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3월 10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가 힘든 이유

얼마든지 전체 가전시장의 불황을 탓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간의 자만을 반성하고 스스로 고개를 숙였다. 한순간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대리점 사장단은 뜨거운 박수와 눈물로 협력과 단결을 약속했다. 이 사건은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의 수많은 전설 중 백미로 꼽히는 ‘아타미 회의’ 장면이다. 이를 계기로 본사 영업본부장으로 복귀한 마쓰시타는 전사
차원의 논의를 거쳐 지역별 판매회사망을 조직하는 등 회사를 부활시켰다. [
중앙일보]



위기관리와 관해 일본의 마쓰시다의 위기경영을 본받자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마쓰시다가 실행한 위기관리 사례에 대해 중앙일보에서 하나의 예를 들었다.

일본기업들의 위기관리 방식을 보면 국민성과 비슷하게 상당히 사과에 익숙(!)하고 사과 이후에 관대함을 느낀다. 반대로 우리는 사과에 상대적으로 인색하고 사과를 해도 그리 관대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면에서 우리나라에서 위기관리가 좀 더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사과의 효력은 사과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사과 이후 개선 활동의 품질과 진정성에서 효력이 나오기 마련이다. 흔히들 사과 하면 됐지…뭘 더 바래…이런 식으로 사과에 임하니까 효력이 의심되는 거다.

또 사과의 효력은 사과 주체의 무게감(명성)과도 비례한다. 문제는 무게감 있는 인사(오너 또는 CEO)는 절대 사과하려 하지 않는 다는 게 딜레마지만.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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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의 가치는 얼마?

홍보실무자들과의 미팅 때 마다 위기관리에 대해 흔히 서로 공감하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는 잘 해도 티가 안나요. 그래서 윗분들에게 팔기가 힘들죠. 아무리 고생을 해도 윗분들은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며…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조짐이 보이는 클라이언트들과 미팅을 하면서 사전 대비 또는 관여 서비스를 시작하면 항상 걸리는 문제가 예산이다.

내가 인하우스 시절에도 그랬었지만…막상 위기가 발생해서 외부 자문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인하우스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게 이 예산이었다. 가뜩이나 해당 위기 때문에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는데 외부 자문을 갑작스럽게(?) 끌고 들어 오는 것도 그렇지만…어떻게 이들에게 pay를 할 것인가가 가장 껄끄러웠다.

핵심은 CEO에게 외부 자문이 우리 인하우스에게 어떤 베네핏을 가져다 주었는지를 어필하는 부분인데 이게 사실 쉽지가 않은거다. (기본적으로 기존 PR활동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체제에서 위기관리 결과를 어필하는 게 어떻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다)

CEO께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실 수도 있다.

“아니, 외부 자문이 와서 뭘 한게 있어. 어짜피 리콜에 대한 결정도 내가 내린거구. 그 결정을 위해서 각 부문의 상황분석하고 토론도 우리끼리 하고 자기네들은 지켜보기만 한 거 아니야? 근데 왜 그 자문들에게 돈을 줘야만 하지?”

그렇다. 맞다. 자문들은 의사결정을 절대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할 권한이 없다) 특정 방향의 의사결정을 편향적으로 종용하지도 않는다. 단, 자문은 여러가지 예측과 옵션들을 제시할 뿐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위기발생시 내부적인 시각으로만 해당 위기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습성들은 기업이 핵심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해당 위기 이슈를 바라보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위기관리 실패의 근원이 되겠다. 외부자문은 이런 내부 시각 중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으로서 역할을 한다.

기업 측면에서는 해당 위기가 소리없이 눈 앞에서 사라져 위기 발생 이전으로 깨끗하게 되돌아 가기만을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제로다. 어떻게 예측되는 피해를 최소화 하고,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켜왔던 비가시적 자산들을 방어해 내느냐 가 최선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리콜을 해서 어이없는 예산이 100-200억이 들었어도, 수십년산 지켜왔던 자사의 명성이 그리고 소비자 철학이 방어 되었다면 위기관리는 성공한 것이다. 다시 소비자들이 되돌아오고, 잘 했다, 역시 멋지다 이야기 듣게 되었다면 그건 성공이다.

외부 자문에 쓸 돈이 아까와 내부시각으로만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다. 그 의사결정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한편으로 외부자문 쓰기를 아까와…위기 발생에도 불구 침묵으로 일관한 후 사후 대응한다며 수십억을 이미지 광고 예산으로 편성하는 기업들이 있다.

광고는 아깝지 않고…어쩔수 없이 해야 할 것 아니냐 하면서…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은 아까와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거 아닌가 한다. 아주 실제적으로 말이다…

3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새로운 밸런싱 법칙?

물론 식음료 분야만의 얘기가 아니다. 증권가에선 경영실적이 나빠진 기업들이 금요일 오후 늦게 실적 공시를 쏟아낸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같은 대형 악재는 금요일 공시의 단골 메뉴다. 금요일 장 마감 이후,특히 야간에 내놓는 ‘올빼미 공시’는 악재를
희석시키는 꼼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래서 기업 홍보담당자들은 농반진반으로 “PR(피알)이란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홍보전략 측면에서야 나쁜 소식을 꼭 알려야 한다면 사실상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만한 날도 없다. 그냥 쉬고 싶거나 놀러갈 계획 잡느라 바쁜 소비자들이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을 테니까. [
한국경제]



웃기는 말로 ‘No Media, No Crisis’라는 말이 있다. 언론보도가 없으면 위기도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아주 극단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일말에 동의를 할 수 있는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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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측면에서 또 실무자 측면에서 부정적인 뉴스꺼리는 분명 부담이고, 실제적인 위협이다. 이런 실제적인 위협에 대해 ‘감수’하고 구태여 월요일이나 목요일에 앞당겨 발표를 해야만 한다는 기업 내부의 공감대는 사실 있을 수 없다.

홍보
이론에 ‘밸런스 법칙(Balancing Act)’이라는 것이 있다. 공중의 알권리(Public’s Right to Know)와
공중이 알고 싶어하는 욕구(Public’s Need to Know)에 밸런스
를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말에 부정적인 이슈를 릴리즈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중의 알권리는 일부 인정해 주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공중의 알권리를 기업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물론 릴리즈도 하지 않는다 – 기업들이 실제로도 종종 이런 선택을 한다 – 일종의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공중이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가 아닌가 인데…그렇게 꼭 알고 싶어하는 욕구는 없을 것이라는 기업의 사전 판단에도 일부 근거하는 거 아닌가 한다. 예를들어 설탕 값이 15.8% 올랐다고 대부분의 공중들이 주말여행을 포기하면서까지 토요일에 온라인에서 설탕값 인상에 대한 항의 댓글을 달고, 아고라 토론방을 개설하고 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 기업은 생각하는 거다. (극적인 비유지만…)

재미있는 것은 반대로 기업이 별로 공중의 알권리도 존재하지 않고, 공중이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주제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대대적으로 릴리즈해 주목 받으려 노력하는 경우는 그럼 뭔가 하는거다. 모 선박회사가 어떤 중동국가에게 커다란 유조선 12채를 오더 받았다는 것이 공중들의 알권리나 알고 싶어하는 욕구와 얼마나 관계가 있냐는 거다. (일부 투자자들 빼고 말이다)

기자도 주장하는 것 처럼 어느정도 균형을 좀 맞추라는 거다. 새로운 밸런스 법칙(New Balancing Act)이 아닐까? 물론 어려운 이슈다.


  





 



3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4 Responses

해외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점

South Korea’s debt

SIR – Your article about “emerging-market contagion” ranked
countries according to their vulnerability to the global credit-crunch
(Economics focus, February 28th). But you did not reflect the actual
situation of the Korean economy
. The article portrayed South Korea as
the joint third-riskiest among the countries surveyed, citing “large
short-term foreign debts and highly leveraged banks”. This is simply
not the case.

Let me provide you with accurate figures. South Korea’s short-term
external debt is 75% of its foreign-exchange reserves
and it continues
to decline. The South Korean banks’ average loan-to-deposit ratio stood
at 118% as of the end of 2008
and has been on the decrease since last
June.

Thus, the overall risk assessment for the Korean economy, as
described in your article, relies upon incorrect information and
estimates.

Cheol-kyu Park

Spokesperson

Korean Ministry of Strategy and Finance

Seoul

Editor’s note: Our figure for short-term debt as a
percentage of foreign-exchange reserves included all debt due within
the next 12 months, the definition favoured by the IMF. At the end of
December this was 96%. The figure of 75% includes only liabilities with
an original maturity of up to one year; it excludes maturing long-term
debt. Our loan-to-deposit ratio covered all commercial and specialised
banks and excluded certificates of deposits, the same definition used
for all the countries we surveyed
. The Bank of Korea’s latest figures
show this to be 136% at the end of December.

[원문출처: 뷰스앤뉴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문제이기 하지만, 이번 한국정부와 이코노미스트와의 설전은 문화 커뮤니케이션상 갈등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른 문화간 플레이어들간에 서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달라 더욱 갈등이 커지는 케이스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다국적 자본투자자들의 검은 배후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맨위 한국 정부에서 KMSF 대변인의 이름으로 게시 된 반론문은 사실 외국인들이나 외국언론이 이해하기 힘든 메시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종 수치를 베이스로 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에 대해 한국정부는 한마디로 ‘한국경제의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you did not reflect the actual
situation of the Korean economy)
고 단정하고 있다. 이런 단정은 이번 한국정부의 주장이 아주 강력한 반론임을 초반부터 예시하고 있는데…아쉽게도 그 하반부가 문제다.

그 하반부 반론을 보면 한국정부가 주장하고 픈 여러가지 수정 수치들이 제시되는데 그에 대한 출처나 근거가 없다. IMF의 수치인지, 세계기구 어디서 그런 수치가 도출되거나 보고되었는지 주장은 있는데 출처가 없다.

기본적으로 언론은 기사를 쓰면서 수치를 인용할 때에는 자그마한 수치라도 출처를 언급하는게 기본이다. 반론에서 주장하는 수치에 출처가 없다는 것은 절대 이런 언론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주장방식이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가 잘 아니 잔소리 하지 말아. 출처는 무슨 출처…우리가 우리를 더 잘 알거든…이런 주장은 사실 아닌것 아닌가.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자주는 아주 기본적인 부분을 레버리징 해 재반론으로 아주 간단히 처리했다.  우리(이코노미스트)의 기사는 1.  the definition favoured by the IMF 그리고 2. the same definition used
for all the countries we surveyed
라는 출처가 있다. 그러니 한국정부의 출처없는 반론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항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기본이 가장 큰 힘이다. 원칙으로 돌아가면 흔들림이 없다. 기존 권위와 기준 그리고 원칙에 근거하면 방어가 쉽다. 외국인들이나 기업들이 주장을 할 때 가장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바로 이 부분이다. 반면에 우리는 이 부분이 약하다. 일순 감정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정부에서 이번주경에 이코노미스트를 항의 방문 할 예정이라 한다. 일부에서는 그런 항의방문류의 이벤트가 내부용이 아닌가 하는 비아냥도 들린다. 문제는 항의방문 자체가 전략적으로 유익 하냐 아니냐가 아니다. 항의방문이라는 ‘이벤트’가 전략적 메시지 없이 이루어 지면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이코노미스트 편집장과 얼굴을 마주하고서도 위와 똑같은 논리의 주장만 이야기 하다 오려면 그런 이벤트는 하지 않는게 좋다는 이야기다. 백전백패고…국가위신과 수준의 이슈다.





 

3월 072009 Tagged with , 6 Responses

오바마와 텔레프롬프터

사진 기자와 방송 카메라맨들은 이 기계를 피해 오바마의 얼굴을 촬영하기가 까다롭다고 불평한다. 오바마가 텔레프롬프터에 집착하는
이유는 자신의 말을 엄격히 통제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즉흥 연설을 할 경우에는 자칫 전달하려던 메시지에서 벗어나거나
불필요한 말실수를 할 가능성이 큰데 오바마는 이를 매우 꺼린다는 것. [
조선일보]

버락 오바가의 연설 스타일을 두고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많지만, 이 텔레프롬프터에 대한 의존도에 대해 가장 말들이 많다. 위 기사와 같이 일부에서는 텔레프롬프터에 대한 오바마의 의존을 불필요한 말실수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바마의 연설 모습을 보면 마치 ‘느린 탁구 게임을 보고 있는 관중’의 모습같아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혹평을 한다.

결론, 메시지에 대한 전략적인 준비와 말실수를 없애기 위한 개념은 100% 훌륭. 단, 텔레프롬프터를 사용할 때는 연설방법을 좀 더 가다듬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것. (더욱 더 완벽하게…)

사실, 다른 대통령들보다 레토릭 측면이나 연설력 측면에서 가장 낫다는 의견들이 대부분. 공감.

  

3월 072009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AIG가 사용한 PR에이전시들…

최근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가 국내 보도를 하기도 했지만, 미국에서는 AIG가 Bailout을 받아 그 돈의 일부를 4개정도의 PR에이전시를 사용하는데 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PRWeek의 최초 보도를 받아 MSNBC가 이번에는 아주 통렬한 비판 보도를 했다.

AIG야 Bailout회사이니 그렇다고 쳐도 PR에이전시들에 대한 비판이 더 강력하다. 특히 MSNBC의 보도에서는 버슨마스텔러가 집중 포화를 받고 있는데, 사실 그 이유는 AIG가 사용하는 PR에이전시들중 버슨마스텔러가 가장 인지도가 높은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힐앤놀튼에게는 미안하지만…), 또 이 에이전시의 최고보쓰인 Mark가 예전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서 활약 했었다는 히스토리 때문인 것도 같다.

지금까지 버슨마스텔러가 위기관리 해 주었던 여러 대표 케이스들을 부정적 측면에서 언급 하고 있는데…사실…욕먹을 수도 있는 말이겠지만…위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부럽다. 그렇게 거대한 역사적 케이스들에 engage할 수 있었던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가 하는 생각이다. (성패를 떠나)

한편 달리 생각해보면..MSNBC가 아주 정교한(!) 방식으로 버슨마스텔러를 세일즈 해주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얼핏 타겟은 일반공중 같지만…포텐셜 클라이언트들일 수도 있다는 거다.

같이 AIG PR을 도와주고 있는 힐앤놀튼이 부러워(!) 할 만하다.

 

3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커뮤니케이션은 확신이다

지난해 3월 생쥐머리 새우깡과 칼날 참치캔, 6월 너트 라면, 9월 중국산 분유가공품 멜라민 파동을 겪으면서 식약청이 밟는
수순은 이처럼 매번 똑같았다. 처음엔 위험 식품에 대한 금지조치를 내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하겠다”
고 발표한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록 실제로 변하는 것은 없고 잊을 만하면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터진다.


(중략)

그런 와중에 감기약 파동이며, 쓰레기 만두, 기생충알 김치 등 식품 파동은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일이 터지면 부산하게 법석 떨다 다시 원위치하는 식약청의 자세도 꿋꿋하게 변함이 없다. [조선일보]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코칭을 진행하다보면, 많은 위기상황에 관련 된 메시지들 중 공통된 부분이 있다. 메시지로…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류의 메시지들이 공통적으로 반복된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위기는 이미 발생한 것이고 공중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이 알기 원하는 바는 왜 그 위기가 발생했고,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를 했고, 앞으로 어쩔꺼냐 하는 것인데 위의 메시지는 바로 맨 마지막에 해당하는 핵심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로 같이 코칭을 진행하는 어시스턴트 코치들이나 일부 인하우스들이 코칭세션이 끝나고 모여 이런 말들을 나누곤 한다는 거다.

“사실…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 메시지가 약간 너무 무성의 한 것 같지 않아요? 약간 믿음이 간다기 보다는…뭐랄까 그냥 이 상황을 일단 면피하려 한다는 그런 이미지가 들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당시 정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내 생각은 이렇다.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의 메시지를 믿지 못하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면 당연히 그 메시지는 실패한 것이다. 그런 뒷받침없는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오디언스들에게도 신뢰를 형성하지 못한다. 이것은 메시지의 문제라기 보다는 진정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우리 스스로가 최선을 다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의 문제다’

거짓말이나 확신없는 말을 할 때는 항상 스스로 불안하다. 오디언스는 그 불안함을 느낀다. 커뮤니케이션이 무서운 이유가 여기있다.

3월 062009 Tagged with , , , , , 6 Responses

강력하게 부상하는 위기요소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있던 지난해 촛불사건을 맡은 형사단독판사들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내 재판에 관여하고 간섭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신문]



법원내의 이메일 몇통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일부 언급했었지만, 최근들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위기요소가 바로 내부고발 이슈다. 삼성케이스도 그랬고, 이번 법원 파문과 관련해서도 일선 판사들의 내부고발이 벌써 있었다.

참고 포스팅: 내부고발자

참고 포스팅: 위기와 명성(reputation)


기자들에게도 유력한 내부고발자 만큼 좋은 취재원은 없다. 어느 회사 하나를 중점적으로 손볼때도 그 회사 내부고발자들의 도움이 있으면 아주 쉽다. 전직임원, 퇴직한임원, 사내에서 반골성향이 있는 임원등은 아주 좋은 대상이다.

하지만, 이런 구도에서 괜히 의심을 받게되는 분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해당 기자를 퇴직후에는 한번도 만나거나 통화조차 하지 않았는데, 회사에서는 아마 저 퇴직 임원의 입에서 나온 정보일꺼야 하고 의심을 하는 경우들이 많다. (환장할 노릇아닌가)

위기관리 시스템에 과한 책들에서도 종종 ‘중역들의 쓰레기통을 뒤져보라’는 말을 해 놓은 걸 본적이 있다. 예전 책들이었으니 아마 문서보안등에 관해 조심하라는 경고지만, 우리도 얼마전까지 기자들이 쓰레기통을 뒤져 특종을 해내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에는 전자 이메일과 메신저 그리고 파일등이 중요한 보안대상이 되었다. GS칼텍스 경우에도 CD몇장에 담긴 파일들이 그렇게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예전 같으면 몇박스의 문서더미를 빼돌려야 했던거다.

이번 법원 파문을 보면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한다. 일단 이메일이라는 최신 사무도구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의식이 아직 이전 문서작업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1. 이메일이 절대 안전하다고 믿고있다.
2. 이메일에 극히 내부외부에 보안을 지켜줄 것을 부탁까지 했다.
3. ‘친전’이라 썼다. (압권이다)
4. 하나의 이메일을 여러명에게 여러번 반복해서 발송했다.
5. 그리고, 안심했다.

앞으로 예상컨데 상당히 이런류의 위기들이 반복적으로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를 가진자들이 도구를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과 내부고발의 악순환은 계속된다는 거다. 사내 위기관리 시스템에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올라서고 있는 이슈 아닐까.




 

3월 052009 Tagged with , , , , , , , , 8 Responses

흥미로웠던 홍보팀장님들과의 미팅

어제 저녁에 예전에 기획했었던 홍보팀장님들과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미팅이 있었다. 각기 다른 업계, 다른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시고 계신 팀장님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오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미팅중에도 각사의 산발적인 위기(!)들은 계속 되고, 바쁘고 정신 없는 와중에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토론해 주신 참석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번 미팅을 통해 얻은 큰 insight들과 benchmarks:

  • 상시 정보 획득 및 공유 시스템 구축 필요
  • 이해관계자 접촉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필요
  • 기업의 위기관리는 경영자 또는 오너의 관심과 의지가 가장 큰 원동력
  • 위기시 기업들의 온라인 알바 활용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함
  • TV소비자고발 프로그램 출현이후 이전보다 위기발생 빈도와 심각성이 대폭으로 증폭
  • 리콜은 홍보팀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우선순위, 문제는 어떻게 다른부서들을 설득하는가
  • 일단 리콜을 해 본 결과 가장 얻은 점으로는 언론에 기사화가 많이 안되었다는 결과에 만족. 만약 숨기다가 불거졌으면 대서특필감. 문제는 그것이 하나의 전례가 되어 이후 모든 사례들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 (내외부적으로)
  • 위기관리 예산이 사전에 미리 설정되어 있거나, 보험처리가 가능한 시스템 필요
  • 해당위기를 통해 자사가 얼마나 큰 손실이 있었는지를 내부적으로 공유해야 다음 위기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텐데…이건 내부 정치적인 문제로 야기될 수 있어 현실상 장벽
  • 내부 이해관계자들과 최고경영진들을 어떻게 설득해 위기마인드를 고취할 수 있을까?
  • 혹시 미디어트레이닝을 실시해 경영진들을 도리어 미디어 포비아로 만들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
  • 기업블로그는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가 운영 할 것인가가 가장 딜레마
  • 기본적으로 기업블로그는 운영적인 측면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함 (경영진들의 관심도에 발 맞추어)
  • 기업블로그를 기업의 목소리를 100% 순수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업 미디어로 진화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
  • 과연 기업블로그가 위기시에 얼마만큼의 위력(!)을 발휘해 줄찌는 아직 의문
  • 전례상으로 볼 때 자사의 팬덤이 일부 안티측을 압도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었음. (회사의 지원이나 관계가 전혀 없이. 자생적 팬덤에 의한 자정)
  •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기업에게 접근해서 해당블로그를 파워블로그로 만들어 줄 수 있다, 각종 포탈에 게시물들을 상위배치해 줄 수 있다는 등의 신뢰가지 않을만큼의 제안들을 해 오고 있는 상황
  • 위기요소진단작업과 역할과 책임분배 프로세스가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작업의 가장 첫 단추
  • 위기관리가 잘되었다 잘못되었다는 사내외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어떤 공통적인 판단기준이 없는게 사실. 과연 어떤 위기관리가 잘된 것인지 그 정확한 기준은 뭘까?
  • 위기관리는 주변인들이 그 진행상황과 결과를 모르는 특성이 있어 하고나서도 KPI로 제시하기가 사실 힘들다
  • 다른 기업들에서는 홍보담당자들의 KPI를 어떻게 설정해서 공략하고 있나? 기준이 참 묘하다.

이상이 어제 토론에서 내가 기억하는 것들이다. (메모를 하지 않았고 100% 기억으로 적어 보았다. 이 만큼 큰 insight들이 많았다는 것!) 이 이외에도 스쳐간 insight들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미팅을 통해 에이전시에서 얻은 insight 덤

  • 실제 클라이언트들을 넘어 여러 인하우스들을 통해서 얻는 것들이 매우 많고 크다
  • 에이전시들 끼리 마주앉아 토론을 하면 비지니스를 이야기하곤 하는데 비해, 인하우스들과 마주 앉으면 품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다
  • 에이전시에게 모든 인하우스가 고객이니 고객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방법을 다양화 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는 한배에 타 있다. 단 노를 저어 나가는 역할이 다를 뿐…
  • 사람들이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은 진짜 행복이다



어제 늦게까지 맥주를 함께 하시면서…관심과 좋은 이야기들 전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 정기적으로 상호교류하면서 협조체제를 이루었으면 하는 소망…


귀중한 insight 주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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