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7월 292009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의사결정의 다이나믹스

A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서빙된 가든 샐러드에서 반숙이 된 3cm가량의 잘라진 뱀머리가 나왔다. 한 고객이 이 이물질을 발견하고 해당 레스토랑 종업원에게 강력하게 항의. 매니저 나와 음식물을 일단 수거 후 해당 고객에게 머리숙여 사과. 추후 보상책등을 알려주겠다고 고객 연락처를 구한 후 상황 관리 종료.



이 상황을 두고 “자…그러면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관리해야 가장 이상적인 위기관리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하고 물어보자. 해당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위기관리 의사결정 참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위기관리 관련 학자]
A 레스토랑은 일단 해당 이물질이 진짜 뱀의 머리인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그 이물질이 뱀의 머리로 확실하게 확인되었다면, 어떻게 그 이물질이 그 음식속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를 밝혀내라. 그것이 일부 직원의 탬퍼링이었는지, 아니면 우연히 음식재료에 섞여 들어갔는지를 먼저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정직하게 확인결과를 공개하고, 해당 소비자에게 사과한 후, 강력한 재발방지책을 수립 공개해야 할 것이다. 안그러면 실패 할 가능성이 많아진다.

[CEO]
아니, 뭐 이딴 일이 다있나? 내 사장생활 10년만에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다. 그 뱀머리인가 뭔가는 어떻게 거기 들어가있나? 매니저를 불러와라.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일단 그게 뱀머리건 아니건 그리고 그게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차치하고…언론에서 기사화 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어해라. 해당 고객에게는 어떤 보상이라도 해서 입을 막아라. 이게 공론화되고 회자되면 이번 주총에서 문제가 많다. 홍보팀과 CS팀은 밖으로 나가서 발로 뛰어라. 무슨일이 있어도 조용하게 넘어가야 한다.

[홍보임원]
기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거 골치 아프다. 최근 먹거리쪽에 기자들 관심이 많아서 오늘 내일 하고 있는데 막기 힘들다. 특히 OOO경제가 문제다. 그쪽하고 평소에 사이가 안좋은데 큰일이다. OOOTV쪽은 누가 담당할 건가? 그리고 그 고객이 블로그나 뭐 그런데다가 글 안올리게 CS쪽에서 빨리 해결을 좀 해달라. 고객이 설치면 힘들다…

[CS임원]
해당 고객을 만나봤는데…심상치가 않다. 친구가 OOOTV 기자라더라. 홍보팀에서 대처해 주었으면 한다. 고객이 그러는데…자기 아이가 놀라서 정신적인 피해보상까지도 생각 중이라고 한다. 일단 수천만원은 요구할 것 같은데…보험쪽에서 처리가능한 액수를 훨씬 웃돈다. 그리고 이 상황을 보험사쪽에다가는 뭐라고 해야 하나? 일단 무료시식권 50만원짜리를 제시해 놓았는데…반응이 안좋다.

[마케팅 임원]
아니…지금 내일부터 새로운 유기농메뉴 TVC가 나가는데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쩌나? TVC내리거나 미룰수는 없다. 홍보팀에서 어떻게든 회자 안되게 막아달라. CS쪽에서도 사장님 말씀하신 것 처럼 돈을 쓰더라도 입을 막아라. 이번 TVC잘 안되면 끝장이다.

[법무임원]
홍보팀에게 말해둔다. 이번건으로 기자들과 통화하거나 이야기하지 말아라. 괜히 긁어 부스럼이다. 그리고 CS는 해당 고객이 비상식적인 금액을 요구하면 그 요구사항들을 녹음하거나 이메일로 받아라. 추후 소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 일부 찌라시같은 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기사화하면 다 소송으로 대응해야 한다. 홍보팀은 그 부분을 강력하게 인식시켜라.

[구매임원]
우리 식자재는 미국 FDA승인된 업체들에서 글로벌 공동구매를 한다.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었다. 근데 이런 이물질은 당황스럽다. 납품업체에게 방금전 문의하니 불가능하단다. 특히 뱀이라는 생물체 부분이 나온게 의심스럽다. 이 부분은 과학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좀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기술분석 임원]
뱀머리는 일단 수거했고 분석중이다. 2주정도 걸리면 그게 어떤 종류이며 어떤 상태인지를 확실하게 과학적으로 판별할 수 있겠다. CS와 홍보팀에서는 급하겠지만…조사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이물질에 대해 추측하지 말아달라.

[대관부문 임원]
방금전 식약청에서 전화가 왔다. 이 소식이 들어간것 같다. 해당 고객이 찔렀는지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하는지 가이드 라인을 좀 세워야 겠다. 일단 해당 이물질 수거까지는 인정할까? 이물질 내용분석은 추후에 나온다고 하고 일단 넘어가야 하나?

[소셜미디어 팀장]
트위터에서 소스를 알수는 없는데…관련한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 아마 이물질 발견 고객이 아니라 그 주변에 있던 다른 고객들이 해당 사건을 보고 트위팅을 한 것 같다. 아직 우리 회사명은 대화에 나오지 않고 있는데…향후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나?

[CEO]
아무튼 온라인이고 오프라인이고 해당 관련해서 언급되거나 회자되면 관련 부서들은 책임을 져라. 무슨일이 있어도 죽을힘을 다해 방어해라.

[레스토랑 매니져]
제가 책임을 지고 사직을 하겠습니다. 어떤 문제이건 제 레스토랑에서 벌어진 일이고, 책임이 무거우니 제가 먼저 옷을 벗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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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를 위해 대응전략과 방법을 정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서로 엇갈린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이 선행된다. 대부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주장들은 비전략적이고 본능적이다. 또한 자신의 업무 이해관계에 충실하다.

누구도 회사 전체의 시각으로 모든 의사 타진 결과들을 취합, 분석, 정렬하기 힘들다. (따라서 대부분 CEO의 직관으로 위기관리가 진행되곤 한다)

이 Chaos내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 오너십과 리더십을 가지기는 더더욱 힘들다. 많고 다양한 내부의 이해관계자들이 학자들이 맨 위에서 이야기한데로 그대로 순순히 따를 가능성도 희박하다. 회사의 철학을 이야기하기에는…다들 정신이 없다.

One soultion fits all하는 솔류션이란 위기관리에 애초 존재 불가능하다. 그래서 외부 코치들이 필요한 것이다…하지만, 외부 코치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일부 잘못된 결정을 고집을 하게되는 원인도 one solution fits all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아이러니고…혼동이다. 그게 위기관리다.

7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OO 위기관리 – 너무 넓은 개념 위기관리

클라이언트들이나 일반 기업 임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 ‘위기관리’ 라는 개념 처럼 넓고 다양한 개념이 그리 흔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구글이나 네이버를 찾아보고, 각종 뉴스 기사나 칼럼을 읽어 보아도 이 ‘위기관리’라는 단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 개념이 버라이어티하다.

  • 거시 경제적 위기관리
  • 금융/자금 위기관리
  • 주가 위기관리
  • M&A 위기관리
  • (재난) 위기관리
  • 대테러 위기관리
  • 선교지역에서의 위기관리
  • 군사적 위기관리
  • 외교적 위기관리
  • 인종간/부족간 위기관리
  • 사이버(IT) 위기관리
  • 스포츠팀의 (승률관련) 위기관리
  • 리더십관련 위기관리
  • 정치적 위기관리
  • 기업문화 위기관리
  • 영업 위기관리
  • 마케팅 위기관리
  • 브랜드 위기관리
  • 서비스 위기관리
  • 재고/유통/물류 위기관리
  • 인사 위기관리
  • 부부간의 위기관리
  • 결혼생활의 위기관리
  • 청소년 시기의 위기관리
  • 중년 위기관리
  • 정신적 위기관리
  • 건강 위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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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분야와 이슈들 뒤에는 ‘위기관리’라는 개념을 붙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처럼 위기관리라는 개념은 우리들의 생활과 비지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또 중요하다 여겨지는 하나의 ‘이상적 수준’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반대로 위기관리 실무를 진행하는 측면에서는 이렇게 해당 직무의 개념이 넓다 보니 어느 한 분야에만 특화해서는 실무를 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 할 정도로 직무기술(description) 자체가 어렵다.

기업에게 위기관리 담당자(Crisis Manager)란 의미는 위의 여러가지 분화된 위기관리들 중 기업의 비지니스와 연관된 부분들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고, 대비하고, 훈련하는 사람을 뜻 한다. 또한 해당 위기가 발생시에 리더십과 오너십을 가지고 위기를 관리해 나가는 전문가를 뜻 한다.

모든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같은 Role과 Responsibility를 가지지는 않으며, 각각 보유해야 할 역량과 실행방식 또한 다르다. 일부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무자들이 위기관리 담당자들간의 내공(?)을 겨루고는 하는데…쓸데 없는 시도라고 본다. (기준이 뭐냐 하는거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을 경쟁시키고 상호 비딩하게 하는 프로세스도 참…민망하다)

사람마다 각자의 설움이 있듯이 기업에게도 각자의 위기가 있다. 그리고 위기관리 매니저들의 각각 다른 역할과 임무 그리고 실행 패턴이 존재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에 맞는 담당자를 키우고 지원하는게 위기관리 컨설턴트/코치들의 역할인 거다.

너무 과도하게 욕심내지는 말자.

 

5월 11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시나리오 경영 만큼 싫은게 없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시나리오 경영은 필수적이다. 이는 최고경영자(CEO)나 어느 한 부서의 역량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전사 차원에서 경영 상황을 둘러싼 다양한 변수들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시나리오를 개발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제대로 된 시나리오가 뒷받침 될 때 CEO의 의사결정은 빛을 발할 수 있다. [디지털타임스]

시나리오 경영에 대한 기고문이나 기사들을 여럿 볼 수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베이스로 하는 의사결정만큼 힘든 게 없다. 실무자들에게 하나의 이슈에 대해 모든 시나리오를 추출해 검토하라는 지시를 하는 보쓰만큼 솔직히 미운(?) 상사가 없다.

한국적인 생각으로 하나의 사건에는 하나나 두개의 결과가 있다고 미리 전제를 해 버리기 때문에 그 이외의 다양한 시나리오는 상당히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일이 아닌가 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이나 일부 전문가들은 ‘발생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아야 의사결정이 더욱 정확하고 전략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이 시나리오 개발 과정에서 이미 편견이 개입을 하게 되고, 의사결정자들이 무료하게 모든 시나리오를 하나 하나 깊이 검토하기 보다는 각 시나리오에 대한 브리프를 받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도 편견이 강화되기 마련이다.

시골 장터의 OO아가씨 선발 대회같이 미리 진선미가 정해져 있다는 의미다. 외부적으로는 모든 시나리오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지만, 각 시나리오에 대한 비중이나 중요도 책정이 이미 서로 차이가 난다. 실무자 차원에서나 의사결정자 차원에서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개인적으로 시나리오 경영은 스피드에 대한 문제라고 본다. 시나리오 개발에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깊고 넓은 정보량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정보량은 실무자들이 소화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량이 담보되어야 한다. 또 물리적 시간을 소비해 도출한 시나리오들을 하나 하나 검토 한 뒤 의사결정을 하려면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당연 시나리오 경영은 스피드가 떨어진다.

밥을 빨리 먹는다는 한국인과 한국 조직에게는 시나리오 경영은 어울리지 않는 외국산 명품 재킷 같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시나리오 경영은 일종의 편견 경영이라고도 본다.

하지만 위기관리 코칭에 있어서는 이러한 시나리오 경영이 주가 된다. 왜냐하면 위기시에는 다른 의사결정을 도와줄 체계적인 방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타이밍이 핵심인 위기관리에서 시나리오 경영이 주가 되는 것도 아이러니다. 이 시간적인 스피드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코치들이 필요하다. 시나리오 경영이 from scratch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이래서 말이 된다.

3월 202009 Tagged with , , , , , 3 Responses

네비게이션과 코치의 비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비지니스로 한다고 하면 다들 ‘위기관리’라는 말도 참 생소한데…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또 뭔가? 거기다가 그걸 ‘코칭’한다는 건 또 무슨소린가 한다.

어짜피 이 비지니스가 B2B이기 때문에 (다행이도) 세세한 설명은 그렇게 필요가 없다. 그러던 중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와이프가 모는 차에 올라 탔는데…네비게이션이 작동되기 시작하는거다.

와이프 직장을 목적지로 설정해 놓았는지 내가 가는 지점까지 가는 동안 계속 네비게이션은 이렇게 소리를 치고 있다.

“전방 OO미터앞에서 U턴입니다”
“전방에서 좌회전 후 U턴입니다”


한 15분 정도 이 소리를 반복적으로 듣고 있으니 슬슬 짜증이 난다. 새로 산 차라서 아직 네비게이션 작동법을 완전히 익히지 못해 제대로 꺼 버릴 수도 없다.

사실 네비게이션이 최종목적지로 가는 길을 찍어만 놓으면 운전자가 다른길로 접어 들면 그 자리에서 최선의 루트를 재검색해서 알려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전 차에 달린 것은 그랬었는데…이번 차는 이 네비게이션이 아주 엉망이다)

운전자에게 자꾸 되돌아가라고 협박이나 강요를 하지말고, 앞으로 최선의 길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미리 점쳐 알려줘야 하는거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프로세스도 마찬가지다. 클라이언트가 곧 운전자다. 자신이 가고 싶은 길로 가는거다. 코치가 운전자의 운전대를 잡아 채거나, 옆에 앉아서 계속 길이 틀렸으니 오던 길로 되돌아가거나 유턴을 하라고 의미없는 반복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안된다.

운전자가 바보가 아닌이상 이 길로 들어선 이유가 있고, 맥락이 존재한다. 운전자가 바라는 것은 어떤 이유나 맥락때문에 이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코치가 빨리 인정해 주고, 그 다음 루트를 알려 달라는 게 전부다.

여기에서 클라이언트와 코치간의 상호관계성(interaction)이 중요하다는 insight를 얻게 된다. 이런 기반이 없으면 다음과 같은 운전자의 선택만이 남는다.

1. 네비게이션이 자꾸 반복적으로 고집을 피워도 그냥 갈길을 간다.
2. 네비게이션을 꺼버린다.
3. 나중에 목적지에 도착해 네비게이션을 뽑아 버리고, 새로운 네비게이션을 장착해 넣는다.
4. 아예 다음부터는 네비게이션을 켜놓지 않는다.

4개 다 코치의 손해다. 물론 클라이언트는 스스로의 손해를 감수한다.

멍청한 네비게이션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결론이다.

 



 

3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DIY 시리즈: 트레이닝 실습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자, 이제 미디어 트레이닝 디자인도 끝났고, 이 트레이닝을 진행 할 트레이니들의 훈련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는 실행이다. 트레이닝 장소로 정해진 회의실에 미리 들어가서 각종 장비들을 점검한다. 그리고 정성껏 만든 미디어 트레이닝 자료들을 참석하실 CEO와 임원분들의 자리에 가지런히 정돈 한다.

자료는 하루 동안 진행할 프로그램 아젠다들과 각 아젠다별로 토론을 진행할 내용들을 문서화해서 제공하면 된다. 보통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만들어 한장 한장 공유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이는 트레이너와 트레이니들의 스타일에 맞추면 된다. 사내적으로 워드 문서가 편한 곳은 그냥 워드 중심으로 자료를 만들고 토론을 이끌어 나가면 된다.

처음에는 이 트레이닝을 이끌 홍보임원이 참석한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언론의 이해 부분을 설명해 드린다. 이 부분 또한 참석하신 분들의 수준에 맞는 적절한 정보들이 제공돼야 하고, 토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 흔히 기업 경영진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기자들은 어떻게 기자로 훈련 받는가?” “왜 기자들은 그렇게 좋지 않은 내용만을 찾아 다니는가?” “만약 잘 못된 기사가 나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현실적인 질문들이 많다.

“왜 기자는 좋지 않은 기사만 찾아 다니나?”
참석자분들이 외국인들이거나 국내 언론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언론계 지도를 보여주면서 토론을 전개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학문적인 이해를 도모하거나 정보 주입만을 위한 세션이 되지 않게 조심하라는 것이다. 전반적 내용은 극히 실무 중심적이어야 하고, 참석자분들이 바로 기억하고 써 먹을 수 있게 살아있는 내용들이어야 하겠다.

두번째 세션에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에 대한 세션을 가진다. 이 칼럼코너를 통해 필자가 지난 1년 반동안 반복적으로 제공한 내용들이 그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기업 경영자분들은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평생 개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져 계신 분들이다. 그러나 분명히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개인과의 커뮤니케이션과 180도 이상 다르다. 이 부분을 아주 세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토론을 전개하자.

흔히 트레이니분들은 이 부분을 그냥 흥미롭게만 구경(!)하고 지나가려 하곤 하는데,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부분이라 각별하게 이해 지수를 높여야 하겠다.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은 곧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사전 작업이기 때문이다.

다음 세션은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는 세션이다. 해당 미디어 트레이닝의 주제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여보자. 만약 노조파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개발하려면 여러 부문장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나누도록 하자. 노조파업과 관련해 조만간 어떤 유형의 사건이나 논란들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각각의 사건이나 논란별로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도출해 리스트화 해 보자. 그 다음은 각각의 이해관계자들과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고민해 보자.

보통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순서는 포지션을 정하고, 핵심 메시지를 만들고, 이 핵심 메시지 하나 하나를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약간씩 수정 적용하는 프로세스다.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는 다년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도 힘들어 하는 프로세스다. 따라서 DIY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분들은 일단 사건이나 논란 이슈를 가지고 이해관계자들 각각에게 어떻게 어떤 메시지를 적용해야 하는지 우선 고민해 보는 게 좀 더 도움이 되겠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들이 모두 정리가 되면 그 메시지들을 펼쳐 놓고, 회사의 공식적인 핵심 메시지들을 역으로 정리해 보자. 각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메시지들 간에 어떤 모순은 없는지, 잘못된 부분들은 없는지를 살피자. 공통적으로 기반을 이루는 메시지들을 가능한 많이 뽑아, 유사한 메시지들을 크게 묶어 최소화 하자. 그러면 이 세션은 성공이다.

마지막 토론 세션으로는 이전 세션에 공유한 메시지들을 가지고 어떻게 인터뷰와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하는 가 하는 인터뷰 기술에 관련된 세션이다. 인터뷰시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인터뷰 기술에 대해 심도 있는 공유를 하는 시간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꽃, 실습 세션
이후는 미디어 트레이닝의 꽃인 실습 세션이다. TV카메라를 켜 놓고, 조명과 마이크를 세팅 하고 일대일 인터뷰가 진행이 된다. 트레이너 트레이닝을 거쳐 준비된 내부 직원들이 앞에 앉은 임원 각자에게 언론 인터뷰 형식으로 질의와 응답을 진행하면 된다.

문제는 내부 직원들이 고위 임원들에게 공격적이거나 민감한 질문을 하기 힘들다는 현실적 장벽이다. 하지만, 미리 미디어 트레이닝에 대한 사전 인식을 공유하고, 훈련 목적을 강력하게 인정한다면 임원들의 다른 오해나 직원들의 부담은 최소화 될 수 있겠다.

질문은 기본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한다. 최악의 가능한 질문이 핵심이다. 가능한 인터뷰이를 당황하게 만들거나, 핵심 메시지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방식이어야 한다. 억지나 위압적인 질문방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모든 논리적 공격은 포함되어야 하겠다. 이런 공격적인 논리들을 통해 좀 더 회사의 공식입장과 메시지들을 검증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홍보임원이나 팀장급의 시니어들은 이 인터뷰 실습 과정을 주의 깊게 분석해 각 임원별로 인터뷰 태도와 메시지 전개 방식 그리고 논리적인 주장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 보통 홍보 임원분들이면 기자들과 매일 여러 가지 이슈들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을 한지 15~20년 이상 되시는 분들이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자신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성패 기억들을 잘 가다듬어 임원들에게 조언을 하면 된다. 이때만큼은 기업 내부의 직원이 아니라 스스로를 중립적인 코치로 포지셔닝 하는 게 좋다.

자, 모든 세션이 끝났다. 실제로 이 세션을 진행해 보면 무척 힘들다. 모든 트레이너들은 녹초가 되고, 트레이닝의 대상이 되었던 트레이니 분들의 머리에는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는다. 마지막으로 이 트레이닝을 진행한 홍보임원이 참석한 다른 임원들 각자의 의견들을 짤막하게 듣고, 박수를 치고 끝낸다. 그리고…고생했으니 다들 함께 맥주 한잔 하면 된다. 좀 더 발전적인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은 그 때 나온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3월 04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유니버설한 원칙이 있을까?

어제도 대학원 강의 시간에 학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되었다. 과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그 이전에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원칙 그것도 유니버설한 원칙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90% 이상은 ‘원칙’에 관한 것들이다. 이들 중 미국쪽 자료들이 99%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데 거기도 원칙들을 말하는 사람들은 많고 그 내용은 거의 다 비슷하다.

사실 현장에서 실제 위기에 맞서 싸워야 하는 실무자들에게는 원칙이 그렇게 큰 무기는 되질 못한다는 게 안타까운 일이다. 평시에 그렇게 고개 끄떡여 가면서 이해하고 시험까지 보았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원칙들이 막상 나의 일이 되고 나면 여간해서 기억이 나지 않거나, 현실 가능성이 없어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게 된다는 거다.

항상 상황과 맥락을 깊이 분석해야 그에 맞는 실제적인 원칙과 의사결정을 수립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넘나드는 유니버설한 원칙은 그리 흔하지 않은게 당연하게 보인다. 그러면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노 코멘트하지 말아라.
상식이다. 위기시에 노코멘트는 죄를 인정하는 것(guilty)이 된다. 노 코멘트를 하려면 무조건 입을 다물지 말고, 언급 할 수 없는 이유를 대거나 논리적으로 양해를 구하라고 한다.

But, 노 코멘트를 피치 못해 해야 할 때도 있다. 만약 오너가 계신 대형그룹사에서 오너께서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절대 코멘트하지 말고 언론의 취재요청을 무시하라 하신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홍보임원이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이슈라면 어떻게 할까? 이때 오너에게 달려가 노코멘트하면 안된다고 간언을 하나?

오프더레코드 하지말아라.
이걸 남발하는 경영자는 아마추어라고 했다. 기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요청이나 원칙을 보호해 주지 않으니 알아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말을 미리 가려서 보수적으로 하라는 주문이다.

But, 막상 위기가 터져 공중의 이목을 다른쪽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언론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전략적으로 오프더레코드라는 지렛대를 이용해 경쟁사를 물고 가거나, 관련 정부부처들과 한그룹이 되는 플레이도 가능 하다는 거다. 우리가 살고 봐야 한다는 포지션이 있다면 가능한 플레이 아니냐 하는거다.

공감해라.
공감하라고 했다. 일단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공감은 커뮤니케이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고 한다. 오디언스들은 기업이 자신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먼저 원한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기업 커뮤니케이터는 위기시 타겟 오디언스 그리고 메이저 공중들과 공감 하라고 한다.

But, 공감을 하면 사정상 안될때도 있다. 예를들어 우리당의 존재가치가 절대 보수인데…전반적 시대의 조류에 따라 진보로 가면 안된다 생각할 때가 그렇다. 국민들이 모두 원해도 우리의 정체성이 있어서 이걸 포기하면 색깔을 잃는 경우가 있을테다. 내부 인력이 크게 잘 못을 했다고 하는데 이를 비판하는 공중들과 공감할 수는 사실상 없을 때가 있다. 왜냐하면 공감을 해서 자체적으로 비리를 오픈하게 되면 우리회사의 핵심경영진들이 다 말려 들어가게 되고 회사의 존폐가 어려워질 수도 있는 케이스말이다. 위기관리의 목적은 자사를 위한 것인데…무조건 공감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이 말이다.

거짓말하지 말아라.
다 들통이 난다는 거다. 공중을 우습게 보지말라는 거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비밀은 없다고 한다. 항상 진실만이 살아남고 위기시 거짓말은 공중을 화나게 해서 항상 실패하게 한다고 한다.

But, 아무도 검증할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 까지 진실을 털어 놓을 이유가 있냐는 거다. 고해성사를 하는 것도 개인의 일이지 기업이 위기를 맞아 쌩뚱맞게 고해성사를 해 댈 명분이 사내에 어디에 있을까 하는거다. 그걸 누가 책임질꺼냐는 거다.

투명해라.
항상 기업은 투명하라 한다. 위기시 투명성이 위기 극복의 가장 큰 가용자산이라고 한다. 재정적으로나, 경영원칙상으로나, 윤리적으로 투명한 기업만이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한다.

But, 근데 이 원칙은 이미 투명한 회사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주장이 있다. 위기가 일단 터졌는데…기존에 투명하지 않던 우리 회사가 어떻게 갑자기 투명하게 변할 수 있냐는거다. 위기를 터닝포인트로 투명해지자 하는 주장도 일단 살고 봐야 실행이 가능한거 아니냐 하는거다.


대표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원칙들에 대해서 실제적인 반론들을 한번 적다보니까…공통적인 결론이 insight로 정리된다.

원칙은 좋은 기업에게만 유효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 원칙은 해당 기업이 좋은 기업 그리고 훌륭한 기업이라는 전제를 두고 정해 온 가치라는 거다.

문제는 원칙이 아니라 기업 그 자체라는 사실이다. 훌륭한 기업들로만 시장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유니버설한 원칙은 통하지 않는다는 거다. 여기에 위기관리 코치들의 도전이 있다. 원칙으로만 코칭을 할려고 하면…누구든 다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3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DIY: 트레이너 트레이닝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기본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은 1일 8시간을 기본으로 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사정에 따라 그 6시간 또는 4시간 가량으로 축소해 실행할 수도 있지만, 자주 미디어 트레이닝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6~8시간 가량이 코칭 결과를 감안 할 때 가장 이상적이다.

시간 구성 또한 각 기업과 조직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담아 낼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언론의 이해, 언론 취재 방법의 이해, 언론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뷰 기법 이해, 핵심 메시지 개발과 같은 기반 교육이 절반을 차지한다. 나머지 절반은 실제 인터뷰를 연습하는 인터뷰 실습 세션으로 진행된다.

트레이너들의 구성과 역할을 보면, 보통 미디어 트레이닝은 메인 코치와 어시스턴트 코치들이 진행을 한다. 이외에 트레이닝 진행을 돕는 TV카메라, 오디오, 조명, 편집 크루(crew)들이 함께한다. DIY적인 개념에서 인하우스에서 메인 코치는 팀장급 이상이 맡는 것이 좋다. 메인 코치는 언론관계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다양하고 깊어야 하고, 특히 전략적 메시지 개발 능력이 경험과 훈련을 통해 탄탄하게 정립되어 있는 시니어 실무자이어야 한다.

인하우스에서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할 때 트레이닝 진행을 돕는 TV크루 등은 내부 방송팀을 교육해 활용하든가, 외부 영상업체들을 아웃소싱 하면 된다. 이들의 가장 큰 역할은 실제적인 언론 인터뷰 환경을 조성하고, TV 카메라 테스팅을 통해 미디어 트레이닝에 참석한 트레이니들에게 생생한 언론 인터뷰 경험을 제공해 주는 데 있다. 또한 이들이 만들어 내는 영상은 미디어 코치들이 각각의 트레이니들에게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제공해 주기 위한 장치가 되겠다.

예상질의응답 팩부터 만들어야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면서 트레이너들이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작업은 메인과 어시스턴트 코치 역할 분담 외에 인터뷰 실습시 활용해야 하는 예상질의응답이다. 앞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미디어 트레이닝 주제와 관련된 가능한 모든 질문들과 그에 적절한 핵심 답변들을 하나의 팩으로 완성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일단 예상질의응답 팩이 마련되면 이를 메인 코치와 어시스턴트 코치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숙지해야 한다. 특히 어시스턴트 코치들은 실제로 하반부인 인터뷰 실습 세션에서 질문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질문 내용 자체보다, 여러 가지 질문 스킬을 활용한 다각적 질문 방식에 익숙해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시스턴트 코치들은 하나의 이슈를 360도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메시지 스킬적으로 숙고해 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부분은 사실 돈을 주고도 얻기 힘든 스스로에 대한 훈련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앞부분인 기반교육 부분은 가능한 강의 형식이 아니라,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강의보다 토론이 트레이니들의 정보 습득과 체득의 감도에 있어 몇 배 이상 더 하다. 일부 인하우스들은 흡사 브리핑 같은 정통 강의 형식을 요청하곤하는데, 이는 미디어 트레이닝의 핵심에 어울리지는 않는 주문이다. (이 부분에서 국내기업과 외국기업간의 기업문화 차이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기자에 대한 이해라는 소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할 때, 강의형태로 기자들의 인구학적인 분석, 기자들의 활동, 기자들의 하루 일과, 취재시스템에서의 기자 등등 교과서식 각 주제별 주입교육은 지양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메인 코치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사의 CEO와 임원들에게 “평소 언론사 기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그들과 마주치거나 자리를 했을 때 어떤 어려움이나 기억들이 있습니까?” “왜 그들이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등등과 같이 열린 질문과 대화를 통해 상호간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 기법과 핵심 메시지 개발 세션에서도 이런 원칙은 공히 고수되는 것이 좋다. 특히나 핵심 메시지 세션은 미디어 트레이닝에 참석한 모든 주체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게 토론하고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아주 매력적인 과정이다. 평소에는 상상할 수도 없이 깊이 있는 토론들이 진행되곤 한다. 이는 내부 홍보부문의 중요도 및 위상과도 관련된 부분이다. 메인 코치가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하반부 인터뷰 실습에서는 메인 코치는 어시스턴트 코치들이 기자의 역할을 하고, 트레이니인 임원들 한 분 한 분이 실제 인터뷰 실습을 진행하는 동안 철저하게 옵저버 역할을 한다. 단, 한 분의 인터뷰가 끝났을 때 그 분의 인터뷰 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실제로 인터뷰 실습을 진행하다 보면 전체적으로는 수백 가지 개선 사항들이 다양하게 발견된다. 하지만, 각각의 트레이니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개선 사항은 십여 개로 줄어든다. 모두가 공히 극복하기 힘들어 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개선 대상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개선 사항들을 족집게처럼 찍어내는 것이 메인 코치의 역할이다. 한가지 명심할 것은 이는 비판이나 힐난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안전하고 프로다운 언론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배양하기 위함이라는 개념을 트레이니들과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트레이닝 DIY에서 트레이너 트레이닝의 내용들은 이와 같다. 이런 일련의 작업들을 실제로 해보면 매우 재미있다. 그리고 코치들이 얻는 소득도 매우 많다. 좀 더 수준 높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내부에서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부 기관에 트레이너 트레이닝을 의뢰해 실제 홍보부문의 인하우스 코치들이 공식적인 트레이너 트레이닝을 받아 보는 것도 좋겠다.

PR에이전시 AE들도 클라이언트들을 위해 PR을 대행하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나서고 있다. 이들 각자도 자신의 클라이언트들을 위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딱히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기 위해 트레이너 트레이닝이 필요하지 않다 해도, PR을 하는 실무자라면 이런 역량을 미리 미리 키워두는 것이 클라이언트에 대한 성공적 서비스와 자신의 성공적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2월 262009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이상적 위기관리와 현실적 위기관리

쥬니어 시절 선배들로 부터 가장 듣기 싫었던 소리들 중 하나가 ‘너무 이상적이야’하는 투의 말들이었다. 꿈을 꾸고 있다는 비아냥(!)도 술자리에서 들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말씀을 해 주신분이 나와 가장 가까운 분들 중 한분이 되어 있지만…)

그당시에는 이런 마음이 있었다. ‘이상적인 것이 곧 현실적인 거야. 두고봐. 언젠가 그게 맞다고 생각할 날들이 올꺼니까.”

그리고 이런 말들을 싫어했다. ‘너무 교과서적이야. 현실은 교과서와 틀려’ 그때는 이런말을 하는 사람들과 싸웠다. ‘이론과 현실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당신이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하면서 클라이언트들의 마음속을 읽다보면 위와 똑같은 갈등을 함께 읽게된다.

이상적인 위기관리 그리고 현실적인 위기관리 사이의 갈등이다.

‘내가 위기관리에 대해서 배웠을 때는 기업이 항상 고객과 소비자의 편에 서야 한다고 배웠지. 그러면 이번 이슈에 대해서는 고객과 소비자들을 생각해서 자발적 리콜을 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래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되는 것 아닐까?’

‘말도안되. 올 한해 장사를 다 해도 그 비용을 감당 할 수는 없어. 회사가 망한 후에도 위기관리 타령을 한껀가? 현실적인 위기관리는 이번 사안에 대해 그냥 넘어가는거야.’

‘만약 그냥 넘어가려다가 이 일이 더커지고,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지면 어쩔라고 그래? 이번이 우리가 고객과 소비자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강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쓸데없는 소리. 우리가 그들에게 우리의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다른데도 많아. 일단 이번 것은 그냥 넘어가자구. 왜 그렇게 일을 벌릴라고 그래?’

‘아냐…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건은 그냥 넘어가지 못할 것 같아.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거든.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이번 이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우리가 선수를 치자는 거야.’

‘말이 안 통하는구나. 당신은 너무 이상적이야. 이론적이구. 왜 현실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나? 하루 이틀 사업한 것도 아니고.’

‘나도 당신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 항상 왜 그렇게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지 몰라. 저번에도 그렇게 당하고 나서는 말이지. 실패에서 배우는 학습이 없는건가?’

이런 갈등들이다.

위기관리 코치는 이 갈등 사이에서 어디에 서야 할까? 정답은 항상 클라이언트의 마음 속에 있다. 클라이언트가 어떤 위기관리 방식을 원하는 가를 읽는 것이 코치가 해야 할 가장 첫번째 일이다. 일단 클라이언트가 어떤 방식을 원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들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그런 클라이언트의 방식에 어떤 pros와 cons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게 그 다음단계다. 선택은 클라이언트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코치는 그 선택이 가져올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충분하게 클라이언트에게 이해를 구하는 게 중요하다.

코치는 실행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측은 한다. 그 예측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선택을 하는 클라이언트는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위기관리 코치가 할 수 있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거의 유일한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클라이언트와 싸우는 코치가 가장 저급이다.

 

 

2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7 Responses

좋은 Crisis Communication Coach가 되는 방법

많은 PR에이전시 AE들이 Crisis Communication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얼마전 AE들을 대상으로 3주간 Crisis Communication Coaching Session을 진행했을 때도 여러 AE들이 일상에서 클라이언트들로 인해 수행했던 많은 케이스들과 퍼포먼스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PR에이전시에서는 내부적으로 자사 AE들을 대상으로 하는 Media Training을 정기적으로 실행해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한다. 혹시 내부에서 그러한 Training을 진행 할 수 있는 적절한 Coach가 없다면 외부 Coach들과 연계를 해서라도 자사 AE들에게 적절한 실무자 능력을 배양해 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미래의 Crisis Communication Coach를 꿈꾸는 PR 에이전시 AE들에게 주는 몇가지 조언이다.

1. 가능한 많은 Crisis Case와 Crisis Communication Case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기

매일 같이 클라이언트사 모니터링 뿐 아니라 경쟁사 및 타사들의 위기 사례들을 퇴근 후에 심도있게 들여다 볼 것. 각 회사들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고, 왜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었고, 못되었는지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분석해 볼 것.

2. 클라이언트사를 위해 스스로 Crisis Vulnerability Audit을 해보기

위기 취약점 진단을 통해 내가 담당하고 있는 클라이언트에게 어떤 위기 요소들이 잠재되어 있고 발생 가능한지를 한번 점검해 볼 것. 적절한 정보가 없으면 인하우스와 함께 마주 앉아 하루 정도 이야기를 해 보기. 클라이언트의 머릿 속의 정보를 이끌어 내는 것도 코칭.

3. 만약(What If)라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일하기

경쟁사나 타사들의 실제 위기 사례를 남의 일로만 보지말고, 만약 우리 클라이언트가 똑같은 입장에 처해 있다면 하고 가정 해 보기. 가정에서 끝내지 말고 한번 깊이있게 클라이언트만의 포지션에 대해 생각해 보고, holding statement와 Expected Q&A를 대충이라도 정리해 보기. (이 부분에서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음. “에이전시에서 클라이언트에게 fee를 청구하지 못하는 일을 왜 우리가 스스로 해야 합니까?” 여기에 대한 답은 하나. “그러면 하지 마세요” – 사실 PR 에이전시에서 Retainer 클라이언트를 위한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1년 내내 한두번도 많다. 1년에 한두번 해서 Coach가 되려면 은퇴후다. 알아서 할 것.)

4. Crisis Communication Workshop이나 Training에 참석해보기

모 개그맨의 유행어 처럼. “해봤어요? 안해 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라 했다. 일단 자기가 트레이닝을 적절하게 받아 보지 않고 클라이언트나 후배 AE들을 트레이닝 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어떻게해서든 수준있는 트레이닝이나 워크샵에 참석해 볼 것. (위기관리의 이해 뭐 이런 개론 강의는 제외) 가장 좋은 것은 클라이언트를 위한 트레이닝이나 워크샵에 직접 참석해 보는 거지만…이를 진행하는 에이전시 시니어 AE나 컨설턴트가 없으면 참석에 의미가 없다. 외국계 PR에이전시는 해외등지에서 진행하는 Trainer Training을 받을 수도 있지만…영어로 진행하는 트레이닝도 한계가 있다. (이는 실제로 진행해 본 선수들은 안다.)

5. 하루 하루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살기

하루 하루 기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정보를 트레이드 하는 것도 일종의 crisis communication이라 생각하면 된다.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잘 가려서 전략적으로 하는 습관은 이런 하루 일상에서 단련될 수 있다. 그냥 기자와 만나 밥만 먹고 헤어지는 건 클라이언트에게나 내 자신에게도 별반 도움이 안된다. 물론 기자도 그렇다.

6.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를 두루 경험해 보기

에이전시에서 아무리 40-50개 클라이언트를 서비스해 보았다 해도 인하우스의 생각을 100% 알기는 불가능하다. 특히 Crisis Communication은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이고, 조직내 의사결정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매우 은밀한 프로세스다. 기업 내부 조직의 경험이 없이 제3자적인 스탠스와 시각으로는 완전하고 실제적인 코칭에 한계가 있다. Study-based Trainer와 Experience-based Trainer는 매우 다르다. 명심.

7. 항상 깨어있기

마지막으로 Crisis Communication Coach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지금 이시간에라도 포텐셜 클라이언트에게 전화가 와 “말 못할 위기가 발생했으니 빨리 우리 사무실로 와 줄수 있겠냐?”했을 때 빨리 상황을 어느정도 크로스 체크하고, 가능한 정보를 수집해 그 자리에 임해야 한다. 항상 모든 이슈들의 흐름에 눈을 분배하고 있어야 하고, 관심과 상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항상 업데이트 된 이슈 변화들에 민감성을 키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 특히 소셜미디어 관련 이슈들은 많은 시니어들에게는 답이 없다. 그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꿈을 가진 쥬니어들은 꼭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정리하고 보니 정말 어렵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PR 업무 그 자체다. 일단 해보자. 해보고 나서 어려웠다 하는 사람이 진정 멋진 사람이다.

7월 24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질문자 vs. 답변자

언론 인터뷰도 그렇고 대정부질의응답도 그렇고 질문자와 답변자 중 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할까? 답은 그 인터뷰와 질의응답을 지배하는 사람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겠다. 물론 국회의원들의 대정부질문에서 정보로 승패를 가르려 하지 않고 말자르기, 윽박지름, 일장연설로 게임의 룰을 해치는 케이스는 열외겠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준비하면서 어제는 하루종일 클라이언트 부문별 내부인력들로 부터 이슈 블리핑을 들었다. 평생 그일을 해 오신분들의 아주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설명들을 듣고 우리 컨설턴트들이 기록을 했다.

보통 언론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두가지 형태로 크게 나눌수 있겠다. 하나는 몰라서 물어보는 질문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알면서 물어보는 질문이다. 첫번째 질문은 문제가 없지만, 두번째 질문은 항상 민감한 결과를 생산한다.

특히나 답변자보다 질문자가 더 많이 알고 있거나 더 자세히 알고 있을 때가 문제다. 옛말에 적을알고 나를알면 위태로움이 없다 했는데 그말이 딱 맞다.

보통 언론인터뷰야 그냥 스토리라인을 잡아서 진행하곤 하지만…어떤 특정 이슈를 가지고 문제점을 파악해 기사를 써야겠다 마음먹으면 그 때부터는 정보전이다. 어떻게서든 기자들은 답변자로부터 사실을 확인하려 하고, 숨기고 있는 부분을 끌어내려 한다. 반면에 답변자들은 어떻게든 유리한 사실만을 밝히고 싶어하고, 숨길부분에 대해서는 가능한 수성전을 펼치려고 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대략적인 승패는 소화한 정보의 양에 달려있다. 따라서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코치들은 답변자들의 그것보다 좀더 폭 넓은 정보를 사전에 취득해서…맞서야 한다. 명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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