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게 위기관리 카운슬이 필요한 이유에도 진화 단계가 존재했다. 십여 년 전 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원하는 위기관리 카운슬은 소위 ‘매체 모니터링과 기사 빼기’에 대한 의뢰가 대부분이었다. 국내 대기업은 강력한 홍보부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직접 기자들을 접촉 네고하고 기사의 수위를 조절하는 활동들에 익숙했었지만, 그 당시 중소기업이나 일부 국내 주재 글로벌 기업들은 그럴 역량이 부족했었다.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는 말 그대로 ‘카운슬’ 보다는 ‘실행’이었다.
지금은 기업들이 여러 부문에서 진화를 했다. 이제는 ‘기사를 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라던가 ‘보도를 안 나가게 하는 방법’을 묻는 기업들을 거의 보기 힘들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그런 노력이나 접근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이다. 또한 그 자체가 위기관리가 아니라는 생각들도 일반화 되었다.
이제 기업들이 외부 위기관리 카운슬을 고용해 지원을 요청하는 부분들은 주로 다음과 같다.
-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실행에 대한 외부 모니터링/피드백
-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위원회에 참석하여 전략 시나리오 개발에 인풋 및 조언
- 통합적 위기관리 실행을 위한 내부 코디네이션 지원
- 부서간 위기관리 활동 배분 프로세스 지원
- 평소 위기요소 진단 작업에 대한 의뢰
-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분석과 업그레이드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에 대한 대응 준비 작업 및 협업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와 관련된 이해관계자 분석 및 접근 전략 개발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를 기반으로 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훈련 (미디어트레이닝 포함)
- 평소 주요 위기요소를 시나리오화 하여 진행하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 위기 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모니터링 및 대응 설계, 조언
-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위기관리 카운슬 (위기관리 위원회 및 CEO대상)
전반적으로 보아도 기업들이 많이 고민하고, 니즈에 있어 선진화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최근 수년간 이렇게 빠르게 진화한 원인은 전반적으로 기업들간에 위기와 위기관리 라는 주제에 대한 관점들이 많이 선진화 되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미디어 환경에서 기업들의 위기 사례들과 위기 발생 빈도, 수위들이 점차 확대 생산되고 있다는 점. 소셜미디어등의 뉴미디어를 통한 위기 발생의 혼돈성이 극대화 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겠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기업 환경에서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압력이 기업들에게 적정 수준이상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다. 기업들이 무서워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별반 존재하지 않는 다는 의미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 체계적인 위기관리를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상당히 진화한 기업들인 셈이다. 반면 ‘왜 우리가 위기관리에 투자를 하고 신경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는 기업들도 아직 상당수 존재한다. 아직 이해관계자 관점과 그들로부터의 사회적 압력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기업들이다. 앞으로 소셜미디어 환경이 국내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압력을 강화 시키는 쪽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