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5월 292009 Tagged with , 2 Responses

대단한 것은 대단하다 해야 한다

몇명되지도 않는 기업에서 단순히 신제품을 하나 출시하려고 해도 여러 기능들이 서로 align되어 일정 조정하기가 쉽지가 않다. 생산일정에 맞출려면 마케팅에서 TVC가 아직 불가능하다고 하고, 영업에서는 생산일정을 조금 당겨달라 한다. 물류쪽에서는 영업보고 자기네 일만 할려 한다고 욕을 해대고, 대관쪽에서는 아직 법적인 절차가 남아서 언제 이전에는 불가능하다 한다. PR쪽에서는 빨리 결정이 내려져야 출시기자간담회 일정을 잡을 텐데 뭣들 하냐고 푸념한다.

결국 이런 회사들에서 적기에 맞추어 한방을 크게 터뜨릴려면 CEO가 약간 독재력을 휘둘러야 한다. 모든 부분장들을 모아 놓고…”무슨일이 있어도 몇월 몇일까지는 모든 부분들의 협조하에 신제품이 아무 이상없이 출시되어야 한다”고 으름짱을 놓아야 그 때부터 일부 부서가 밤을 세우거나, 에이전시들을 비틀고 쪼아서 결국 데드라인을 맞추곤 한다.

조그만 회사에서도 이런데…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회사는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 그래서 위기에 있어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timely 실행된다.

대법원이 삼성의 경영권 편법 승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조선일보]


정말 대단한 것은 대단하다 해야 한다. 어떤 조직에 어떤 spirit을 가진 선수들인지 참 부럽다. 이렇게 수족과 같이 움직여주는 Can do 조직이 또 어디있을까? 대단하다.

5월 29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CI(Commander’s Intent)의 양면

CI(Commander’s Intent)는 사실 양날 선 칼이다.

CI란 위기관리에 있어서 최상부의 의지가 전 조직에 골고루 공유되고 그에 연장선상에서 일선 위기관리가 이루어 지는 시스템이다. 세부적인 Do’s and Don’ts가 없어도 결과적으로 큰 틀에서 평소 이해하고 있던 최상부의 의지가 반영되고 관철되면 위기관리에 있어 성공을 거둘수 있다는 거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28일 “북한이 도발할 경우 즉각 대응 하라”고 전군에 지시했다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장관은 “북한이 먼저 우리 함정 또는 초소나 민간 선박 등에 대해 타격해 오면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즉각 대응하라”면서 “ 반드시 이겨 현장에서 상황을 종결하라”고 지시했다. [
중앙일보]



효율성이나 스피드 측면에서 그리고 현실성 측면에서 매우 이상적인 시스템은 틀림없다.

굳이 이 시스템의 취약성을 몇개 이야기 하자면…

최상부의 의지가 항상 일관적으로 지속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아냐, 아냐 내가 언제 그랬어. 그건 어제 생각이지. 오늘은 아냐”

최상부의 의지를 이해하긴 하지만, 확실한 그 범위와 깊이를 실행에 반영하긴 힘들다. “누가 거기까지 가라그랬어?” “아니 그 정도밖에 못해? 아주 기대 이하인데…”

큰 그림을 볼 수 없는 일선에의 권한위임은 전체적 통합 운영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저기 혼자 뛰어 가는 놈은 뭐야? 얘는 어디갔어 지금?”

하지만.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효과적이다. 이론뿐 아니라 현실에서 그 효과성을 실제 입증할 수 있을 때만 말이다.


5월 292009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아주 심각하면 전략적이 된다

위기의 심각성이 최대화되면 대부분의 인간이나 조직은 전략성을 지니게 된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슈를 보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을 보면 이런 가설이 맞는 듯 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바른말(?)을 하면서 비난을 하던 주요 이해관계자들 그 누구도 노무현 전대통령을 일관되게 비하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있다. (일부 퍼블리시티 목적의 몇 빼고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 “다수 공중의 포지션을 읽어라. 그들의 포지션에 일단 우리의 포지션을 근접하게 하라”고 자주 말했는데…이 부분이 평소에는 힘들었던거다. 여러가지 이해타산이 끼어드니 그럴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위기시에는 이런 원칙에 충실해야만 해당 위기를 그나마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거다.

이번 이슈같은 경우에는 그렇게도 전략적이지 못했던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하나의 포지션에 머무른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인간적이고, 애도를 표현하고, 몸을 낮춘다, 또한 모든 주변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핵심 메시지를 가져가고, 원칙에 머무르면서 메시지를 반복 반복한다.

트레이닝을 받지 않아도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우리들의 본능에 직접적으로 stick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현상이다.

본능적으로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면 무언가 큰일이 날찌도 몰라…” 이런 느낌이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지휘하는 방식이다.

조금더 나아가서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

그러면 평소 사소한 위기때는 전혀 인간적이지 못했고, 애도 표현에 인색했으며, 자신(조직)을 높이기에 급급하고, 핵심메시지와 원칙을 망각한 채 애드립에 의존했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뭐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단 한가지다.

해당 위기가 자신과 자신조직에 그렇게 치명적(!)인 위기는 아니다 라는 본능적인 안전감이 그 원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 정도 사건으로 우리가 어떻게 되기야 하겠어. 골치는 아프지만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본능적인 만만함이 있는 이슈이기 때문인거다. 그래서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비전략적으로 대충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의 심각성을 미리 계산해 보는 것. 위기관리에 가장 첫번째 단계이지만…그게 이렇게 크게 ‘진부한’ 조직들을 전략화 하는지 몰랐다. 위기관리에 있어 심리적이고 본능적인 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5월 292009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그건 네 생각이고~!

기업들이 위기관리 하는 방식을 옆에서 지켜보면 흥미로운 부분을 하나 자주 발견한다. 그들 전체에게 ‘이론과 실제는 틀리다’는 생각이 아주 뿌리깊이 심겨져 있는 것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서 훌륭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회사도 실제 위기가 벌어지면 그냥 번개불에 콩을 볶아 먹듯 위기관리를 한다.

이미 시스템에 규정되어 있는 프로세스와 원칙들을 두어개씩 건너뛰면서, 시스템이 그렇게 하지 말라(Don’ts)했었던 ‘직관에만 의존’해서 전략적이지 못하게 커뮤니케이션을 지른다(!).

상황분석 없이 핵심 메시지를 만든다거나, 포지션을 정한다. 메시지 없이 그냥 애드립으로 여러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해명을 바란다. CEO는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실무자들만 노심초사하고 전화통만 붙잡고 산다. 직접 이번 위기에 연관되어 오너십을 부여 받았었던 실무팀은 워크샵을 떠난다.

어떻게 위기가 관리되는 지 아무도 모른다. 예측이 불가능한거다. 시스템의 ‘시’자도 모르는 기업이면 당연하겠지만…어떻게 CEO부터 모든 실무팀들이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큰 한울타리안에 들어와 여러 구조를 함께 만들고, 워크샵과 트레이닝을 받고 서로에게 박수를 치던 그 분들이 막상 실전에서 이럴수가 있을까?

“이론은 실제와 달라. 시스템은 시스템이고 실제 움직이는 건 우리지.”


개그코너에서와 같이 “그건 네 생각이고~~~이론이나 원칙, 프로세스 그리고 시스템이라는 건 그네들의 생각일 뿐이고. 시스템구축은 없는 예산속에서 어쩔수 없이 해야 하는 거 였으니 했던 것 뿐이고.” 이거다.

바빠죽겠는데…그런 거 생각할 겨를도 없고. 그들에게 “그건 네 생각일 뿐”이다. 항상.

몇주전 아주 친한 모 그룹 홍보임원이 술자리에서 이런말을 했다.

“형님, 형님쪽(그룹 홍보실)에서 한번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 드라이브를 걸어보시는게 어때요. 전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쭉…”

“야…야…뭐 필요가 있어. 우린 매일 매일이 위기야. 지금도 위기관리 하고 있는데 뭐…”

옆에서 같이 한잔 하던 모 외국계 홍보팀장이 이런말을 덧 붙인다.

“이 회사는 그런거 안해. 그냥 부딪히는 쪽이지…그런거 노인네들이 싫어 해”

누가 누구에게 말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그건 네 생각이고~!!!!”


아닌가?

5월 282009 Tagged with , , , 2 Responses

부럽다

3월10일과 27일 처럼 웃음기록이 거의 없는 날도 며칠 있지만 기브스의 브리핑에서 낄낄거림이 아예 없는 날은 없다.

이런 통계에 대해 기브스 본인은 “나는 우리가 우리의 중요한 일을 하되 약간의 재미도 있기를 늘 희망한다”고 말했다.

제럴드 포드 대통령 이래 백악관을 취재해온 CBS방송의 마크 놀러는 “기브스는 내가 취재한 어떤 공보비서보다 훨씬 재치있게 말하는 사람”이라면서 “그는 연설대에서 아주 편해 보이며 언론을 이해하고 기꺼이 자기를 비하하거나 우리를 희생시켜 재치있는 경구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부럽다. 환경, 재능, 전문성, 관계…

5월 282009 Tagged with , , 5 Responses

그냥 이렇게 산다. 시키지 않아도…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2003년에 에이전시를 떠나면서 지인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강 건너에서 한번 에이전시를 바라보고 싶어”
강을 건너봤고, 다시 그 강을 건너 왔다.

에이전시에서 바라보던 인하우스
인하우스에서 바라보던 에이전시

(인간으로서) 이러면 안되지…
이러면 안되는데…

결론은 인하우스에 서있느냐 에이전시에 서있느냐가 아니었다.
내가 이자리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이었다.

어디에 서 있던지…
좋은 사람이 되는게 가장 힘들었다.

상사에게 좋은사람, 그리고 파트너에게 좋은 사람
목적을 위해 달리다 보면 좋은 사람이 되는게 힘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냥 이렇게 산다.
시키지 않아도…

아침에 위 동영상을 보면서 하하하 웃었다. 정말 멋진 공감이라서.

5월 272009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위기요소진단 워크샵에서 배운 insight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 중에서 우선 하나만 먼저 하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하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위기요소진단을 하세요’라고 말하겠다.

위기요소진단은 마치 건강검진과 같다. 해당 기업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기 요소들은 물론 기존에 경험했던 위기요소들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PR을 하면서 그리고 위기관리를 하면서 이 시스템 관리 부분이 의학적인 것들과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보통 기업의 위기의 경우에 다음과 같이 네가지 정도의 위기들로 단순하게 나눌 수 있다. (의학적 비유)

예측과 사전통제가 가능 했었던 위기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위기. 이런류의 위기와 맞닥뜨리고 나면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럴줄 았았어. 진작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써 놓을껄 그랬지….진짜 아쉽네~” 유전적으로 일부 장기가 좋지 않은데도 몸을 혹사하다가 병에 걸리는 케이스와 비슷하다.

예측은 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려웠던 위기
이런 위기가 발생 할 줄은 알았지만, 어떻게 사전에 발생을 막을 방법이 딱히 없었던 위기다. “예상은 했었지만…어쩔 도리가 없었어…” 이런 말을 하게 하는 위기다. 원체 장기가 약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던 환자가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에 실려온 케이스 같다.

예측은 불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렵지만) 가능할 수도 있었던 위기
멀쩡하다가 갑자기 얼토당토 하지 않은 위기 상황에 맞닥뜨린 케이스다. 이전에 알았더라면 대비를 할 수 있었는데 한다. 몰라서 대비를 못한 거다. 보통 이런말을 하게 한다. “누가 그럴줄 알았나? 그럴 줄 알았으면 미리 대비를 했지…” 건강했었기 때문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자신을 하고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가 갑자기 병에 걸리는 케이스와 비슷하다.

예측과 사전통제가 모두 불가능한 위기
아무런 예측도 못하고 또 딱히 미리 대비도 할 부분이 없었거나 했어도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었던 위기. 보통 이런말을 하곤한다. “어짜피 알았어도 수가 없었어…팔자지…” 열심히 운동도 하고 평소에 건강했다가 갑자기 쓰러져버리는 환자와 비슷하다.

이 중에서 가장 황당한 위기는 마지막 위기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기업의 위기 발생 빈도로 보면 맨 앞의 위기 케이스가 가장 많다. 그리고 다음은 두번째 위기다.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상황들임에도 미리 대비하지 않아서 생기는 위기들이 제일 많다는 거다. 무관심 또는 배째라 현상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도 사전통제할 방법이 없어 그냥 ‘운’에 맞기면서 지내다 맞는 위기가 그 다음이다. (Ostrich 현상이라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기관리 시스템으로 흡수를 해야 하는 위기 유형은 이 두번째 위기 요소들이다. “만약에 이런 위기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껀데?”하는 사후 대응책을 철저하게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맨앞의 케이스들은 시스템으로 흡수 하기전에 완화(mitigation)하면 거의 대부분 문제들이 방지되곤한다. 보통 클라이언트 기업을 대상으로 위기요소진단을 하면 나타나는 사소한 위기 요소들은 거의 다 여기에 포함된다. (모든 위기요소들을 다 시스템에 집어 넣을라고 하다가는 체한다!)

클라이언트와 장기간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그 첫단추로 어제 위기요소진단 워크샵을 진행했었는데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회사만의 특성인데…

사소한 완화대상 위기요소들이 극히 드믈게 나타났다는 부분이다. 이 결과 부분을 좀더 깊이 탐구해봐야 하겠지만, 현재 우리가 세운 가설은 ’10여년이상 장기간 근무한 직원들이 다른 회사들 보다 훨씬 많고,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개선이 소규모이지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라는 큰일을 시작하기전에 이미 생존과 비지니스의 차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개선활동들을 해왔을 것이다. 위기요소진단과 함께 기업문화 그 안에 들어가 느껴보니 더욱 확신이 간다.

즉, 좋은 기업문화가 곧 가장 훌륭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이야기겠다.  

 

5월 26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그러지는 않겠지만

서울시내 유통 일부 생수에 유해물질

42%서 발암가능물질 브롬산염 검출
[
연합뉴스]


최근 정수기에 이어 먹는샘물에 대한 유해성 관련 보도가 잇다르고 있다. 지난주에도 KBS에서 유사한 검사결과와 논조를 가지고 먹는샘물 브랜드들을 공격(?)했었다. 이번 유해성 조사결과는 서울시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오늘 연합뉴스의 보도에 흥미로운 부분이 눈에 띈다.

한편 시는 서울의 수돗물인 `아리수’의 경우 생산일자별로 7개 시료를 검사한 결과 브롬산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만약 이 유해성 논란이 전략적인 것이라면 이는 아주 저급한 전략이다. 후면 상황이 어떻고를 떠나서 먹는샘물 회사들의 대응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도 분명 문제다. 그 와중에 불편하고 불안한 것은 오직 소비자다.

5월 26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살아있는게 이기는 것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위기극복에 성공한 CEO의 공통점으로 “단기 재무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전략하에 조직의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추구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CEO들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판단뿐 아니라 발상을 전환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위기를 돌파해야 하며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선제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대화해 위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주문했다. [전자신문]

삼성경제연구소에서 CEO의 리더십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냈다. 내용을 읽어보면 내심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들이 많다. “이렇게 해서 이 기업이 성공을 했구나!”하는 이해다.

하지만, 한편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또 여러 클라이언트사들의 성공과 실패를 같이 목격하면서 얻은 insight를 기반으로 생각해 보면 이렇다:

첫째, 장기적인 전략하에 조직의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추구하다가 잘려나간 CEO를 여럿 봤다. 이런 전략은 이사회와 오너 그리고 직원들 모두가 함께 공유를 해야 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CEO의 리더십만으로는 힘들다. 더 큰 문제는 이사회와 오너들은 왠만해서는 중장기 플랜을 싫어 한다는 거다. 10년후에 1조를 버는 플랜보다, 다음 분기에 달랑 10억을 버는 플랜을 선호하는 법이다.

둘째, 발상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위기를 돌파하려던 CEO들을 옆에서 봤다. 새로운 시장을 여는 것이 기존 시장을 성장시키는 것 보다 힘들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 위기 돌파를 위한 신시장 개척은 어떻게 보면 더욱 더 위험한 발상이다. 보통 그럭저럭 이도저도 안되니까 새롭게 무언가 해 볼려 손을 댔다가 회사의 생명을 단축시키곤 하기 때문이다.

셋째,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선제적 투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단 위기시에는 거의 모든 회사들은 심리적인 위축을 경험하게 되고, 보수적인 투자 양상을 띄게 되지 않나. 선제적 투자라는 말은 아카데믹한 단어일 뿐 현실적이지 않다. 선제적 투자는 호기에 성장성을 더욱 배가시키기 위해서 주로 집행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시기가 더 투자회수율이 높다.

넷째.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해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기존 상황을 알면 실현 가능성이 적다. 임직원들은 외부이해관계자가 아니라 내부이해관계자다. 매일 매일 하루 20시간가량을 회사 생각과 업무를 하면서 사는 사람들인 경우들이 많다. 이들에게 불안감이 일단 조성되었다면 99%는 그 실체가 있다는 이야기다. 구조조정, 회사매각, 매출하락, 경영진교체등이 실체에 근거하지 않은 채 임직원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주진 않는 법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대화에 메시지가 부족한게 당연하다. 성공하지 못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이다.
 
다섯째, ‘살아있는 회사가 이긴 회사’라는 점이다. 순간 반짝하면서 사라지는 회사나 브랜드를 여럿 봤다.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아보여도 수십년 살아있는 회사는 근본적으로 강한 무엇이 있었다. (물론 시원하게 반짝 거려 보지는 못했어도)

결국 성공한 CEO의 공통점이 이런 것들이어서 회사가 성공한 것이 아니라…성공할만한 기업들이니까 이런 공통적인 활동이 ‘가능’했었다는 표현이 더 맞다고 본다. 99.99999%의 기업은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다.

5월 262009 Tagged with , , , , 2 Responses

남겨주신 Insight에 감사…

지난 한 해 수고 많으셨다. 고생 많으셨다. 아니 지난 5년 내내 고생 많았다.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하면서 비서들이 두 가지를 강조하더라. 오늘은 손님을 주인으로 삼고, 주인공 행세는 절대 하지 말라고. 그리고 두 번째는 제발 기삿거리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기자들이 안 쓰면 되는 건데(웃음). 내가 어느 것이 기삿거리인지 알 수가 있나.

나는 입이 하나라 가릴 수 있는데, 여러분은 손가락이 하나가 아니어서 쉽게 가릴 수 있겠나. 그러니 내가 가리겠다. [중앙일보]

중앙일보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의 퇴임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한 기사를 보았다. 특히 기자, 기사 그리고 메시지에 대한 그의 insight에 주목하고 싶다. 경험과 반복적인 깨달음 그리고 카운슬러들의 조언을 통해 그가 얻은 큰 insight들이다.

일반 정치인들과 공공기관 수장들 그리고 기업 CEO들을 위한 중요한 교훈이다. 이런 교훈에도 실행하기가 힘든게 현실이다. 매일 매일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실수를 하는 게 사람이다.
 
훌륭한 insight를 남겨 주심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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