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9월 242008 Tagged with , , , 10 Responses

농심의 이심전심 블로그 론칭을 축하합니다.

위기(crisis)의 가치는 기업이나 조직 또는 개인이 위기를 겪으면서 ‘개선(kaizen)하는 기회’를 갖는다는 데 있습니다. 위기가 없다면 그냥 지금 이대로가 가장 좋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빠져 kaizen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실제 위기를 겪지 않고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kaizen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들 이야기하지만, 말이 쉽지 실제로 그 긴장의 강도를 쭉 가져가긴 힘듭니다.

농심이 며칠전 이심전심이라는 기업 블로그를 론칭했습니다. 농심이야말로 올 한해 창사 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위기를 ‘개선의 기회’로 삼느냐 아니냐 하는 것인데 농심은 분명 kaizen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고 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블로그는 대화라고들 하는데 일단 대화의 창구를 열었다는 데 첫 의미가 있겠습니다. 다음 기회는 이 대화의 창구를 잘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심전심을 방문하는 방문자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평생토록 가져가는 성공한 기업 블로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몇 가지 제안이라면,

  • 댓글을 관리자 승인 이후에 게시하는 것 같은데 그냥 오픈하면 어떨까 합니다. 부정적인 댓글도 긍정적인 댓글도 블로거들이 스스로 판단합니다. 친구를 사귀면서 누구는 가리고 누구는 챙기는 그런 느낌이 들면 친구들이 많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포스팅을 담당하시는 분들께서 좋은 이야기들을 올리시지만, 가끔은 소비자들이 농심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들도 올려주었으면 합니다. 회사 내의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소비자들은 농심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인간적인 관점에서 알고 싶어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렵죠)
  • 손 회장님께서도 가능한 exposure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회장님께서 개인 블로그를 만드시거나 하시지 마시고, 이심전심에 직접 글도 올리시고 댓글로 대화도 하셨으면 합니다. 진정한 kaizen이라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 편한 블로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위기 시에 다운이 되더라도 직원들이 울면서라도 블로깅을 하는 농심 블로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런 기업 블로그가 아니라 인간 블로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파워 블로그가 되길 바랍니다.

농심의 멋진 Kaizen을 행복한 마음으로 구경하겠습니다.

9월 092008 Tagged with , , , , , , 7 Responses

기업블로그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들

지난 주 몇몇 PR 담당자들과 블로그와 기업 블로그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개인적인 insight들을 정리해본다. 결론은 ‘어설픈 기업들은 제발 블로깅 하지 말아라’다.

1. 개인과 달리 기업에서는 블로거로서 하나의 목소리를 가지기 힘들다
– 위기시나 신제품 출시 같이 간간히 있는 이슈에도 하나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내지 못하는데, 일상적인 블로깅에서 한목소리를 실시간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각 부서별 의견들을 align하는 초강력 시스템 없이는 힘들다.

2. 기업 블로그를 담당하는 개인 또는 소수의 팀이 영속적이지 못하다
– 기업에서 job security가 어디 있나. 운영자가 퇴사를 하거나 다른 부서로 이동하면 블로그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많다. 운영 스킬도 시시때때로 들쭉날쭉해진다.

3. 외부 대행사를 사용하면 티가 난다
– 냄새나는 블로그는 싫다. 예를들어 정부 블로그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블로깅을 하면 누가 이 블로그를 공무원들이 블로깅하고 있다고 보나. 대행사가 하는거지.

4. 컨텐츠에 재미는 있을찌라도 흥미를 유지하기는 힘들다
– 하다못해 UCC를 만들어도 사진을 찍어 올려도 품질이 좋을 가능성이 많다. 광고대행사 UCC대행사들을 통해 품질 좋고, 개인스럽지 않은 프로페셔널 컨텐츠들을 과시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왜 우리가 이 컨텐츠를 자주 반복적으로 접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발적 동기 부여에는 부족하다.

5. 블로그 운영 규정 또는 블로그 자체도 영속적이지 못하다
– 어떤 이슈나 사건이 있을때마다 블로그 운영 규정이 바뀔수 있다. 사장님이 바뀌어도. 마케팅 임원이 바뀌어도. 이랬다 저랬다 할 가능성이 개인 블로그 보다 더 많다. 심지어 인사 이동 시즌때면 아예 블로그가 없어질 가능성도 많다.

6. 컨텐츠에 의견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입장이 들어간다
– 개인 블로거들은 자신의 진정성이 담긴 의견을 포스팅한다. 하지만 기업은 조직의 입장이 우선이다. 기업 블로그 운영팀의 의견이 들어가면 끝이다. 따라서 딱딱하고 재미없다.

7. 기업 블로거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신중하다
– 기업 블로그 운영자가 자유롭게 애드립을 할 수 있나? 항상 피상적이고 긍정적인 댓글만 달면 되나? 조직은 개인보다 유연할수 없다. 따라서 흥미가 적다.

8. 작은 실수나 에러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 오탈자. 모호한 표현. 남을 비하하는 표현. 개인이 하면 뭐…그냥 한다. 기업이 하면 이건 아니다.

9. 자주 공격받는다
– 기업이 하는 비지니스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비판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소비자 접점에서 무슨일이 언제 어떻게 벌어질찌 아나.

10. Engagement의 주체가 모호하다
– 기업 블로그를 방문한 블로거들이 여기서 누구랑 대화를 하는가에 대해 모호할 때가 많다. 회사랑 이야기 하고 있는 건지…블로깅을 대행한 대행사 아르바이트랑 댓글을 주고 받고 있는건지…이 회사 사장님은 과연 자신의 기업 블로그에 들어오긴 하시는건지…모르겠다.

11. 인간미가 없다
– 기업은 개인에게 그냥 기업이다.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시간을 내서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싶은 연인이 될 수는 없다. 태생적으로.

12. 항상 의심스럽다
– 기업 블로그의 모든 메시지는 블로거들이 그냥 NAKED 하게 받아들이진 않는다. 메시지의 목적을 의심하고 진위를 검증한다. 이런 일상적인 필터링이 블로거들을 지치게 하고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 받게 한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블로그를 홈페이지로 착각한다. PR을 광고로 생각하는 것 처럼…

관련 기사: 기업 블로그가 실패하는 까닭은? [헤럴드 경제]

8월 272008 Tagged with , , , , , , 16 Responses

AE, 블로거로 만들기

지난 일년간 우리 AE들에게 반복적으로 한 이야기들 중 하나가 “블로깅 해라”였다. 현재 정기적은 아니더라도 블로깅을 한다 볼 수 있는 AE는 한두명 정도. 나머지들은 아직도 블랭크 블로그를 온라인상에 처박아 놓았거나, 한두개 철지난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블로그를 방목 중이다. (자기 블로그에 성인사이트 안내 댓글이 무수히 달려 있다는 것도 모르는 선수도 있겠다)

일년이 지난 지금 고민은 “어떻게 많은 AE들을 블로거로 만들수 있을까?”다. 일년전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거다. 일년동안 제자리 걸음을 했다는 것은 죽었었다는 것과 같다 생각하니 갑자기 짜증스럽다.

AE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이 블로깅 환경을 조성해 주었었다.

1. 블로깅 교육 – 내부교육. 블로그 그리고 블로깅, 나아가 블로거 관계
2. 블로깅 교육/워크샵/세미나 – 외부 전일 또는 반일 프로그램
3. 각종 블로그 및 블로깅 관련 최신 정보 제공 – 물론 그 중의 많은 부분이 영문.
4. 팀블로그 오픈 운영
5. 팀블로그에 고정란 만들어 기고문 스토킹
6. 개인 블로그 오픈 압력 및 포스팅 모니터링 (일부 강제적)
7. 꾸준한 파워 블로거들의 insight 공유, 그에 대한 개개 AE들의 insight 수렴
8. 내 블로그에의 초대, 토론 권유
9. CEO 블로그 오픈. AE들에게 지원 및 참여 권유
10. 보이지 않는 상시적인 블로깅 압력 (이 부분이 가장 AE들이 치를 떠는 부분이다)

이런 일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AE들은 요지부동이다. 블로깅을 하지 않는 AE들의 reason들은 보통 이렇다.

1. 해야죠
2. 제가 글을 잘 못 써요
3. 제가 IT person이 아니어서…
4. 쓸게 없어요
5. 사실…부사장님…블로깅을 하고 싶지 않아요. 남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게 쪼금.
6. 바빠서요.

이들의 결론을 해석해 보면. 결론의 결론은 “블로깅 하기 싫어요”다. 그게 소위 말하는 ‘행간’이다. 하기 싫어하는 일을 시켜야만 하는 부사장의 마음은 무얼까. “앞으로 밥벌어 먹고 살기 위해서 하란 말이야”라고 아주 얄팍한 현실적 소리에 넘어갈 그들이 아니다.

그들 대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국내외 최고의 학위들을 거머쥐고 있고, 관계자산에 대해 뼈져리게 실무에서 단련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블로고스피어의 파워에 대해 경이롭게 분석하고 있다. 클라이언트들과 이야기 할 때 꼭 블로고스피어에 대해 빠뜨리지 않고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블로깅은 하지 않는다!

무언가 ‘큰(BIG & BOLD)’ 동기 부여를 해서 블로깅을 사랑하게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무슨 방법이 좀 없을까?

 

8월 262008 Tagged with , , , , 6 Responses

[PR 퀴즈] 블로거 간담회가 효과가 있을까?

[질문]
저희회사에서 신제품이 하나 나오는데 블로거들에게도 소개를 좀 하고 싶어요. 출시에 맞추어 사용후기도 올릴수 있도록 신제품도 미리 제공하고, 파워 블로거들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도 할겸…기자 간담회 처럼 하면 각종 블로그에서 좋은 글들 올려 주겠지요?

최근 여러 대행사들에서 블로거 간담회 또는 블로거 대상 신제품 제공등의 제안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이 방식의 근간은 기존 오프라인 매체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접근 방식과 일치한다. 제안을 하면서도 궁금한 부분이지만…과연 이런 접근 방식이 유효할까 하는 의문이 앞선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본다.

내가 평소에 ‘이 사람은 진짜 디카 매니아야…거의 안 다뤄본 디카가 없네…’하는 평가를 하고 있는 블로거의 디카 전문 블로그가 하나 있다고 치자. 어느날 포스팅을 보니까…OO 디카 회사의 신제품 론칭 기념 블로거 간담회에 참석했다는 글과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와인에 거창하게 베일링도 하고 사진 촬영 행사에 멋진 도우미들에게 선물도 받고 하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그 다음날 포스팅을 보니…그 신제품의 사용기가 떡하니 올라와 있다. 보통 사용후기는 적어도 몇 일에서 몇 주는 써보고 올리는 걸 텐데 이 포스팅이 진짜라면 미리 신제품을 제공 받아 일정 기간 사용을 해 보았거나, 아니면 디카 회사에서 주는 요약 자료들을 편집해서 올린 거 겠다.

미리 신제품을 받아서 사용 했다고 해도 나는 기분이 나쁘다. 나와 내 친구들도 디카 관련 블로깅을 하고 있고 하루에 수백명의 고정 방문객을 가지고 있는데…왜 이 친구에게만 신제품 트라이얼이 제공되나? 나와 내 친구들이 제외된 이유가 뭔가?

만약 회사로 부터 자료를 제공받아 그냥 올렸다면 나는 더 이상 그 블로그를 찾지 않겠다. 지금까지 내가 그 블로그에서 읽었던 디카 관련 글들이 여러 회사들 각각이 제공한 홍보성 글들이었다는게 믿겨지지가 않는다.

회사측의 배려와 지원을 받으면 블로거가 꼭 spoil 된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찜찜하다. 그렇다고 회사측에서 비밀스럽게 간담회를 하는 것도 우습다. 말이 쉬워서 블로거 관계지…자칫 잘 못하면 블로고스피어의 가치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겠다. PR 담당자들은 고민해야 한다.

7월 102008 Tagged with , , , , 8 Responses

Are you blogging?

요즘 술자리에서 기자들이나 홍보담당자들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면…블로그와 블로깅에 대한 이야기를 상당히 낯설어 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에 놀란다.

물론 우물안의 개구리라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나 방식이 전체인 줄 오해하는 것이겠지만, 소위 커뮤니케이션과 정보로 먹고 사는 양반들이 커뮤니케이션 툴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없다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하긴 지난 주 모 경제지 기자 한분이 내게 “블로그 잘 읽고 있어요”했다. 깜짝 놀랐다. “어떻게 알고 제 블로그를…”했더니 “그냥 기자로서 홍보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상대방이 궁금해서 여기저기 서핑하다 발견해서 읽고 있어요. 아주 RSS 리더기에다 끌어다 놓고요…” 이 기자는 아주 젊은 기자였다. 반면 이 기자보다 조금 나이든 기자들에게 블로그는 아직 낯설어 보인다.

주변 AE들에게 항상 “블로깅 좀 해”한다. 그러면 돌아오는 답변들이 보통 이렇다. “예, 좀 배우고 나서 하겠습니다.” “저 글 잘 못 써요…” “저…제가 IT는 젬병이라서요…” 가슴이 답…답…하다.

“왜 자네 블로그는 몇달째 포스팅이 없어? 생각이 없어?”하면 “죄송합니다. 빨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한다. 윗사람이 무서워서 올린다? 이러면 진짜 블로깅이 될턱이 없다.

기자들에게 블로깅은 자신의 선택이다. 그러나 PR인에게 블로깅은 이제 필수다. PR인이 블로깅을 낯설어 하는 것은…마치 PR1.0 시대에 “여봐…보도자료 하나 써와. 내일 배포하게…”하면 “저…제가 보도자료를 쓰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요…못 쓰겠는데요”하는거나 “저 글을 전혀 못 쓰거든요”하는 것과 같다.

많은 PR담당자들이 블로그스피어를 마케팅과 기업 브랜딩의 장소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거기에 더해 블로고스피어에서의 이슈관리와 위기관리의 수요가 더 현실적인 수요로 폭발하고 있다. 딱히 쇠고기 논란에 따른 일시적인 수요 증가가 아니라 많은 기업들에게 이 블로고스피어는 점점더 비지니스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위협적인 존재로 각인되어 가고 있다.

예전에 많은 기업 경영진들이 PR firm을 불러다 놓고 “내일 모레 MBC 9시 뉴스에 우리회사 관련 부정적인 보도가 나갈 예정인데 그거 어떻게 해 주실 수 있어요?”하던 요청들이 이제는 “OOO씨가 운영하고 있는 파워 블로그 OOOOO에 자꾸 우리회사 관련 글들이 포스팅되는데 이걸 어떻게 관리해야 하죠?”하는 조언 요청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시장의 수요에 프로페셔널한 조언과 실행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PR 담당자 스스로가 블로깅을 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블로그의 생리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익숙해 져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다른 블로거들과 관계를 맺는가 하는 것에 성공적인 사례를 스스로 구축해야 한다.

10년전만 해도 홍보실에서는 광화문에서 가판보는 일이 상당히 중요한 업무였다. 일이 힘들어서 막내들이 그 역할을 주로 했지만…지금은 세월이 변해서 가판의 구독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닌 세상이 됬다. 기사를 막기 위해 신문사 윤전기에 모래를 뿌렸다는 선배들, 신문 배달 트럭 앞에 누워 나를 밟고 지나가라 울며 소리쳤다던 선배들, 오너의 사진을 손에 쥐고 광화문을 달렸다는 선배들은 이제 시장에 없다. 앞으로 10년 후 블로깅에 서투른 오늘의 실무자들도 사라진 선배로 남을 수 있다.

PR 담당자들이 좀더 serious 했으면 한다.

6월 192008 Tagged with , 11 Responses

블로고스피어에 사람이 없다?

최근 여러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를 하다가 보니 참 안타까운 벽에 자꾸 부딪친다. 회사에게 해당 이슈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블로그를 개설해 운영하라고 제안하면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온다. “아직 우리가 블로그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요”

물론 맞다. 블로그는 열어만 놓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관계를 쌓아 나가야 하기 때문인데 기업에게는 이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 같다. 더욱 문제의 핵심은 윗분들이 아직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이해가 희박하다는 것이고, 블로고스피어에 대해 어느정도 가치를 인정하는 실무자들도 막상 ‘당신이 이런 이런 이슈에 대해 블로깅을 시작해 봐!”하면 멈칫…한다는 게 문제다.

최근들어 카운셀링을 의뢰하는 이슈나 위기관리 클라이언트의 거의 대부분이 오프라인 매체로 부터의 위기가 아니라, 온라인상의 위기로 인해 전화를 걸어온다. 여기에 처방하는 대응책이라는 것들은 ‘블로그에는 블로그로’ 하는 정신에 기반해 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그런 조언을 받고도 블로그에 대한 실제 대응을 오프라인 방식으로만 하는 기업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왜일까?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오직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대응 방식을 택하는 것 뿐이다.

후배 홍보담당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1. 파워블로거는 아니더라도 블로깅에 아주 익숙하게 되라. 앞으로는 기업 블로깅을 담당하는 홍보실내 직원이 필요하다. PR 에이전시에서도 클라이언트를 위해 블로깅을 해주는 서비스가 시작된다. 일반매체를 위해 press office를 맏는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Corporate Blogging Service를 시작할 때가 됬다. 블로깅을 잘하고 메시징을 잘 활용하는 전문블로거는 고액연봉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2. 새도우 블로거도 좋은 직업이다. 대부분 새도우 블로깅을 비윤리적이고, 블로고스피어에 있어 악으로 규정하곤 하는데, 기업에서는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 예를 들어 모 환경운동가와 모 기업이 어떤 제품의 안전성과 관련해 논란이 붙는다고 치자. 그러면 회사에서는 기존의 기업 블로그와는 별도로 해당 이슈에만 관련해 독립 블로그를 개설해 그 논란에 대해 여러가지 입장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 때 기업에게 고용된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새도우 블로거가 있다면 그 논란을 둘러싼 찬반 양론들은 균형있게 그 독립블로그에 모아 운영을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블로그를 운영하는 톤앤매너 또한 전문적이어야 하겠다. (블로그상에서의 100분 토론이라고나 할까)

3. 블로고스피어 모니터링 전문가들도 필요하다. 이제는 사무실 PC에서 여기 저기 블로그들을 돌아 다니는 일이 홍보대행사의 일상업무가 되었다. 이는 이전에 일간지들을 산처럼 쌓아 놓고 일을 하던 버전이 업그레이드 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know how가 아니라 know where라고 하는데…이 where를 찾아내서 분석하는 선수들이 정말 필요하다.

4. 더 나아가서 블로고스피어를 비롯한 web 2.0 환경에서의 이슈 및 위기관리 전문가가 필요하다. IT적인 개념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개념에서 전문가가 필요하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 web 2.0은 이제 기존의 오프라인 관리 대상의 범위와 중요성을 훨씬 넘어 섰다. 이에 대한 전문적인 고찰과 대안제시가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

6월 122008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시스템이 속력을 말해준다

요즘엔 계속 클라이언트들이 온라인상에서 위기를 겪고 있어서 내 스스로도 아주 생생한 경험들을 하고 있다. 문제는 예전 미디어들의 발행 주기가 하루 단위였다는 데 비해, 요즘 온라인 미디어들의 발행주기는 초단위라는 것이 가장 큰 변화같다.

당연히 대응의 속력도 그 빠른 변화에 발맞추어 더욱 신속 정확해야 하는데, 참 조직이 그렇게 움직이기는 쉽지가 않은게 현실이다.

오늘 오전 케이스도 마찬가지였다. 최초 모 블로그에 6월 9일자로 올려진 한 포스팅이 클라이언트사를 약간 부정적으로 표현하면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을 11일 오전 모니터링으로 알아냈다. 이론상으로는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되어 실행되고 있으면 포스팅 게재되고 나서 모니터링을 통한 발견 시간이 거의 동시간이어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같은 날안에는 이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 몇몇 지점 직원들이 우연히 발견한 포소트 내용이 본사에 보고된 게 포스팅 후 2일이 지난 11일이었다.

분명히 모니터링의 실패다. 그러나 현재 온라인상 수억개의 포스팅을 실시간으로 100% 모니터링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인력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이 부분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사실 답이 없다. 만약 자연어 검색기술과 기타 관련 IT기술을 보유한 개발업체가 있다면 제발 온라인상의 여론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우리나라 PR대행사 여건 상 초기 투자 자본을 PR 대행사가 완전히 부담하기 어렵다면, 그 시스템이 rolling된 후 로열티나 사용료를 통해 사후에 변제하는 방식도 고민해 볼 만하다. 좋은 비지니스가 될 것 같다.

아무튼, 11일 오전에 발견한 해당 포스팅을 분석하는 데 몇시간이 걸렸다. 다양한 주변분석을 통해서 이 포스팅이 향후 어떤  임팩트를 가져 올까 분석하는 하루가 더 소요되었다.  (인하우스 임원의 연이은 회의로 공백시간 내기가 매우 어려움…)

클라이언트는 위기관리 카운슬인 우리에게 소집요청을 했고, 우리들이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모두 모여 앉은 것은 12일인 오늘 아침이었다. 이미 초기 72시간을 아주 허망하게 흘려 보낸셈이다.

한 시간 가량의 컨퍼런스 콜을 통해서 여러명의 위기관리팀이 내린 결론은 아주 간단했다. “일단 좀더 관찰을 해 보자. 그리고 언론의 취재요청이 있을 것을 대비해서 여러가지 대응자료를 준비하고, 언제라도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준비자세로 항상 긴장해 대기하자.”였다. 아주 단순하지 않은가.

그랬더니 지점에서 이렇게 컨퍼런스콜로 보고 한다. “그와 관련 된 해명과 참고자료들은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기자가 오면 전달할 수 있습니다.”한다. 그러면, 왜 우리 위기관리팀은 이 자리에 모인 걸까? 다 준비가 되있는데 왜 위기관리팀의 회의가 필요한가?

상황 분석 때문에 모인건가? 사실 필요 없는 짓이었던거다.

그런 포스팅을 발견했으면, 발견과 동시에 PR매니저가 상황을 분석 해서 일선에게 “우리의 기존 위기 관리 시스템에 따라 이런 저런 준비들을 해라” 이 메일 한통으로 끝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시간은 발견 후 한시간내로 줄일 수도 있었다.

위기요소발생과 대응결정에 72시간이 걸릴 것을 1시간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 시스템의 힘이라고 본다. 미리 많은 생각을 해 놓는 것이 위기관리에 많은 도움이된다고 본다. PR실무자들의 경험에 기반한 순간적인 분석/판단력은 물론 필수겠다.

Good Luck!!!

6월 03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타겟 오디언스를 열받게 하기?

Portent Interactive사 사장인 루리(Ian Lurie)가 쓴 “How To: Write a Really Crappy Business Blog.” 가 참 흥미롭다.

저급한 비지니스 블로깅을 위한 16가지 요령들 (sixteen tips to encourage bad business blogging)

1) 자사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기 (Talk about yourself)
2) 부정적이기 (Go negative)
3) 표절하기 (Plagiarize)
4) 읽기 싫을 만큼 길고 작은 글씨로 쓰기 (Use lots of small, unreadable type)
5) 스팸 짓 하기 (Spam the world)
6) 보이지 않는 색깔로 쓰기 (Use unreadable colors)
7) 연결 되지도 않는 링크 걸어 놓기 (Create really unclear links)
8) 엉터리로 글쓰기 (Write badly)
9) 너무 길게 많이 쓰기 (Write too much)
10) 자신이 쓴 모든 글에 Digg 하기 (Digg every post you write)
11) 자신이 쓴 모든 글에서 오락가락하기 (Stumble every post you write)
12) 아무것도 포스팅 하지 않기 (Never post anything)
13) 무심하기 (Don’t care)
14) 포스팅 하지 않음을 사과하기 (Apologize for not posting)
15) 파이어폭스내에서 사이트가 깨져 보이게 하기 (Site breaks in Firefox)
16) 느리게 열리는 용량 큰 광고 달기 (Ads that load slowly)

이 모든 것들을 가만히 보면 타겟 오디언스에게 공통적으로 주는 자극이 있다…타겟 오디언스를 공통적으로 열받게 하고 있다는 거다. 그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

1월 082008 Tagged with , , , 8 Responses

방문자맵을 보면서…?

내 블로그 우편 하단에 매달아 놓은 클러스터맵. 이걸 가만히 보고 있으면 몇가지 질문이 생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확대함>

1. 한국이나 미국 캐나다 교포촌에서 방문하는 것은 이해된다. 근데 인도나 인도네시아는 뭔가?

2. 근데 교포들이 아니라면 모두 내 글을 어떻게 읽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연변, 하얼삔도 있는 것 같은데…교포 3-4세들이 한글 이해가 되나?

3. 외국 사람들은 들어와서 내 블로그에서 뭘 할까?

4. 독일 방문객 부분이 유난히 유럽지역에서는 도드라지는데 혹시 독일에 유학가 있는 내 동생이 혼자 클릭을 하나?

5. 미국지역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뉴욕, LA, 시카고, 아틀랜타, 휴스턴 지역이던데…교민들이 맞기는 맞는거 같은데 글쎄 진짜일까?

얼마전 인간극장을 보고 모 섬나라에 대한 글을 하나 올렸더니 방문객수가 평소보다 최고 5배 이상이 치솟았다. 일부 블로거분들은 내가 그 인간극장 출연자인 줄로 착각 하시고 댓글로 질문들까지 해 오셨다. 쩝.

우리 회사 모 대리는 업데이트가 전혀 되지 않는 자신의 블로그에 하루에 수백명이 다녀간다. 자신도 이유를 모른단다.

블로그 방문객수는 로봇 방문수를 카운트하지 말아야 제대로 된거란다. 그래도 너무 거품이 많다. 내글을 진짜 RSS 리더로 받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중요한 거다. 그 중에서도 일단 링크만 해 놓고 클릭한번 안하는 사람들은 빼야겠지.

블로그에는 필연적인 거품들이 있다. 아직까지 지금의 테크닉으로는 그렇게 밖에 못 본다. 아직 갈길은 멀다. 이걸 가지고 돈을 벌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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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4 Responses

소셜미디어와 PR

어제 호선배가 주최하는 PR trend briefing session이 있었다. 호선배는 PRSA 연례 컨퍼런스에서 주로 논의되었던 social media와 그를 이용한 PR case study를 맛있게 구성해 우리에게 설명해주었다. 아마 한 10년이 지나면 어제의 그 시간이 한국PR 역사상 의미있는 milestone으로 기록될 수도 있겠다 싶다.

호선배가 설명 하는 동안 나는 여러가지 곁가지 생각들을 하게 됬다. 내가 바라보는 소셜미디어 그리고 그 주변 환경으로서의 PR에 대한 나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본다. 완전히 ‘나’만의 생각이다.


1. 블로그 환경이 기존의 PR에 얼마나 빨리 영향을 줄것인가?

시간이 걸리리라 본다. 물론 엄청나게 오랜시간은 아니겠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미디어로 보면 1920년대 조선 중앙 동아가 처음 생기고 약 70년이 지나 한국에 PR대행사가 설립됬다. 그리고 그후로 2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의 PR 대행사들은 제대로 된 페이퍼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하고 있다. 뉴미디어로서 블로그의 생성은 환영할만 하다 그렇지만 그를 이용한 PR 대행사들의 서비스와 활용 프로젝트의 완성도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another 70-80년이 필요하진 않겠지.


2. 한국에서 블로그가 얼마나 활성화 될 것인가?

미국 같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 처럼 수많은 오따쿠나 전문가들이 블로깅을 하면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물론 없지는 않겠지만, PR 비지니스로 활용 할만한 파워 블로거들이 다양하게 양산되지는 않을 것 같다. 그 한 예로 내가 20대 초반일때 신방과 강의 시간에 교수님이 힘 주어 미디어의 미래로 강조 하셨던 것이 케이블TV방송이다. 일반 공중파 TV방송의 시간적 제약과 컨텐츠의 일반화에 반해서 케이블 TV는 시청자들을 컨텐츠의 천국으로 인도하는 큰 패러다임 선구자였다. 그 당시 3-4개 채널에 목을 메던 시청자들은 앞으로 100개 이상의 채널을 다 활용 할 수 있을것이라는 기분좋은 상상이 가능했다. 그러나 문제는 컨텐츠였다. 현재 케이블TV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created contents가 거의 없다. 철지나간 무한도전이 동시에 4-5개 채널에서 재방이 되고, 기껏 고안된 created contents라면 실제사례를 극화한 fake docu가 고작이다. 수만개의 블로그가 생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creative contents가 생기는 가가 중요하다. 그런의미에서 한국의 블로그스피어에…contents hungry 현상은 어느정도 뻔하다. 물론 조금씩 나아지겠지. 블로그 세대가 커가면서.


3. 블로그는 비지니스다

개인 미디어로서 블로그를 벌써 많은 경제인들이 비지니스로 활용하기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종이언론이나 TV언론 그리고 인터넷 같은 경우도 시작은 참으로 순수했다. 소식지로서의 종이 언론은 당시 무지몽매한 군중들에게 소식을 알리고, 방향성을 가미해 주었다. 여론지도자. 지도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지사(志士)적인 동기에서 시작된 언론도 나중에는 비지니스가 되었다. TV나 인터넷의 경우에도 최초 시발은 오락적인 동기였다. TV에는 드라마가 있었고 쇼가 있었다. 인터넷에는 최초 포르노사이트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TV나 인터넷은 대표적인 비지니스 필드가 됬다. 따라서 당연히 블로그를 미디어로 볼 때 블로그가 걸어갈 길은 비지니스 미디어라는 방향이다. 개인이 어떻게 비지니스화 되는가…이것은 논외다. 모든 블로그는 비지니스 개체가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블로그도 지금의 정체성을 일부 상실한 하나의 so-so media가 될것이다.

나도 블로그를 한다. 다른 선배들에게도 블로그를 하시라고 한다. 그러나 ‘블로그를 한다’는 것이 앞으로 올 소셜미디어시대에 동참한다는 뜻은 아니다.

PR담당자로서 그리고 PR의 미래에 대한 상상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블로그스피어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바라보는 입장은…

아직은 구경꾼이다.

소셜미디어가 비지니스적으로 아주 섹시한 미디어로 성장했을때..그 때 비지니스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만큼의 이해만이 지금 필요할 뿐이다. 비지니스 개체로서 변화를 이끌 여력은 없다. 생각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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