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성

5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오너 기업에게 이상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어제 모 대학원 강의를 진행하면서 실무자 수강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오너(Owner)들이 현직에서 최고의사결정을 하는 오너 기업들에게 있어
위기란 어떤 의미이고, 또 효율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또 어떤 것일까?


이런 생각이다.

보통 전문 경영인들이 경영을 하시는 일반 기업들의 경우에도 CEO와 일선간에는 위기를 바라보는 모습이 다르게 마련인데…이 오너분들의 위기관은 분명 더 큰 차이를 보이게 마련이다.

오너께서 싫어하시는 주제, 표현, 평가, 비유, 접근방식에서 심지어 단어 하나에 까지 오너 각각에 따른 ‘위기’ 요소는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게 고민인거다. 예전 모시던 모 CEO께서는 기사나 각종 보도자료에 ‘규모의 경제’라는 단어와 ‘모멘텀’이라는 단어를 개인적으로 무척 싫어 하셨던 분이 있다. (이유는 아직도 모른다…)

그 분 앞에서 프리제테이션을 하다가 무의식 중에라도 ‘모멘텀’이라는 단어가 입 밖에 튀어 나오면 금방 싸늘해 지는 표정을 읽게 된다. 심지어 기자가 기사에 우리 회사에 관한 언급을 하면서 ‘모멘텀’이라는 중립적인 단어를 쓰더라도 당장 기사에 대한 타박이 돌어오기 일쑤였다.

심지어 대기업 오너분들께 그 사생활이라던가, 자녀분의 가시적 행동들, 평생 오너분께서 가슴에 품어 오신 트라우마등을 언급하고 자극하는 기사는 그 어떤 이슈보다도 ‘위기’로 판정될 가능성이 많은게 현실이다. (실제로도 매장에서의 고객 트러블 몇번 보다 오너와 관련된 부정적인 소형 기사 하나가 더 큰 위기로 받아 들여지곤 한다)

오너 기업에게는 위기에 대한 정의도 다른 기업들과는 다른게 당연하고, 각각의 위기에 대응하는 자세와 시스템도 그에 따라 달라야만 한다. 어떤 위기관리 시스템이 이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일까?

  • 오너의 의중을 가장 정통하게 읽고 업데이트 받는 주체가 위기관리 시스템을 이끌어야 한다.
  • 오너의 부정적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모든 민감한 이슈들을 미리 미리 차단해 가시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보수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으로 교정하는 프로세스를 매순간 견지해야 한다.
  • 위기관리에 있어서 오너가 생각하시는 결과를 필히 도출할 수 있도록 평시 역량을 관리해 놓아야 한다.
  • 위기관리 조직과 시스템을 항상 스피디하게 최대한 운용해 해당 이슈를 관리 할 수 있도록 조직화 해 놓아야 한다.

일반적인 기업의 위기관리 프로세스 처럼…상황분석, 포지션설정, 대응 방안 및 메시지 설정, 실행등의 단계를 거치지 않는 게 이 시스템의 특징이다.

이슈가 발생되면 상황분석은 단 일초에 이루어진다.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 하는 판단이 그 기준이다. 동물적인 순발력으로 긍정과 부정을 나눈다. 그 후 포지션은 항상 동일하다. 긍정은 논의 주제가 되지 않고, 상황분석이 부정으로 결론 나면 포지션은 항상 하나다. 해당 부정적인 이슈를 즉각 ‘대응 소멸’하는 포지션이다. 그 대응방안이 세부적으로 어떻게 되든 상관 없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멸시키는 활동을 수행 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과나 무관심등은 불가능한 옵션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메시지다. 오너 시스템에서 위기를 맞았을 때 어떻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하는가는 항상 딜레마다. 내부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감안해서 메시징을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기에는 타겟 공중들의 수용성 부분이라던가, 공감하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이 부분 또한 결론은 하나다. 오너들은 그분들 자체가 포지션이고, 전략이며, 메시지다. 위기관리를 위한 카운슬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필요할 뿐 기본적으로 상시 카운슬은 필요하지가 않다. 외부 전문가들이 오너분들을 설득하거나 교정하는 프로세스 또한 현실적이지가 못하다.

오너 기업에서의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우리나라 홍보팀과 홍보실들이 예전부터 이어 내려오면서 견지했던 바로 그 시스템의 모습이다. 바로 그 모습이 오너기업의 특수성과 그 안에서의 경험을 녹여낸 이상적인 시스템이었다. 현실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