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약간의 감기 증상이 있어서 혹시나 해 네이버를 찾아보다가 질병관리 본부에서 제시한 ‘신종플루 감염증상 및 진단기준’이라는 포스팅을 발견했다. 이전에도 몇 번 질병관리본부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지만, 딱히 자세하게
보지 않다가 약간은 절실한(?) 마음에 메시지를 꼼꼼히 읽게 된거다.
[이미지소스: 대한민국 정책 포털]
정규 고등 교육을 받은 일반 아버지의 입장에서 한번 이해하려 노력해 본다. 아주 일반적인 이해도를 기준으로 해독을 해 보자는 이야기다.
확진환자의 정의란 ‘real-time RT-PCR 또는 바이러스 배양이라는 실험방법 중 한가지 이상에 의해 바이러스 병원체 감염을 확인한 급성호흡기질환자’라고 한다.
근데 real-time RT-PCR은 뭐고 바이러스 배양이란 어떤 것일까? 일반 환자나 부모가 몰라도 되는 이야기라면 왜 여기있나?
추진 환자라는 낯선 환자 유형은 또 뭔가? 급성호흡기질환이 있으면서 인플루엔자 A는 확인이 되었으나, 기존 사람인플루엔자 H1과 H3음성에 대한 것이란다. 뭔 소린가?
인플루엔자 A란 무슨 인플루엔자고, 기존 사람인플루엔자 H1과 H3음성은 어떤 것이란 말인가? 왜 환자가 몰라도 되거나 의사들에게 하는 말을 질병관리본부는 대국민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나? 그걸 또 왜 대한민국 정책 포탈은 그냥 전재를 하면서 안도하나?
자…의심사례 부분을 보자. 확 관심이 간다. 조금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알려 주려나 보다.
급성열성호흡기질환이 있으면서 증상발현 7일 이내 추정 또는 확인환자와 접속자이거나…증상발현 7일 이내 확진환자 발생지역에 체류 또는 방문 후 귀국한 경우라고 한다.
증상발현이라는 단어도 어렵다. 게다가 ‘증상발현 7일 이내’란 증상발현 ‘이전 7일 이내’라는 소리인지 증상발현 ‘후 7일 이내’라는 소리인지 알수가 없다. 이 부분은 확실히 표현이 틀린게 아닌가 한다. 확진환자 발생지역이라는 의미는 또 뭘까? 외국을 이야기 하나? 아니면 학교나 인천, 수원등과 같은 국내 지역들 중 어디 쯤을 말하나?
또, 65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이 중증의 급성열성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경우 *현재 의심사례에 부합되지 않지만 ‘학교, 합숙소 등 단체 생활자(10명 이상) 중 2명 이상, * 급성열성호흡기 질환이 7일 이내에 있는 경우’는 5건 까지 검사실행 필요 (지역사회 집단 발생시 조치 사항 참조)…이 부분은 또 갑자기 무슨 소린가? 완전히 이해 불가능의 하이라이트다. 어디에서 복사해 가져다 놓은 문장인가? (이 부분 부터는 화가 난다. 생명도 없는 문장 자체에 대해 화가 난다…)
앞부분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 그나마 알기 쉽게 보이는 급성열성호흡기질환에 대한 마지막 부분의 정의도 좀 보자.
7일 이내 37.8도 이상의 발열과 더불어 다음의 증상 중 1개 이상의 증상이 있는 경우라고 한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이해가 간다. 증상 옵션들을 보면 가. 콧물 혹은 코막힘 나. 인후통 다. 기침이란다. 이 중 한개 이상의 증상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란 전체에 해당한다거나 한개만 빼고 두개가 해당되야 한다는 거다.
그러면 단 한개만 해당하면 어떻다는 건가? 기침만 나오면서 다른 증상이 없거나, 인후통만 있으면서 다른 증상이 없다면 신종플루가 절대 아닌가?
마지막 당구장 표시는 더더욱 헷갈리게 한다. ‘단, 최근 12시간 이내 해열제 또는 감기약(해열성분 포함)을 복용한 발열 증상으로 인정함’ 이게 진정 무슨 소린가? 그러한 약물을 복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열이 내려가지 않는 증상도 신종 플루 증상으로 인정한다는 소리인 것 같은데…진짜 이 문장이 무얼 이야기하려 하는지 확실하지가 않다.
결론,
정부측에서 친절한 듯 게시해 놓은 안내 문구가 전혀 이해가 안된다. 그냥 질병관리 본부나 대한민국 정책포탈에서는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좋았을 뻔 했다.
“몸이 아프거나 이상하면 즉시 병원으로가서 진단을 받고 의사의 지시에 따르시오”
그냥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하는게 지금 이렇게 이해되지 않는 문장 보다 나으면 나았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지금도 그러고 있지 않나? 수많은 나와 같은 아버지 어머니들이 말이다.
왜 정부는 이런 품질의 커뮤니케이션을 고수해야 하는지 알수가 없다. 정부에 아무런 감정이 없던 일반 아버지의 입장에서 하소연 하는 거다.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3 Responses to 이해되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