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2월 172008 Tagged with , , , , , , , , 8 Responses

사실 아닌 건 아니다

우리 회사 팀장 중 하나가 메신저로 이렇게 말을 한다.

‘부사장님, 클라이언트에게 NO라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클라이언트께서 무엇을 원하실 때 그것이 진짜 아니라면 클라이언트를 설득을 해서라도 하면 안된다. 뻔히 문제가 될 것이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명령만 내리시라’ 하면서 치고 들어가는 것이 클라이언트를 위해 좋은 일만은 아닐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석식에서 기자들이 이런말을 했다. “제일 무서운게 뭔지 말어? 잔머리들 보다 brainless가 제일 무서워. 항상 마지막엔 걔네들이 이겨…무식해서지.” 

이 말은 과감성을 이야기하는 것인데…기업에 몸 담고 있으면서 전략을 이야기 하는 실무자들이 brainless 처럼 움직인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오늘 출근을 하니 모 포텐셜 클라이언트로 부터 제안설명회 참석 요청이 들어와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가지고 있는 파이낸셜그룹인데 제안을 요청하는 내용이 참…………… 난감하다.

내년중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그리고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에
우리 회사 관련 기사를 크게 4개에서 6개 가량만 실어주세요.

모르긴 몰라도 이 회사 홍보담당자들은 광고대행사 출신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런류의 제안 요청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오긴 힘들다.

나름대로 인하우스의 생각은 이렇겠다.

‘내년 광고 예산이 1-2억 있는데, 그걸로 광고를 할 까?
아니면 PR대행사 사서 조중동매경한경에 기사를 실어 예산을 쓸까?’

 이런 발상에서 PR에이전시 활용방안을 결제 받았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제안요청에 대해 PR대행사들이 대부분 그렇게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좀비들 처럼 비딩에 우루르 달려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조선에 최하 세번, 중앙에는 최소 다섯번 가능하구요…
예산은 하나 할 때마다 천만원인데 년간 계약이니..하나에 700으로 해드립죠…”

뭐 이런류의 제안을 해댄다는 거다.

그리고는 제안서에 이렇게 제목 붙인다. “OOO을 위한 MPR제안”

난감한 짓들이다.

PR 담당자가 PR 철학이 없으면 여러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자신의 회사 자체에도 브랜드 측면에서 그리고 관계측면에서 마이너스를 가져오면 가져 왔지 중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자들은 이렇게 치고 빠지는 식의 행태에 대해 항상 투덜댄다. 에이전시 인간들이 욕을 먹는 이유도 이런식의 일 처리들 때문이다. 기자가 쓴 기사를 사고 파는 행태가 정상은 분명 아니다. 에이전시가 그런 비정상적 트레이드를 창조하고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PR을 하기 전에 PR 철학을 먼저 키우는 게 좋다. 진짜 PR을 하고 있다 말하고 싶다면 말이다.

11월 30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4 Responses

소셜미디어와 PR

어제 호선배가 주최하는 PR trend briefing session이 있었다. 호선배는 PRSA 연례 컨퍼런스에서 주로 논의되었던 social media와 그를 이용한 PR case study를 맛있게 구성해 우리에게 설명해주었다. 아마 한 10년이 지나면 어제의 그 시간이 한국PR 역사상 의미있는 milestone으로 기록될 수도 있겠다 싶다.

호선배가 설명 하는 동안 나는 여러가지 곁가지 생각들을 하게 됬다. 내가 바라보는 소셜미디어 그리고 그 주변 환경으로서의 PR에 대한 나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본다. 완전히 ‘나’만의 생각이다.


1. 블로그 환경이 기존의 PR에 얼마나 빨리 영향을 줄것인가?

시간이 걸리리라 본다. 물론 엄청나게 오랜시간은 아니겠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미디어로 보면 1920년대 조선 중앙 동아가 처음 생기고 약 70년이 지나 한국에 PR대행사가 설립됬다. 그리고 그후로 2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의 PR 대행사들은 제대로 된 페이퍼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하고 있다. 뉴미디어로서 블로그의 생성은 환영할만 하다 그렇지만 그를 이용한 PR 대행사들의 서비스와 활용 프로젝트의 완성도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another 70-80년이 필요하진 않겠지.


2. 한국에서 블로그가 얼마나 활성화 될 것인가?

미국 같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 처럼 수많은 오따쿠나 전문가들이 블로깅을 하면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물론 없지는 않겠지만, PR 비지니스로 활용 할만한 파워 블로거들이 다양하게 양산되지는 않을 것 같다. 그 한 예로 내가 20대 초반일때 신방과 강의 시간에 교수님이 힘 주어 미디어의 미래로 강조 하셨던 것이 케이블TV방송이다. 일반 공중파 TV방송의 시간적 제약과 컨텐츠의 일반화에 반해서 케이블 TV는 시청자들을 컨텐츠의 천국으로 인도하는 큰 패러다임 선구자였다. 그 당시 3-4개 채널에 목을 메던 시청자들은 앞으로 100개 이상의 채널을 다 활용 할 수 있을것이라는 기분좋은 상상이 가능했다. 그러나 문제는 컨텐츠였다. 현재 케이블TV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created contents가 거의 없다. 철지나간 무한도전이 동시에 4-5개 채널에서 재방이 되고, 기껏 고안된 created contents라면 실제사례를 극화한 fake docu가 고작이다. 수만개의 블로그가 생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creative contents가 생기는 가가 중요하다. 그런의미에서 한국의 블로그스피어에…contents hungry 현상은 어느정도 뻔하다. 물론 조금씩 나아지겠지. 블로그 세대가 커가면서.


3. 블로그는 비지니스다

개인 미디어로서 블로그를 벌써 많은 경제인들이 비지니스로 활용하기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종이언론이나 TV언론 그리고 인터넷 같은 경우도 시작은 참으로 순수했다. 소식지로서의 종이 언론은 당시 무지몽매한 군중들에게 소식을 알리고, 방향성을 가미해 주었다. 여론지도자. 지도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지사(志士)적인 동기에서 시작된 언론도 나중에는 비지니스가 되었다. TV나 인터넷의 경우에도 최초 시발은 오락적인 동기였다. TV에는 드라마가 있었고 쇼가 있었다. 인터넷에는 최초 포르노사이트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TV나 인터넷은 대표적인 비지니스 필드가 됬다. 따라서 당연히 블로그를 미디어로 볼 때 블로그가 걸어갈 길은 비지니스 미디어라는 방향이다. 개인이 어떻게 비지니스화 되는가…이것은 논외다. 모든 블로그는 비지니스 개체가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블로그도 지금의 정체성을 일부 상실한 하나의 so-so media가 될것이다.

나도 블로그를 한다. 다른 선배들에게도 블로그를 하시라고 한다. 그러나 ‘블로그를 한다’는 것이 앞으로 올 소셜미디어시대에 동참한다는 뜻은 아니다.

PR담당자로서 그리고 PR의 미래에 대한 상상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블로그스피어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바라보는 입장은…

아직은 구경꾼이다.

소셜미디어가 비지니스적으로 아주 섹시한 미디어로 성장했을때..그 때 비지니스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만큼의 이해만이 지금 필요할 뿐이다. 비지니스 개체로서 변화를 이끌 여력은 없다. 생각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