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12월 162008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Tactical Transparency

Shel Holtz가 새로운 책 하나를 냈는데 그 책의 이름이 ‘Tactical Transparency‘라고 한다. 기존 Transparency라는 주제나 제목의 책들은 많았었는데 여기에 Tactical이라는 단어가 하나 더 붙었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실행하다 보면 최근 이런 질문들을 받곤 한다. “본사의 대변인이 미처 지역에 제시간에 맞추어 가지 못하면 누가 어떻게 방송과 인터뷰 해야 하나요?”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도록 허락되어진 사람이외에는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말라는 규정이 있는데, 피치 못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또 최근에는 “직원들이 블로그나 미니홈피 또는 카페활동들을 하면서 회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데 이 부분들도 자칫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예를들어 위기시에 정제되지 않은 직원 개개인의 생각이 외부로 퍼지게 되는 통로가 되지 않겠냐는거죠…” 이런 문제들이 제기된다.

우리 회사만 해도 회사의 팀블로그를 오픈하고 나서 그 이전에 비해 회사 내부의 이야기들이 10배 이상 더 많이 오픈되고 있다. 어떤 AE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이들이 어떤 대형 프로젝트들을 실행했는지, 심지어 어제 실시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어떻게 진행되었고, AE들 각자가 어떤 insight들을 얻었는지…어떤 신규 클라이언트가 영입되었는지 까지 모두 오픈되고 있다.

예전의 철학과 환경에서는 분명 이 Web2.0 활동들은 “쓸데 없는 짓”이다. 더 나아가서 회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짓”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디어 철학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을 좋은 의미에서 100% 활용하는 방법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Shel Holtz는 기존 회사 공식 대변인이 회사를 대표해 공식적 커뮤니케이션들을 처리하는 이론적인 방식을 그만 버리고, 직원들 각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정보와 이슈들을 업데이트 시키고, 그들을 교육하고, 그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의 empowerment를 주어서 고객(이해관계자) 접점에서 회사를 대변하는 완전한 커뮤니케이션을 실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나가라고 충고한다.

그러니까 PR을 기존 Media Relations에만 촛점을 맞추어 대변인을 커뮤니케이션의 유일한 통로로 인정하지 말고, Corporate Communicattion (targetting all stakeholders around the corporation)의 시각으로 모든 이해관계자 접점에 있는 직원 하나 하나를 대변인으로 키워 나가는 것이 진정한 transparency라는 생각인 듯 하다.

이를 위해 여러가지 Web2.0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tactically acceptable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다시 Media Realtions의 관점에서도 한 직원의 블로그 포스팅을 읽은 기자가 그 직원에게 회사 내부의 이야기를 물어 오더라도 그 해당 직원 블로거가 정확하고 완전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겠다.

회사 매장 주차장에서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인근 매장 방화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물어보는 아줌마 드라이버가 있다면 우리 주차 담당 직원이 다가가 정확하고 성실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겠다.

이제는 transparency에 있어서도 2.0의 시각이 필요하게 되었다. 앞으로 좀더 구조적인 스터디를 해 봐야 하겠다.

12월 092008 Tagged with , , , 2 Responses

극약처방

GM의 상황과 위기대응 방식을 보면…

극약처방 느낌이 떠오른다.

말기암 환자에게 암덩어리가 죽을지 그 환자가 죽을지 확실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 마지막 한방이외에는 전혀 옵션이 남지 않은 극적인 상황이 떠오른다.

엄청나게 강한 항암제를 처치하고 그 환자의 반응을 보는 꼴이다. 암덩어리 또는 환자 둘 중 하나는 결국 죽겠다.

GM’s Commitment to the American People

“While we’re still the U.S. sales leader, we acknowledge we have
disappointed you”

 “At times we violated your trust by
letting our quality fall below industry standards and our designs
became lackluster.”

“We have proliferated our brands and dealer network to the point where
we lost adequate focus on the core U.S. market”

“We also
biased our product mix toward pick-up trucks and SUVs.”

“Despite moving quickly to reduce our planned spending by over $20
billion, GM finds itself precariously and frighteningly close to
running out of cash”

(source; Automotive News)

PR 담당자가 할 수 있는 최후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최악의 메시지다…(지금까지 해 왔던 과거들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픈가 말이다…)

과연 GM이 살아날 수 있을까?

10월 242008 Tagged with , , , , , , , , , , , , 3 Responses

의사와 위기관리

양깡님께서 의사분들이 경험하시는 위기 상황과 대응방식에 대해 아주 멋진 insight들을 정리해 주셨다. 조직이 대응하는 종합병원은 일단 제외하고 개인병원 의사분들을 위한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보자.

1. 의료사고에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Litigation Communication.

Litigation communication에 있어서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판결이 나오기 까지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단, 소송상대방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the allegations are absolutely false)” 더 알기쉽게 설명하자면 “판결로 내가 잘 못했는지 아닌지 밝혀질 때가지 나는 무죄야. 그러니까 당신도 괜히 떠들지 마!”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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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에 관련된 주체들은 서로 만나거나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위험하다. 보통 대리인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한다. 미국의 경우 이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이 매우 다르다. 우리나라와 판결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인데, 미국식은 court 내부와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외부 커뮤니케이션(일반공중, 소비자, 미디어, 정부, NGO…)이 매우 강조된다.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어 배심원들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자사의 명성보호 차원에서도 외부 공중에 대한 강력하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송과정에서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비전략적으로 이해된다. 최대한 메시지를 제한함으로 판사단의 chemistry 관리가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에 대한 소송이 시작되고 그 사실이 알려지면 일반공중의 약 40%가량이 ‘해당 기업에게 모종의 죄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고 주장한다. 해당 기업이 언론에게 노코멘트를 남발하면 그 퍼센테이지가 50~60%이상으로 오른다고도 한다.

일단 소송전에 여론의 법정에서 유죄를 받고 법정에 입장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미국처럼 이런 연관성이 그렇게 유의적으로 존재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법적으로 정확한 의견은 아닐 수 있으므로 법률적 전문성을 지니신 분이 계시면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그러나 위기시 point of connection 관리가 매우 중요.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을 100% 적용하는데는 무리)

일단 병원에서 의사분이 책임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POC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위기확산을 목격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앞서말한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을 정확하게 고수하다보면 커뮤니케이션에 인간미가 없어지고, 공감이 끼어들 구석이 없다.

위기관리의 중요한 원칙인 “그 누구도 화나게 하지 말라”라는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게 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환자에게는 의사와 정보의 불균형에서 오는 막연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따라서 의사들이 1차로 성난 환자들을 한층 더 자극하지 않으려면 다른 주체들 보다 더욱 더 최대한 인간미와 공감을 커뮤니케이션해야 유효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대기업들에서도 이러한 부담이 있는데 이 또한 이유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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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Litigation Communication의 가장 첫번째 목표는 ‘소송을 피하는 것’이다. 일단 소송이 시작되면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가 되고, 소송이 끝나고 나면 그 승패에 관계없이 ‘명성을 보호하고 회복하는 것’이 되겠다. 따라서 POC를 적절하게 관리하면 첫번째 목표가 달성되는 의미이고, 그 자체가 위기관리겠다.  

3. 균형을 통해 borderline을 넘지 않는 것이 핵심

그러나 섣부른 인간미와 공감이 “내가 잘 못했다. 내 죄다(I’m guilty)”로 상대에게 해석되면 안된다. 기존 의사분들이 우려하는 바가 이 부분이고, 이 때문에 인간미를 기반으로 한 공감 이전에 사무적이고 무죄를 주장하는 방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있다. 일종의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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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감은 죄를 스스로 인정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이 부분이 매우 이해하기 힘든데, 일단 환자와 환자가족의 감정을 100% 공감해 보면 그 다음엔 적절한 메시지가 떠오른다. 아예 커뮤니케이션시 ‘공감표현’을 맨앞에다가 놓도록 습관을 평소에 들이는 것도 좋겠다.

위기 원인에 대해 포지션상 서로 대립각을 세우지 말고 같은 포지션을 품는 것이 전략적이다. “함께 원인을 찾아보자”는 포지션이다. 사실 정확하게 원인이 제3자에 의해 가려지기 전에는 의사나 환자나 누구도 맞는 주장이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을 ‘함께’ 찾아보자.” “우리는 같은 포지션이다”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전략적이다. 

4. 매뉴얼은 필요하지만 암기할 수 있는 분량이 넘으면 무용지물

대부분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무용지물이다. 회사 책상위나 책장에 버려진 장식품이다. 매뉴얼은 두꺼울 수록 효과가 없다. 가장 좋은 매뉴얼의 분량은 위기관리 주체가 그 첫장부터 맨 뒷장까지를 다 외울 수 있는 정도다. 물론 체크리스트와 기타 필요 정보들은 attachment로 필요하겠지만, Things to do는 모두 암기할 수 있는 분량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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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매뉴얼을 두껍게 만들어 위기가 발생하면 “OOO관련 위기라면…189페이지를 읽어 봐”하는 데…말이 그럴 듯 하지 현실성이 없다. 예를들어 매뉴얼내에 총 수십에서 수백개의 위기 유형이 있다고 해도 중 그 분류기준에 딱맞게 떨어지는 위기가 실제 존재하기도 힘들뿐더러, 하나의 위기가 하나의 유형을 갖지도 않기 때문에 실무자들은 각 챕터들을 넘기는 독서 삼매경에 빠지다가 실기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실무자들은 위기발생시 사실 매뉴얼을 볼 시간 조차 없다)

5. 결과적으로 위기관리는 기술(skill)이 아니라 철학(Philosophy)

인간미. 공감. 전략적 마인드. 커뮤니케이션 태도…모두 ‘기술’이 아니다. 기술이라고 이해하는 순간부터 위기관리는 실패한다. 평시에 모든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그 자체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 익숙해져야 한다. 진정성이라는 것은 연습으로 되거나 설정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을 시험하는 기회다. 의사분들에게 위기는 각자의 평소 환자관, 의료 철학이 시험받는 기회겠다. 기술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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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2008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이상향 without fat

Perfection is achieved, not when there is nothing more to
add,
but when there is nothing left to take away.


완벽함이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 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


어제 그 프리젠테이션을 보면서 그 벤처 사장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다. 가만히 오늘 이 말을 들여다보면서 문득…”그럼 당신은 어때? 완벽해?”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솔직히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여러가지 내외부 강의 파일들을 들여다보면 내 메시지들 조차도 fat이 너무 많다. 미디어 트레이닝 슬라이드들 중에 ‘메시지에서 군살을 없애세요’라는 슬라이드도 있는데…그 전체 슬라이드들에서도 빼도 그렇게 문제가 없을 것 같은 fat이 많이 들어있다.

작심을 하고 fat을 빼보자…해도 참… 손가락만 떨릴뿐 쉽지가 않다.

또 재미있는건 나름대로 fat을 제거한 생고기 형태의 슬라이드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면 지난번 이야기 한데로 ‘일부’ 청중들이 이런 반응을 보인다. “너무 한거 아닌가…고작 슬라이드 몇장으로 말이지…’

얼마전 모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정부부처 컨설팅을 하고 있는 양반인데, 작년까지 우리회사에서 그 업무를 진행했었던터라 우리에게 조언을 얻고자 전화를 해 왔다. “자네 회사가 OOOO부 일할때 보고서를 왜 그렇게 많이 썼어. 분량이 뭐 툭하면 500 페이지야. 우리 보고도 이렇게 해 오라고 하는데 죽겠다. 뭘 채우지?”

우리가 500페이지를 스스로 채우고 싶어서 채웠을까? 담당자분들 말로 “몇억을 가지고 가는 회사가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냐…”하는 무언의 압력 때문이었던거지.

많은 실무자들은 어느정도 이렇게 생각한다. “일단 어느 정도는 분량이 되어야 성의가 있다고 보지 않겠어…?”  제안 미팅에서도 한뼘쯤되는 제안서가 ‘시각적’으로 통하는 게 현실이다. 이번 대우조선입찰에서도 포스코와 한화는 다섯박스짜리 제안서를 냈는데, 현대중공업은 달랑 한박스더라…하는 뒷담화가 있을 정도니 말 다했다.

생떽쥐베리가 이야기 한 완벽함이란…사람들이 죽을때까지도 영원히 이루지 못할 이상이 아닐까 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힘드니까 말이다.
 

10월 222008 Tagged with , , , , , , , , , , , 3 Responses

어짜피 편집하면 당할텐데…

[질문] 미디어 트레이닝 잘 받았는데요…제가 실제로 인터뷰를 해 보니까 문제가 있습디다. 내가 한 말들이 아주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안 좋은 부분만 자기네 맘대로 편집해서 따다 붙여 쓰더라구요. 인터뷰 잘해 봤자 말짱 도루묵인거죠. 자기네들이 쓰고 싶은 부분만 쓰니 어떻게 당해 내겠어요?

[답변] 맞습니다. 분명 취재 기자나 PD들에게는 편집의 기술이 있겠지요. 어떻게든 그분들이 엮어놓은 스토리에 짜 맞춰질 수도 있겠지요.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행하는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지금 여러분들께 바라는 바는 이번 기회를 통해 훈련을 받으시고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위치나 기회를 가지게 되시면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시라 하는 겁니다.

말씀하신 편집의 기술에 대항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은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뿐입니다. 일종의 방어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는데, 가능한 인터뷰를 인용한 보도 내용을 ‘섹시하게 만들 그 무엇’을 최대한 사전 배제하시라는 것입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목적은 현란한 말 솜씨를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기자나 PD를 찜쪄 먹을만큼 전략적이 되는 것도 사실 기대하지 마십시오. 단, 말실수를 최소화하려 노력하세요. 회사의 포지션에 인관되게 align하는 것에 신경 쓰세요. 자세를 바르게 하시고, 공감을 나타내시고, 겸손하시고, 긍정적이세요. 그 것 뿐입니다.

일선에 계신 여러분이 언론에게 하실 수 있는 말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영역이나 권한을 넘어서는 위험한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확실하지 않은 사항을 그냥 습관적으로 추측하거나 예상하지 마세요. 그냥 자신에게 허락 된 메시지만을 진정성을 가지고 반복하세요. 그게 전부입니다.

만약 이러한 것에 익숙해 지고 이를 따라 인터뷰를 진행하면 부정적으로 편집될 꺼리가 없을 겁니다. 위기시에 가장 잘 된 인터뷰는 편집과정에서 보도되지 않고 사라져버리는 인터뷰입니다. 여러분들이 회사의 대변인이 아닌 이상 함정을 만들어 진행하는 취재에서 여러분들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인터뷰 답변이 편집에서 제외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겁니다. 그 정도면 됩니다.

더 이상은 바라지 않습니다.   

10월 22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해석이 불필요한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그러나 의도와 상관 없이 이 대통령의 발언이 오락가락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이날 금융시장에선 주가가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올랐는데, 이와 관련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아이엠에프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인식이 일관돼 있다 하더라도 여러 갈래로 말이 갈라져 나온다면 국민들 사이에선 오해와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민감한 금융위기 상황에선 좀더 정교한 메시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메시징은 ‘일관성’이 생명이다. 하나의 이슈에 대해서는 하나의 시각만이 존재해야 하고, 하나의 메시지가 강력하게 구조화되어서 반복되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 특히 그룹사들의 경우에도 오너 또는 CEO의 메시지를 홍보담당자들이 언론이나 국민들에게 ‘재해석’해 주는 친절한 서비스를 하는데, 본래는 이런 ‘해석’ 또는 ‘통역’ 활동이 없어야 저대로 된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이라 하겠다.

해석이나 통역은 수용자들에게 또 다른 주관성을 가미하게 해서 커뮤니케이션 진행 후 효과를 반감한다. 또한 리더의 최초 메시지에 대해 공중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게 되거나, 그 해당 메시지에 대해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해석들을 유도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런의미에서 대통령께서 위기의식 자체와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과연 문제의식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하다.

10월 172008 Tagged with , , , , , , , 6 Responses

핵심 메시지가 뭐 이래…?!

어제도 full day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했는데 맨 말미에 클라이언트 중 한분이 질문을 해 주셨다. 실제로 인터뷰 트레이닝을 받으신 분들 중 한분이다.

“제가 인터뷰 트레이닝 하면서 핵심 메시지로 반복한 부분이 있는데…홍보전문가로서 그런 평이한 답변을 반복한다는 것은 약간 수준이 떨어지거나, 성의나 해결책이 없이 립 서비스만 한다는 것으로 비춰지지 않을까요?”

아주 핵심을 이야기해주셨다. 어제 인터뷰 트레이닝에서는 일선 실무자들(팀장급)이 사고 현장에서 언론의 인터뷰 의뢰를 받았을 때를 설정해 진행했었다. 보통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해 사고 수습을 하고 있고, 그 와중에 취재기자들이 들이 닥치면 현장을 관리하는 팀장은 3중고를 겪는다.

첫째 고통은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것, 둘째는 기존 현장 사업을 동시에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 셋째는 들이닥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

원래 위기관리 매뉴얼상에서는 Role & Responsibility가 확정되어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 그러한 R&R을 두부모 자르듯이 나누어 내 것이 아닌 것에는 ‘나 몰라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게 문제다. 이 클라이언트사도 매뉴얼상으로는 ‘언론 인터뷰는 홍보실이 한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현장과 홍보실이 위치하는 본사는 길게는 1시간 거리까지 위치 한다. 사건이 터지고 언론이 들이닥친 후 한시간 동안 현장의 언론이 달려오는 홍보실 담당자를 기다려 줄까 하는 게 문제인거다.

어제 현장 관리 팀장들이 만들어 활용한 핵심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현재 사고 원인을 파악 중에 있습니다. 사고 원인이 규명되는 데로 그에 대한 재발방지 조치가 발표될 것입니다.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중에서 반복, 반복, 반복한 핵심 중 핵심 메시지는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였다.

여러번의 공격적이고 위험한 기자들의 질문들에 대해 가능한 이런 핵심 메시지에 머물렀던거다.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이 현장 관리자 (커뮤니케이션 비전문가)에게는 가장 큰 가치기 때문이다.

앞의 질문자께서는 스스로 답을 하시면서도 이런 메시지가 약간 두리뭉실하다고 느끼신거였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에 실체가 없지 않나 하는 거였다. 맞는 말이다.

핵심메시지는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게 특성이다. 핵심메시지는 제목일 뿐이다. 세부적으로 그 핵심 메시지를 지원하는 근거들이 같이 제시될 때 아주 완벽하게 잘 설계된 매시지팩이 완성된다. 그러나 그 완전한 메시지 팩이 현장 관리자의 몫은 아니다. 특히나 사고발생 직후 내부적인 의사결정이 완전하게 이루어지고 공유되기 전에 현장 관리자가 전달 할 수 있는 메시지는 위의 것 말고는 사실 없다. (답답하거나 두리뭉실해도 어쩔수가 없다)

단, 사고 이후 일정 시간이 흐르고 회사 내부적으로 확정 공유된 세부 디테일들이 존재하게 되고, 회사를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다르다. 아까 말했던 핵심메시지와 그를 지원하는 세부 메시지들을 충분히 전달해야 성공한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그 메시지라면:

“먼저 이번 사고에 의해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세가지 사고방지 시스템을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첫째 시스템은….둘째 시스템은…셋째 시스템은…이러한 계획에 따라 저희 임직원 모두는 더욱 안전한 OOOO 환경을 고객 여러분들께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디테일들이 강력하게 구조적으로 구축되 제시되어야 안정감있고 수용성있는 메시지가 된다. 이것이 하나의 핵심 메시지팩이 된다. 인터뷰 트레이닝은 이러한 물리적 시간을 사전에 보장받지 못한 상태를 가정해 실행한다. 위기의 특성에 맞추기 위함이다. 그러나 평상시 경영 전반이나 일정 이슈를 가지고 일반적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때는 다르다. 그 때는 디테일의 구조화를 통한 핵심 메시지 팩은 필수다.

10월 142008 Tagged with , , , , , , , , , 3 Responses

공감 라디오를 위한 제안

그래서 ‘홍보만 있고 소통은 없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민 여론이 악화된 것을 자신들의 입장이 잘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판단한 것 같다. 하지만 현 정부에 대해 얘기되는 ‘소통 부재’의 의미에는 정부의 홍보 부족뿐 아니라 각계 각층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것, 즉 ‘청취 부족’이란 의미도 담겨 있다. [중앙일보]

대통령의 노변담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않은 것 같아서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오늘 중앙일보 이가영 기자께서 공감 가는 글을 써주셨다. 위에서 이기자가 언급한 ‘홍보만 있고 소통은 없다’라는 표현도 달게 생각한다. 학자들이나 실무자들이 주장하는 ‘홍보’에 대한 정의나 뭐 그런 것을 차치하고..현 상황이 그렇게 불리기에 딱 적당한데 어쩔까.

맨 처음 라디오를 소통의 도구로 택한 것도 ‘정부’니까 가능한 결정이었다. 만약 이 대통령께서 현직 대기업의 CEO로서 아마 그런 제안을 받았으면 임원 얼굴을 한 번 더 쳐다보면서 “공부 좀 하라!” 소리 질렀을 것이다. 오디언스의 시각으로 패러다임을 변환한다는 것은 남녀가 성별을 바꾸는 것만큼 힘들다는 것을 여러 기업들과 정부 컨설팅을 통해 절실하게 깨닫는다.

차라리 한 남자를 설득해서 개인적으로 남성 성을 포기시키는 게. 어떤 조직이나 기업 그리고 정부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것 보다 쉽다는 게 솔직한 경험이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이들은 절대로 변화하지 않는다고 전제를 깔고 가능한 범위에서의 소규모 변화만을 지향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한나라당 당직자들도 해당 방송을 실제 라디오를 통해 듣지 않았다는 것이 그 효과를 대변한다. 매스 미디어를 통해 어느정도 규모 이상의 배포만 가능하다면 그 중 어느 정도는 의미 있는 오디언스 효과가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것 또한 ‘노쇠한’ 개념이다.

그렇다고 미디어 패러다임을 따라간다고 블로고스피어로 뛰어드시라는 말은 아니다. 그것이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미디어 패러다임 변화 이전에 스스로 가진 포지션, 그리고 그에 근간한 진정성 있는 메시지다. 사실 중앙일보 이기자가 주장한 ‘청취’도 그 이후다. 청자의 포지션과 메시지가 잘못되어 있다면 ‘청취’가 효력을 발휘하거나 공감의 도구 또한 되지 못한다.

한가지 제안을 하자면…커뮤니케이션적으로…

기왕 라디오 연설을 정례화하신다면. 대통령께서 자신이 알고 있는 오디언스들의 생각들을 쭉…하나 하나 열거해 주시면 어떨까 한다. 오프라인 언론에서 전해 들은 여론,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의견들…한번 방송 때 마다 하나씩 주제를 정해서 그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들을 대통령이 모아서 하나하나 읽어 주시면 어떨까 한다. 마치 DJ가 청취자 사연을 읽어주듯이…

대통령께서는 답변을 하시거나 해명을 하시거나 하지 마시고…하나하나의 의견들과 생각들에 대해 공감만을 표시하시면 어떨까. “맞습니다.” “아닙니다” 하지 마시고…”그렇군요. 그렇게 생각들 하시는군요.”  “아…이런 생각들도 하시는군요…알겠습니다.” 그냥 이래 보시면 어떨까 한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오디언스의 마음을 여는 방법은 공감을 하고 같은 포지션에 서는 것이다. 공감하는 라디오 방송이 되었으면 한다. 청취는 훨씬 그다음이다. 소통은 또 그다음이다.

10월 122008 Tagged with , , , , 4 Responses

700번 반복해라!

로이스터는 “한국에서는 통역을 거친다는 제약 때문에라도 나는 불가피하게 간결하고 명쾌한 지시를 내려야 하는데 이는 오히려 리더에게 긍정적 제약”이라며 “어떤 비즈니스에서도, 어떤 조직에서도 간결하고 명쾌하고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유익하다”고 단언했다.

로이스터 감독 스스로는 연구해본 대상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의 리더십은 잭 웰치(Welch) 전(前) GE 회장과 맥이 닿아 있었다. 단순함(simple)·자신감(self-confidence)·속도(speed)를 강조하는 잭 웰치는 “핵심 가치를 최소한 700번 이상 반복해서 부하들에게 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선일보]

이전 SK 최회장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지만, 로이스터 감독도 잭 웰치의 주장대로 ‘핵심 가치를 최소한 700번 이상 반복해서 부하들에게 말해야 한다’고 했다. 700번이란다.

또한 간결하고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란다. 앞으로 몇번을 더 말해야 할까. 700번이라…최회장이 말하신 1000번 반복론 보다는 그래도 적다.

 

10월 102008 Tagged with , , , , , 5 Responses

Insights from Media Training

이번 한 달간은 매주 1회 이상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어제도 클라이언트를 위해 full day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많은 새로운 insight들을 얻었다. 그 중 몇 개를 나누어 공유할까 한다.

(질문)

언론과 인터뷰 할 때 침묵할 때는 침묵하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노코멘트는 절대 안 된다 하시네요. 침묵과 노코멘트는 뭐가 다른 건지요…약간 헷갈립니다.

(답변)

먼저 침묵할 때는 침묵하라 했는데, 그 부분은 ‘물리적인 침묵’이 아니라 ‘화자에게 불필요한 (그러나 언론에게는 일부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삼성의 이재용 전무가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입장 할 때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들에 묵묵히 입을 열지 않고 있었던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진행 중인 조사나 소송 건에 대해 그 과정이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불필요하게 기자들에게 ‘조미료’ 성격의 답변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기자들이 몰려와 “최초로 강도있는 검찰 조사를 받으셨는데, 느낌이 어떠셨습니까? 한 말씀 해주시지요”하는 질문을 받았다고 합시다. 이 전무가 만약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녁으로 먹은 자장면이 소화가 안 될 정도였죠…” 이런식의 답변을 한다고 가정해보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불필요한 헤드라인이 흥미성으로 달리고 기사가 커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침묵은 단순한 물리적 침묵 이기 보다는 불필요한 기사용 조미료를 제공하지 않을 테니 양해를 바란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홍보팀과 사전에 기자들과 배려에 대한 교감이 있기도 했었을겁니다.

기자의 질문이 사실에 대한 확인 차원으로 기사를 쓸 때 핵심적인 틀을 잡기 위한 것이라면 그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경우 물리적으로 침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름철을 맞아 모 회사가 야심 차게 출시한 신제품 맥주가 있다고 가정을 해 봅시다. 기자가 여름철 막바지에 그 맥주회사 사장을 만나 인터뷰를 합니다. “사장님, 지난봄에 이번 여름시즌을 겨냥해 출시하신 OOO 맥주의 올 여름 판매는 어땠습니까? 성공하셨나요?”라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질문에 ‘물리적 침묵’을 한다. 사장님이 입을 안 열고 책상을 내려다보면서 눈만 깜빡이고 있다…하면 이게 어떻게 해석이 될까요.

당연히 ‘그 제품은 실패했다고밖에 말할 수 없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겁니다. 엄밀히 말해서 노 코멘트도 ‘물리적 침묵’과는 다릅니다.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냥 ‘노 코멘트’라고 말하는 커뮤니케이터는 전략적인 목적 때문에 그런 단어를 쓰는 것이고…일반적인 커뮤니케이터들의 경우에는 좀 더 완곡한 표현으로 사실상 노 코멘트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 “해당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죄송합니다.”
  • “현재 상황에서 그와 관련해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 “죄송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제가 그런 부분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 “그와 관련 한 이슈는 제 분야 이외의 것이기 때문에 제가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듯합니다.”

이런 방식과 표현으로 보통 노 코멘트를 합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단순한 물리적 침묵은 진정한 침묵이 아닙니다. 전략적 침묵은 불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입니다. 노 코멘트 또한 단순한 물리적 침묵으로 비춰지게 되면 문제가 있으니 그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답변에 대한 완곡한 거절과 그에 대한 논리적인 합당한 이유가 제시되는 것이 바로 결과적으로 전략적 노 코멘트인 것입니다. 이러한 전략적 노 코멘트는 필요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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