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tionship

11월 14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경험(Experience)과 관계(Relationship)

사례)

아침 8시 10분. A 커피체인에 들어감. ‘오늘의 커피 Brazil Cerrado 작은걸로 한잔이요’ ‘네 고객님. 고객카드에 펀칭을 해드리죠. 아…그리고 방금전에 저희가 새로나온 쿠키를 조금 구워놓았는데…하나 드릴께요. 한번 맛 좀 보세요. 여기있습니다’. 뜨거운 커피 한잔과 따뜻한 쿠키 한 조각. 양손에 들고 거리에 나섬. 아주 운 좋은 아침이라고 생각.

사례)

늦은 새벽. 강남의 B 복국집에 들어섬. 몇시간째 접대로 과음을 했기 때문에 무언가 속풀이를 찾음. 복국을 시킴. 서빙하시는 아주머니 다가오심. ‘아이구. 술많이 자셨네. 어떻게. 계란 후라이라도 하나 해 드려? 기름기 싫으시면 수란을 해드릴까?’ ‘네? 그거 좋죠. 얼만데요?’ ‘에구. 그깟 계란이 얼마나 된다구…손님 속 푸는게 중요하지. 몇개 해드려? 많이 시장하신가?’

사례)

모 수입차 딜러 매장. 차를 보러 들어섬.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아…네. 그냥 한번 이 브랜드 차종들을 둘러 볼라구요. 구경 한번 할께요.’ ‘아. 그러시군요. 알겠습니다. 편하게 둘러 보시고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불러주십시오.’ 혼자 이십여분 이상 둘러 봄. 차 한대를 유심히 보다가 와이프랑 같이 와야지 하고 돌아서며 아까 그 세일즈 컨설턴트에게 목례 함. 그 컨설턴트가 다가와 종이백을 하나 건네줌. ‘여기에 제 명함하고 자세한 브랜드별 브로슈어를 넣었구요. 방금전 유심히 보신 모델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이 담긴 이번달 Car Vision 잡지본을 하나 넣었습니다. 또 오시라고 열쇠고리도 하나 넣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종이백을 들고 나와 그 브랜드 매장 외관을 다시 한번 올려다 봄.

보통 PR을 관계(Relationship) 관리라고 한다. 원어의 의미로는 공중 관계다. 마케팅에서는 이러한 관계맺기의 개념을 경험(experience)이라는 단어로 개념화한다. 내가 생각하기로 이 관계와 경험은 매우 유사한 개념과 가치를 지닌다고 본다.

그 둘다 기업의 mantra가 담겨 있어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뿐 더러, 반복을 통해 더욱 강화되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공중에게 좋은 경험(Good Experience)을 선사하는 것. 그것이 PR이 아니면 무엇일까?

– 회사의 편에 서서 고객들에게 소송을 걸어 올 경우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것
–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힘들어 하는 직원들의 항의를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것
– 아기가 태어난 직후부터 먹는 분유에 몸에 안좋은 성분이 있었냐고 물어보는 아이 엄마에게 ‘아무 문제 없으니 걱정말라’고 무심하게 돌아서는 것
– 원유가가 올라서 기름값을 올려야 한다고 말하다가, 원유가가 내리니 침묵하는 것
– 30억짜리 집을 가진 사람들이 부당하게 몇천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불쌍하다면서, 컨테이너 박스에 사는 여름 수해민의 집을 안전하지 않다며 철거해 버리는 것
– 생산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중국에서 들여온 저급 원료의 비율을 극대화해서 포장 판매해 놓고, 문제가 되니 몸에 해롭지 않다고 당당히 말하는 것

이런 건 공중에게 나쁜 경험을 주는 것 아닌가. PR이 아니고, PR이라는 실무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경험과 관계는 동색이다.
 

5월 252008 Tagged with , 2 Responses

한국 We Nation – 그리고 한국적 PR (We PR)

 Steve Yastrow가 2007년 말경 출간한 책 WE: The Ideal Customer Relationship 에서 customer relationship이라는 개념을 그 무엇보다도 잘 정리해 준 듯 하다. 이는 딱히 customer realtionship에만 한정되는 의미라기 보다는 relationship manager인 PR 담당자들에게도 PR이 어떤 역할과 가치를 지니는지를 말해 주는 듯 해서 상당히 흥미롭다.

그의 책에서 relationship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자…

관계(relationships)라는 것은 강력한 차별점이다. 고객들은 당신의 제품이 다른 경쟁 제품들보다 더 낫다는 것을 말하지 못한다 해도, 당신의 경쟁자 보다 더 나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다. Relationships have become powerful differentiators. Customers can’t tell if your product is better than your competitor’s product, but they can tell if they have a better relationship with you than with your competitor.

만약 관계가 그렇게 강력한 차별점이라면, 무엇이 가장 생산적이고, 이익이 되고, 지속가능한 관계일까? If relationships are such powerful differentiators, what is the most productive, profitable, and sustainable relationship?

그것은 우리(We)라는 관계다. The We relationship.

우리(we) 관계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은 구별하는 것 보다는, 자신들을 엮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하게 한다. In a We relationship, you think less about what separates you and more about what intertwines you.

반대로 관계에 대한 당신 고객의 시각이 “우리(We)”가 아니라 “우리들(Us) 그리고 그들(Them)”이라면 그 고객은 당신에게 무엇을 얻을 수 있는 지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당신이 무엇을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 더 관심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목적에 이르는 데 같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욱 적은 관심을 보일 것이다. In contrast, if your customer’s view of your relationship is not “We” but “Us & Them,” he will focus more on what he can get from you?and on what he believes you get from him?and less on how you can collaborate to reach your goals together. [Steve Yastrow, SOURCE]

우리 나라, 우리 조국, 우리 집, 우리 아내, 우리 자식…한국은 그야말로 우리 국가 (‘We’ Nation)다. 그런의미에서 한국의 PR은 진정한 We relationship을 요청하고 있다. 큰 insight다.

아래 도표는 좀 더 두 가지 관계에 대한 세부적인 정의들을 보여준다. 엄청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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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 The Ideal Customer Relationship, p13>

1월 062008 Tagged with , , , , , , 3 Responses

영혼없는 공무원

정말 ‘영혼없는’ 홍보처
동아일보 2008.1.5

<중략>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4일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혼 없는 공무원’ 발언에 대해 “관료는 정부의 철학에 따라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인데 언론이 잘못 보도했다”며 또다시 ‘언론 탓’을 했다. 김 처장은 이 당선인의 홍보처 폐지 및 기자실 복원 방침에 대해서는 “인수위에 계신 분들이 혜안이 있고 실사구시적인 훌륭한 분들이니까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후략>

옛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했다. 개떡같이 말하면 찰떡같이 알아 듣는다고도 한다.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한 사람도 있었다.

국정홍보처에서 인수위 보고를 하면서 ‘공무원에게는 영혼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들의 Technocrat적인 성격을 강조했다. 이는 이미 여러번 회자된 것과 같이 막스 베버가 공무원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용한 비유다.

공무원에게 영혼이 없다? 막스고 뭐고 문맥과 그 히스토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게 뭔 소린가 하는게 당연하다. 속이 없다는 건지…혼이 나갔다는 건지…아무 생각이 없다는 건지.

몇몇 신문 논설에서는 진짜 막스 베버의 오리지널 아이디어를 일부러(?) 살짝 무시하면서 ‘국정홍보처 공무원들이 그래서는 않된다.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투로 비판을 하고있다.

[사설] ‘영혼 없는 공무원’은 필요 없다
[만물상] 공무원영혼
[사설]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나라를 살린다
[횡설수설/허문명]영혼 없는 관료

동아일보에서 이야기한 바로는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이 ‘영혼없는 공무원’의 뜻을 언론이 잘못 해석 보도했다고 다시 한번 ‘언론 탓’을 했다고 한다.

다시한번 여기에서 홍보담당자들은 insight를 얻는다. 키 메시지는 aseptic 무공해 상태에서 유통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수십년전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이미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에 있어서 noise의 역할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이론을 내 놓은 적이 있지 않은가.

지금까지 국정홍보처 그리고 정부정책 홍보 프로세스에 있어서 가장 큰 noise는 무었이었는가? relationship의 부재가 가장 큰 noise였다. Mutual understanding의 부족이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강력하게 왜곡했다. PR은 relationship management다. 국정홍보에 있어서 얼마나 이 relationship management 활동에 관심과 투자를 했는가?

일부 기업의 CEO들이 주장하듯이 ‘key message’의 관리 통제만이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와 효과를 보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실한 답을 이번 국정홍보의 난맥상으로 부터 얻을수 있다.

Relationship과 Message 중 먼저 해야 할일이 있다면 relationship이라고 본다. 그 이후에 message다. 개떡이 찰떡이 되는 마술은 relationship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이미 반대로 우리는 찰떡이 개떡이 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막스 베버가 한국에서 참 고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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