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슬

1월 06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카운슬이 필요한 이유

기업에게 위기관리 카운슬이 필요한 이유에도 진화 단계가 존재했다. 십여 년 전 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원하는 위기관리 카운슬은 소위 ‘매체 모니터링과 기사 빼기’에 대한 의뢰가 대부분이었다. 국내 대기업은 강력한 홍보부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직접 기자들을 접촉 네고하고 기사의 수위를 조절하는 활동들에 익숙했었지만, 그 당시 중소기업이나 일부 국내 주재 글로벌 기업들은 그럴 역량이 부족했었다.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는 말 그대로 ‘카운슬’ 보다는 ‘실행’이었다.

지금은 기업들이 여러 부문에서 진화를 했다. 이제는 ‘기사를 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라던가 ‘보도를 안 나가게 하는 방법’을 묻는 기업들을 거의 보기 힘들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그런 노력이나 접근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이다. 또한 그 자체가 위기관리가 아니라는 생각들도 일반화 되었다.

이제 기업들이 외부 위기관리 카운슬을 고용해 지원을 요청하는 부분들은 주로 다음과 같다.

  •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실행에 대한 외부 모니터링/피드백
  •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위원회에 참석하여 전략 시나리오 개발에 인풋 및 조언
  • 통합적 위기관리 실행을 위한 내부 코디네이션 지원
  • 부서간 위기관리 활동 배분 프로세스 지원
  • 평소 위기요소 진단 작업에 대한 의뢰
  •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분석과 업그레이드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에 대한 대응 준비 작업 및 협업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와 관련된 이해관계자 분석 및 접근 전략 개발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를 기반으로 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훈련 (미디어트레이닝 포함)
  • 평소 주요 위기요소를 시나리오화 하여 진행하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 위기 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모니터링 및 대응 설계, 조언
  •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위기관리 카운슬 (위기관리 위원회 및 CEO대상)


전반적으로 보아도 기업들이 많이 고민하고, 니즈에 있어 선진화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최근 수년간 이렇게 빠르게 진화한 원인은 전반적으로 기업들간에 위기와 위기관리 라는 주제에 대한 관점들이 많이 선진화 되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미디어 환경에서 기업들의 위기 사례들과 위기 발생 빈도, 수위들이 점차 확대 생산되고 있다는 점. 소셜미디어등의 뉴미디어를 통한 위기 발생의 혼돈성이 극대화 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겠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기업 환경에서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압력이 기업들에게 적정 수준이상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다. 기업들이 무서워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별반 존재하지 않는 다는 의미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 체계적인 위기관리를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상당히 진화한 기업들인 셈이다. 반면 ‘왜 우리가 위기관리에 투자를 하고 신경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는 기업들도 아직 상당수 존재한다. 아직 이해관계자 관점과 그들로부터의 사회적 압력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기업들이다. 앞으로 소셜미디어 환경이 국내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압력을 강화 시키는 쪽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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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2010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연예인의 위기관리 카운슬 활용: 이병헌 케이스

[질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최초의 대처가 결국 사건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을 바꿔놓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인가요.




[답변]


그렇게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만, 이병헌 측은 전 여자친구와 벌이고 있는 법적 공방과 관련, 법정대리인 격인 로펌을 선임함과 아울러 ‘컨설팅 업체’를 선정,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문의 구체적 실체는 크라이시스 매니지먼트, 즉 ‘위기관리’란 것인데요. 위기관리의 핵심 요지는 그렇습니다. 진실이 위기 돌파의 열쇠란 것입니다. [
Y-Star]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사들이 개인적으로 위기관리 카운슬을 고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았지만, 최근 일부 국내 유명인사들은 미국의 할리우드 스타일로 카운슬을 고용해 활용하고 있다.

일반 기업이나 기관들의 위기관리와는 그 성격이나 범위 그리고 프로세스들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일반 개인을 넘어 유명인 자체가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할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에 위기관리 기저는 거의 동일하다 볼 수 있다.

이병헌 케이스에서 위기관리 과정과 결과에 유효했던 부분들은 로펌, 위기관리 컨설팅사, 주변 이해관계자, 소속사, 이병헌 개인, 언론, 팬클럽, 그 외 지인들의 종합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위기관리에 있어 사실 ‘성공’이라는 판정이 정확하게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위기관리 현장에서 딱딱 맞아떨어지는 효율성과 생산성 그리고 스피드라는 측면은 분명 성공적인 위기관리 활동의 전형이 아닐까 한다.

아주 흥미로운 케이스다.

5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오너 기업에게 이상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어제 모 대학원 강의를 진행하면서 실무자 수강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오너(Owner)들이 현직에서 최고의사결정을 하는 오너 기업들에게 있어
위기란 어떤 의미이고, 또 효율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또 어떤 것일까?


이런 생각이다.

보통 전문 경영인들이 경영을 하시는 일반 기업들의 경우에도 CEO와 일선간에는 위기를 바라보는 모습이 다르게 마련인데…이 오너분들의 위기관은 분명 더 큰 차이를 보이게 마련이다.

오너께서 싫어하시는 주제, 표현, 평가, 비유, 접근방식에서 심지어 단어 하나에 까지 오너 각각에 따른 ‘위기’ 요소는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게 고민인거다. 예전 모시던 모 CEO께서는 기사나 각종 보도자료에 ‘규모의 경제’라는 단어와 ‘모멘텀’이라는 단어를 개인적으로 무척 싫어 하셨던 분이 있다. (이유는 아직도 모른다…)

그 분 앞에서 프리제테이션을 하다가 무의식 중에라도 ‘모멘텀’이라는 단어가 입 밖에 튀어 나오면 금방 싸늘해 지는 표정을 읽게 된다. 심지어 기자가 기사에 우리 회사에 관한 언급을 하면서 ‘모멘텀’이라는 중립적인 단어를 쓰더라도 당장 기사에 대한 타박이 돌어오기 일쑤였다.

심지어 대기업 오너분들께 그 사생활이라던가, 자녀분의 가시적 행동들, 평생 오너분께서 가슴에 품어 오신 트라우마등을 언급하고 자극하는 기사는 그 어떤 이슈보다도 ‘위기’로 판정될 가능성이 많은게 현실이다. (실제로도 매장에서의 고객 트러블 몇번 보다 오너와 관련된 부정적인 소형 기사 하나가 더 큰 위기로 받아 들여지곤 한다)

오너 기업에게는 위기에 대한 정의도 다른 기업들과는 다른게 당연하고, 각각의 위기에 대응하는 자세와 시스템도 그에 따라 달라야만 한다. 어떤 위기관리 시스템이 이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일까?

  • 오너의 의중을 가장 정통하게 읽고 업데이트 받는 주체가 위기관리 시스템을 이끌어야 한다.
  • 오너의 부정적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모든 민감한 이슈들을 미리 미리 차단해 가시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보수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으로 교정하는 프로세스를 매순간 견지해야 한다.
  • 위기관리에 있어서 오너가 생각하시는 결과를 필히 도출할 수 있도록 평시 역량을 관리해 놓아야 한다.
  • 위기관리 조직과 시스템을 항상 스피디하게 최대한 운용해 해당 이슈를 관리 할 수 있도록 조직화 해 놓아야 한다.

일반적인 기업의 위기관리 프로세스 처럼…상황분석, 포지션설정, 대응 방안 및 메시지 설정, 실행등의 단계를 거치지 않는 게 이 시스템의 특징이다.

이슈가 발생되면 상황분석은 단 일초에 이루어진다.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 하는 판단이 그 기준이다. 동물적인 순발력으로 긍정과 부정을 나눈다. 그 후 포지션은 항상 동일하다. 긍정은 논의 주제가 되지 않고, 상황분석이 부정으로 결론 나면 포지션은 항상 하나다. 해당 부정적인 이슈를 즉각 ‘대응 소멸’하는 포지션이다. 그 대응방안이 세부적으로 어떻게 되든 상관 없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멸시키는 활동을 수행 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과나 무관심등은 불가능한 옵션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메시지다. 오너 시스템에서 위기를 맞았을 때 어떻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하는가는 항상 딜레마다. 내부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감안해서 메시징을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기에는 타겟 공중들의 수용성 부분이라던가, 공감하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이 부분 또한 결론은 하나다. 오너들은 그분들 자체가 포지션이고, 전략이며, 메시지다. 위기관리를 위한 카운슬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필요할 뿐 기본적으로 상시 카운슬은 필요하지가 않다. 외부 전문가들이 오너분들을 설득하거나 교정하는 프로세스 또한 현실적이지가 못하다.

오너 기업에서의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우리나라 홍보팀과 홍보실들이 예전부터 이어 내려오면서 견지했던 바로 그 시스템의 모습이다. 바로 그 모습이 오너기업의 특수성과 그 안에서의 경험을 녹여낸 이상적인 시스템이었다. 현실이 그렇다.

6월 022008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MBC 불만제로 대응 유형들

PR담당자로서 가장 무서운(?) 언론을 뽑으라고 하면 일단 TV쪽을 꼽는 실무자들이 많을 것이다. 일단 얼굴과 목소리가 나가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 그 중에서도 요즘에는 불만제로와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 가장 두려움의 대상이다.

뭐 죄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일단 이 두 프로그램에게 전화를 받은 PR담당자는 ‘사형선고’는 아니더래도 ‘이제 죽었다’는 느낌은 충분히 받게 된다.

지난 내 글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런 류의 프로그램들은 절대 만만하게 보거나 일반적인 미디어 다루듯 하면 큰코를 다치게 된다. 간간히 짭밥 좀 있으신 PR담당자분들도 쌩으로 당하시곤 하는데, 항상 조심스러워야 하는 프로그램들임에는 틀림없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들을 겪고 봐 오면서, 여러 기업들의 대응방식들을 살펴 보았는데 각각의 최적성이라는 측면에서 대응방식들을 분석해 보자.

1. 막가파식 대응

사용자 삽입 이미지취재진을 일단 안하무인으로 대한다. 욕설도 하고 괜히 스스로 흥분해서 난동(?)을 부리는 자해파도 있다. 폭력을 행사하고, 험악한 분위기로 이 위기상황을 벗어나보려 애쓴다. 시청자와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마치 ‘마취 총탄을 맞고 허둥대며 반항 하는 하이에나’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런 기업들은 어짜피 자사명이나 서비스 및 제품이 노출되도 별로 밑질 것 없는 사람들이다. 조금 괴롭기는 하겠지만 어짜피 막가는 인생과 비지니스인데 하는 것 같다.


2. 거짓말 대응

일부 기업들은 무조건 거짓말을 한다. 불만제로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감이다. 거짓말을 많이 하면 할 수록 취재꺼리가 늘기 때문이다. 극적인 구성면에서도 아주 섹시한 반응이다. 거짓말을 하는 세부 이유들을 들자면, 홍보담당자가 진짜 몰라서, 의도를 가지고 무언가 숨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 그렇게 답변하게 되있기 때문에…이런 3가지 유형들이 많다.

이런 기업들은 결국 시청자나 소비자들을 화나게 하면서, 더욱 믿을 수 없는 기업으로 바닥에 추락한다. 한마디로 우스운 회사가 되버린다.

3. 변명 대응

그 다음에는 변명을 한다. 자기 합리화다. 근데 이게 거짓말을 선행하지 않았거나, 완벽한 (누구나 끄떡 끄떡할) 중요한 논리성을 가지고 있으면 되는데, 99%는 변명이 변변치 못하다. 황당하거나, 하하하하…헛웃음이 나오는 변명을 아주 진지하게 하는 기업들이 많다.

시청자들은 이런 기업들을 보고 “장난해? 누굴 바보로 알아?”하는 반응을 하게 된다.

4. 취재 거부

일부 외국기업들은 이 대응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 물론 취재 거부를 통해서 관련 프로그램에 자사명이나 대응방식이 누락되면 그 보다 좋은 대응 방식은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류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나 극작가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기업측의 취재거부가 담담하게 그려지지는 않는다. 결국 프로그램은 어떤 형태로든 칼을 꼽아 보여준다. 기업이 스스로 guilty라는 선언을 하는 형식이 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5. 사과

최근들어 이런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선호되는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듯 하다. 일단 문제가 파악이 되고, 그 과정상에서 취재꺼리가 있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들이 달려들었다는 것을 어느정도 짬밥이 있는 홍보담당자들은 다 안다.

아까도 말했지만, 마취총탄을 맞고 휘청대면서 추한 꼴 다 보여주고, 시청자들에게 웃음꺼리가 되느니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소비자들 편에 서서 용서를 구하는 대응방식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대응 자세를 결정하는 데는 내부에서 그리고 외부 카운슬에서 수 많은 토론과 주저함의 순간들을 가지곤 한다. 참으로 힘든 의사결정이다. 실제로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기업들의 대응은 재미가 없다. 막 반항을 해 주어야 재미가 있고 극적인 완성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업에게는 이렇게 비교적 안전한 대응이 사실 없다.

불만제로와 이영돈 PD 프로그램에 맞닥뜨린 기업에게는 단 한가지 옵션이 있다. “앞의 1,2,3,4 대응을 다하고 나서 5번 대응으로 결론 지을래? 아니면 처음부터 5번 대응으로 마무리 할래?”

큰 돈을 들여 위기관리 카운슬링을 받는 기업들에게는 황당하기도 하겠다. 전문가라고 와서 하는 말이 “그냥 빨리 사과하세요”라니…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