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4월 152008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사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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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기사를 제목만 감상해 보자…

삼성의 취재방해…기자들 수난시대

이건희”모두 내책임,경영일선 퇴진 생각해볼 것”
이건희 회장 재소환, 수사 마무리 수순 밟나
“회장님 오시는데 기자들 질문 삼가라”?
기자들 질문에 입다문 이 회장

미디어오늘의 이야기는 이건희 회장이 특검에 출두 할 때 너무 무리한 경호로 기자들이 취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다.

한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2차 특검 출두 직전인 11일 오전 삼성측 이완수 변호사가 출입기자단에게 통보해온 말이다. 이 변호사는 기자단 간사 연합뉴스 임주영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네가지 요구사항을 건넸다고 한다.

  • 이건희 회장이 들어올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 같다.
  • 나갈 때도 안할 것 같은데 국민에게 드리는 말 한마디 정도는 할 것 같다.
  • 기자들의 개별질문은 안 받을 것같다.
  • (그러니) 주관적 질문은 피해달라. 예를 들면 범죄집단이라는 표현 등이 그렇다.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될 것같다.

기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다 이미 예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앞에서 죽 늘어 놓은 이유는 마지막 요구 사항에 ‘부정적 주관적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는 협조요청을 하기 위해서인 듯 하다. 홍보책임이 아니라 변호사가 요청했다는 것들이라 재미있다.

사실, 기자들도 짬밥을 먹었고 한두번 이런 유사 취재를 해본게 아닌데, 이건희씨 입에서 무언가 건더기가 나오리라 생각 했을까? 물론 기대 이상일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사이즈는 나오는 상황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공격적인 질문을 수천개 해 댄다고 이건희 회장이 하지 말아야 할말을 더 하거나 마치 고백 하듯이 술술 맘을 털어 놓으리라 기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한 두장을 건지기 위해서라지만 수백방의 셔터를 눌러대면서 이건희 회장을 오랫동안 따라 붙는 사진 기자들도 무언가 엄청난 사진 컷을 특종으로 건지리라는 기대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뻔하게 답변하지도 않을 질문들을 막았다고 취재를 방해했다는 건 조금 그런 이야기다. 사진을 한장도 못찍게 한게 아니라 이제는 그만해도 됬다는 데 차 세워 놓고 세월아 네월아 셔터를 눌러댄다면 이것도 조금 아니다. 얻고 싶은게 무언가가 중요하다.

물론 과잉으로 안하무인격으로 기자들을 내팽겨치고, 밀어내는 것은 분명 잘 못이다. 하지만, 성과없을 것이 뻔하고, 별 결과물도 없다는 걸 알면서 무조건 시간을 끌고 괴롭히는 것도 선수들 끼리는 못할 짓이다.

‘취재를 방해 받았다’는 기사를 읽는데 왜 이렇게 그 표현이 재미있을까…:)  

4월 142008 Tagged with 2 Responses

Effectiveness & Efficiency

근래들어 가장 고민스러운 이슈가 Effectiveness와 Efficiency다. 뭐 GE나 Toyota 같은 큰 기업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이런 거창한 가치들을 놓고 고민한다. 큰 선배들이 보면 웃겠지만…내 개인적으로는 심각하다.

우리 AE들의 기본적인 수준은 업계평균을 상당히 웃돈다. 기본적으로 업무를 대하는 자세(attitude)와 열정(passion) 또한 그 이전의 AE들보다 월등하다. 이들에게 투자하는 Training의 질과 양의 경우에도 이전에 없었던 분량이 제공되고 있다.

일상 업무에 있어서도 core work과 non core work을 가능한 분류하여 AE들은 전량 Core work에만 집중하도록 process를 개선했다. 클라이언트 업부 분장과 부담률도 업계에서 이상적으로 지향하는 수준보다 한층 이상적으로 분배하여, 가능한 품질 높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각 AE별로 core work을 하고 남은 시간은 철저하게 productive하게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Better client service를 위한 insight를 정리하거나, 일부 key AE들은 new service system과 pack을 개발 중에 있다. 즉, AE들은 공부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정리하고, 발표하고, 토론하고, 분석하는 프로세스들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specialty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서비스 분담 개발, 블로그 개설, inshgt 업로드, Internal Training을 통한 Insigh discussion)

향후 각 시니어 AE별로 service manager 역할을 부여해서 클라이언트 핸들링 부터 클라이언트 서비스, 사후 관리까지를 turn key base로 진행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service manager training도 기획중이다.

경영컨설팅펌의 프로세스를 벤치마킹해서 기초자료조사와 자료분석 기능을 특화시켜 나누고, 컨설턴트들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기법 기반 제안서 개발 프로세스를 닦았다. 이를 위해 파일럿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실전 트레이닝 세션을 가졌다.

거의 일대일로 각종 보도자료, 기획기사, 포토세션, 심지어 기자 미팅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feedback을 제공하면서 coaching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몇가지 부족한 면들이 보인다. 내가 예상했던 Effectiveness와 Efficiency가 목격되지 않는 가장 큰 걸림돌들이 박혀 있다.

– 각 AE별 time management 능력의 부족
– 큰 방향을 바라보면서 업무를 행하는 시각의 부족
– 디테일에 대한 관심과 집중력 부족
– 그 밖의 몇가지 중요한 부족 부분들

이곳에서 변화의 기치를 Kaizen 스타일로 정해 추진하고 있고, 그 나마 그로인해 변화에 대한 resistence를 최소화 해 나가고 있다. 미국식의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면 초기 가시적인 effectiveness와 efficiency가 보일까?

Kaizen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파이프라인이 지금 일부분 막혀 답답한 느낌이 들어도 ‘조만간’ Kaizen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또 Kaizen하고 있다. 외롭다. 이런 고민을 혼자하는 것이…  

4월 132008 Tagged with , , , 2 Responses

Viral을 띄우는 방법에 대한 Viral

미 Stanford 대학교에서 TA로 재직(?)중인 Dan Ackerman Greenberg 라는 22살짜리 괴짜 학생이 지난해 Viral 비디오를 한마디로 ‘띄우는’ 방법들에 대해 정리를 했었습니다. 상당히 인기가 있던 hot posting으로 알려졌었는데요. 이번에는 그 내용들을 정리해서 viral 비디오를 만들었습니다. 이 친구는 CNN에도 출연했었다는 군요.

내용을 가만히 읽어보거나 시청을 해보면 참 많은 Viral들을 정교하게 분석해서 성공법칙을 정리 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렇지만, 기업측면에서 특히나 한국기업 측면에서는 아직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부분들이 많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Content is NOT King이라는 주장도 했던데…제가 보기에는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의 Viral 시도에서는) 아직 Better Content에 대한 갈증이 더 많은 같습니다. 훌륭한 contetn의 viral을 정말 기대합니다.

4월 102008 Tagged with , , , , , 6 Responses

위기관리의 Mechanics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여러 변수들과 주체 그리고 객체들에 대한 역학들을 살펴보자.

1. 위기는 밖에서 먼저 아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나 정부 그리고 업계에서 먼저 알고 나중에 우리회사가 제일 나중에 아는 위기들도 많다. 소비자가 클레임을 하면서 위기가 전개된다거나, NGO의 전화를 받으면서 사건이 악화된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공정위에서 파견한 조사관들이 내 PC의 하드를 뜯어내고 있다거나, 갑자기 회사를 상대로 한 고소장이 날아온다.

2. 출입기자 이외의 기자들이 들이닥친다.

평소에 그렇게 친하던 우리 출입들은 어딜갔나? 사회부 기자 선수들이 날아다닌다. 평소에 시경캡이랑도 좀 친해 놓을 걸. 법조출입 기자들은 어떻게 뚫지…도와줘 출입들. 아니 불만제로 PD랑 극작가는 왜 자꾸 번갈아 전화를 거나 이거.

3. 길다 길어 의사결정

사장님은 부산 지점에 내려가셨고, 임원들은 다 자리에 없다. 홍보팀장인 내가 전체 집합을 시킬수도 없고, 사장님 전화는 10번을 걸었는데 묵묵부답이시다. 회의중이니까 나중에 걸라는 데 이걸 어쩌나. 일이 터졌다고 소리를 지르고, 강제로 전화를 연결했는데도…일단 서울 올라가서 보잔다. 기자들 전화가 1분에 10통씩 오버랩된다.

4. 다들 팔짱을 낀다

법무팀장 잠깐만요…네 왜요? 이게 문제가 터진 것 같은데…엥? 그런거에 왜 기자들이 관심을 두죠? 별거 아닌데? 그리구 우린 할말도 없는데? 아니 그래도 뭔가 우리의 입장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니요. 홍보팀장님. 그거 이야기 하지 마세요. 기자들 전화 받지말아요. 그냥 별거아니라고 해서 넘어 가시던가.

5. 나만 흥분했나?

사장님, 부사장님들, 아무래도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내일조간부터 해명광고를 실어야 하겠습니다. 이거봐 홍보팀장, 예산있나? 올해 홍보예산 남은거 있어? 네? 아뇨. 아무래도 이건 특별예산을 끌어와야 하겠는데요. 그럼 어디서 그돈이 나지? 이것봐 마케팅 부사장, 돈 좀 있어? 쩝…이번 분기에 예산 이미 프리징했는데요. 그럼 영업 부사장, 한 5억 어디서 땡길 때 없나? 네? 5억이요? 지금 이번 분기 예산이 이미 5억 초과라서요…흠…그럼 홍보팀장 조중동만 가자. 있는 돈으로 어때?

6. 본사가 더 괴롭혀

헬로..디스이스힘 스피킹. 하이..앨리스. 하와유두잉.. 왔? 오케이…오케이…바이 투나잇. 라잇나우? 오케이…두잉마이베스트. 본사에서 퇴근도 안하면서 official statement를 만들어 보내란다. 일단 만들었다. 기자들의 전화는 빗발치는데…홍보팀장인 나는 영문으로 내부보고용(?) statement를 만든다. 고치고 또 고치고…실제 기자들과의 전화통화는 이 statement를 훨씬 넘어선 고차원적인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는데…홍보팀장은 기본적이고 아주 드라인 한 문장을 꾸미고 있다. 영어로 보낸 official statement…새빨간 수정본이 온다. 또 고친다. 다시 컨펌. 또 반은 빨갛다. 또 수정. 결국 영문 다섯문장짜리 official statement가 완성됬다. 한국말로 옮겨 놓으니…이건 바보문장이다. 이걸 어따 쓰나?

7. 직원들이 무서워

아침이 밝았고, 어제 하루종일 받아쳐냈던 기자들의 통화 내용들이 여러 매체에서 기사화 되었다. 홍보팀장인 내말을 제대로 알아먹은 기자들이 거의 없다. 각자 자기가 이해한 대로 기사를 꾸며 올렸다. 이것봐라…MBC에서는 내가 뒷부분에 한말을 꼭지를 발라 방영한다. 우물쭈물..하는 목소리다. 아침 사내 이메일에서는 마구 항의가 온다. ‘우리회사 홍보팀은 뭘하는겁니까?’ ‘오늘자 부산일보는 보셨나요?’ ‘여기 광주 지역신문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는데 어떻게 할까요?’ ‘이런 기사를 빼야지 가만히 놔둬도 되는겁니까?’ 죽을라고…이 피끓는 대리 녀석들.

8. 조금만 기다려 볼까?

홍보팀장 오늘 그건으로 기사 몇개나 났나? 예 TV3사 포함해서 전체 다 났습니다. 아주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언제까지 갈 것 같아? 흠…오늘도 기자들이 우리 처리 방침에 대해서 계속 물어오는 걸 보니 며칠 더 갈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 아무래도 조금씩 잦아 들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사실… 홍보팀장. 조금만 기다려보자. 기자들 그동안 조금 잘 다스리고. 거 해명광고 한번 나가면 돈이 너무 많이들어. 광고대행사에서도 조금만 기다리자더라구. 네??? 돈좀 아끼자. 네…

9. 니가해라 인터뷰

홍보팀장님이시죠? 저는 KBS OOO인데요. 요즘 이 건 때문에 많이 바쁘시죠? 그래서 그런데 사장님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사장님 인터뷰요? 그게 좀…혹시 그냥 제가 하면 안될까요? 아뇨…이 사안이 조금 중대한 거라서 될수 있으면 고위 임원급 이상이 해주셔야 하는데요. 잠깐만요. 누가할까??? 임원 그룹이 20명인데…아무도 없다. 맘 놓을만 한 분이. 그리고 이 위기를 잘 알고 있는 분도 거의 없다. 사장님이 안 나서시면 아무도 없다. 회사는 있는데 사람은 없다. 죽겠네…

10. 거 블로그에 뜬 것 좀 끌어내리지?

이거봐 홍보팀장. 우리 아들이 어제 그러던데…뭐 온라인상에서 난리가 났다던데? 그거 알아? 네…블로거들과 각종 카페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걸 그냥 놔두는거야? 그거 끌어 못내려? 거 들어보니 애들이 거의 장난치는 거더만, 제 정신 아닌 애들도 많고…그거 그냥 놔두기야? 네? 저…블로그는 잘 못 건드리면 아니 건드린 만 못하게 되서요…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전부입니다. 거…참…홍보팀이 문제가 있어. 자기일 처럼 처리를 안하네…당신 이름이 온라인에서 막 욕먹구 있다고 생각해봐. 거 가만히 놔두겠어? 확 그새끼들 모가지를…

11. 대행사는 뭐한데?

아니 홍보팀장 잠깐 들어와봐. 우리 대행사에 매달 얼마줘? 천만원? 아니 근데 그렇게 주는 데 왜 기사를 못막아? 그돈 가지구 걔네들 다 뭐해? 어제같이 그런 MBC뉴스 정도 빼줘야 하는거 아니냐? 홍보팀장이 너무 대행사 싸구 도는거 아니야? 대행사는 굴려야 해. 어제 그 MBC 뉴스 사이트에서 못 내리면 일 관두라고 그래. 아니다. 그 대행사 사장 당장 들어오라구 그래. 내가 한마디 해야 겠어. 못하면 관두라구. 한달에 천만원이 누집 강아지 이름이야?

12. 기자들 술 좀 사줘

홍보팀장, 거 기자애들 술 좀 사줘. 그냥 소주 한두잔 먹고 털자그래. 홍보팀장이 되가지고 그런거 정도는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경쟁사는 아무말 없는데 왜 우리만 이래…당장 오늘 저녁부터 기자들 몇몇 만나서 잘 봐 달라고 하면서 술한잔 사. 네…회사카드 가지고 나가겠습니다. 어…근데 거 예산 잘 한도있게 써라. 50만원 이상은 안된다. 그냥 진동횟집에서 세꼬시 시켜서 한판 먹구…소주 댓 병 까 보내. 괜히 좋은 술집가지 말고. 돈 없어.

13. 아니 꼭 그런 애들한테 돈 써야 해?

홍보팀장. 아니 거 뭐야…그 이름도 모르는 찌라시에 광고를 줘야 해? 아무리 200만원이라도 좀 그렇다. 거 그냥 쓰라 그러지? 흠…그게요. 그 친구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가지고 있어서 요즘에는 파괴력이 좀 있습니다. 가뜩이나 요즘 네티즌들 반응이 안좋아서 같이 쓸려 넘어갈 수 가 있어서요. 그래도 그렇지…만약에 다른 애들도 달겨들면 어떡해 그때 다 줄꺼야? 지하철에 수십개두 넘던데…어쩔꺼야 그때는? 그래서 그냥 회식비 지원이나 구독료 등으로 풀라고 합니다. 다른데 눈에 안띄게요. 쩝…그러면 200은 너무 많아. 홍보팀장이 가서 한 100이하로 쇼부좀 봐라. 쩝…

14. 내년도 PR플랜 다됬어?

홍보팀장. 왜 전화가 이렇게 힘드냐? 아무리 일이 터졌다고 해도…사장님 보고는 들어가야지. 내년도 PR플랜 빨리 완결해. 그거 이번에 마케팅 플랜 하면서 같이 보고해야 해. 듣고있어?

15. 우리 회사 홍보팀에 실망이야

인트라넷을 보면 글들이 줄을 잇는다. 홍보팀은 무얼하고 있나요? 기자X들을 왜 관리를 못하나요? 우리 그 많은 광고비는 어디다 쓰나요? 이 OO일보의 O기자는 왜 유독 우리를 더 부정적으로 공격하나요? 혹시 우리 회사라 무슨 억하 심정이 있는건 아닌가요? 나는 우리 회사에 왜 홍보팀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니네들이 와서 해봐라. 결과적으로 위기 이후에 잘 했다 칭찬 받는 홍보팀은 거의 없다. 긍정적인 기사가 매일 나와도 부정적인 기사 한번은 꼭 인트라넷에서 회자가 된다. 그리고 곧 만만한 홍보팀은 밥이 된다. 안동 지점의 신입사원 까지 욕을 한다…

# # #

홍보팀장들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몇가지 부류로 나뉜다.

1. 복지부동형. 욕먹을 짓은 절대 안한다. 전화도 피하면서…그냥 태풍이 지나가길 빈다.
2. 적극개입형.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한다. 모든 언론 인맥을 동원하고 24시간 뛰어 다닌다.
3. 허둥지둥형. 뭘 어떻게 할 찌 모른다. 회의만 하고, 사장님 보고만 들어간다.
4. 선무당형.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본사가 시키는데로 선무당 칼을 흔들어댄다. 조중동 선별 해명 광고에, 기자회견 한다면서 조중동은 챙기면서 연합뉴스를 안부른다.
5. 막무가내형. 배째라고 한다. 우리는 떳떳하고 피해자라고 항변한다. 정치권에 줄을 대서 해결하려고 까지 한다.

결론은 모두다 위기가 끝나고 나면 욕을 먹는다. 그게 홍보팀장들의 운명이다.

4월 082008 Tagged with , , 2 Responses

Free Hug과 Viral Marketing의 공통점

Church of the Customer Blog라는 재미있는 블로그를 운영 중인 Jackie Huba가 Michele MillerSWOM 사이트에 올린 Free Hug 동영상을 보면서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해 정리해 주었습니다.

일단 간단하게 Free Hug이 Viral Marketing간에 공통적인 부분들을 정리해보면;

1. 오디언스의 저항이 없다.
2. 스스로 try를 하는 사람들이 지속 발생된다
3. 다른 사람의 경험을 보고는 다른 사람들도 더욱 더 많이 동참하게 된다
4. 이를 금하는 ‘권력’에 함께 반항하게 된다

이렇답니다.

Jackie는 여기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서 기업들에게 이렇게 충고를 하네요. 일단 성공하고 싶으면 제품을 공짜(free)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해봐라. 처음에는 그들이 너희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일정기간 계속된다면 그들은 마침내 너희들의 브랜드 전도사들이 될꺼다…

쩝.

아무래도 Jackie는 살림하는 아줌마라서 이런 욕구(?)가 이성적으로 보이는 것 같은데…모르겠네요. 기업측면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진 않군요. 🙂 

4월 032008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위기관리의 경제학

언론을 포함한 일반 국민들은 식품회사나 다른 여타 회사들의 ‘안전 불감증’이나 ‘저급한 품질 관리’ ‘불결한 생산 프로세스’ ‘건강하지 못한 재료 및 함유물’ 등에 대한 자세(attitude)에 대해 비판을 한다.

이번 새우깡, 참치캔, 빵, 떡복기떡, 소시지…사례에서도 반복적으로 거론 되는 것이 “왜 우리나라 회사들은 소비자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안되있나?”하는 것이다.

특히 언론에서는 “왜 소비자가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했는데, 바로 리콜을 선언하지 않았느냐?” “지금까지 쉬쉬하고 있었던 것은 문제를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 “왜 참치캔 한 세트를 소비자에게 주었느냐? 입 막음용이냐?” “왜 지렁이를 발견한 소비자가 말을 번복하느냐?”등등 의도를 깔고 많은 질문들을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에서는 “소비자 안전을 등한시 하는 기업은 불매운동을 해서라도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한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홍보 임원분들은 ‘이번 사례가 큰 깨달음의 기회가 되어서 어서 우리 회사들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확충하고, 그와 함께 더더욱 품질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 좋다.

단, 이런 논의는 우리 기업들이 ‘훌륭한 위기관리’의 선제조건인 ‘훌륭한 경영 철학’이 전제되었다는 가정하에서 실현성이 있는 비판이며 논의다.

기업의 진화 프로세스에 있어 우리 기업들은 아직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윤창출’이라는 수십년전 기업관에서 그리 멀리 성장해 있지 않다. ‘사회 시민으로서 당연히 맡겨진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윤은 창출되며, 그 이윤은 훌륭한 사회 시민으로서 지속적인 활동을 해 나감에 따라 더더욱 극대화 된다”는 철학이 아직 뿌리깊게 공유되지 않아 있는게 현실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나이브한 생각이군…’할수도 있겠다. 나 스스로도 인하우스 시절 이런 철학적인 벽으로 기업의 한계를 피부로 느꼈었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간의 차이가 그리 많다고 볼수도 없다. 외국 기업이라고 다 훌륭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과 함께 그들에게는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 부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제품 ‘전복죽’에서 개구리 뒷다리가 나왔다고 치자. 화난 소비자의 마음을 가라 앉히고, 12종 죽세트를 선물하니 소비자가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하면서 없던 일로 처리해 준다.  조금 떠드는(?) 소비자에게는 한 50만원을 건네준다. 그래도 못 참겠다고 하는 소비자가 있으면 ‘얼마를 원하느냐?’해서 적절하게 무마 한다.

자신의 신체가 이 제품으로 위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제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겠다는 적극적인 소비자도 있다. 이럴때 회사는 머리를 굴린다. (철학을 일깨우는 대신) ‘우리 회사가 사용 중인 로펌에 소송 대응을 맡기면 얼마나 들까?’ 따라서 그렇게 크게 일을 법정으로 까지 끌고 가기 싫으면 로펌의 소송 준비 서류 개발 비용 만큼의 돈을 그냥 소비자에게 합의금조로 줘버리면 위기관리는 어느정도 오케이다. (나름 신속하고, 비용효율적인 대응이겠다…)

이렇게 대증적인 활동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잘했다 못했다 거론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과 재발 방지에 대한 실제 활동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왜냐하면 이런 대증적 치료가 근본적인 체질 개선 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이 없는 기업에게 가장 큰 자극은 지금까지 실행했던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자 디지털 타임즈에 안병한 법무법인 장백 변호사가 올린 기고문에 동감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기 위한 소비자 집단 소송제도의 도입은 ‘훌륭한 철학이 존재 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전혀 다른 위기관리 패러다임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제대로 된 훌륭한 위기관리는 그 다음부터다.   

4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진짜 이유가 뭘까?

국내 최대의 식품회사 N사가 3주가 넘도록 밝히지 못한 이물질의 성분을 우리나라의 식약청은 사진만보고 몇일만에 성분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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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어류통조림 회사인 D사가 2주가 넘도록 밝히지 못한 이물질의 유입 경로를 우리나라의 식약청은 10시간만에 알아냈다. 그 10시간 중에서도 실제 실험은 10분 가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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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4일간씩이나 밝혀 내지 못하던 아동 성추행범의 위치를 대통령의 항의 방문 한번이 단 6시간만에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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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

1. 기업이나 경찰이 일을 잘 못하는 것일까?
2. 아니면 식약청이나 대통령이 일을 무지무지 잘하는 것일까?
3. 그것도 아니라면 다들 자기일들을 대충 대충하는 것일까?

뭘까.

3월 282008 Tagged with , 3 Responses

위기의 심리학 2

오늘자 한겨레에 전상일 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께서 쓰신  칼럼에 매우 공감이 간다. 새우깡의 이물질, 참치캔의 칼날 사건과 치즈에서의 다이옥신 사건은 거의 동시에 일어 났는데 공중들의 관심은 ‘이물질’에만 머무른다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 몸에 더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식품속에 포함된 ‘유해성분’이다. 식품 바깥에 걷도는 이물질은 혐오스럽다 해도 그 위해가 한정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물질에 더 집착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보다 더 심각해 보이는 법이다. 매우 흥미로운 심리다. 그냥 지나쳐 갈 뻔한 insight다.

그러면 이 사건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관심을 끌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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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2008 0 Responses

N사 위기대응 업데이트

오늘 N사의 대응에 대한 업데이트를 해본다. 몇가지 어제의 포인트를 충족시켜가고 있다. 아직까지도 아쉬운 것은 타이밍 그리고 자발성이다.

1. CEO가 전면에 나서서 심각성을 표현하지 않는다 – 중앙일보와 회장께서 인터뷰를 했다. 아직 약하다.
2. 일간지 전면에 사과 또는 해명광고를 하지 않는다 – 오늘자로 전일간지에 4단통 해명 광고를 했다.
3. 사후대책 및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2차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다 – 사과광고를 통해 재발방지책등을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4. 중국공장에 대한 언급에 대해서 중국정부에 사후 책임을 져야 할찌도 모르는데 관심이 거기까지 미치지 않거나 무시하는 듯 하다. – 아직 이슈화는 안되고 있다.

위기관리는 타이밍이라고 했는데 과연 이 타이밍이 적절했는지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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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2008 Tagged with , , , , , , , , 1 Response

N사와 타 케이스와의 차이

1. CEO가 전면에 나서서 심각성을 표현하지 않는다
2. 일간지 전면에 사과 또는 해명광고를 하지 않는다
3. 사후대책 및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2차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다
4. 중국공장에 대한 언급에 대해서 중국정부에 사후 책임을 져야 할찌도 모르는데 관심이 거기까지 미치지 않거나 무시하는 듯 하다. (마텔도 초기에 중국공장을 핑거 포인팅했다가 직후 사과를 공식으로 했다) -하단 영상 참조

 

위기관리적인 측면에서 오늘자 조선일보에서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농심의 이번 사태 대응이 위기에 닥친 기업들이 저지르기 쉬운 전형적인 오류들을 다 모아놓은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컨설팅회사의 한 컨설턴트는 “고객 관련 사고가 났을 때 기업들이 빠지기 쉬운 유혹은 ‘침묵’, ‘거짓말'”이라며 “이번 사건은 바로 그런 점에서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여기서 침묵이라는 부분은 N사가 2월 소비자컴플레인을 받고도 한달을 쉬쉬했다는 의미인 듯하다. 또, 거짓말이라는 부분은 N사가 그 이물질이 쥐머리인데도 불구하고 ‘성분을 알수 없는 원인미상의 이물질’로 주장하고 있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지만, 실제적으로 소비자컴플레인을 받자마자 제품 리콜을 하거나 할수있는 기업은 없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이물질 성분 분석과 원인규명인데 여기에는 당연히 시간이 걸린다. 자칫 성급한 판단이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성급한 리콜결정이나 guilty 선언은 권장되지 않는다.

단, 소비자컴플레인을 받았고 이 사항이 소비자에게 심각한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면 ‘원인 및 성분 미상의 이물질이 들어있는 제품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 분석 기간은 O일 정도 예상하니 해당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발표를 공개적으로 해서 조사진행 기간동안의 추가 소비정도는 막아 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한다.

이물질에 대해서도 사실 정확한 성분분석이 불가능했다면 그 이전에 ‘쥐머리’라고 인정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일부에서는 눈으로 판단해서 쥐머리인데 무슨 소리냐라고 하지만, 그건 감정의 부분이고 과학적인 분석이 그를 입증하지 않는다면 이는 다른 의미다. N사가 책임이 자신의 것이라는 인정을 했지만, 이는 불미스러운 상황을 조성한 책임이지, 세부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쥐머리 이물질에 대한 책임은 분명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N사는 tactical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N사에서는 high profile 전술로 recall을 이해하면 안된다. recall은 high profile 전술이 아니다. 언론이 다른 케이스보다 지속적으로 적극적이며 공격적이다. 실제적으로 전 일간지 사과 또는 해명광고의 타이밍을 놓친 결과다. (SK-II 케이스를 참고할 것)

오너와 CEO가 결단을 해야 한다. N사의 위기관리 전략 중 ‘조기진화’는 이미 물건너 간 듯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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