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6월 022008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MBC 불만제로 대응 유형들

PR담당자로서 가장 무서운(?) 언론을 뽑으라고 하면 일단 TV쪽을 꼽는 실무자들이 많을 것이다. 일단 얼굴과 목소리가 나가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 그 중에서도 요즘에는 불만제로와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 가장 두려움의 대상이다.

뭐 죄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일단 이 두 프로그램에게 전화를 받은 PR담당자는 ‘사형선고’는 아니더래도 ‘이제 죽었다’는 느낌은 충분히 받게 된다.

지난 내 글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런 류의 프로그램들은 절대 만만하게 보거나 일반적인 미디어 다루듯 하면 큰코를 다치게 된다. 간간히 짭밥 좀 있으신 PR담당자분들도 쌩으로 당하시곤 하는데, 항상 조심스러워야 하는 프로그램들임에는 틀림없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들을 겪고 봐 오면서, 여러 기업들의 대응방식들을 살펴 보았는데 각각의 최적성이라는 측면에서 대응방식들을 분석해 보자.

1. 막가파식 대응

사용자 삽입 이미지취재진을 일단 안하무인으로 대한다. 욕설도 하고 괜히 스스로 흥분해서 난동(?)을 부리는 자해파도 있다. 폭력을 행사하고, 험악한 분위기로 이 위기상황을 벗어나보려 애쓴다. 시청자와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마치 ‘마취 총탄을 맞고 허둥대며 반항 하는 하이에나’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런 기업들은 어짜피 자사명이나 서비스 및 제품이 노출되도 별로 밑질 것 없는 사람들이다. 조금 괴롭기는 하겠지만 어짜피 막가는 인생과 비지니스인데 하는 것 같다.


2. 거짓말 대응

일부 기업들은 무조건 거짓말을 한다. 불만제로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감이다. 거짓말을 많이 하면 할 수록 취재꺼리가 늘기 때문이다. 극적인 구성면에서도 아주 섹시한 반응이다. 거짓말을 하는 세부 이유들을 들자면, 홍보담당자가 진짜 몰라서, 의도를 가지고 무언가 숨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 그렇게 답변하게 되있기 때문에…이런 3가지 유형들이 많다.

이런 기업들은 결국 시청자나 소비자들을 화나게 하면서, 더욱 믿을 수 없는 기업으로 바닥에 추락한다. 한마디로 우스운 회사가 되버린다.

3. 변명 대응

그 다음에는 변명을 한다. 자기 합리화다. 근데 이게 거짓말을 선행하지 않았거나, 완벽한 (누구나 끄떡 끄떡할) 중요한 논리성을 가지고 있으면 되는데, 99%는 변명이 변변치 못하다. 황당하거나, 하하하하…헛웃음이 나오는 변명을 아주 진지하게 하는 기업들이 많다.

시청자들은 이런 기업들을 보고 “장난해? 누굴 바보로 알아?”하는 반응을 하게 된다.

4. 취재 거부

일부 외국기업들은 이 대응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 물론 취재 거부를 통해서 관련 프로그램에 자사명이나 대응방식이 누락되면 그 보다 좋은 대응 방식은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류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나 극작가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기업측의 취재거부가 담담하게 그려지지는 않는다. 결국 프로그램은 어떤 형태로든 칼을 꼽아 보여준다. 기업이 스스로 guilty라는 선언을 하는 형식이 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5. 사과

최근들어 이런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선호되는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듯 하다. 일단 문제가 파악이 되고, 그 과정상에서 취재꺼리가 있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들이 달려들었다는 것을 어느정도 짬밥이 있는 홍보담당자들은 다 안다.

아까도 말했지만, 마취총탄을 맞고 휘청대면서 추한 꼴 다 보여주고, 시청자들에게 웃음꺼리가 되느니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소비자들 편에 서서 용서를 구하는 대응방식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대응 자세를 결정하는 데는 내부에서 그리고 외부 카운슬에서 수 많은 토론과 주저함의 순간들을 가지곤 한다. 참으로 힘든 의사결정이다. 실제로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기업들의 대응은 재미가 없다. 막 반항을 해 주어야 재미가 있고 극적인 완성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업에게는 이렇게 비교적 안전한 대응이 사실 없다.

불만제로와 이영돈 PD 프로그램에 맞닥뜨린 기업에게는 단 한가지 옵션이 있다. “앞의 1,2,3,4 대응을 다하고 나서 5번 대응으로 결론 지을래? 아니면 처음부터 5번 대응으로 마무리 할래?”

큰 돈을 들여 위기관리 카운슬링을 받는 기업들에게는 황당하기도 하겠다. 전문가라고 와서 하는 말이 “그냥 빨리 사과하세요”라니…허 참…   

5월 22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사과광고와 해명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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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위기관리 법칙을 기억하자<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위기가 발생했다. 상황을 파악했다. CEO를 포함한 사내 위기관리팀이 소집됐다. 현 위기상황에 대한 각 이해관계자들의 분석을 브리핑 받았다. CEO를 중심으로 자사의 대응 포지션을 정했다. 홍보담당자들은 그 포지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예상질의응답과 핵심메시지들을 개발한다.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공식입장(holding statement) 문구를 만든다. 각 일간지에 게시해 초기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해명 또는 사과 광고 문구를 이 공식입장에 근거해 작성 한다. 각종 자사 홈페이지등에도 게시할 문구들도 가다듬는다.

 

실무자들이 알아두어야 할 해명 또는 사과 광고의 기본은 다음과 같다.

 

1.      말 그대로 사과냐 해명이냐 포지션을 정할 것

사과를 하는 것은 자사의 실수, 실패, 위법성 등을 단순 인정하는 것 만을 뜻 하지는 않는다. 이해관계자들에게 용서를 비는 것이 진정한 사과다. 비록 자존심은 상하겠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용서를 비는 게 좋다. 실패하는 사과광고는 사과인지 해명인지 그 포지션이 불명확 해 이해관계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광고다. 해명 할 때에는 깔끔하게 해명 하고 그 근거들을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해명광고가 뻣뻣해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해당 위기로 피해를 입은 이해관계자들의 감정을 감안해 아무리 해명이라도 먼저 그들의 감정에 공감(共感) 해주는 방식이 좋다.

 

2.      전체 메시지 톤앤매너를 논리적으로 갈 것이지 감성적으로 갈 것인지 결정 할 것

사과는 감정적, 해명은 논리적이라는 공식이 항상 적절한 것은 아니다. 이 논리와 감정의 칵테일은 전략적인 메시징 기술의 핵심이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공중들의 경우 감정적 메시징이 논리적 메시징보다 예후가 좋다. 단 감정에 호소 할 때는 이해관계자의 현재 감정을 폭넓게 이해하고, 그 수준과 깊이에 적절하게 맞추어 공감해야 한다. 어설픈 감정 표현은 사려 깊지 못한 말장난으로 여겨지기 일쑤다. 논리적 톤앤매너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100% 정확한 수치와 증거자료들을 제시해야 하고,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충분하고 세부적 사후 검증을 예상해야 한다.

 

3.      총 몇 가지 메시지를 전달 할 것인지 확정 할 것

사람이 기억하고 분류하기에 가장 좋은 숫자는 3개라 한다. 상중하, 아침 점심 저녁, Small, Medium, Large 등과 같이 3개로 규정하는 게 좋다. 기승전결의 4분류도 위기시에는 너무 많다. 마음 같아서는 한가지 핵심 메시지만 충실하게 전달 됐으면 하지만 현실적으로 3개 정도가 무난하다. 깨알 같은 글씨들과 수 십 개의 단락들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기 전에 참기 힘든 노이즈를 선물한다.

 

4.      광고문구 맨 앞 부분에 키 메시지를 크게 전달 할 것

일반 광고에서는 메인 카피라고 하는데, 이 메시지 부분의 역할은 참으로 지대하다. 이해관계자라고 해도 제목 부분의 이 큰 메시지들만을 주로 읽는다. ‘Must Talk’이라고 ‘1초를 줄게 꼭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 하라할 때 꼭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적어야 한다. 화려하거나 머리를 쓸 필요는 없다. 진실성만 있으면 된다.

 

5.      본문에서 어떤 메시지를 앞에 둘 것인지 순서를 결정 할 것

메시지의 순서가 독자의 이해도를 가늠한다. 역삼각형 구도라고 하는 메시지 순서 전략은 위기시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필수 사항이다. 가장 중요한 사항들을 앞 쪽으로 올리는 것이 좋다. 사람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중요한 말은 빨리 하고 싶어한다. 반면에 하기 싫은 말은 빙빙 돌려 될 수 있으면 나중에 한다. 독자들에게 이런 이미지를 주지 않게 노력하자. 가능한 문제보다는 해법을 앞 부분으로 올리자. 순서는 해명광고의 경우 공감 표현, 반박 대응 논리, 이해 요청의 단락이면 된다. 사과광고에는 사과 표현, 해법 제안, 재발방지 의지 표현의 순서라고 보면 된다.

 

6.      누구의 명의를 사용 할 것인지 확정할 것

보통 임직원 명의로 하거나, 대표이사 명의로 한다. 또는 같이 병기를 하기도 한다. 가능한 책임 있는 최고위 대표자의 명의가 게시되는 것이 좋다. 그냥 ‘OO주식회사 임직원 일동이라고 하면 위기를 관리하고 책임지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처리 된 듯 한 느낌을 받는다. ‘OO 주식회사 대표이사 OOO’은 이러한 익명성을 대체하고, 책임 있는 대응 및 관리에 대한 의지를 커뮤니케이션 한다. 여기에 임직원들의 수와 함께 일동이라는 명의가 들어가면 더욱 좋다. 대표이사와 모두 한마음으로 사과 또는 해명을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7.      광고 게재 대상 매체들을 전략적으로 확정 할 것

아무리 메시지가 좋고 전략적으로 편집이 되었다고 해도, 광고 게재에 있어서 트러블이 있으면 위기관리는 물 건너 간다. 위기시에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화나게 하지만 않으면어느 정도 성공한 법이다. 어떤 매체도 위기를 맞은 우리에게 사과광고를 하라 하지 않았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사과 또는 해명 광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몇몇 매체를 제외하면 이는 가만히 있는 이들을 괜히 자극하는 꼴이다. 홍보담당자나 CEO가 그 광고에서 제외 된 매체 사람들 앞에서 정당한 이유를 댈 수 있다면 아마 어느 정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다 두고 이야기 하지 못 할 이유라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불문율은 지켜야 한다. 그들을 괜히 자극하여 화나게 할 필요는 분명 없기 때문이다.

 

위기시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양 축은 기존에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기업 주문(corporate mantra)와 진실성이다. 둘 중 하나만 있어도 분명 절름발이가 된다. 메시지의 답은 이해관계자의 마음속에 있다. 기업 주문과 진실성은 기업이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게 해 주는 능력을 준다. 그리고 나아가서 그들을 자사의 편으로 이끌어 준다. 과히 이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마법과 같은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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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2008 Tagged with , , , , , , , , , , 3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무조건 사과가 능사는 아니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일단 사과(apology)하고 보자? 너무 형식적이다. 이미 소비자들은 잘못을 저지른 기업들의 수 많은 사과(apology)들을 봐왔다. 리콜(recall)? 언제부터인가 사과의 가장 큰 표현이 되었다. 사실 위기 시 이 리콜(recall)이란 어차피 논란이 되어 소비자들이 외면해 팔리지 않을 물건들을 먼저 수거하는 꼴일 뿐이다. 따라서 리콜(recall)은 사과(apology)의 표현이나 위기관리의 high profile전략은 근본적으로 아니다.

사과(apology)는 키 메시지도 아니다. 중요한 키 메시지는 ‘어떻게 현재의 부정적인 이슈를 해결할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재발을 방지할 것이냐’다. 따라서 이것이 셋팅 되어 전달되지 않으면 단순 사과(apology)는 별 소용이 없다. 원인파악도 못하고 사과만 하는 것도 소비자에겐 진심으로 들리지 않는다. 공감은 최대한 표시하되, 성의나 근거 없는 사과는 삼가 하는 것이 좋다.

이는 연인끼리 서로 싸울 때도 해당이 된다. 남자가 어떤 잘못을 했다 치자.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하는 말은 그냥 이 상황을 덮고 마음을 풀어달라는 표현일 때가 많다. 대신 ‘내가 이런 저런 일들을 잘 못했다. 그래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성이 많다. 무조건 미안하다는 말이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것은 분명 오해다.

그렇다고 사과를 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어떨까? ‘아직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왜 우리가 먼저 사과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 보통 사내 법무팀의 의견일 때가 많다. 사건이 오픈 되었고, 언론에서 떠들기 시작했다. 각종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는 우리 회사명과 제품명들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락 내리락 한다. 매 분 마다 온라인 뉴스 포털에는 이 사건에 대한 기사들이 연이어 업로드 되고 있다.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사실이 규명될 때까지 외부와 아무런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말라’는 지시는 마치 태평양 한가운데 빠진 사람에게 구조선이 올 때까지 구명정은 무시하라 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다. 소비자 및 오디언스의 시각에서 ‘공감’을 표시하는 것은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일단 가장 먼저 그들과 공감하자고 했다. 공감한 바를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했다.

사실규명은 사실규명대로 하겠다 하자고 했다. 최소한 사실 규명 때문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을 머뭇거리지 말자는 거다. 책임소재는 사실 규명 이후다. 일단은 공감을 해주고, 아픔이나 상처를 함께 느껴주자. 거만, 안하무인, 막가파, 배째라, 무시일관, 아랑곳…이런 평가를 초반에 받지 말자는 거다. 일단 초기에 이렇게 평가돼 버리면 돌이키기가 너무 힘들다. 사실을 규명해보니 우리의 책임이 아니었다고 해도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실이 완전히 밝혀져서 우리 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최종 판정이 나면, 그때 깨끗하게 사과하자. 이길 밖에 없다. 변명이나 다른 측에로의 핑거 포인팅(finger pointing)은 절대 금물이다. 이때도 사과 메시지만을 키 메시지로 만들지는 말라고 했다. 재발방지 및 보상대책을 가장 중심으로 놓아 키 메시지로 하자.

일단 모든 위기는 발발함과 동시에 high profile로 가는 성격이 있다. 이러한 위기를 관리하는 방식은 high profile이 원칙이다. 몇몇 특수한 상황을 빼고는 위기는 high profile로 관리하자. 우리가 잘 못해서 뼈를 깎는 아픔이어도, high profile로 커뮤니케이션 하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혼심을 다 기울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결책과 마음가짐을 크게 커뮤니케이션하자. 리콜만 해 놓고 ‘우리는 우리 할 일을 다 했다’고는 하지 말자.  제발.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4월 28일 10:18:40 / 수정 : 2008년 04월 28일 10:19:19
4월 242008 Tagged with 0 Responses

불쌍한 메시지…

메시지가 참 사람 잘 못 만나 고생한다. 자꾸 자기가 자기 자신을 용서 할 수 없다고 하는데…말이 너무 많다. 이해 안되는 문장도 반복이다. 그리고 아내 이름은 왜 부르나. 기자회견이다. 참 고생이 많다. 불쌍한 사람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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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무조건 사과가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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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과(apology)하고 보자? 너무 형식적이다. 이미 소비자들은 잘 못을 인정한 기업들의 수 많은 사과(apology)들을 봐왔다. 리콜(recall)? 언제부터인가 사과의 가장 큰 표현이 되었다. 사실 위기 시 이 리콜(recall)은 어차피 논란이 되어 소비자들이 외면해 팔리지 않을 물건들을 수거하는 셈이다. 따라서 리콜(recall)은 사과(apology)의 표현이나 위기관리의 high profile전략이 근본적으로 아니다.

 

사과(apology)는 키 메시지도 아니다. 중요한 키 메시지는 어떻게 현재의 부정적인 이슈를 해결할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재발을 방지할 것이냐. 따라서 이것이 셋팅 되어 전달되지 않으면 사과(apology)는 별 소용이 없다. 원인파악도 못하고 사과만 하는 것도 소비자에겐 진심으로 들리지 않는다. 공감은 최대한 표시하되, 성의나 근거 없는 사과는 삼가 하는 것이 좋다.

 

이는 연인끼리 서로 싸울 때도 해당이 된다. 남자가 어떤 잘못을 했다 치자.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하는 말은 그냥 이 상황을 덮고 마음을 풀어달라는 표현일 뿐일 때가 많다. 대신 내가 이런 저런 일들을 잘 못했다. 그래서 미안하게 생각해.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게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수용될 가능성이 많다. 무조건 미안하다는 말이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것은 분명 오해다.

 

그렇다고 사과를 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어떨까? 아직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왜 우리가 먼저 사과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가?하는 것이 보통 사내 법무팀의 의견일 때가 많다. 사건이 오픈 되었고, 언론에서 떠들기 시작했다. 각종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는 우리 회사명과 제품명들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락 내리락 한다. 매 분 마다 온라인 뉴스 포털에는 이 사건에 대한 기사들이 연이어 업로드 되고 있다.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사실이 규명될 때까지 외부와 아무런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말라는 지시는 마치 태평양 한가운데 빠진 사람이 구조선이 올 때까지 구명정은 잡지 않겠다 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다. 소비자 및 오디언스의 시각에서 공감을 표시하는 것은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일단 가장 먼저 그들과 공감하자고 했다. 공감한 바를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했다.

 

사실규명은 사실규명대로 하겠다고 하자고 했다. 대신 사실 규명 때문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을 머뭇거리지 말자는 거다. 책임소재는 사실규명 이후다. 일단은 공감을 해주고, 아픔이나 상처를 함께 해주자. 거만, 안하무인, 막가파, 배째라, 무시일관, 아랑곳이런 평가를 초반에 받지 말자는 거다. 일단 초기에 이렇게 평가 되 버리면 돌이키기가 너무 힘들다. 사실을 규명해보니 우리의 책임이 아니었다고 해도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실이 완전히 밝혀져서 우리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최종 판정이 나면, 깨끗하게 사과하자. 이길 밖에 없다. 변명이나 다른 측에의 핑거 포인팅(finger pointing)은 절대 금물이다. 이때도 사과 메시지만을 키 메시지로 만들지는 말라고 했다. 재발방지 및 보상대책을 키 메시지로 하자.

 

일단 모든 위기는 발발함과 동시에 high profile로 가는 성격이 있다. 이러한 위기도 관리하는 방식은 high profile이 원칙이다. 몇몇 특수한 상황을 빼고는 위기는 high profile로 관리하자. 사실 우리가 잘 못해서 뼈를 깎는 아픔이어도, high profile로 커뮤니케이션 하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혼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결책과 마음가짐을 크게 커뮤니케이션하자.

 

리콜만 해 놓고 우리는 우리 할 일을 다 했다고는 하지 말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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