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행동으로 정책을 펴 나가지, 인기전략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면서 “욕을 먹더라도미래를 위한 일은 해야 한다”고 말해 최근세종시 수정을 둘러싼 논쟁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국일보]
일반 기업 경영진들을 코칭 할 때 가장 자주 주제가 되는 것이 아마 이 ‘부정어 반복’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말을 할 때 있어서 부정어를 ‘강조’의 의미로 언급하거나, 질문에 대한 ‘답변의 절차’로 언급하는 경우들이 너무 자주 있다는 데 놀라게 된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맥락에 있어서도 단순한 부정어 반복(본능적)은 그나마 지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지만, 맥락을 강화시키는 부정어 강조는 상당히 위험하고 사려 깊지 못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 본다.
일반기업 경영진들이 아래와 같이 말을 했다고 상상해 보자.
“제가 소비자들에게 욕을 먹더라도 이번 포장지 개선은 꼭 해 나가겠습니다.”
“제가 투자자들에게 욕을 먹더라도 제주에 공장을 건설하려 합니다.”
“제가 직원들에게 욕을 먹더라도 지점을 통폐합해서 영업인력들을 50% 감원하겠습니다”
“제가 정부로부터 욕을 먹더라도 가격을 20% 이상 올리려 합니다.”
한마디로 난감한 발언 아닐까? 기업은 이렇게 말하면 안되고 정부는 이렇게 해도 될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의와 개념이 달라서인가? 기업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견제를 받는 존재이고, 정부는 이해관계자들을 이끌어 나가는 존재라는 관점인가?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사실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받는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이냐, 중립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령 비어령 커뮤니케이션 할 것이냐 하는 두 가지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으로 메시지가 결정되는 게 현실이다. (반대자를 설득한다는 것은 너무 순진한 개념이다!)
좋다. 지지자들로부터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반대자들을 부정어 강조로 ‘자극’하면서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받는 커뮤니케이션이 문제다.
그렇게 극단적이고 사려 깊지 못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지 않더라도 지지자들에게 뿌듯함을 주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게 한층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아닐까?
딸 아이가 약간의 감기 증상이 있어서 혹시나 해 네이버를 찾아보다가 질병관리 본부에서 제시한 ‘신종플루 감염증상 및 진단기준’이라는 포스팅을 발견했다. 이전에도 몇 번 질병관리본부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지만, 딱히 자세하게
보지 않다가 약간은 절실한(?) 마음에 메시지를 꼼꼼히 읽게 된거다.
정규 고등 교육을 받은 일반 아버지의 입장에서 한번 이해하려 노력해 본다. 아주 일반적인 이해도를 기준으로 해독을 해 보자는 이야기다.
확진환자의 정의란 ‘real-time RT-PCR 또는 바이러스 배양이라는 실험방법 중 한가지 이상에 의해 바이러스 병원체 감염을 확인한 급성호흡기질환자’라고 한다.
근데 real-time RT-PCR은 뭐고 바이러스 배양이란 어떤 것일까? 일반 환자나 부모가 몰라도 되는 이야기라면 왜 여기있나?
추진 환자라는 낯선 환자 유형은 또 뭔가? 급성호흡기질환이 있으면서 인플루엔자 A는 확인이 되었으나, 기존 사람인플루엔자 H1과 H3음성에 대한 것이란다. 뭔 소린가?
인플루엔자 A란 무슨 인플루엔자고, 기존 사람인플루엔자 H1과 H3음성은 어떤 것이란 말인가? 왜 환자가 몰라도 되거나 의사들에게 하는 말을 질병관리본부는 대국민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나? 그걸 또 왜 대한민국 정책 포탈은 그냥 전재를 하면서 안도하나?
자…의심사례 부분을 보자. 확 관심이 간다. 조금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알려 주려나 보다.
급성열성호흡기질환이 있으면서 증상발현 7일 이내 추정 또는 확인환자와 접속자이거나…증상발현 7일 이내 확진환자 발생지역에 체류 또는 방문 후 귀국한 경우라고 한다.
증상발현이라는 단어도 어렵다. 게다가 ‘증상발현 7일 이내’란 증상발현 ‘이전 7일 이내’라는 소리인지 증상발현 ‘후 7일 이내’라는 소리인지 알수가 없다. 이 부분은 확실히 표현이 틀린게 아닌가 한다. 확진환자 발생지역이라는 의미는 또 뭘까? 외국을 이야기 하나? 아니면 학교나 인천, 수원등과 같은 국내 지역들 중 어디 쯤을 말하나?
또, 65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이 중증의 급성열성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경우 *현재 의심사례에 부합되지 않지만 ‘학교, 합숙소 등 단체 생활자(10명 이상) 중 2명 이상, * 급성열성호흡기 질환이 7일 이내에 있는 경우’는 5건 까지 검사실행 필요 (지역사회 집단 발생시 조치 사항 참조)…이 부분은 또 갑자기 무슨 소린가? 완전히 이해 불가능의 하이라이트다. 어디에서 복사해 가져다 놓은 문장인가? (이 부분 부터는 화가 난다. 생명도 없는 문장 자체에 대해 화가 난다…)
앞부분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 그나마 알기 쉽게 보이는 급성열성호흡기질환에 대한 마지막 부분의 정의도 좀 보자.
7일 이내 37.8도 이상의 발열과 더불어 다음의 증상 중 1개 이상의 증상이 있는 경우라고 한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이해가 간다. 증상 옵션들을 보면 가. 콧물 혹은 코막힘 나. 인후통 다. 기침이란다. 이 중 한개 이상의 증상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란 전체에 해당한다거나 한개만 빼고 두개가 해당되야 한다는 거다.
그러면 단 한개만 해당하면 어떻다는 건가? 기침만 나오면서 다른 증상이 없거나, 인후통만 있으면서 다른 증상이 없다면 신종플루가 절대 아닌가?
마지막 당구장 표시는 더더욱 헷갈리게 한다. ‘단, 최근 12시간 이내 해열제 또는 감기약(해열성분 포함)을 복용한 발열 증상으로 인정함’ 이게 진정 무슨 소린가? 그러한 약물을 복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열이 내려가지 않는 증상도 신종 플루 증상으로 인정한다는 소리인 것 같은데…진짜 이 문장이 무얼 이야기하려 하는지 확실하지가 않다.
결론,
정부측에서 친절한 듯 게시해 놓은 안내 문구가 전혀 이해가 안된다. 그냥 질병관리 본부나 대한민국 정책포탈에서는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좋았을 뻔 했다.
“몸이 아프거나 이상하면 즉시 병원으로가서 진단을 받고 의사의 지시에 따르시오”
그냥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하는게 지금 이렇게 이해되지 않는 문장 보다 나으면 나았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지금도 그러고 있지 않나? 수많은 나와 같은 아버지 어머니들이 말이다.
왜 정부는 이런 품질의 커뮤니케이션을 고수해야 하는지 알수가 없다. 정부에 아무런 감정이 없던 일반 아버지의 입장에서 하소연 하는 거다.
예전에도 몇 번 포스팅 했었지만 미국 PR 필드에서 기자들이 가지는
매우 민감하고도 황당한 문제가 바로 ‘관계(relationship)’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 새삼 놀라고 있다.
이 동영상에서도 NPR 기자인 Juan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PR 담당자들이 기자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어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으며, 이 기자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프로그램이나 컬럼을 담당하고 있는지 모르면서 접근하는 ‘하수‘들이 많다는 지적이 참 안타깝다.
우리 PR담당자들이 일부 큰 환상을 가지는 쪽이 미국
PR 선수들인데 이 선수들 중에도 실제 수준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기본으로 아는 업무 수준에 못 미치는 하수들이 많다는 게 재미있다.
보통 에이전시나 인하우스 주니어들이 보도자료 등을 낼 때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기자에게 전화를 걸게 되는 때가 있는데 이런 상황이
주니어 때만 몇 번으로 끝나야지 반복되면 분명 문제다.
일부 인하우스에서는 기자 관계를 에이전시에다 모두 턴키로 맡기고 자신은 스스로 PR
administrator로 포지셔닝 하는 실무자도 있는데…조직 차원에서는 이처럼 큰
낭비가 없다. 왜냐하면 조직의 이름으로 capitalize되는
관계가 너무 부족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는 기사 가치나 뉴스의 가치(newsworthy)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관계(relationship)는 부차적인 것이고 상당히 소모적인
것이라 폄하하는 실무자들도 있다. 상당히 재미있는 시각인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신경
쓰고 싶지 않아 하는 본능에 이런 생각이 기인한다고 본다. 스스로도 가장 껄끄러운 부분인 것을 알면서도
관계 형성에 스스로의 시간과 힘을 투자하지 않으려 하는 본능 같다.
아주 예전 어떤 외국 클라이언트는 한국에다 보도자료를 배포하려 한다면서 견적을 뽑아 달라 했었다. 견적과
함께 샘플 미디어리스트를 보내주었다. 업데이트가 많이 필요한 샘플이라는 설명을 해 주었다. 얼마 후 기자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가 들렸다.
홍콩에서 얼기 설기 한국어로 번역된 보도자료가 스팸 형식으로 기자들에게 단체 발송된 거다. 우리가
전달해 주었던 그 오래 전 샘플 미디어 리스트를 사용해 홍콩에 앉아 그냥 스패밍을 한 거였다. 그 회사의
용감함에 놀랍기도 했지만…안타까웠다. PR을 한다는 선수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까 궁금했다.
큰 세상이니 얼마나 재미있는 PR담당자들이 많을까? 하지만
세계적으로도 ‘아닌 건 아니다’. 어느 나라에서 일하는지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무슨 언어를 사용하는 지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어떻게
일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오래 전 한 정부 홍보담당관께서 내게 질문을 하셨다. “아까
말씀하실 때 전략적 침묵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혹시 정부 사례나 기업 사례에 있어서 전략적 침묵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있을까요?”
질문을 받고 나니 난감했다. ‘위기 발생 이후 기업이나 정부가 침묵했었던 것이 전략적 침묵이었는지…혼돈 속의 침묵이었는지 외부에서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하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고고해 보이는 백조도 수면하의 물갈퀴를 보면 쉴새 없이 움직인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하는데…외부에서 보는 내부의 위기관리는 무척이나 파악하기 힘든 법이다. 위기와
맞닥뜨린 기업이나 조직이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면 그 커뮤니케이션이 전략적인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지만 침묵하는 데는 별반 평가가 있을
수 없다. (물론 침묵하면 안될 때 침묵하고 있으면 분명 문제다)
전략적 침묵과 혼동 속의 침묵
최근 들어 각종 블로그 상에 일부 회사들의 경영진과 제품들에 대한 상당 수준의 부정적 블로깅이 눈에 띈다. 모니터링만을 업으로 삼거나 블랙 컨슈머로서 온라인을 서치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 공중이나 소비자로서 볼 때도
이렇게 눈에 많이 보이고,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슈들에 대해 해당 기업만 아무 이야기가 없는 것이 놀랍다.
대화가 있는데 자신들의 목소리는 없다
이러한 침묵이 과연 전략적 침묵일까? 그냥 단순하게 예상가능한대로 혼돈 속의 침묵일 뿐일까? 매우 궁금하다. 그 기업들 중에는 소셜 미디어를 기존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도 꽤 있는데…이 시기에 기존의 소셜 미디어는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 그냥 침묵에 동조하면서 시간을 끌면 그뿐인가?
평소에는 행복하던 블로그가 왜 침묵하나?
그렇게 제품과 서비스들에 대한 행복한 이야기들을 즐겁게 지저귀던 모든 소셜 미디어 아웃렛들이 빙하기에 들어선 듯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 이슈에 대하여 아직 포지션과 메시지가 정립 공유되지 않아서 인가? 아니면
그런 이슈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에 껄끄러운 공간이라서 인가? 기업 블로그가 항상 핑크 빛 광고 게시판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라도 있는 것일까?
쌍방향 대화와 공유가 미디어 2.0의 가치라고 하지 않았나?
쌍방향 대화와 공유는 과연 언제 필요할까? 평소에 나온 신제품에 대한 대화나 공유만이 기업에게
필요한 것인가? 과연 기업 블로그와 기업 트위터에 진정 필요한 대화가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공유의 대상과 주제는 어디에서 어디까지 해당하는 것인가?
Rules of Engagement가 있다는데…
그 ROE에서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에 대한 ROE부분은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정립되어 있나? 혹시 소셜 미디어의 운영은 홍보팀이 가져가고, 온라인상의 고객 불만이나 부정적인 포스팅에 대한 관리 및 대응은 CS팀이
운용하는 것은 아닌가? 위기시 홍보팀은 항상 웃는 모습이어야 하나?
CS팀에서 책임수준이 높지 않은 인력들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engagement는 어떻게
통제해야 하나?
트위터를 계속 지저귀게 하자
소셜 미디어는 기업을 인간화 시키는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기업이 인간화 된다는 것은
이해관계자인 주변 인간들과 대화하고, 같이 웃고 같이 운다는 뜻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친구가 되고 형제자매와 같은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
그런 말할 기분이 아니니 건들지마” 또는 “그런
이야기하려면 나와 이야기하지 마“하는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소연을 하고 물어보거나 걱정하는 친구들에게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람이 친구일까?
오늘 하루 코치들과 몇 개 사례들을 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봤다. 답은 조직내부에
있다. 그래서 답이 없다. 무슨 뜻인지 알겠지…
최근 들어 TV 고발 프로그램들이 인기다. 고발 프로그램(탐사 취재 프로그램)으로 인해
기업들은 물론 정부기관들과 각종 조직들이 매주 하소연들을 늘어 놓고 있다. 기업 홍보담당자들이 만나면 거의 대부분 해당 프로그램들에 대한
억울함과 비난을 늘어 놓곤 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홍보담당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선이 다각화 되고 통제
불가능해졌다. 예전에는 출입기자들이 본사 홍보실을 통해 취재협조 요청을 하고 자료를 받고 인터뷰를 진행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일선 영업점이나
지국 또는 공장에까지 언론 접촉 가능성이 극대화 되었다. 특히, 고발 프로그램들의 경우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일선 직원들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
넣기 일쑤다.
둘째, 취재방식이 더욱 다양해 졌고, 공격적이 되었다. 매복 카메라, 몰래 카메라, 잠입 취재, 녹취 등 취재의
방법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방송사 PD들이 고발 프로그램에 속속 뛰어들면서 그 취재나 편집 방식이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일부에서는 법적인
대응을 하려 하지만, 사후 약방문이다.
셋째, 인터넷의 활용이 극대화 되고 있다. 고발 프로그램의 PD들이 블로그를 시작했고,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제보들을 접하고 있다. 프로그램 자체를 제보 중심으로 가져가는 프로그램도 있다. 충분한 제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완전한
플롯을 구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업이나 조직에게는 숨쉴 구멍이 없다.
문제는 이렇게 눈에 띄게 발전해 가는 방송 프로그램의
고발성 취재방식들에 비해 이에 대응하는 기업이나 조직들의 준비나 훈련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매주 그리고 며칠에 한번씩 다른 회사들과
조직들이 고발 프로그램에 의해 ‘바보’로 전락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재수 없어서 걸렸다’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더욱 큰 문제다. 그런 프로그램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만약 저런 취재의 대상이 되었다면 좀 더 잘 대응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것이 옳다.
일부 기업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 말을 한다. “어떻게 인터뷰를 하고 대응을 해도 편집된 것을
보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 져요. 그러니까 아예 인터뷰를 안 하는 게 상책이죠” 맞다. 일부만 맞다. 특히 인터뷰를 안 하는
게 상책이라는 말은 틀리다.
고발 프로그램들의 편집 후 결과들을 잘 보라. 인터뷰에 응하거나 인터뷰를 거부한 사람들 중에 정확하게
자신들의 메시지만을 전달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가? 고발 프로그램의 특성상 정확한 메시지만을 반복해 전달한 사람에게는 건질만한 화면이 없게
마련이다. 하지만, 대부분 인터뷰에 응한 대변인들은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고, 정확하지 않은 주장을 하고, 화를 낸다.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고, 마구 변명과 추측을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생각해 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이야기한다. 가끔은 안하무인으로 기자를 대하는 사람도
있고, 카메라 바로 앞에서 어떻게든 무마 하려 시도한다.
이 모든 움직임과 메시지들이 모두 스스로 떳떳하고 공식적인 모습인가 한번
자문 해 보자. 그렇게 인터뷰를 해 놓고 나중에 고발 프로그램 제작진만 탓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합리화다. 고발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만한 ‘꺼리’를 제공하고 나서 그 ‘꺼리’를 물은 제작진을 탓하는 셈이다.
끊임없이 훈련 받고, 항상 주의하고, 본능적으로
전략화 되는 게 맞다. 대변인이라면 그래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일선의 실무자들도 그에 반이라도 해야 옳은 시대가 왔다. 완벽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란 상식의 수준에 있다. 엄청나게 높이 올라가 있는 기술이나 테크닉이 전혀 아니다.
그런 상식적인 기술을
가르치거나 훈련시키기 위해 기업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들은 분명한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 항상 완벽하지 못해 발생한 우리 조직의 ‘희극화’에 대해
항상 고발 프로그램 탓 만 하는 건 영속적인 기업이나 조직이 할 일이 아니다.
시스템이 완벽해지면 고발 프로그램을 탓 할 일은
적어진다. 준비되지 않는 실무자들이 남 탓할 일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생각해 유사시 탓할 거리를 찾기 위해 우리는 완벽한 시스템에
욕심을 내지 않는 건 혹시 아닐까?
박씨는 제조사 측이 원인을 규명하고 신품으로 교환 해줄 것으로 믿고 브리지스톤타이어세일즈코리아 측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브리지스톤 홍보대행사 측은 “제조결함은 아니며, 아마 타이어의 공기압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브리지스톤이
타이어의 제조결함에 대한 문의를 받거나 별도로 조사하는 경우는 없으니 구입처에 문의하라”고 했다. [경향닷컴]
불만고객들에게 홍보담당자가 할 수 없는(Don’ts) 말들이 있다.
사실을 직접 확인하지 않았으면서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 단언하는 것
그리고,
사실을 직접 확인하지 않았으면서 사건의 원인에 대해 추측하는 것
결론적으로 모든 위기상황에서는 확실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단 1%라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남아 있다면) 단언하거나 추측하지 않는
게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다.
더더구나,
평소 고객을 왕이라 부르던 업체가 화가 난 고객에게는 구입처에 문의해 보라 하는 태도의 변화. 그
자체가 위기가 아닐까 한다.
시스템 측면에서는, 불만고객에 대해 홍보대행사가 나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시스템인가 하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 회장은 이어 “(중소상인들이 반대하는) 할인점이야말로 오히려 친서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SSM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러 개의 슈퍼마켓을 가진 이들”이라면서 소상공인들을 강하게 몰아세웠다.
그는 또 “(할인점 문제는) 먼 미래를 봐야 한다”면서 “(SSM 문제에 대해) ‘맞는 건 맞다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앞다퉈 SSM와 관련해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내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이 회장의 강한 불만 표출로 해석된다. [서울경제]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핫(HOT) 한 이슈라고 하면 SSM 이슈다. 여러 회사들이 이
SSM 이슈에 대해 큰 고민을 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이를 사회문제화 해서 바라보고 있다.
유통업체들 중 가장 플랙쉽으로 간주되는 이 회사의 공식적인 메시지가 매우 흥미롭다. 포지션을 어디에 있는 것인지 메시지들로만 보면 정확하게 가늠하기가 힘들다.
이 이슈를 둘러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들을 상대방으로 간주하는 포지션이 매우 독특하다. 진정한 소비자편에 서서 소비자 이익을 강조하기만 해도 힘들 텐데 너무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적 또는 상대편으로
간주하고 그들에게 주문을 하는 듯 하다.
위기시에는 가능한 주변 이해관계자들과 같은 편이 되어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해야 하는데, 그러기를 원하지 않는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인지 상당히
독특하다.
서울경제 기자가 지적한 ‘장애인의 비유‘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지만, CEO의 주변에 정확하게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 하고, 조언하는 그룹들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해당 CEO분의 커뮤니케이션 타입이나 성향이 너무 강한 것인지 궁금하다.
현재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포지션 그리고 전략성을 가지고는 그리 쉽게 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는 힘들듯하다. 외국기업이라는 측면에서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많은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