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이벤트사 대표와 임원들과 함께 소주한잔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중 재미있었던 이야기.
“클라이언트들 중에서 큰 예산은 별로 신경 안 쓰면서 도우미 비용이나 식사비용 같은 조그만 것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지. 같이 일하기 정말 힘든 클라이언트 유형 아니겠어?”
“맞아요. 저희도 저번에 큰 행사를 하나 했는데…몇
십 불 짜리 비용에 대해 일주일 동안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왜 이 몇 십 불이 지불 되야 하느냐에 대해 설전을 벌였지요. 시간이 아까운 논쟁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 그렇다고 지불근거나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클라이언트가 도우미 비용 5만원씩 4명
총 20만원 깎는데 온통 신경을 다 쓰고 이러 쿵 저러 쿵 하더니…고객
샘플링 하는 몇 천만원 상당의 제품 박스들을 우리 회사에 쌓아놓고 있는 건 잊고 있더군. 그 어마어마한
제품들을 어쩔 거야?”
그렇다.
그 이벤트사 대표도 국내대기업에서 큰 예산을 다루던 브랜드 매니저 출신인데 인하우스에서 나와 대행사를 해보니 얼마나 사소한 것에 사람들이
정력을 허비하는지 알겠다고 한다.
내 경험으로도 인하우스 시절 정말 바쁘고, 정말 중요하게 신경 쓸 일들이 많으면 사소한
단위의 예산은 빨리 스쳐 지나가려 하는 게 본능이었다. 대신 그 제한된 시간과 정력을 가지고 크게 크게
결정해야 할 예산 부분은 정확하게 집고 넘어가는 게 현실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도 생각했다.
생각해보자.
하루에 수십 개 이상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팀장이나 임원이 대행사나 아래 직원 택시비 영수증 출발지와 목적지를 종이에다가 옮겨 적고
있다면 말이다. 그 시간에 다른 해야 할 큰일이 없거나, 하지
않고 있다는 뜻 아닌가?
예산을 챙기는 단위를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회사를
진정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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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to 예산 관리와 일하는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