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프로파일

9월 092013 Tagged with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25] 하이 프로파일과 로우 프로파일을 이해하라

 

하이 프로파일과 로우 프로파일을 이해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여론의 법정에서 재판관 이름은 부화뇌동(附和雷同)’이다. 기업이 위기 시 여론의 법정에서 자신을 적극 변론할 것인가, 침묵하거나 제한적으로 변론할 것인가는 전략적 선택에 기반한다. 하지만 하이 프로파일로 여론의 법정을 장악하는 기업은 대부분 자신감이 있는 기업이다. 평소 돌아봄과 준비가 철저했다는 특징이 있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은 이런 상황이 빨리 지나가면 좋겠다라는 바램을 가진다.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좀더 지켜봅시다라는 제안들이 나온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가 나서 커뮤니케이션 하면 오히려 일을 더 키울 수 있으니일단 조용히 가봅시다는 신중론이 대두된다. 일선으로부터 대응 명령을 달라는 요청이 오면 우선 시급한 것부터 일선에서 처리하고, 그 다음 지시를 기다리라는 현실적 처리를 강조한다. , 빨리 지나가길 바라면서도 아무것도 빨리 하지 않는 모양새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정답은 없다. 일부 위기가 서로 유사해 보여도 그 속으로 들어가보면 수 많은 내외부 변수들 때문에 정형화된 해결책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다. 심지어 같은 회사가 유사한 위기를 반복 해 겪을 때도 각각의 위기상황은 상당부분 차이가 있다. 따라서 위기 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라는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 전략이나 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라는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 전략 중 어느 하나가 항상 옳다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간이나 기업의 본능 관점에서 대부분 기업과 구성원들은 위기 발생 시 극도로 위축되고 혼란스러워하며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당연 동물적 방어본능이 의사결정을 지배하게 되고, 생존을 위한 대응들이 주를 이룬다. 마치 고슴도치가 적에게 쫓길 때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혼란의 시점이 되면 도망가기를 포기하고 멈춰서 몸을 웅크려 온몸의 가시들을 곤두세우는 행태와 비슷한 본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러한 본능들은 위기 시 종종 커뮤니케이션을 극도로 제한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위기에 대해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해야 만 하는 시점에도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게 되니 문제다. 일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더라도 방어적 본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극도로 제한하게 되면 문제가 된다.

위기 시 기업은 즉시 여론의 법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재판을 받게 된다. 자사 관련 위기가 발생하면 CEO는 즉시 그 여론의 법정에 자신의 회사가 서게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저쪽에는 수 많은 배심원들이 앉아 있다. 다른 한편에는 우리 회사의 잘잘못을 따져대는 언론과 NGO, 규제기관들이 위치한다. 앞쪽에는 전혀 예측 불가능하고, 감정적이며, ‘부화뇌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재판관이 나무 망치를 흔들며 우리 회사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상상해 보자. 이런 재판이 몇 시간 또는 며칠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형국이다. 항소도 불가능하다. 과연 이런 여론의 재판에서 기업은 로우 프로파일 해야 할 것인가? 하이 프로파일 해야 할 것인가?

대부분 로우 프로파일에 의지하는 기업들에게는 특징이 있다. 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기업 철학과 문화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충분한 자산과 그에 대한 자신감들이 부족한 경우들이 많다. 굳건한 무죄(not guilty)’ 마인드가 내부적으로 충분하게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침묵하거나 로우 프로파일하게 된다. 여론의 법정에 위치한 수많은 배심원들도 기업의 이런 침묵과 로우 프로파일을 유죄에 대한 인정(guilty)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아지니 문제다. 여론의 법정에서 검사의 역할을 하는 언론과 NGO, 규제기관들의 커뮤니케이션이 배심원들에게는 더욱 더 의미를 가지게 되면 곧 부화뇌동재판관이 어떤 판결을 할 것인지는 자명하게 된다.

위기 시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에게는 대부분 자신감이 있다. 관련한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 평소 충분한 검토와 자산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위기 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미리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다. 많은 배심원들에게 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충분한 커뮤니케이션과 관계들로 반대 검사측의 공격의지를 완화시킨다. 여론의 법정에서 요구되는 많은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집중적으로 해소시키면서 재판관의 우호적 판결을 기대하는 것이다. 분명 이는 자신감에 기반한다. 그 자신감은 다시 평소의 돌아봄과 준비에 기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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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스스로를 선제적으로 처벌했었어야 했다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그런데 감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 공동모금회는 회장 사무총장 등 이사 전원이 사퇴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공동모금회는 이미 10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복지부는 공금횡령 등에 연루된 모금회 직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부당 집행된 7억5000여만 원을 회수 조치하는 한편 총괄 책임자인 박을종 사무총장에게는 ‘자진 사퇴’가 아니라 ‘해임’을 요구할 계획이었다.[동아일보]



위기관리시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해당 위기의 수위에 따라 조직 내부의 대응 의사 결정 레벨이 결정된다. 위기의 수위가 높을 수록 최고의사결정자들이 모여 대응방안과 메시지들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위기는 실무진들간의 협업으로 진행된 의사결정으로도 마무리되는 사례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공동모금회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누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을지가 궁금하다.

공동모금회의 포지션을 보면 국정감사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직후에는 부분적 유죄 인정(partial guilty)과 이미 내부적으로 시정 조치해 개선된 건으로 사건을 축소 해석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감사결과는 공개 직후 그 실질적 효력은 상실된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보건복지부 감사를 눈앞에 두고도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해당 포지션을 반복해 커뮤니케이션하거나, 일부는 부인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아직 완전하게 감사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앞선 유죄인정과 하이 프로파일 개선책을 내놓을 필요까지 있겠느냐 하는 의사결정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해당 의사결정그룹이 어떤 책임자들이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만약 비상대책위원회의 선택이 그러했다면 조직을 위해서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결정이었다고 본다.

실제 국민들이 원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의사결정 방식이라면 공동모금회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선제적 하이프로파일 전략을 택했었어야 했다. 감사결과가 나오고 나서 보건복지부에 의해 칼을 맞거나, 그 전에 언론플레이용 선수를 치는 형식이 아니라, 국정감사 보도 직후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렸었어야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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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공동모금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앞으로는 반성한다 하면서도 뒤에서는 억울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비판 한다. 하지만, 실제 그 모금회 일선에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직원들은 아무 힘도 없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참가하지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협회 특성상 의사결정과 심지어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도 비상대책위의 일부 인사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문제는 일선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의 진정한 철학과 실행의지를 가진
핵심인사들에 의해 위기관리 성패의 90% 이상은 결정이 난다.

항상 미리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게 마련이다. 스스로를 처벌하는 것에는 도리어 관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스스로 미리 말하는 것과 스스로를 강하게 처벌하는 뼈를 깍는 노력만이 조직을 살린다. 때를 놓쳐 다른 이해관계자에 의해 모든게 까발려지고, 단죄의 칼을 맞고서는 살아도 살아있는 조직이 더 이상 아니다.

최고의사결정 그룹의 전략성이란 철학과 용기 그리고 조직에 대한 애정이 기반이어야 한다. 특정 인사에 대한 애정이 아니다.

 

 



 

7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함부로 따라 하다가는…

기표원은 지난달 25일 애플코리아 측에 ‘아이팟 나노 1세대의 연이은 배터리 폭발사고로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으니 사전 예방 차원에서 사고 품목과 같은 날짜와 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적극적인 리콜 조치를 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아이팟 나노 1세대는 지난해 12월-지난달 4차례에 걸쳐 충전 중 제품이 녹아내리거나 발화한 사고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었다. [연합뉴스]



전략적 침묵이라는 게 있는데 이번 밧데리 폭발 케이스를 관리하는 애플의 방식이 바로 그와 같다. 시간을 끌면서 가능한 세일즈는 이끌어 나가면서 지켜보는 방식이다. 물론 정상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최종 감독기관으로 부터의 리콜 권고를 예상하고 최소한의 준비는 했겠다.

일단 해당 제품은 많이 팔려 나갔고, 돈은 애플의 금고에 들어왔다. 일부 문제에 대해 하이프로파일 전략으로 대응안한 것은 내부적으로 잘한 선택이라고 공감대를 이루고 있겠다. 더 나아가서는 이를 위기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보고 다음 버전부터는 개선하면 된다 간단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문제는 브랜드인데. 다른 브랜드도 아니고 애플 정도면 뭐 그리 조마 조마해 하지도 않아도 되 보인다. 서비스가 열악하고 심지어 제품이 불편해고 찾아 구입하는 브랜드라 할 말이 없다.

함부로 따라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방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