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1월 01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동일한 정의를 공유하라

 

 

위기관리, 동일한 정의를 공유하라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시급하고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 ‘위기’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다. 위기관리에 서투른 기업이나 조직의 내부에 들어가 진단 인터뷰를 해보면 CEO로부터 일선 직원에 이르기 까지 위기에 대한 전혀 서로 다른 정의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조직내 위기에 대한 동일한 정의 공유가 꼭 필요한 이유가 있다. 조직은 한 사람으로만 구성되지 않을 뿐 더러 여러 사람들이 각자 다른 생각과 다른 기능들을 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현실때문이다. 각자 맡는 책임과 역할 그리고 분야가 틀리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이나 사고 또는 이슈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기준이 다르기 마련이다. 이런 각기 다른 기준 때문에 위기대응에 있어서 편차나 누락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공장에서 화재 사건이 발생해 용역 직원 몇 명이 화재진압 도중 사망한 사건 보고를 한번 설정해 보자. 현지 관리팀장에게는 이 보다 심각하고 막중한 위기가 없다. 사건 보고를 하고 대응 일지를 작성하고, 소방서와 경찰등과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애쓴다. 공장장도 책임이 있는지라 노심초사 밤새워 현장을 방문하고 보고를 받고 본사와 논의 한다.

본사는 어떤가? 본사 영업부에서는 다음날 아침 출근해 공장화재사건 소식을 듣는다. 자신들에게 관심 있는 생산일정이나 차질여부를 확인하니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그 때부터는 관심이 없어진다. 마케팅은 “우리 공장에 어제 저녁 화재가 났데…”하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신제품 론칭 플랜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들에게 지역 공장의 화재와 용역직원의 사망은 별반 ‘위기가 아닌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CEO는 어떤가? 화재진압이 마무리되었다는 보고, 생산에는 별반 차질이 없다는 보고, 사망한 용역직원들에 대해서는 파견업체와 상의해 잘 마무리하겠다는 보고, 지역언론에서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전국방송에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는 보고 등등을 받고 케이스를 종료 한다. CEO에게도 그 화재와 사망사건은 불행 중 다행일 뿐 각별하게 큰 위기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회사에서 오직 현장 일선들과 사후 처리 담당자들에게만 위기이고 찜찜하며 골치 아픈 업무로서만 남게 된다.

물론 어느 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마다 CEO부터 ‘모든’ 직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밤을 지새워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회사 위기의 기준이 공통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와 직책과 관심사에 따라 달리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흔히 각기 다른 위기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는 조직은 사소한 위기발생시 조직 내부 정보 공유에 빈 공간이나 누락이 발생하는 증상을 보인다. 일선에서는 사건이나 사고를 목격하고 파악하고도 상위자에게 보고 하지 않는 경우다. 보고 없이도 일선에서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 보려는 습관이 발동된다. 일선에서 조차도 각자 ‘이게 무슨 보고 사항이냐?’ ‘아니야 이건 보고해야 해’ 등등 논란이 발생한다.
단순해 보이는 지역 사건으로 밤늦게 서울 본사 임원들을 깨우거나, 회사로 모이게 하는 것이 지역 일선에 있는 실무자들에게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다가 CEO나 고위 임원들에게 불호령이라도 떨어지면 그 때는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 일선에서 해결하면서 보고 누락한 사건이나 사고는 그 다음날이나 몇 일 후 보도가 되거나 CEO 귀에 들어가 다시 위기가 된다. “왜 이런 사고가 보고 조차 되지 않았는가?” CEO가 소리치신다. “왜 우리가 보도를 보고 우리 회사의 사건을 알아야 하느냐?”하고 고위 임원들이 지역 담당 임원을 몰아세운다. 이는 사내에서 공유되어 있는 정확한 위기에 대한 판별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는 시간이나 상황이나 환경이나 특수성이 감안되어서는 안 된다. 회사에서 정한 위기의 명확한 정의에 따라 보고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만을 점검하는 것이 옳다. 명확한 위기 판별 기준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일관성 있게 위기관리 활동들을 유지 관리 해야 한다. 그래야 시스템의 기본이 살아난다.

CEO나 오너의 위기에 대한 정의에도 항상 일관성이 필요하다. 실무진들이 모두 “이것은 분명 우리가 정한대로 ‘위기’이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매뉴얼에 정한대로 위기관리리더들이 모여 대응방안을 한시간 내에 결정해야 한다” 준비를 한다. 그런데, CEO가 그 보고를 듣고 “그것이 무슨 위기냐? 내가 보기에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고 대응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하는 의견을 내 놓으면 시스템에 일관성이 훼손된다.
더 심각한 경우는 CEO나 오너의 그러한 정의가 매번 상황에 따라, 분야에 따라 달라지고 그 정의의 다양성과 변화가 심각한 케이스다. 그런 현실에서는 실무자들이 매뉴얼에 의지하기 보다는 CEO나 오너의 정의를 듣고 나서야 움직이려는 수동성을 보이게 된다. 멀리 출장 중인 CEO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건이나 사고를 위기로 대응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무마하고 넘겨 지나 보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한 뒤에야 대응을 시작한다. 분명 독립적 위기관리 시스템의 운용에 한계가 만들어진다.

오너나 CEO로부터 일선 많은 직원들까지 하나의 정의를 공유하고 있어야 위기가 효율적으로 관리 될 수 있다. 명확한 정의가 제시되고 일관된 실행이 전제되어야 위기는 관리된다. 모두가 하나의 기준과 하나의 마음으로 위기를 바라보고 일사분란 하게 움직이는 게 옳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그런 명확한 정의와 공유가 없기 때문에 고생한다. 그래서 위기관리가 아주 못할 짓이라는 내부 평가를 안고 지내게 된다.

12월 082010 Tagged with , , , 4 Responses

M&M케이스 : 위기사례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M&M 케이스를 ‘(기업의) 위기 사례’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생각 해 보자. 기업의 위기로 판정하기에는 여러 가지 의문점이 많다.

 

이번 위기로 M&M이 회사 차원에서 잃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 SK그룹과의 사업계약? 그렇게 결별이 오래가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기타 거래처들과의 관계 해지수입 자동차 판매 부문의 실적 하락? 코스닥에서의 주가 하락? 기업 이미지나 평판 하락? 오너십의 변화? 직원들의 사기 저하? 신규 채용의 어려움? 글쎄다.

만약 이것이 위기라면 관리할 수 있는 형태인가?

: 기본적으로 이는 오너의 범법행위다. 관리되는 이슈가 아니지 않나. 회사 차원에서 어떤 메시지를 공식입장으로 밝힐 수 있나? 위기라 해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위기가 관리된다면 뭐가 얼마나 어떻게 나아지겠나?

: 사내에서 구타가 사라지는 정도나아지는 것과 정상적이 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겠다.

그러면 M&M와 더불어 누구에게도 위기가 아닌 것인가?

SK그룹을 포함한 수입차 브랜드 등 거래처 대부분은 일정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여진다. (최태원 회장 PI적인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영향) 이 부분 때문에 독특한 케이스라 보는데 문제를 발생시킨 해당 회사보다는 관계되어 있는 회사들이 도리어 이미지와 명성 훼손을 맛봤다.

M&M은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잃은 게 없다.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로우 프로파일로 지내면서 사업에 열중하면 되겠다. 사실 문제가 되서 그렇지 M&M은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아주 독특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고, 상당히 강력한 미션, 비전, 밸류 메시지들을 공유하고 있다. 최대표와 같은 강력한 리더십(Hero)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문화를 몸으로 가시(현시)화하고 있기 때문. 범법행위만 아니었다면 아주 흥미롭게 스터디해보고 싶은 흔치 않은 기업이다.

 

 

결론, M&M 케이스는위기케이스로 보기에는 충분하지가 않다.

 

 

 

11월 22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스스로를 선제적으로 처벌했었어야 했다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그런데 감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 공동모금회는 회장 사무총장 등 이사 전원이 사퇴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공동모금회는 이미 10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복지부는 공금횡령 등에 연루된 모금회 직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부당 집행된 7억5000여만 원을 회수 조치하는 한편 총괄 책임자인 박을종 사무총장에게는 ‘자진 사퇴’가 아니라 ‘해임’을 요구할 계획이었다.[동아일보]



위기관리시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해당 위기의 수위에 따라 조직 내부의 대응 의사 결정 레벨이 결정된다. 위기의 수위가 높을 수록 최고의사결정자들이 모여 대응방안과 메시지들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위기는 실무진들간의 협업으로 진행된 의사결정으로도 마무리되는 사례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공동모금회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누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을지가 궁금하다.

공동모금회의 포지션을 보면 국정감사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직후에는 부분적 유죄 인정(partial guilty)과 이미 내부적으로 시정 조치해 개선된 건으로 사건을 축소 해석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감사결과는 공개 직후 그 실질적 효력은 상실된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보건복지부 감사를 눈앞에 두고도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해당 포지션을 반복해 커뮤니케이션하거나, 일부는 부인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아직 완전하게 감사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앞선 유죄인정과 하이 프로파일 개선책을 내놓을 필요까지 있겠느냐 하는 의사결정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해당 의사결정그룹이 어떤 책임자들이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만약 비상대책위원회의 선택이 그러했다면 조직을 위해서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결정이었다고 본다.

실제 국민들이 원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의사결정 방식이라면 공동모금회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선제적 하이프로파일 전략을 택했었어야 했다. 감사결과가 나오고 나서 보건복지부에 의해 칼을 맞거나, 그 전에 언론플레이용 선수를 치는 형식이 아니라, 국정감사 보도 직후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렸었어야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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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공동모금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앞으로는 반성한다 하면서도 뒤에서는 억울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비판 한다. 하지만, 실제 그 모금회 일선에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직원들은 아무 힘도 없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참가하지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협회 특성상 의사결정과 심지어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도 비상대책위의 일부 인사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문제는 일선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의 진정한 철학과 실행의지를 가진
핵심인사들에 의해 위기관리 성패의 90% 이상은 결정이 난다.

항상 미리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게 마련이다. 스스로를 처벌하는 것에는 도리어 관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스스로 미리 말하는 것과 스스로를 강하게 처벌하는 뼈를 깍는 노력만이 조직을 살린다. 때를 놓쳐 다른 이해관계자에 의해 모든게 까발려지고, 단죄의 칼을 맞고서는 살아도 살아있는 조직이 더 이상 아니다.

최고의사결정 그룹의 전략성이란 철학과 용기 그리고 조직에 대한 애정이 기반이어야 한다. 특정 인사에 대한 애정이 아니다.

 

 



 

11월 082010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홍보팀이 공감 할 보도자료(Press Release)와 트윗(Twitt)의 공통점

기존 기업홍보실에서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하는 보도자료(Press Release)와 트위터(Twitter) 트윗과의 공통점을 한번 정리해 본다. 최근 트윗을 하면서 보도자료와 트윗간에는 참 비슷한 점이 많다 하는 인사이트를 얻었고, 그 기반에는 Public Relations의 원칙들이 숨어있다는 생각을 했다.

보도자료(Press Release)와 트윗(Twitt)의 공통점

  1. 뉴스가치가(Newsworthy)있어야 잘 팔린다.

  2. 모든 정보를 간결하고 알기 쉽게 함축해서 표현해야 잘 팔린다.

  3. 누가 배포하는지를 밝혀야(Bio) 보도자료(트윗)도 신뢰 받는다.

  4. 보도자료(트윗)의 형식이나 메시지 품질로 회사(자신)이 평가 받는다.

  5. 배포하는 시간대를 잘 선정해 릴리즈 해야 살아 남는다.

  6. 한번 팔리지 않은 보도자료(트윗)는 웬만해서는 다시 살려내기가 힘들다.

  7. 보도자료(트윗)도 잘 팔리기 위해서는 기자(팔로워)와의 평소 관계/수가 중요하다.

  8. 유효한 사진 및 기타자료가 있으면 더 잘 팔리기도 한다.

  9. 메이저 매체(팔로워가 많은 트위터러)가 받아주면 이후 더 잘 팔린다(확산된다)

  10. 가끔 추가문의(멘션) 하는 기자(트위터러)에게는 가능한 적절한 답변을 한다.

  11. 가끔 무심코 배포한 보도자료(트윗)가 논란을 일으키거나 위기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12. 가끔 잘 못 배포한 보도자료(트윗)으로 인해 법적 책임을 요구 받기도 한다.

  13. 한번 릴리즈 한 보도자료(트윗)는 다시 걷어들이기가 매우 힘들고 부작용들이 많다.

  14. 쓸데 없는 내용의 보도자료(트윗)을 너무 자주 릴리즈 하면 기자들(팔로워들)이 싫어한다.

  15. 배포 후 꼭 모니터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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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인 공통점 아이디어 모집합니다 🙂

10월 262010 Tagged with , , , , 3 Responses

위기를 알아도 왜 관리가 안될까? : 홍보실무자들에 대한 이야기

사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곤욕을 치르는 부서는 홍보부서다. 일단 홍보부서의 기본 업무가 관계관리이기 때문에 평소 관계 맺고 있던 거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일단은 1차적으로 홍보부서에게 화살을 쏟아 붇게 마련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위기시 가장 고통 받는 홍보담당자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부분 이미 인지를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홍보부서가 모르는 위기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미처 상상할 수 없었던 황당한 위기는 간혹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어떤 유형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고, 지금까지 종종 발생해 왔었는지 알고 있다. 이런 기억들은 일정기간 근무한 홍보담당자라면 아픈 상처로 남아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포텐셜 클라이언트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다 보면 필히 위기요소진단을 실시하지 않아도 자신들 스스로 많은 부분의 위기들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 저희는 일선 매장에서의 고객불만처리 사고가 제일 많아요. 일선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원들이 고객 컴플레인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일들이 커지곤 하지요.
  • 저희는 사실 어디에다 이야기는 못하지만 품질이 제일 근본적 문제예요. 그 부분을 개선해 보려고 하는데, 이미 판매된 제품들에 대해서는 잠재적으로 위기요소가 존재하죠.
  • 저희는 너무 고객들이 많은게 위기라면 위기입니다. 저희 영업이나 AS직원들이 커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항상 개선해야겠다고는 생각하는데 엄두가 안 나고 걱정만 합니다.
  • 저희는 매번 비슷한 이물질로 고생을 하곤 하죠. 이게 어떻게 막아보려고 해도 막을 수가 없어요. 해외사례들을 알아봐도 딱히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네요. 이게 항상 위기라면 위기죠.
  • 저희는 일선에 너무 민감성이 없어요. 고객관리도 그렇지만, 지역 언론에서도 부정적 의도를 가지고 취재를 오면 일단 일선에서 다 문제를 만들어 버리죠. 그 후 본사 홍보실에 보고를 하지도 않아요. 그렇게 신신당부 했는데도 그게 개선들이 안 되요.
  • 저희는 너무 생산쪽 파워가 강해요. 저희 홍보실에서는 생산쪽에 위기가 많이 발생하니 전반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겠다 해도, 생산관련 임원들이 도통 움직이질 않아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그게 여의치 않으니 그 부분이 문제죠. 언제 터질지 몰라요.
  • 저희에게 가장 큰 위기요소는 아마 제품 위해성 이슈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이건 대외비인데…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 그래서 이게 이슈화되면 회사에게는 아주 큰 재앙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듯 기업내부 홍보담당자들은 위기와 관련된 문제를 알고 있다. 발생가능성과 위해도가 일정 수준 이상인 고위험군의 위기요소들을 경험에 의해 감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위기는 관리 되지 않을까?

시속 100km로 달리는 나의 자동차 오른쪽 앞 바퀴가 잘 제어 되지 않고, 삐그덕 거리는 소음을 들으면서도 왜 속력을 줄이거나, 차를 세워 그 오른쪽 바퀴를 고치지 않을까? 왜 같이 탄 동승자들에게 이렇게 달리다가는 우리 모두가 죽을 수도 있다 소리치지 못할까?

모르면서 위기를 맞는 게 아니라 왜 항상 ‘올 것이 왔구나’하면서 위기를 대해야만 할까?

그 가장 큰 이유는 크게 현실적인 이유와 정치적인 이유로 나눌 수 있겠다.

먼저 현실적 이유는 이미 인지되고 내부 공유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전혀 ‘개선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해당 위기요소를 개선하려면 상당 수준 이상의 예산이 들게 되거나, 일정 인력들을 늘이거나 잘라내거나 책임을 밝혀 변화시켜야 하는 경우다. 해당 위기요소를 완화시키거나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거나 이익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또는 어쩌면 회사가 파산할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적 이유에 의한 위기요소의 지속은 가장 흔한 현실이다.

두 번째 정치적 이유는 위기관리를 리드하고 책임지는 해당부서 또는 담당자가 위기요소에 대한 개선 작업을 이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하거나, 이끌 정치적 역량이 없는 경우다. 흔히 홍보실이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 가지는 정치적 위치에 근거한다. CEO를 설득하거나 그에게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주체라면 아무리 가시적 위기요소라 할지라도 어떻게 개선을 입에 올릴 수 있겠나.

만약 위기관리를 기업이나 조직 내 홍보부문이 이끌고 있다면, 홍보부문에 대한 조직 내 정치적 임파워먼트는 항상 전제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정치적 역량 없이 위기관리를 리드하는 홍보부분은 항상 수박 겉만을 핥게 된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 현실적 이유와 정치적 이유는 닭과 달걀의 관계이기도 하다. 기업이 몰라서 위기관리를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기업이 멍청해서 위기관리를 못하는 게 아니다. 기업이 관심이 없어서 또는 기업이 해 본적이 없어 위기관리를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알지만 어쩔 수가 없어 못하거나, 진정으로 원하지 않아서 위기관리를 안 한다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인 인사이트가 아닐까 한다.
 

 

 

 

10월 102010 Tagged with , , 0 Responses

Cutting Roots(뿌리 자르기) : 위기의 나무 관리법

부정적 위기의 속성을 나무에 비유해 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뿌리 = 위기요소 및 잠재적 실체

모든 기업이나 조직에게는 항상 위기요소들 (잠재적 실체)들이 수면 하에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위기요소들을 사전에 어떻게 관리(management)하고 완화(mitigation)시키는가는 불필요한 위기발생을 최소화는 가장 기본이다.

줄기 = 잘못된 대응방식과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들

위기요소들이 수면으로 튀어 올라오는 순간부터 기업의 위기대응은 시작된다. 위기대응이 전략적이고 효과적이면 부정적인 논란이나 비판은 최소화 된다. 문제는 수면위로 튀어 오른 위기요소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대응이나 비전략적인 메시지들이 이어질 때다. 당연히 부정적인 논란과 비판들은 양산되게 마련이다.

꽃/잎새 = (언론, 온라인, 소셜미디어로부터의) 부정적인 논란과 비판들

부정적인 논란이나 비판은 맨 마지막 단계에 위치한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부정적인 위기요소들과 그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대응방식과 메시지들이 존재한 뒤에 주로 목격된다. 흔히 기업 홍보팀은 이러한 맨 마지막단의 부정적인 논란과 비판들을 다루도록 요구받는다. 악성 뿌리와 악성 줄기들이 존재하는 한 완전하게 부정적 논란이나 비판들이 사라지기는 상식적으로 힘듦에도 불구하고.

기업 ‘위기’라는 나무를 놓고 홍보팀은 어쩔 수 없이 정원사 같은 역할만을 하게 되는데, 기업을 위해서라면 뿌리를 잘라내는 전사적인 공감대와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10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코칭 워크샵 insights 정리

 

얼마 전 스트래티지샐러드 코치들을 위한 Monthly Crisis Workshop을 진행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Crisis Management Coaching- Process and How to.

몇 가지 주요 insight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준비된 미팅]

 

  • 클라이언트가 위기관리 코칭 의뢰를 해오면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 이전에 상황을 가능한 분석할 것.
  •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 이전에 해당 상황을 가능한 파악함과 동시에 해당 상황에 관련한 주요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파악할 것.
  • 해당 이해관계자들은 각각 어떤 중요도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해당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지 점검할 것.
  • 1차 이해관계자 맵을 draft라도 만들어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에 참가할 것, 준비된 미팅.

 

 

[클라이언트 의견 청취]

  • 클라이언트와의 (준비된) 미팅을 통해 추가적이거나 세부적이거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주의 깊게 청취할 것. (그러나 클라이언트로부터 bias를 얻으면 안됨. 클라이언트와 같은 심정이 되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잃을 우려가 있음)
  • 클라이언트 미팅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프로세스는 CEO의 insight를 청취 분석하는 것임. (현실적 위기관리에 있어서 CEO Insight는 등대의 역할을 함)
  • 그 이후 위기관리팀으로부터 실행 가능한 포지션과 실행안들을 청취할 것.
  • 이해관계자 로드맵을 업데이트 하고, 실행 가능한 클라이언트의 포지션들과 실행안들을 통합해
    로드맵을 일단 만들 것.

 


[
의사결정 지원]

  • 이제는 통합적 위기 로드맵을 만들어 최고의사결정그룹에게 보고하고 그들이 최선의 쇼핑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하는 단계
  • 통합적 위기 로드맵은 필히, 타임라인, 이해관계자, 변수분석, 포지션별 대략적 실행안 등이 통합되어 있어야 함.
  • 코치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속에 예상되는 결과와 recommendation들을 삽입해야
    한다는 부분.
  • 여기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클라이언트가 옵션들중 최선의 것을 선정하고 결정하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 위기관리 코치들이 선정하거나 결정하면 절대 안됨.
  • 일단 포지션과 실행안들이 최선의 것으로 결정되면 위기관리 코치들의 임무는 1차 종결.

 

 

[위기관리 실행 모니터링 로드맵 업데이트]

  • 클라이언트가 실행하는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해 가까이서 모니터링 하고 그 결과에 따른 변화들을 모니터링 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함
  • 변화 수정된 로드맵들을 가지고 2차 3차 4차 의사결정을 리드해야 함.
  •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확한 모니터링과 로드맵 기반 결정으로 해당 위기의 휴지기와 잠재기 결정을 리드해 해당 상황을 정리하도록 할 것.

 

유의점 정리

  • 코치들은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위기상황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확한 맥을 짚고 있어야 한다.
  • 클라이언트측의 bias를 철저하게 경계할 것. 코치/카운셀러들은 객관적, 중립적 시각을 클라이언트에게 파는 포지션이 되어야 함
  • 모든 현실적 위기관리 해법은 클라이언트 특히, CEO의 머릿속에 들어있음. (절대 클라이언트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생각하지 말 것)
  • 전략적인 포지션들과 실행옵션들을 로드맵을 만들어 제시하되, 클라이언트가 그것을 기반으로 쇼핑하게 할 것. 코치들이 결정할 일이 절대 아님.
  • 코치들은 실행하지 말 것. 지원 할 것. (매우 중요!!!!!!!!!!!!)
  • 상황의 휴지기 판결을 위해 가능한 가시적인 로드맵을 지원해 의사결정을 리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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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한 것 같다 : 위기시 반복되는 추측

 

 

OOO코리아 측은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로고를 일일이 손으로 박아야 하는데, 작업을 하던 장인이 실수를 같다본사에 문제점을 보고하고 검수절차를 철저히 하도록 조치했다 밝혔다. [조선일보]

이에 대해 OOO 측은로고의 스펠링 하나하나를 손으로 붙이다 보니 일어난 극히 보기 드문 실수라고 해명했다. [부산일보]

위기가 발생하면 항상 기자들은 질문한다. (기자는 원래 질문하는 사람들이다) 항상 그 질문의 핵심에는 ‘원인’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왜?라는 질문에 홍보담당자는 항상 답변을 해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기자와 대화를 할 그 시기에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 그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기자는 기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따라서 기자는 원인에 대한 최소한의 단서라도 건지기를 원한다.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한 취재가 심도 있게 진행된다. 여기에서 문제는 홍보담당자의 공식적인 대응 메시지다.

위기시 홍보담당자는 절대로, 1%도 추측하면 안 된다. 99.999%가 확실해 보여도 추측하면 회사의 공식 메시지로는 위험한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위험하지는 않더라도 전략적이지 못하다)

‘추측하지 말라’는 주문에 대해 평시에 대부분의 홍보담당자들은 ‘아주 당연한 하나 마나 한 이야기’로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이지 조차 않는 경우들이 많은데,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생각보다는 훨씬 더 많은 수가 바로 ‘추측해 답변을 한다’

기자들은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을 대표하는 홍보담당자는 추측할 수 없다. 특히나 메시지에서 추측하는 표현이나 내용은 더더욱 금물이다.

  • …아닌가 한다
  • ….일 것이다.
  • …일 수도 있다.
  • …가 아니면 뭐겠는가?
  • …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 …이라고 볼 수 있겠다.
  • …라고 보고는 있는데, 아직 조사 중이다.
  • 좀 더 검토해 봐야 하겠지만…
  • 정확하게 말씀 드리기에는 아직 좀 그런데…
  •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없는데…
  •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게 정확한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 제가 보기에는…
  • 지금까지로는…

 

이런 표현들 앞뒤에 붙는 모든 정보들은 추측이다. 따라서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표현들 각각을 조심해서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더구나 추측을 기반으로 하는 메시지를 확신(!)에 차서 애드립하는 경우는 더더욱 최악이다. (홍보담당자의 확신에 찬 (추측성) 주장을 철석같이 믿고 기사화 했다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 이후 광분해 항의 전화를 걸어오는 기자들을 상상해 보자!)

정치인들은 이런 추측형 표현을 활용해 화두를 띄우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다르다. 조심하자.

 

9월 172010 Tagged with , , , , , 7 Responses

위기시 소비자와 일반공중의 여론, 진짜 무서울까?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업내부 위기관리팀은 여러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변수로 설정하고, 그 이해관계자들 각각이 향후 어떤 영향(위협적 행동)을 우리에게 끼칠 것인지 예측 한다.

기업위기시 주요 이해관계자들:

  • 소비자
  • 일반공중 (커뮤니티 포함)
  • 언론
  • 정부 규제기관(국세청, 공정위, 식약청, 주요 관련 부처들)
  • NGO
  • 국회
  • 거래처
  • 투자자
  • 주주
  • 직원
  • 경쟁사
  • 그 외

이들 기업 내 최고의사결정그룹은 각 이해관계자들의 향후 움직임(활동)에 촉각을 세우게 되고 그 여파를 가늠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전체적 위기관리 플랜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 대해 최근 기업내부에서 얻은 공통적 인사이트 하나.

기업이 체감하는 이해관계자 ‘소비자와 일반공중’의 영향력은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영향력 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는 것에 놀란다.

얼핏 보기에 기업은 소비자나 일반공중들에게 상당히 민감하게 대처하는 듯 하지만, 다른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비해 그들로부터는 직접 피부에 와 닿는 행동들이 별반 없다는 것에 안도하는 듯 하다.

기업 위기시 이해관계자들 각각으로부터 타격 받을 있는 직접적 위협들: 

  • 언론: 부정적 기사와 보도 그리고 논설 등
  • 정부규제기관: 라이센스 제한, 법적인 규제안 발표, 감사, 압수수색, 벌금부과 등
  • NGO : 집단소송, 불매운동, 항의시위, 기업 고발, 소액 주주 운동 등
  • 국회: 국정감사, 기업 고발, 규제법안 발의 등
  • 거래처: 계약해지 또는 변경, 집단행동, 내부고발 등
  • 투자자: 투자자 압력 및 영향력 행사, 경영진 고발 등
  • 주주/이사회: CEO 경질, 경영진 고발 및 압력 등
  • 직원: 파업, 내부고발, 사기저하, 이직 등
  • 경쟁사: 경쟁사 고발, 언론 플레이, 시장 경쟁 활동 강화 등

그에 비해 ‘일반 소비자와 공중’들은 가시적으로 유효한 위협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일부 기업들은 하고 있는 듯 하다. (이들의 활동들로만 기업이 대규모 결정을 내리기에는 부족)

일반 소비자와 공중들이 위기시 기업을 견제하는 방식들:

  • 온라인상에서 해당 기업을 비난하는 포스팅이나 댓글
  • 항의전화 및 홈페이지 방문 폭주
  • 제품 반환
  • (개인적) 구매 거부 (단체 불매운동과는 거리가 먼)
  • (개인에 의한) 기업 대상 소송

이상의 소비자와 일반공중 활동들은 얼핏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위협에 비해서는 그 영향력이 떨어진다 평가 하는 것 같다. 소비자들과 일반공중들의 이러한 활동들은
그저 ‘지나가는 소나기’ 같다 생각 하는 듯하다. 그래서 일단 침묵하거나 대응하지 않는 전략을 종종 택한다.

 

  • 그에 비해 특정 위기 발생시 CEO가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해당 위기에 대한 여러 곤란한 증언과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기업 내부에서 상당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토요타 사례, BP 사례)
  • 언론들이 아주 부정적 기사나 보도를 하면 기업은 이를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위협으로 느낀다. (아이폰 4 수신 불량에 대한 미국 Consumer Report 평가와 보도 vs. 스티브 잡스)
  • 규제기관이 사업허가를 취소,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는 경우 기업은 상당한 패닉에 빠진다. (정유업계 대형 과징금 사례)
  • NGO가 기업 오너나 경영진을 고발하거나 소송을 제기하고, 의혹을 퍼뜨리는 경우 기업은 무척 힘들어 한다. (SK 최태원 회장 사례, 삼성 에버랜드 경영권 사례)
  • 위기시 핵심 주주와 이사회가 CEO를 해고하는 경우 기업은 아주 절실한 위협을 느낀다.  (HP CEO 해고 사례)
  • 직원들이 연이어 사망 하거나, 근로 환경에 대해 진정하거나, 이로 인해 파업하는 경우 기업은 상당한 곤란을 느낀다. (팍스콘 사례,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례, 기타 회사 콜트의 해고 사례 등)

 

이해관계자 각각을 칼로 자른 듯 나누기는 힘들지만, 소비자와 일반 공중들이 기업에게 가시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이에 비해 기업에게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면 이에 대해 가시적인 평가 기준이나 리트머스가 부족한 것이지, 이들이 근본적으로 덜 위협적인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기반 때문에 기업들이 위기시 침묵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위협에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책을 확실하게 결정하는데 비해 말이다.

  • “(소비자들은 들끓어도) 언론이 잠잠해 지고 있는데 괜히 우리가 나서 리콜 할 필요까지 있나?”
  • “(소비자들은 아직 항의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우리 CEO 증인 신청을 안 했는데 굳이 우리가 나서서 대규모 피해구제를 해야 할 필요까지 있을까?”
  • “(소비자들이 아직 소셜미디어상에서 우리를 비난하고는 있지만) NGO쪽에서 우리에게 극단적 대응을 하려 하지 않는 데 우리가 굳이 나서 사과하고 해결책을 발표할 필요까지 있나?”
  • “(일반공중들은 이번 사건으로 우리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보기 시작했지만) 핵심 주주들과 이사회에서 별반 신경 안 쓰고 현 CEO를 신뢰한다 하는데 굳이 우리가…”

 

소비자 이외의 다른 핵심 이해관계자들만 조용히 만들면 모래알 같은 소비자들은 이내 해당 사건을 잊게 마련이라는 전제 같다. 지금은 그들이 각자 온 오프상에서 떠들고 있지만 그 대화의 휘발성으로 인해 곧 수그러들면 끝이라 생각 하는 듯 하다.

훼손된 브랜드와 기업명성에 대해 생각 하라 하는 조언도 위기시 일부 기업들에게는 그렇게 유효한 의사결정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고개는 끄덕이지만, 그들에게는 현재 현실적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 하는 게 더 중요한 법이다. 이번 사건은 이대로 그냥 넘기고 앞으로 광고나 홍보 예산을 좀 더 풍부하게 마련해 이미지 재건을 하면 되지 않나 하고 쉽게 가자는 거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이야기는 이야기 일뿐 위기시에는 통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 또한 상식에 반한 현실 아닌가?

 

 

 

 

 

 

 

9월 142010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7)

 

위기관리,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

 

정 대표도 알겠지만, 이쪽 업계가 생각보다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그렇게 크지 않아요. 상당히 많은 일반 소비자들과 접점에 닿아 있는데 비해 민감성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지…” 모 대형유통기업의 고위임원께서 이런 하소연을 하셨다.

 

외부에서만 보면 정말 멋진 회사들과 위대하고 거대한 회사들의 위용.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대기업이 어떻게 이런 황당한 위기대응을 할 수 있나?’하고 불평한다. ‘이렇게 위험한 사건을 어떻게 내부에 보고하지도 않고 해결조차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끌고 있나?’ 놀라곤 한다.

 

사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어떤 하나의 큰 위기가 발생되려면 그 이전에 300여개 이상의 전조들과 소규모 위기들이 선행한다. (하인리히의 법칙) 이런 자잘한 전조들과 소형 위기들에 대해 해당 기업이나 조직들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침묵하는 듯이 보이는 것이 문제다.

 

위기시 어떤 기업이 그 위기를 모른 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을까? 그런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비춰지는 기업들은 많이 존재한다. 그것이 문제다. 내부에서는 수많은 의사결정자들이 모여 앉아 힘들게 대응안을 마련하려 하지만, 밖에서 바라볼 때는 해당 기업이 아직까지 전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게 되는 상황이 문제다.

 

심지어 특정위기가 발생하고 나서 그에 대해 기업이나 조직의 공식대응문이 배포되는 속도도 예전의 일간지 마감 일정에 맞추어져 있는 곳들이 흔하다. 3-4시간을 훌쩍 넘겨도 예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극단적으로는 오늘 8시나 9시 뉴스에 관련 위기가 보도되기 전에만 우리 입장을 정리하던가 아니면 내일자로 입장을 정리해도 별 문제가 없다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블로그와 트위터, 미투데이가 존재하는 시대다. 각종 포털들과 인터넷 뉴스들을 사이트는 물론 SMS과 푸쉬 기능을 통해 뉴스 소비자들 손에 실시간전달한다. 심지어 일부는 이런 뉴스 전파 상황을 휘발성환경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민감하지 못한 기업/조직들의 반응과 대응속력은 위기관리 실패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환경이 휘발성으로 변해감에 따라 기업이나 조직의 대응도 그에 버금가는 속력과 정확성 그리고 전파 역량을 보유해야 살아남게 된 것이다.

 

따라서 위기에 조직이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것은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첫 단추다. 위기에 대한 조직의 민감성은 우선 보고체계와 프로세스로서 1차로 검증이 가능하다. 일선에서의 위기요소 감지가 얼마나 정확하게,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얼마나 적절한 의사결정자들에게 공유되는가 하는 부분이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과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의 발달로 특정한 문제가 발생되면 위기관리팀 전원이 경고 SMS 또는 Alert를 받게 되어 있는 기업들도 있다. 이런 시스템이 조직의 위기 민감성을 한층 높여주는 자산이다.

 

내부 문화에 있어서는 일단 적절하게 보고된 위기요소에 대해서는 그 발생의 책임이나 평가를 최소화하거나 일정기간 유예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일선에서의 위기 민감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이유들 중 하나는 이 사태를 상부에 보고하면 나와 우리 부서에 강한 질책이 떨어질 것이 틀림없어하는 생각이다. 일선 인력들이 자신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회사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현실을 항상 경계하자.

 

의사결정그룹들간에는 위로는 CEO부터 실무팀장급에 이르기까지 정기적인 위기요소 검토 및 대응 회의 등을 통해 항상 역동적으로 민감성을 업데이트 해야 하겠다. 반복적인 위기요소 검토와 모니터링은 결국 의사결정자들로 하여금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종의 정기적인 위기관리 훈련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평상시 업무에 있어서도 ‘What if?(만약에?)’라는 마인드를 제고하자. 만약 내가 하고 있는 지금 이 업무분야에 이런 문제나 논란이 불거진다면? 그러면 나는 그리고 우리 부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고안하는 것이 좋다.

 

CEO의 역할에 있어서도 주목 해야 한다. 여러 내부 미팅시에 CEO가 반복적으로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표출하는 것도 조직 전체를 위해 아주 중요한 활동이다. , CEO가 위기요소에 대한 민감성을 강조할 때에는 그에 대해 부정적인 책임소재파악과 비판은 절대 피해야 한다. 그 대신 해당 위기요소를 발견하고 정확하게 보고하고, 빠르게 대응했던 핵심 관계자들을 치하하고 지원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사내적으로 CEO위기라는 단어를 말하기 조차 두려워하는 문화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누구든지 문제가 있으면 말하게 하고, 그에 대해 개선점을 제안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그런 위기를 숨기거나 우습게 보고 그냥 지나쳐 간 직원들을 경계하자. 그들이 초래한 심각한 위기들을 돌아보고 그에 대해 이야기 하자.

 

CEO부터 일선의 일용직 직원들까지 사소한 위기에더라도 상당한 민감성을 가지고 움직일 때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살아 움직일 수 있다. 그런 민감성을 지닌 조직이 실제 큰 위기가 발생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 보다 더 침착하고, 빠르게 대응을 할 수 있는 법이다.

 

조직이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해 유지하다 보면, 조직 내 그 누구도 놀라지 않으며, 외부 이해관계자들 그 누구도 놀라지 않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모습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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