랐다”고
꼬집었다. [머니투데이, 기자수첩,두산의 착각? 애널의 오판?]

금호아시아나 케이스와 같이 두산도 최근 유상증자로 인한 시장반응에 상당히 고통 받고 있다. 애널들이 또 ‘소통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왔다. 애널들의 불만은 두산측이 밥캣 인수와 관련한 자금관련 정보를 오픈하지 않고 있으며, 유상증자와 향후 밥캣의 시장전망을 비전문적인 방법으로 진행 설명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한마디로 두사측에서 주장하듯이 향후 전망이 좋다면 그를 위한 자세한 ‘How’를 내 놓으라는 주문이다.

이를 토대로 두산 케이스 관련 가정들은 몇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다.

1. 두산이 확실한 how를 가지고 있으며, 소통방식 또한 어느 정도 적절 했음. ==> 즉, 애널과 마켓이 틀렸음.
2. 두산이 확실한 how를 가지고 있지만, 소통방식에 문제가 있었음. ==> 애널들과의 소통에 좀더 힘쓴다면 문제 없음
3. 두산이 확실한 how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소통방식이 그럴 수 밖에 없었음. ==> 문제가 큼.
4. 두산이 확실한 how를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소통방식을 개선해서라도 애널들의 불만과 비판적인 시각은 완화해야 함. ==> 문제가 더 큼.

보통 두번째 가정을 대부분 문제점과 해결책으로 느끼고 기사를 쓰고 읽는다. 그러나 일부 케이스에서는 3번째나 4번째 가정이 현실인 경우들도 있다. 이번 두산의 케이스는 1번 또는 2번 이기를 바란다.

4월 212008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제네시스 가격 이슈 관리를 바라보면서

오늘 아침 우리 모 AE가 클라이언트에게 모니터링 보고를 하면서 현대 제네시스의 가격 논란에 대해 컨설턴트적인 시각으로 “현대측에서 사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는데 아쉬운 부분입니다”라는 모니터링 평을 붙였다.

나는 그 AE에게 아쉬움이라는 단순한 표현 보다는 ‘How’를 이야기 해보라고 이메일을 보내보았다. 그 AE가 현대자동차의 홍보부사장이거나 사장이라면 과연 어떤 방식(how)로 이슈를 관리 했었을까? 하는 질문이다.

그 AE는 “제가 보기에 현대차에서는 초기엔 이번 이슈에 대해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이슈가 확대되면서 지난 목요일경에서야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것이 제가 사전에 적극적으로 이슈 관리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How라는 질문에는 “제품의 가격 결정 (권한)은 기업에 있고, 제네시스가 우리나라에서는 최고급 모델이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에서 홍보하는 제 입장에서는 현대차가 이해가 갑니다. 이슈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데 그것도 reasonable하다고 보고요. 이번 이슈를 키운 것은 점차 똑똑해지는 소비자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현대차에서는 이런 흐름을 파악하고 사전에 대응했어야 합니다. 이슈가 커지는 것이 두려워 쉬쉬하지 말고, 담당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오피니언 리더인 이들에게 정확한 Fact를 전달했어야 했고, 이와 함께 온라인에서 영향력이 큰 소비자와는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라고 나름대로의 의견을 보내왔다.

나는 그 답변에 ‘timing에만 문제가 있던 걸까? 메시지의 논리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question mark을 붙였다. 그 AE는 계속 공부를 해 봐야 하겠다고 한다.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아주 즐거운 경험이다.

사실…

현대차만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모든 수입차들도 같은 이슈에 괴로워 했었다. 작년 같은 경우에도 자동차 매니아들과 언론에서 이슈를 제기하는 바람에 수입자동차들이 가격 인하 결정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현재 현대차가 전달하고 있는 이슈관리용 메시지는 이전에 수입차동차들이 사용해 왔던 메시지와 100% 일치한다. 이제는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전형적인 메시지다.

먼저, 옵션의 차이에 따른 단순 가격 비교 불가론
둘째, 각국의 세제와 운송 및 딜러비용 유무로 인한 단순 가격 비교 불가론
셋째, 제품 가격 결정에 있어서 시장경쟁환경을 감안해야 한다는 당위론

이 세가지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수입차 가격의 고가 행진을 지탱해 온 논리였었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 현대차가 해외 시장에서 이 논리를 쓰는 것이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 쓴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고민은 사실 이런 논리 싸움 이전에 가격 정책 자체에 있다. 제네시스의 경우 해외에서 고가 정책을 쓸만큼의 브랜드력을 보유하지 못했고, 적절한 딜러 시스템을 구축하지도 못했다.

미국 시장은 함부로(!) 국내와 같은 고가 정책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는 시장임에 틀림없다. 수입차들은 이런 가격 정책을 reasonable pricing이라고 부른다. 재미있는 말이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이는 당연한 가격 정책이다.

문제는 한국 소비자의 마음이다. 그 reasonable price를 우리에게도 적용해 달라는 마음이 현대차에게는 부담이 되는 거다. 미국과 같은 수준의 Reasonable Price를 한국 소비자들에게 적용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많다. 앞으로 어마어마한 R&D투자금, 브랜드관리 비용들을 어디서 충당 할 것이며, 해외 시장에서의 가격 부담을 어떻게 해소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내부적으로는 있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현실적 문제가 현대차의 논리적 메시징에 한계를 긋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이유를 덮으려 머리를 짜낸 메시지가 논리적으로 통하기를 그냥 바라고만 있는 것이다.

How 라는 문제에서..현대차에게 필요한 이슈 대응 방식은?

완벽한 논리적 메시징이 불가능하다면…(어떤 이유 때문이라도…) 논리성에만 너무 매달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동시에 감정적(emotional) 대응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Emotional Message란 어떤 것이 있을까…고민해 봐야한다.

뻔하게 답이 나오는 기존 스타일의 emtional message가 절대 아니다. 새로운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숙제는 현대차의 것이다.

일단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다니 그 결과가 이슈 관리에 또 한 한계를 긋겠지만…현대차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이슈를 접근하는 것이 좋다.

P.S. 내가 제네시스를 바라보면서 우려하는 가장 큰 이슈는 가격이 아니라 브랜딩이다. 학동사거리 모 빌딩에 씌워 놓았었던 허접한 제네시스 광고 필름이라던가…제네시스의 로고 디자인 문제라던가…현대차 정회장께서 미국 딜러들을 모아 놓고 전달했던 ‘제네시스는 연비가 좋아서 미국 시장에서 잘 팔릴 것’이라는 메시지는…제네시스 브랜딩의 한계를 극렬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토요타가 렉서스를 어떻게 브랜딩했었고, 어떤 메시지와 스토리들을 일관되게 활용했었는지…공부가 더 필요하다. 무조건 생산,기술,영업에 대한 피상적 벤치마킹만 필요한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