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

8월 062010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원샷의 해결책이 있을까?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많은 내부 관계자들은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해당 문제점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big & bold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모든 관심을 기울이곤 한다.

보통 이런 시기 내부 관계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은:

* “기자들이 이 이슈를 다시 기사화하지 않기 위해 데스크들에게 연락을 취해 사전에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 “
이 스토리가 더 이상 퍼지지 않기 위해 소셜미디어상에서 무언가 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들이 없을까?”
* “
해당 소비자가 더 이상 그럿짓을 못하게 하기 위해 우리가 뭔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거 아닐까?”

이런 질문들의 기저를 들여다보면, 한방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이 잘 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한 본능이고, 또 한방에 해결될 수 있는 이슈라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옳다.

문제는 많은 기업의 위기나 이슈에 있어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항상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반대로 실제 위기나 이슈는 큰 한방 보다는 자잘한 여러 개의 잽들과 지루하지만 꾸준한 잽 노력들로 인해통합적인 해결이 되는 경우들이 더 많지 않나 한다.

더구나 상당히 큰 위기들인 경우 이런 실제적인 현상은 더욱 더 가시화된다.

기업이 위기에 대응한다 하면서 큰 해결책만을 구하느냐 실제적이고 자잘한 커뮤니케이션 기회들을 흘려 보내거나, 그 정도 레벨의 기회들에게 까지 인력이나 정력을 쏟아 부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분명 문제가 된다고 본다.

위기관리란큰 한방이 터져 그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는 형상을 기대하기 보다는, 자잘한 돌맹이들이 하나 하나 쌓여 결국 큰 성을 쌓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 더 실제적이 아닐까?

그런 자잘한 노력들에 전략적으로 일관성과 통합성을 지니게 하는 것이 전략적인 위기 커뮤니케이션 노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 오늘 아침 뉴욕의 모 라디오 지역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걸프만 원유유출 관련 토론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BP관계자와 주변 위기관리 실무자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열심히 그리고 꾸준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는 느낌만으로도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10월 282009 Tagged with , , , , , , , , , , 4 Responses

예산 관리와 일하는 방식











얼마 전 모 이벤트사 대표와 임원들과 함께 소주한잔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중 재미있었던 이야기.

클라이언트들 중에서 큰 예산은 별로 신경 안 쓰면서 도우미 비용이나 식사비용 같은 조그만 것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지. 같이 일하기 정말 힘든 클라이언트 유형 아니겠어?”

“맞아요. 저희도 저번에 큰 행사를 하나 했는데…몇
십 불 짜리 비용에 대해 일주일 동안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왜 이 몇 십 불이 지불 되야 하느냐에 대해 설전을 벌였지요. 시간이 아까운 논쟁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 그렇다고 지불근거나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클라이언트가 도우미 비용 5만원씩 4명
총 20만원 깎는데 온통 신경을 다 쓰고 이러 쿵 저러 쿵 하더니…고객
샘플링 하는 몇 천만원 상당의 제품 박스들을 우리 회사에 쌓아놓고 있는 건 잊고 있더군. 그 어마어마한
제품들을 어쩔 거야?”

그렇다.

그 이벤트사 대표도 국내대기업에서 큰 예산을 다루던 브랜드 매니저 출신인데 인하우스에서 나와 대행사를 해보니 얼마나 사소한 것에 사람들이
정력을 허비하는지 알겠다고 한다.

내 경험으로도 인하우스 시절 정말 바쁘고, 정말 중요하게 신경 쓸 일들이 많으면 사소한
단위의 예산은 빨리 스쳐 지나가려 하는 게 본능이었다. 대신 그 제한된 시간과 정력을 가지고 크게 크게
결정해야 할 예산 부분은 정확하게 집고 넘어가는 게 현실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도 생각했다.

생각해보자.

하루에 수십 개 이상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팀장이나 임원이 대행사나 아래 직원 택시비 영수증 출발지와 목적지를 종이에다가 옮겨 적고
있다면 말이다. 그 시간에 다른 해야 할 큰일이 없거나, 하지
않고 있다는 뜻 아닌가?

예산을 챙기는 단위를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회사를
진정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