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5월 28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미국육우목축협회의 위기관리 벤치마킹

지금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광우병 이슈는 미국에서는 지난 2005년에서 적절하게 관리 된 위기였다. 미국육우목축협회(NCBA)가 실행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에 대한 자료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상당히 인상적인 프로그램이었고, 효과도 상당했다. 이 케이스 스터디 자료를 읽으면서 여러면에서 벤치마킹 할 것들이 많다…했는데…자료의 마지막에서 아주 깔끔하게 핵심을 정리해 주었다. 100% 동의한다. 광우병 논란을 두고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이라 더욱 부럽다.

“We had the science, messages, spokespersons and communications systems in place to successful manage this issue.”


별 것 아닌 것 같은데…이런 별 것 아닌 것도 제대로 못 가진 우리라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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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위기의 형성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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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위기에는 일정한 형성 법칙이 존재한다. 이 법칙이 존재하는 이유는 위기가 발전하는 방향과 위기에 대응하는 방향이 서로 철로길 처럼 평행을 이르기 때문이다.

먼저 위기가 발생했다고 가정을 해보자.

위기                        위기관리 주체 대응
——————————————–
발생  ——–      위기 상황 파악 (놀람, 부인)

전개 ———     위기 발전 추이 파악 (회피욕구)

성장 ———     위기 대응 전략 및 방식 논의 시작 (분노, 흥분)

폭발 ———     (급박하게) 위기 대응 실행 (체념, 기원)

연속폭발 ——-   위기 전략 재 점검, 실행 방식 수정 (다시 흥분)

대폭발 ——–    사과/해결책 발표 (완전 체념)
———————————————

재미있게 우리 아이에게 종기가 낫다고 가정을 해보자

증상                                     아빠의 대응
————————————————–
팔등이 빨갛고 가려움  ——  약국에 가서 피부약을 사서 발라 줌

약간 부풀어 오름  ———-  피부약을 바꾸어 보거나 병원에 데려감

아주 빨갛게 부풀어 아픔 —-  분명히 피부과에 아이를 데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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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팔등에 종기가 나서 고름이 차고 그 고름을 방치해서 고름이 터져 흐르고, 또 그 자리가 감염이 되서 더 큰 종기 자국이 생기고,,,하는 것을 두고 보는 부모는 없다. 맨위의 위기 대응 프로세스와 아래 아이의 종기 대응 프로세스의 차이는 ‘대응 실행(개입) 싯점’의 차이다.

왜 위기 대응 실행이 그렇게 느리게 시작될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일반적 원인들은 다음과 같다.

1. 상황파악이 잘 안되는 경우
2. 이 상황에 섯부르게 개입 했다가는 안되겠다 하는 두려움
3. 그냥 지나가겠지 하는 안이함
4. 왜 우리가 나서야 하는 가에 대한 의문
5. Guilty 의식

일부 전문가들은 위기요소를 잘 asessment를 해서 ‘이 위기가 어느정도까지 성장할 것인가?’를 파악해 그에 적절한 대응을 실행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러한 crisis assessment는 사실 불가능한다. 모든 변수를 미리 예상하고 통제한다는 것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에 있어 과학/수학적 대응에는 현실적 제한이 따른다.

성공하는 위기관리에는 대응 실행의 속력이 핵심이다. 위기 전개 말기에서 성장 초기에 개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물론 정확한 사실 판단하에 위기관리 전략에 기반해야 하고, 정확한 포지션과 메시지들 그리고 해결방안으로 무장해야 한다.

위기를 대비하면서 우리가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 것은 이 반응 시간을 얼마나 줄이면서, 정확한 전략, 포지션, 메시지, 대응방안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위기 대비 시스템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5월 262008 Tagged with , , , 5 Responses

일상에서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점심 시간. 회사 직원들과 새로 오픈 한 바베큐 구이집을 시험삼아 방문 했다. 거의(?) 유일한 점심 메뉴는 김치 라면 전골이다. 5인분을 시키고 전골이 상에 올랐다.

김치전골육수에서 냄새가 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두부에서 이름모를 화학약품 냄새가 난다. 반찬으로 나온 시금치에서도 염소류의 기분 나쁜 냄새가 배어있다. 모두들 맨밥에 다른 반찬으로 식사를 때우고 있다. 주위를 둘러 보니 무슨일인지 다른 테이블에서는 우리 처럼 인상을 찌푸리거나 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우스갯 소리로 한번 가정을 해 보았다. 손님의 컴플레인에 대한 99% 식당들의 예상 반응

<시작>

손님: 아주머니 이 전골에서 수돗물 냄새 같이 역한 냄새가 나네요. 시금치도 그렇구요.

식당측: 네. 그럴리가 없는데? 무슨 냄새가 나요? 그럴리 없는데 이상하다. (초기 부정)

손님: 드셔 보세요. 냄새가 나죠?

식당측: 어…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회피)

손님: 다른 분들 한테 한번 드셔보시라고 하세요. 저희는 냄새가 나서 못 먹겠어요…

식당측: 아니 아무 냄새도 안나는 데 약간 민감하신 것 같아요. 이상 없는 것 같은데…(소비자 탓으로 치부)

손님: 다른 손님들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나요? 이런 냄새를?

식당측: 아뇨. 다른분들은 아무 말씀 없는데요. (거짓말, 숨김)

손님: 아무튼 저희는 못 먹겠습니다. 다른 전골로 갈아 주시던지 아니면 그냥 일어 날께요. (화난 소비자)

식당측: 손님이 이상하신거예요. 드시기 싫으시면 드시지 마세요. (해결 보다는 조기 위기종결 시도)

손님: 돈은 어떻게 해요? 계산 안해도 되죠? (최소한 배상 요구)

식당측: 아니 아무렇지도 않는 음식 가지고 왜 그러세요. 이상하시네. 돈 내시던가 말던가 맘대로 하세요. 나참… (소비자 자극을 통한 자신에게 유리한 위기 종결 시도)

손님: 나 참… 됐습니다. 자 여기요. 계산이요.  (포기. 재구매 안한다는 결심)

식당측: 돈 받으면서 (인상 찌푸리고…묵묵부답. 이후 안심)

<종결>

그러나, 1% 훌륭한 식당은 이럴 것이다.

<시작>

손님: 아주머니 이 전골에서 수돗물 처럼 역한 냄새가 나네요.

식당측: 어? 그래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왜 그렇지요? 이것참… (공감 표현)

손님: 한번 드셔보세요.

식당측: 네…네…제가 보기에는 별반 모르겠는데, 냄새가 나면 안되지요. 새걸로 바꾸어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

손님: 아니 됐어요. 그냥 갈래요.

식당측: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계산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꼭 원인을 알아내서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번에 오실 때에는 절대 이런일 없게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문제 해결 방식 실행)

손님: 네. (기분 나빴지만…재구매 안한다는 결심까지는 하지 않음)

<종결>

오늘의 그 바베큐집의 반응은 어땠을까? 확실한 99%의 일반 식당이었다. 떠드는 1%의 소비자인 우리를 무시하려 한 99% 중 하나였던거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은 모두 이렇다. 5000원짜리 insight. 

5월 252008 Tagged with , 2 Responses

한국 We Nation – 그리고 한국적 PR (We PR)

 Steve Yastrow가 2007년 말경 출간한 책 WE: The Ideal Customer Relationship 에서 customer relationship이라는 개념을 그 무엇보다도 잘 정리해 준 듯 하다. 이는 딱히 customer realtionship에만 한정되는 의미라기 보다는 relationship manager인 PR 담당자들에게도 PR이 어떤 역할과 가치를 지니는지를 말해 주는 듯 해서 상당히 흥미롭다.

그의 책에서 relationship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자…

관계(relationships)라는 것은 강력한 차별점이다. 고객들은 당신의 제품이 다른 경쟁 제품들보다 더 낫다는 것을 말하지 못한다 해도, 당신의 경쟁자 보다 더 나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다. Relationships have become powerful differentiators. Customers can’t tell if your product is better than your competitor’s product, but they can tell if they have a better relationship with you than with your competitor.

만약 관계가 그렇게 강력한 차별점이라면, 무엇이 가장 생산적이고, 이익이 되고, 지속가능한 관계일까? If relationships are such powerful differentiators, what is the most productive, profitable, and sustainable relationship?

그것은 우리(We)라는 관계다. The We relationship.

우리(we) 관계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은 구별하는 것 보다는, 자신들을 엮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하게 한다. In a We relationship, you think less about what separates you and more about what intertwines you.

반대로 관계에 대한 당신 고객의 시각이 “우리(We)”가 아니라 “우리들(Us) 그리고 그들(Them)”이라면 그 고객은 당신에게 무엇을 얻을 수 있는 지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당신이 무엇을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 더 관심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목적에 이르는 데 같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욱 적은 관심을 보일 것이다. In contrast, if your customer’s view of your relationship is not “We” but “Us & Them,” he will focus more on what he can get from you?and on what he believes you get from him?and less on how you can collaborate to reach your goals together. [Steve Yastrow, SOURCE]

우리 나라, 우리 조국, 우리 집, 우리 아내, 우리 자식…한국은 그야말로 우리 국가 (‘We’ Nation)다. 그런의미에서 한국의 PR은 진정한 We relationship을 요청하고 있다. 큰 insight다.

아래 도표는 좀 더 두 가지 관계에 대한 세부적인 정의들을 보여준다. 엄청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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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 The Ideal Customer Relationship, p13>

5월 252008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실제적인 고민

토요일 오후 기분좋게 산책을 하다가 압구정 모 유명 성형외과 앞을 지나가게 됬다. 상당히 연력이 있고 그 분야에서는 유명한 병원이다.

그 병원 앞에서 사람 몇이 모여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보아 하니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 입고 메이크업까지 한사람은 모 방송사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리포터였고, 6미리 카메라에 모자를 눌러 쓴 사람은 그 방송 촬영 VJ다. 그리고 맞은편에서 심각하게 리포터의 취재 이유를 설명 듣고 있는 사람은 그 병원 사무장 정도가 되 보인다.

“이런 이런 제보가 있어서 그 제보에 대해서 입장을…”하고 설명을 하는 리포터를 바라보는 병원 사무장의 인상이 갑자기라도 한대 칠 태세다. 사람들이 많이 걸어다니는 길가까지 그 취재진들을 끌고 나와 씩씩 거리는 모습이 남일 같지 않다.

지난주 우리 클라이언트 중 하나도 불만제로 프로그램의 취재 대상이 되어 힘겹게 인터뷰를 마쳤다. 그 준비과정에서도 여지 없이 ‘실제로 부정적 취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예전 힘들었던 경험들을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안도의 느낌도 들었다.

어제 그 병원측에서는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가만히 보아하니 그 성형외과 시술자 중에 트러블이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 방송 프로그램 게시판에 반복적으로 여러 환자들의 컴플레인이 접수되었던 것 같다. 앞으로 방학 같은 성형 시즌을 맞아서 방송사에서는 성형 부작용에 대한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고, 그 취재 대상 병원 중 하나로 그 병원이 지목되었던 것 같다.

흔히들 이런 취재를 받으면 취재 거부를 한다. 그런데 이 취재 거부라는 것이 참 일방적인 개념이다. 이 세상에 취재거부에 성공한 기업들은 사실 극히 소수다. 그리고 기자나 PD측면에서도 취재 거부에 담담히 ‘네, 알겠습니다”하고 물러서는 선수들은 진정한 선수가 아니다.

일단 취재 요청이 들어오면 ‘하기 싫어’ 라던가 ‘하지 말지’라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취재 요청에는 단 두가지 대응방식 밖에 없다. ‘어둡고 우울하게 나오는가’ 아니면 ‘밝게 나오는가’다.

  • 어둡고 우울하게 나오는 방식: 얼굴에 안개 처리, 음성변조로 우스꽝 스럽게, 어두운 다리 샷, 정지화면, 땅에 밀려 떨어진 카메라 샷…
  • 밝게 나오는 방식: 대변인이 정상적으로 앉은 상반식 클로즈 샷, 음성변조 없는 전화 통화…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뻔하다. 일단 취재요청을 받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때 처럼’ 되지 않는다. 절대. 그런데…이런 현실을 애써서 눈감으려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피하려 한다. 덮으려 한다. 어떻게 해서든 취재를 막으려 한다. 불가능하다.

요즘같은 세상에 MBC나 KBS에 누굴 안다고 전화를 해서 사정을 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윗사람이 한마디 해서 기사를 빼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더 큰 일을 만드는 시초가 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면, 그 성형외과에서는 이렇게 하소연을 할 것이다. “아니, 입장을 바꿔 놓고 이런 보도가 나가면 어느 누가 우리 병원에서 시술을 받으려고 하겠어요? 우린 망합니다.” 이게 사실이다. 예전에는 병원 상호를 안개처리하고, 병원장이나 해당 의사 인터뷰에 음성변조를 해 주었었지만 요즘 영악한 소비자들은 어떤 병원이라는 것을 바로(순식간에) 안다.

그 병원 게시판에는 항의 게시물들이 들 끓을 것이고, 네이버 같은 곳에서는 수십개의 포스팅들이 올라갈꺼다. 취재 응대는 곧 망하는 길이다. 맞다.

그럼 어떻게 하나?

병원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이걸 포지션이라고 하는데, 해당 성형 부작용 환자들에 대한 병원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정리하는 거다. 입장을 정리해서 한번 돌려 읽어보자. 공감이 가는지를 확인해 보자.

그 입장이 ‘변명’으로 느껴진다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면’이 있다거나, ‘너무 병원의 일방적인 이야기’라거나, ‘거짓말’이라거나, ‘무례하다거나’ ‘피해 환자에 공감하지 않는 면’이 있다면…

간단하게 말해서…’제대로 할말이 변변하게 없다면’

밝은 방식으로  당당하게 취재에 응해서 ‘사과 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담담하게 소비자들의 판단과 선택을 기다리면 된다. 망할 것이 뻔하다? 그냥 진작 부터 망할 만한 일을 해 왔던 거라 생각하자. TV 보도 때문에 망했다 억울해 하지 말고.

이게 바로 실제적인 고민이다.  

이러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5월 22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사과광고와 해명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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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위기관리 법칙을 기억하자<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위기가 발생했다. 상황을 파악했다. CEO를 포함한 사내 위기관리팀이 소집됐다. 현 위기상황에 대한 각 이해관계자들의 분석을 브리핑 받았다. CEO를 중심으로 자사의 대응 포지션을 정했다. 홍보담당자들은 그 포지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예상질의응답과 핵심메시지들을 개발한다.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공식입장(holding statement) 문구를 만든다. 각 일간지에 게시해 초기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해명 또는 사과 광고 문구를 이 공식입장에 근거해 작성 한다. 각종 자사 홈페이지등에도 게시할 문구들도 가다듬는다.

 

실무자들이 알아두어야 할 해명 또는 사과 광고의 기본은 다음과 같다.

 

1.      말 그대로 사과냐 해명이냐 포지션을 정할 것

사과를 하는 것은 자사의 실수, 실패, 위법성 등을 단순 인정하는 것 만을 뜻 하지는 않는다. 이해관계자들에게 용서를 비는 것이 진정한 사과다. 비록 자존심은 상하겠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용서를 비는 게 좋다. 실패하는 사과광고는 사과인지 해명인지 그 포지션이 불명확 해 이해관계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광고다. 해명 할 때에는 깔끔하게 해명 하고 그 근거들을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해명광고가 뻣뻣해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해당 위기로 피해를 입은 이해관계자들의 감정을 감안해 아무리 해명이라도 먼저 그들의 감정에 공감(共感) 해주는 방식이 좋다.

 

2.      전체 메시지 톤앤매너를 논리적으로 갈 것이지 감성적으로 갈 것인지 결정 할 것

사과는 감정적, 해명은 논리적이라는 공식이 항상 적절한 것은 아니다. 이 논리와 감정의 칵테일은 전략적인 메시징 기술의 핵심이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공중들의 경우 감정적 메시징이 논리적 메시징보다 예후가 좋다. 단 감정에 호소 할 때는 이해관계자의 현재 감정을 폭넓게 이해하고, 그 수준과 깊이에 적절하게 맞추어 공감해야 한다. 어설픈 감정 표현은 사려 깊지 못한 말장난으로 여겨지기 일쑤다. 논리적 톤앤매너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100% 정확한 수치와 증거자료들을 제시해야 하고,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충분하고 세부적 사후 검증을 예상해야 한다.

 

3.      총 몇 가지 메시지를 전달 할 것인지 확정 할 것

사람이 기억하고 분류하기에 가장 좋은 숫자는 3개라 한다. 상중하, 아침 점심 저녁, Small, Medium, Large 등과 같이 3개로 규정하는 게 좋다. 기승전결의 4분류도 위기시에는 너무 많다. 마음 같아서는 한가지 핵심 메시지만 충실하게 전달 됐으면 하지만 현실적으로 3개 정도가 무난하다. 깨알 같은 글씨들과 수 십 개의 단락들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기 전에 참기 힘든 노이즈를 선물한다.

 

4.      광고문구 맨 앞 부분에 키 메시지를 크게 전달 할 것

일반 광고에서는 메인 카피라고 하는데, 이 메시지 부분의 역할은 참으로 지대하다. 이해관계자라고 해도 제목 부분의 이 큰 메시지들만을 주로 읽는다. ‘Must Talk’이라고 ‘1초를 줄게 꼭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 하라할 때 꼭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적어야 한다. 화려하거나 머리를 쓸 필요는 없다. 진실성만 있으면 된다.

 

5.      본문에서 어떤 메시지를 앞에 둘 것인지 순서를 결정 할 것

메시지의 순서가 독자의 이해도를 가늠한다. 역삼각형 구도라고 하는 메시지 순서 전략은 위기시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필수 사항이다. 가장 중요한 사항들을 앞 쪽으로 올리는 것이 좋다. 사람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중요한 말은 빨리 하고 싶어한다. 반면에 하기 싫은 말은 빙빙 돌려 될 수 있으면 나중에 한다. 독자들에게 이런 이미지를 주지 않게 노력하자. 가능한 문제보다는 해법을 앞 부분으로 올리자. 순서는 해명광고의 경우 공감 표현, 반박 대응 논리, 이해 요청의 단락이면 된다. 사과광고에는 사과 표현, 해법 제안, 재발방지 의지 표현의 순서라고 보면 된다.

 

6.      누구의 명의를 사용 할 것인지 확정할 것

보통 임직원 명의로 하거나, 대표이사 명의로 한다. 또는 같이 병기를 하기도 한다. 가능한 책임 있는 최고위 대표자의 명의가 게시되는 것이 좋다. 그냥 ‘OO주식회사 임직원 일동이라고 하면 위기를 관리하고 책임지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처리 된 듯 한 느낌을 받는다. ‘OO 주식회사 대표이사 OOO’은 이러한 익명성을 대체하고, 책임 있는 대응 및 관리에 대한 의지를 커뮤니케이션 한다. 여기에 임직원들의 수와 함께 일동이라는 명의가 들어가면 더욱 좋다. 대표이사와 모두 한마음으로 사과 또는 해명을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7.      광고 게재 대상 매체들을 전략적으로 확정 할 것

아무리 메시지가 좋고 전략적으로 편집이 되었다고 해도, 광고 게재에 있어서 트러블이 있으면 위기관리는 물 건너 간다. 위기시에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화나게 하지만 않으면어느 정도 성공한 법이다. 어떤 매체도 위기를 맞은 우리에게 사과광고를 하라 하지 않았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사과 또는 해명 광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몇몇 매체를 제외하면 이는 가만히 있는 이들을 괜히 자극하는 꼴이다. 홍보담당자나 CEO가 그 광고에서 제외 된 매체 사람들 앞에서 정당한 이유를 댈 수 있다면 아마 어느 정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다 두고 이야기 하지 못 할 이유라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불문율은 지켜야 한다. 그들을 괜히 자극하여 화나게 할 필요는 분명 없기 때문이다.

 

위기시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양 축은 기존에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기업 주문(corporate mantra)와 진실성이다. 둘 중 하나만 있어도 분명 절름발이가 된다. 메시지의 답은 이해관계자의 마음속에 있다. 기업 주문과 진실성은 기업이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게 해 주는 능력을 준다. 그리고 나아가서 그들을 자사의 편으로 이끌어 준다. 과히 이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마법과 같은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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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12가지 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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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12가지 속성<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다양한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 관리 사례들을 들여다 보면 실패 사례에서만 보이는 공통적 속성들이 있다. 수많은 언론이나 소비자들이 온 오프 라인상에서 이러한 실패를 부르는 속성들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기업들은 그냥 이런 속성들을 지속적으로 답습한다.

 

위기관리 실무자들에게 위기관리 성공사례들은 그냥 그림 속 보기 좋은 떡인 경우들이 많다. 실무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완벽한 위기관리보다는 실패를 가능한 줄이는 위기관리 방식이다. 이런 실무자들을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실패하는 기업들의 대표적인 위기관리 속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12가지로 정리를 해 본다.

 

1.      진정한 멘트라(mantra)가 없다

평소에는 소비자들을 위해 죽을 시늉을 하던 기업도 소비자 불만 관련 위기가 터지면 모르쇠로 변한다. 품질을 목숨처럼 이야기 하던 기업들이 위기가 터지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 한다. 기업을 지탱하는 정신(soul) 또는 평소에 되 뇌이던 주문으로 멘트라(mantra)는 어디다 던져 버린 건가?

 

2.      정말 느리다

단순한 소비자 불만 접수에서 언론에 기사화가 되기 까지 2-4주씩이나 걸리는 데도 그 준비나 대응이 빈약하다. 마치 아무 것도 몰랐던 양 허둥댄다. 언론은 3-4시간이면 간파하는 사실에 대해 대응 포지션은 아직 정해지질 않았고, 메시지는 단순한 변명 위주다. 도대체 얼마나 오랜 시간이 충분한 준비에 필요한 걸까? 기자들을 언제까지 기다리라 할 건가?

 

3.      전략보다 실행을 먼저 한다

누군가 위기시 전략은 사치라고 말한다. 그만큼 급박하고 혼란스러운 상황하에서 전략을 논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라고 본다. 웃기는 소리다. 항상 이런 실무자들은 위기관리에 실패하고 나서 대응 전략의 부재에 원인을 돌린다. 분명히 전략 없는 위기 대응 실행은 그 스스로 재앙이다. 아무리 급해도 바지 지퍼는 내려야 제대로 소변을 볼 수 있는 법이다.

 

4.      메이저 공중의 편에 서지 않는다

대응 포지션에 대한 문제다. 위기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을 분석해서 그 중 대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이 정하고 있는 편에 같이 서는 것이 실패를 줄인다. 그러나 항상 실패하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자신만의 영역을 고수한다. 소수도 아니라 유일한 포지션도 과감하게 지키려 한다. 길 맞은편에 서서 나는 못 건너가니 너희들이 건너오라 손 짓 한다.

 

5.      스스로 완벽하다 믿는다

어디서 이런 신앙이 나오는 지 모르겠다. 우리의 제품은 완벽하다. 우리의 서비스는 완벽하다. 우리의 비즈니스는 항상 완벽하고 선하다고 믿는다. 따라서 이번 위기는 정말 운이 없었을 뿐이라 한다. 또 일부 피치 못한 사고였다 한다. 특이한 소비자 사례라고 폄하한다. 집에 돌아가 가족들에게 물어 보자. 지금 이 위기에 대한 뉴스를 보았는지, 그리고 아빠의 회사가 완벽하다는 것을 그들도 진정 믿는지.

 

6.      과도하게 용감하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소비자에게 무례하다. 절대 공감하지 않는다. 소비자단체를 적으로 알고 강력 대응하려 한다. 소송으로 대응한다 발표한다. 언론을 하이에나라고 부른다. 왜 이렇게 우리 회사나 조직을 괴롭히는 지 모른다고 푸념 한다. 온라인의 댓 글을 보고 네티즌들을 저주한다. 일부는 이들과 맞서 싸우려고 시도한다.

 

7.      서로 딴 소리를 한다

위기관리 주체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해도, 서로 각자의 길을 간다. 회사를 위하는 마음은 같은데 메시지들은 각기 다르다.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각자 개인 소감을 밝힌다. 문제가 돼버린 언급들에 대해서는 언론이 말의 진의를 왜곡했다거나 그런 말 한적 없다고 말한다. 기자만 나쁜 사람 된다.

 

8.      앞뒤가 맞지 않는다

대응 논리가 없다. 충분한 사고를 거친 완벽한 논리는 아니더라도, 중학생들이 웃을 만한 논리면 재앙이다. 거짓말을 한다. 홍보담당자에게 조직 내에서 누군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홍보담당자는 그 소스를 100% 믿고 기자들에게 확신에 차 설명을 한다. 그러나 정부나 기자들은 1시간 만에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낸다. 대체 누가 홍보담당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건가?

 

9.      문제만을 가지고 논한다. 해법을 말하지 않는다.

문제를 가지고 해명 하면서 씨름 한다. 중요한 초기 대응의 대부분 시간들을 해명으로 지새운다. 이해관계자들은 문제보다 해결 방안을 듣길 원한다. 어떻게 이 위기를 관리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를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데 이를 항상 실패한다. 위기를 맞은 기업은 항상 억울하기만 하다. 그래서 문제에 집착한다.

 

10.   언론을 차별한다

위기 관리에 전부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라는 법칙은 더욱 강조된다. 실패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위기가 발생하면 소위 조중동에만 해명광고나 사과광고를 한다. 아니면 몇 개의 언론사를 제외한다. 계속 자기들을 공격하는 온라인 매체들을 미워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차별 때문에 점점 더 위기가 확산되면 그 때는 스스로 포기하고 공평해진다는 거다.

 

11.   위기가 벌어지면 갑자기 구두쇠가 된다

리콜을 하면서 주판알을 튕긴다. 손해배상을 하는데 주저한다. 시장점유율을 걱정하고, 올해 매출 타겟을 우려한다. 그냥 어떻게 넘어갈 수 없을까를 고민한다. 그냥 대증적인 치료로 상황을 마무리 지으려 시도한다. 하다 못해 해명광고도 어떻게 하면 조금 덜 할 수 있을까 회의한다.

 

12.   홍보팀만 고생한다

다들 걱정만 해준다. 그리고 정시 퇴근하거나, 야근을 해도 자기 일만 한다. 위기는 홍보팀이 알아서 해야 할일 이라 생각한다. 위기가 발생해 하루에 공격적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수백 통 받는 홍보팀에게 일상 회의에 들어오라고 하거나, 보고자료를 쓰라고 한다. 다음날 부정적인 기사들을 보면서 홍보팀을 욕한다. 능력이 없으니 갈아 치우자 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불러 그 사람에게 또 전담하라 한다. 자꾸 이런 새 부대에 새 술형상은 반복된다.

 

실패하는 모든 위기관리의 원인과 속성은 거의 이 12개 유형 안에 있다. 한번 자사의 사례에 대입 시켜 보자. 그러면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해답이 보일 것이다.

5월 172008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진짜 전략적인가 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코노 카페]‘쇳조각 햄버거’ 맥도날드 “사과는 무슨…”
[뉴스비타민] 한국 엄마들에 혼쭐난 ‘미국 명품분유’

맥도널드와 한국BMS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참 흥미롭다. 기업의 모든 활동은 어느정도 전략에 근거하는 법인데, 이와 같은 케이스들은 그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1. 발뺌/부정
2. 변명
3. 자기합리화 (비이성적/비논리적)
4. 소비자를 분노하게 함
5. 공중/언론들도 무시함

궁금한게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거다. 이 두회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대응 메시지 정리 (맥도널드 쇳조각 햄버거 케이스 / 한국BMS의 쇳가루 분유 케이스)

소비자 송씨가 맥도널드 햄버거 패티에서 쇳조각들로 보이는 이물질 발견

  • 송 씨가 매장 측에 항의하자 매장 관계자는 “후추 같다”
  • 한국맥도날드 본사는 당시 동아일보 기자의 취재에 대해서도 “우리 쪽에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을 수 있지 않느냐”
  • 송 씨가 나서서 식약청에 신고한 뒤에도 맥도날드는 “주방 위생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
  • 기자가 “문제가 된 관훈점에라도 사과문을 붙일 계획은 없느냐”고 묻자 맥도날드 관계자는 “햄버거 한 개에만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럴 계획이 없다”
  • 취재 당시 “왜 식약청에 바로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식파라치 사례도 많고…”

맥도날드는 이물질이 들어간 햄버거를 아기와 함께 먹느라 놀란 송 씨의 마음을 안심시키기는커녕 분노로 바꿔 놓았습니다. <동아일보>

미국산 조제 분유 ‘엔파밀 리필(Enfamil LIPIL)’에서 검은색 이물질을 발견

  • 윤씨는 수입업체인 한국BMS제약의 고객상담실에 연락했다. 상담원은 “가끔 그런 전화가 오는데 분유 조제 과정에서 생긴 검은 먼지일 뿐 인체에 아무 해가 없다”고 해명했다. 상담원은 “계속 먹여도 된다”
  • 직원들은 자석 실험을 눈으로 확인하고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인데 어떻게 쇳가루가 나오겠느냐”
  • 미드존슨사는 해명 광고를 내며 ‘인체에 무해한 비독성 금속물질’

일반적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대행사를 쓰거나 해서 되도록 언론사 기자들과의 관계를 한정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대언론 거리두기 전략은 이러한 위기시에 아이러니컬하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기자들이 모르고 신경을 안쓰니 기자들 사이에서 회자가 잘 안되는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그런 전략적인 효과 때문에 기자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면…정말 머리는 좋은 사람들이다.

5월 162008 2 Responses

강한 한국인

<어느 한국인의 하루>

아침에 세제 찌꺼기와 포름알데히드 이불에서 기상
합성계면활성제 치약으로 이를 닦음
합성계면활성제 비누로 세수를 함
볼일을 보고 형광물질 화장지를 사용 함
농약 녹즙을 마심
비섬유소불순물 신문을 읽음
다이옥신 공기를 마시면서 역으로 걸어감
석면 가루가 떠다니는 전철역에 들어 섬
폐결핵, 피부염, 독감, 눈병 바이러스 전철안에서 서 있음
전철안에 진드기 자리가 나서 앉음
회사근처에서 살충제 커피를 삼
환경호르몬 컵에 든 살충제 커피를 마시면서 전자파 노트북을 켬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 회의실에서 회의
소독부산물 물을 마심
점심을 먹으러 가 조류독감 닭갈비를 먹음
다이옥신 가로수길 산책을함
다시 전자파 노트북과 씨름 함
살충제 오렌지주스를 마심
포름알데히드 사무실에서 회사일을 정리하고 저녁 식사 약속장소로 감
중국산 납 숯불을 때움
광우병 소고기 대창을 먹음
광우병 천엽과 간도 먹음
프랑스산 살충제 와인을 마심
집에와서 보존료 라면을 먹음
합성계면활성제 치약으로 이를 닦고 합성계면활성제 비누로 샤워를 하고 합성계면활성제 샴푸로 머리를 감음
다시 포름알데히드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잠

# # #

한국인 평균 수명 77세. 이런 생활이 정확하게 28105번정도 반복되는 기간. 인간은 참 강한 동물이다.

5월 142008 Tagged with , , , , , , 3 Responses

어떤게 진짜 위기관리 매뉴얼인가?

방금 전까지 담당 컨설턴트들과 클라이언트측에서 전달 해 온 위기관리 매뉴얼 검토 의견을 가지고 토론을 벌였다.

토론의 핵심 이슈는 “어떤 것이 진정한 위기관리 매뉴얼”이냐 하는 것이다.

1. 실제 위기시에 활용이 가능한 것
2. 보기 좋고 만족스러운 것
3. 또는 실제 위기시에 활용이 가능하면서 보기 좋아 만족스러운 것

당연히 답변은 3번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동가홍상…당연한 답변이다. 그러나 문제는 ‘보기 좋고 만족스러운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시각의 차이다.

이 시각의 차이에 따른 컨설턴트들의 의견을 한번 정리 해 본다.

1. 분량은 적어야 한다 vs. 분량은 충분히 많아야 한다
2. 세부적인 대응 프로세스들 보다는 큰 기본방침과 업무분장이 핵심이다 vs. 세부대응 프로세스가 자세히 나와 있어야 제대로 된 매뉴얼이다
3. 대표적인 위기관리 요소들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체계를 확정하는게 좋다 vs. 가능한 모든 세부적인 요소들에 대한 각각의 대응 체계들이 짜임새 있게 구축되는게 좋다
4. 너무 복잡해서는 안된다 vs. 가능한 최대로 자세 해야 한다

# # #

여기서 질문.

1. 전화번호부를 다 읽어 본 사람이 있나? 

미쳤나?

2. 그럼 그 두꺼운 전화번호부에서 유용한 정보는 무언가?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이 들어있는지, 이름과 번호와 주소는 정확하게 들어있는지를 확인한다. 가끔 필요시에 찾고 싶은 사람의 이름과 주소 또는 전화번호를 찾아 사용한다. 따라서 전화번호부의 99.999%는 사용자에게 쓸모없거나 사용할 가능성이 없는 정보들이다.

3. 그러면 전화번호부에는 각자의 수많은 모든 정보들이 세세하게 들어있나?

제임스 정씨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제임스 정을 찾아서 전화 걸어 자신인지 확인을 하고 물어보면 된다. 몇년생이고, 어디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결혼은 했는지, 자식은 몇명이고 몇살인지 물어보면 된다. 이 내용들을 다 적을 필요나 완벽하게 적을 가능성은 없다.

4.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사람이나 가게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나?

전화번호부에는 알파벳 또는 가나다순으로 정렬이 되어있고, 각각의 chapter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빨리 해당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배려만 하고 있다.

5.  그건 그렇고 전화번호부를 전화 걸 때나 사람을 찾을 때 마다 항상 소지하고 다니면서 열람을 해야 하나?

불가능하고 이 또한 바보같은 짓이다. 자주 전화를 걸어야 하는 사람의 번호는 머릿속에 기억을 하거나 자신의 개인폰에 번호를 저장해서 한번에 익숙하게 건다. 점점 번화번호부를 찾는 횟수나 시간은 적어진다.

6. 제기랄, 그럼 대체 전화번호부는 어디다 두고 쓰나?

책상위 구석에 처박혀 있다. 그리고 잘 안본다. 아…가끔 낮잠을 자거나 장롱위에 손이 닿지 않을 때 받침으로 사용한다.

# # #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어려운 것이 상황파악이다. 그다음이 대응 포지션을 정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그 포지션에 따라 위기관리팀 구성원들이 맡겨진 역할과 임무를 성실하게 실행하는 것이다. 이게 다다. 매뉴얼은 한 장으로도 만들 수 있다.

수천가지의 정보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게 좋은 위기관리 매뉴얼과 덜 좋은 위기관리 매뉴얼간의 차이다. 마치 핸드폰의 번호 저장 리스트와 전화번호부의 리스트간의 차이와 같다.

1 87 88 89 90 91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