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2월 012011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은 정형적일 수 없다: 구제역과 정부위기관리 매뉴얼

 

2000년대 초부터 정부 일각에서는 위기관리매뉴얼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이 위기관리의 핵심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어디에서 그 아이디어를 차용해 왔는지 모르지만, 매뉴얼 상에 위기시 배포해야 할 보도자료 샘플, 담화문 샘플, 사과광고 및 해명광고 샘플 등등의 여러 문서 템플릿을 첨부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 사실 나도 그런 프로젝트를 리드하면서 그런 첨부물들을 찍어 냈었다.

컨설턴트들이이런 거 필요 없습니다. 소용이 없어요해도해주세요. 그냥하면 해야 하는 이 업의 특성상 실제로 활용 가능성이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순순히 따랐던 거다.

위기관리시 위와 같은 해프닝이 발생하는 가능성은 그래서 아주 다분하다. 그렇다고 위기관리가 허술하게 이루어 진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상황과 분리되어 있다는 국민들의 느낌은 문제일 수 있다.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이런 해프닝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관계자들이 위기관리를 프로세스 중심의 상황관리관점에서 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주로상황관리적인 관점에서 위기관리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위기관리는 ‘(프로세스 중심의) 상황관리’ 관점과 ‘(상황중심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 관점의 균형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옳다.

사실 상황을 대하는 프로세스는 별반 다름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이런 상황의 변화를 예측하고 올바른 대응을 하기 위함이지만, 예상되는 상황을 관리하는 프로세스 하나 하나는 상당히 정형적이다. 구제역 발생 이후 정부관계자들이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가이드라인은 언제나 정형적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전쟁이 발발했을 때 민방위 차원에서 진행되는 대응활동들 또한 정형적인 것이 당연하다. 신종플루도 마찬가지고, 선박이나 항공기에서 비상시 탈출 프로세스도 마찬가지다. 학교나 직장에서의 화재대비 훈련도 그런 의미에서 항상 정형적이다. 우리가 수십 년 이상 들어온 것과 같이생화학 탄이 주변에 떨어 졌을 때, 바람을 역행하면서 달려 가까운 산등성이로 올라가 대피하라(실행 불가능 해 보이는) 가이드라인도 날마다 바뀔 수는 없다.

문제는 그런상황관리에 대한 정보들이커뮤니케이션 메시지로 그대로 복사되는 경우다. 실제 발생한 상황 하나 하나에 대한 깊이 있는 커뮤니케이션 고민이 없기 때문이다. 상황은 관리하지만, 이 상황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감정과 여론은 관리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황관리를 위기관리 그 자체로 알고 있는 것은 위기관리를 절름발이로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다.

상황관리에 대한 정보를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툴에 복사해 집어 넣는 것. 상당히 간편한 위기관리 매뉴얼 제작 기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스럽고, 성의 없고, 개개 상황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고민 없는 메시지들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 문제다.

원칙을 따르는 것은 형식을 따르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위기시 진정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깊이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12월 092010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 : 이해관계자들의 존재

위기관리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여러 사례들에서 우리가 공히 목격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이 바로 이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의 실패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이나 공기관 임원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빨리 상황을 관리해서 해결하면 되지, 가타부타 이야기 하고 떠들어서 우리에게 좋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상황 관리는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은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 하는 생각이 문제다.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마케팅적이고 프로모션적인 목적으로만 선별 사용하다 보니,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니즈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해 위기관리의 핵심은 사실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노력들이다.

예를 들어 연평도 피격 사건의 경우를 상상해 보자. 만약 연평도 피격과 관련해 어떤 이해관계자도 피해를 받은 적이 없고, 언론을 포함한 어떤 이해관계자도 관심이나 주목을 보내지 않았다면 그 상황은 그냥 군내부의 해프닝으로만 남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고, 이를 둘러싸고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이게 위기이고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수반되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미디어가 없으면 위기가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이를 좀더 깊이 재해석해보면 ‘이해관계자들이 없으면 위기도 없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언론이나 미디어들도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도 이해관계자들과 맞닿아 있지 않다면 그것은 ‘위기’로 판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모르는 남태평양의 한 무인섬에서 생활하던 두 친구가 상호 다툼 끝에 살인이 발생했다고 치자. 이 세상 그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이해관계자가 아니고,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살인을 저지른 그 친구는 그냥 이전 그대로 살아 갈 것이고, 그에게 이번 사건은 위기라고 생각되지 조차 않는다.

하지만, 똑같은 살인이 미국 워싱턴의 유명한 정치가에 의해 저질러 졌다면 어떨까? 살인을 당한 상대편이 상대 정치진영의 경쟁 리더였다면 또 어떨까? 수없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이에 얽혀있고, 언론을 포함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된다. 그 무인도의 살인자와 이 워싱턴의 살인자간에는 분명 위기에 대한 다른 정의와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거다.

문제는 일부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위기시 그 ‘무인도 청년’처럼 위기를 정의하고, 이해관계자들을 대하며,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관심이나 발생되는 논란들을 불편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왜 우리가 우리의 일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고, 왜 그들이 우리 일에 관심을 가지는지에 대해 물음표를 붙인다. 그리고는 마치 타조가 두려움을 느꼈을 때처럼 입을 포함한 머리 전체를 모랫속에 파묻고 자위한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나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자들은 흔히 그 위기 자체만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규명하기 위해 먼저 열중한다. 그 위기로 피해나, 고통이나, 불만이나, 슬픔이나, 놀라움이나, 실망이나, 충격이나, 걱정이나, 배신감을 느끼는 수많은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별로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 그들을 케어 하고, 그들과 이번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가적인 업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어떻게 보면 제3자적인 입장에서 당연한 질문이나 의심 또는 의혹제기에 대해 기업은 불쾌해하고, 경멸하고, 맞서 싸우려고 한다.

성공한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는 커뮤니케이션이 주도한다. 위기상황 자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항상 기본이다. 단 실패하는 조직은 매번 ‘상황만’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입을 굳게 닫아 거는 반면, 성공하는 조직은 상황을 해결하는 동시에 주변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한다. 절대 일부러 침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으려 하고, 평소의 철학과 입장을 바꾸어 버렸다는 지적을 두려워한다. 일부 이해관계자들의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태도와 의문제기들에 대해서도 좀더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자 애 쓴다.

1900년도 초 미국의 대기업 경영자는 큰 사고가 발생해 언론이나 공중들이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회사측의 안이한 대응에 대해 비판 하자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공중들? 이나 으라 그래!”

이런 기업철학은 당시 절대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이는 기업 철학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다. 문제라면 이런 철학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아직 진화되지 못한 기업이다.

11월 182010 Tagged with , , , , , , , 3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벽을 허물어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9)

 

위기관리, 벽을 허물어라

 

실제 위기관리 자문을 위해 기업 내부에 들어가 관찰해 보면, 일부 기업에서는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도 부서간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보통 위기시에는 힘을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지만, 실제 부서간의 강한 벽은 조직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 큰 가로막으로 작용한다.

 

이런 부서간 장벽은 의도적인 것일 때도 있고, 일부는 제대로 된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일 경우도 있다. 이런 류의 장벽이 사내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의도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면 아무리 위기시라도 그 장벽을 단숨에 허물기는 쉽지가 않다. 단, 평소에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적었을 경우에는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런 장벽을 확실하게 허물고 하나로 뭉치는 목표가 쉽게 달성된다.

 

보통 부서간 비의도적 장벽이 존재하는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되면, 보고라인이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특성이 있다. 보고라인의 정점은 CEO이지만, 각 부서가 각자 두서없이 통합되지 않은 정보들과 위기대응 방안들을 보고해댄다. 마케팅은 PR부서가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해가고 있는지 업데이트 받지 못한다. 법무팀이 움직이는 방향을 PR이 알지 못하거나, 고객관리팀이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 법무팀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고객관리팀이 접수한 심각한 고객 컴플레인이 PR에게 공유되지 않고, 법무팀에게만 연결되어 진행된 후 더욱 악화되어 언론에 접수 공개되는 경우들이 이런 내부 원인 때문이다. PR팀은 전혀 해당 사실에 대해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초기대응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생산은 해당 고객의 컴플레인의 원인을 그때부터 알아보기 시작하고, 회사의 공식대응은 계속 지지부진 늘어진다.

 

이런 조직에서 위기관리를 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마치 옆을 보지 못하도록 눈가리개를 씌운 말들이 앞만 보고 섞여 뛰어가는 엉터리 경마의 느낌을 받는다.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서로 앞을 가로막으면서, 자기의 앞길만 신경을 쓰는 판국이 된다.

 

반대로 조직내에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들을 위기시 여러 말의 말들이 일렬로 함께 끄는 마차 행렬 같은 느낌을 준다. 각자가 앞을 보고 달리지만, 하나의 축에 일렬로 서 주어진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하다는 모습이다. 한눈에 그들이 어떤 일을 어떤 방향으로 하고 있는지 눈에 들어오는 것도 특징이다.

 

CEO는 스스로 자신이 보고 받은 내용들이 하부 부서 상호간에도 공유 되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는데 이 부분도 문제가 된다. CEO는 위기대응을 지시하면서도 이 부서가 현재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오해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무 업데이트 된 정보 없이 CEO로부터 일방적인 대응 지시를 받은 부서는 관련 정보와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역으로 다른 부서들을 돌아다니면서 귀동냥을 하게 된다. 대응 시간은 길어지고, 대응의 품질은 하락한다.

 

CEO는 이런 부서들을 바라보면서 왜 무엇 때문에 이렇게 대응이 느리고, 형편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문제는 부서간 실시간 정보공유와 업데이트가 CEO 보고 ‘이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프로세스의 전후가 바뀌고 누락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사내에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는 것을 가장 첫 번째 단계로 제시한다. 이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면대면 상황에서 공유 한다는 의미다. 위기관리위원회는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위기가 완전하게 관리 될 때까지 함께 하면서 실시간으로 정보와 상황들을 공유하고 기록하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위기관리위원회는 보통 CEO 또는 위기관리매니저(Crisis Manager 또는 Chief Risk Officer)에 의해 소집되고 리드된다. 구성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각 부서들의 책임자들이 참석한다. 중요한 실무관련 팀장급들도 배석이 가능하다. 또한 일부 부서 책임자가 부재시에는 차순위 책임자가 대신하여 위기관리위원회에 참석하고 부서 고유의 역할을 대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고시간과 지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CEO가 위기관리위원회를 지휘하고 현장에서 초기 상황보고부터 경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더 효과적인 방식은 위기관리 매니저가 모든 상황정보와 전략적인 포지션 세팅을 완료하고, CEO에게 세부적 브리핑을 하는 프로세스다. CEO가 스스로 위기관리에 대한 프로세스와 전략도출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CEO 스스로의 생각에 빠져 위기대응을 지시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CEO는 이런 ‘공유된’ 정보들 중 우선순위에 따라 필터링 된 보고를 받고, 큰 대응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 옳다. 일부 CEO들은 대응 보도자료 문구 하나, 해명문 표현 몇 개, 해명광고 대상 매체 선정등 세부적인 일선의 위기대응 활동까지 관여 하곤 하는데, 이는 효율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은 일이다.

 

위기시 기업의 위기관리는 CEO의 강력한 리더십, 위기관리 위원회의 발전적인 협업, 그리고 실무그룹들의 실질적인 실행력이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다. 그 어느 부분이라도 모자람이 있으면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것은 무척 힘들어진다.

 

한번 평소에라도 우리 회사내부의 보고라인과 정보 공유 형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부서간 전문화가 분명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것이지만, 이런 전문화가 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 단절과 격리를 뜻해서는 안 된다. 기술적으로 부서별 전문화라는 것은 실행역량에 있어서 전문성을 보유하는 쪽으로 발전해야 하겠다.

# # #

 

 

 

11월 02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 vs. 검찰 : 기업이 검찰 발표에 맞설 수 있을까?

검찰이나 규제기관들과 관련된 기업 위기시 사내 의사결정회의에 들어가보면 항상 중요한 논쟁 주제가 하나 있다.

 

우리가 검찰의 주장이나 공소 내용에 대해서 조목 조목 반박 해도 될까?”

이런 부분이다. 이미 검찰측 보도자료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체적으로 브리핑 된 상황. 그리고 그 브리핑 내용을 통해 전국 모든 매체에서 자사에 대한 부정적 보도와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은 두 가지다.

 

Guilty or Not guilty

잘못을 인정하는 Guilty 포지션을 취한다면 당연 검찰측의 주장과 공소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분 또는 전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와 해명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기업측에서 Not guilty를 주장할 때다. 물론 로펌에서는 어느 정도만 되면 일단 not guilty 주장을 축으로 해 밀고 나가자 하지만, 홍보쪽에서는 검찰 발표 뒤 강력하게 검찰의 주장 하나 하나와 공소 내용에 대한 반론을 제기해야 하는지 침묵해야 하는지는 항상 고민이다.

기업 내부 의사결정자들 중 일부는 ‘검찰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 하는 의견을 견지한다. 그러나 또 일부에서는 ‘억울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검찰의 주장이 틀렸다. 그러니 조목 조목 깨끗하게 받아 치자’ 하는 의견으로 맞선다.

이런 경우 결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체는 오너 또는 CEO의 의중인 듯 하다. 그분께서 “강력하게 대응하자”하시면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이 모두 하이 프로파일로 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반대시라면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일부 한걸음 물러서곤 한다.

그래도 홍보담당자들은 고민이다. 오너/CEO께서 “억울해서 못 살겠다. 강력하게 대응해 맞받아쳐라!”하셨는데…전략적으로 검찰의 주장을 맞받아치는 모양새나 후폭풍을 고민해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위기관리 101 교과서나 컨설턴트들이 원칙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은:

 

기업이라면 어떠한 경우라도 정부나 규제기관과 가능한 맞서지 말라.

또 다른 딜레마가 주어진 셈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오너/CEO, 검찰, 원칙, 여론 등의 사이에서 홍보담당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어떤 혜안이 있을까?

각 기업 사례마다 변수들이 많이 있겠지만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하고 판단하라. 로펌측의 이야기 또는 위기관리 컨설턴트측의 이야기등 어느 한쪽의 이야기에만 비중을 두지 않기 위해 가능한 노력하라.

2. 오너/CEO의 흥분과 분노를 적절하게 관리하라. 흥분과분노의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 결정을 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타이밍을 일정기간 늦추더라도 사내 흥분과 분노는 빨리 제거해야 한다.

3. 홍보담당자들은 해당 위기와 관련된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가능한 가시적으로 체크하고, 평가해서 의사결정에 반영시켜야 한다. 그래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수위를 결정가능하다.

4. 만약 검찰에 맞서기로 했다면 표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 너무 디테일 하게 반박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입장을 바꾸어 해당 검사와 부장검사들이 보도자료나 홈페이지 반박문을 접했을 때 인상 찌푸릴 정도면 실패한 셈이다.

5. 만약 검찰에 맞서기로 했다면 로펌을 통해 관련 검찰측과 사전 사후 교감을 진행하라. 일종의 예방접종효과를 기하라는 뜻인데, 갑작스러운 하이 프로파일 전략으로 검찰측을 놀라게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6. 모든 메시지들을 51%의 표현 중심으로 가라. 검찰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100% guilty를 주장하면 힘들어진다. 물론 검찰측에서 전혀 사실무근인 사항에 대한 브리핑 내용에 대해서는 가능한 교정을 목적으로 반론 할 필요는 있다. 또한 완전하게 허위의 언론보도는 정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를 부풀려 검찰측이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 수위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어렵다. 그래서 힘들다. 하지만, 차분하게 여러 생각을 해보고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오랫동안 일을 잘 해온 홍보담당자라면 누구든 그런 답을 구할 수 있게 마련이다.


 

 

 

 



8월 292010 Tagged with , , , , , , , , 3 Responses

Doing the right thing and Talking about it: 청문회의 교훈

 

제일 중요한 건 준비가 아니고 깨끗하고 청렴하게 사는 거다. 아무리 노력하고 며칠 동안 준비를 해도, 과거 살아온 20~30년을 덮을 순 없다.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꿈이 있다면 지금부터 제대로 살아라,그것보다 더한 준비는 없다. 또 능력 없는 사람이 가장 충성하는 것은 중요한 자리에 안 나가는 것이다.[중앙일보]

 

인사청문회 세 번의 경험이 있다는 이용섭 의원의 지적에 공감한다. 인사 청문회 준비를 아무리 철저하게 한다 해도 그 준비 자체에 대한 한계와 더불어 이전의 역사기록들이 문제가 있다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참고 포스팅: 인사청문회 시뮬레이션의 한계

 


기업의 위기관리나 이슈관리 같은 경우도 기본적으로 이런 전제가 유효하다. 기업 스스로도 심각한 과오와 문제의 역사가 존재하면 성공적인 위기나 이슈관리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투명성을 이야기하고, 그 때 그 때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깨끗하게 털고 가는 중장기적인 전략성이 중요하다 이야기들 하는 거다.

순간적인 모면이 중장기적인 성공을 약속할 수는 없다. 수십 년간 품어 오던 문제들을 하루 이틀의 커뮤니케이션 훈련으로 커버할 수는 절대 없다.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문제가 깊은 기업이나 조직들은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폄하하곤 한다.

 

“위기시 단어나 표현 그리고 논리성 몇 개가 위기관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하는 이야기에 있어서는 이들에게 공감할 수 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은 이런 기업이나 조직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원래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PR계 비조들 중 한명인 Arthur W. Page PR에 대해서 남긴 철학 “PR이란 그 90%가 옳은 일을 하는 것이고, 나머지 10%는 그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PR is 90% doing the right thing and 10% talking about it)”를 기억해
보자.

PR도, 위기관리도 이슈관리도 심지어 청문회 준비까지도모든 기업/조직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우리가 열중해 왔던 옳은 일들(right things)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 본다. 따라서, ‘우리가 열중해 왔던 옳지 않은 일들(bad things)을 기술적으로 포장하는 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를 통해 결코 성공할 수도 없다.

옳지 못한 기업이나 조직에게는백약이 무효하다는 게 교훈이다.

 

 

 


8월 062010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원샷의 해결책이 있을까?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많은 내부 관계자들은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해당 문제점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big & bold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모든 관심을 기울이곤 한다.

보통 이런 시기 내부 관계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은:

* “기자들이 이 이슈를 다시 기사화하지 않기 위해 데스크들에게 연락을 취해 사전에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 “
이 스토리가 더 이상 퍼지지 않기 위해 소셜미디어상에서 무언가 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들이 없을까?”
* “
해당 소비자가 더 이상 그럿짓을 못하게 하기 위해 우리가 뭔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거 아닐까?”

이런 질문들의 기저를 들여다보면, 한방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이 잘 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한 본능이고, 또 한방에 해결될 수 있는 이슈라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옳다.

문제는 많은 기업의 위기나 이슈에 있어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항상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반대로 실제 위기나 이슈는 큰 한방 보다는 자잘한 여러 개의 잽들과 지루하지만 꾸준한 잽 노력들로 인해통합적인 해결이 되는 경우들이 더 많지 않나 한다.

더구나 상당히 큰 위기들인 경우 이런 실제적인 현상은 더욱 더 가시화된다.

기업이 위기에 대응한다 하면서 큰 해결책만을 구하느냐 실제적이고 자잘한 커뮤니케이션 기회들을 흘려 보내거나, 그 정도 레벨의 기회들에게 까지 인력이나 정력을 쏟아 부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분명 문제가 된다고 본다.

위기관리란큰 한방이 터져 그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는 형상을 기대하기 보다는, 자잘한 돌맹이들이 하나 하나 쌓여 결국 큰 성을 쌓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 더 실제적이 아닐까?

그런 자잘한 노력들에 전략적으로 일관성과 통합성을 지니게 하는 것이 전략적인 위기 커뮤니케이션 노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 오늘 아침 뉴욕의 모 라디오 지역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걸프만 원유유출 관련 토론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BP관계자와 주변 위기관리 실무자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열심히 그리고 꾸준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는 느낌만으로도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8월 03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상식이 통해야 성공한다

위기관리, 상식이 통해야 성공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 대응은 기본적으로 ‘선택’에 대한 문제다. 그 선택의 주체는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가 되겠다(일부 임원이나 일선 직원이 내리는 의사결정이 아니다).기 업이나 조직에 위기가 발생하면 그 최초단계에서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는 의문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단계 명령으로는 상황파악 및 분석. 이런 질문에 대해 실무자들은 시스템을 베이스로 해 ‘현재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를 실행한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상황파악과 분석의 품질이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단편적이거나 편향적인 상황 분석과 보고는 항상 문제 있는 의사결정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외부 컨설턴트들이 행하는 제3자로서의 인풋은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모든 조직의 상황파악 결과는 자아중심적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아무리 부정해도 사실이다).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그 중심축이 되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을 파악하는 것 또한 외부 이해 컨설턴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상황파악 및 분석이 품질 있게 이루어지면 그 다음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게 되는 의문은 ‘이 상황이 누구의 책임 또는 잘못인가?’하는 것이다. 포지션을 설정해야 하는 단계다. 이 포지션은 먼저 내부적인 책임 여부(guilty or not guilty)의 판정선상에 있어야 하며, 외부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 또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내부적인 판정이다. 여기에서 정직함과 투명함 그리고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품질이 관건이 된다.

일단 책임 여부의 포지션이 정해지면 그 다음 단계에서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는 의문은 ‘그러면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부분이다. 책임소재 파악과 달리 당면한 문제를 조금 더
지켜 볼 것인가 아니면 즉각적으로 개입해야 할 것인가 하는 타이밍의 고민이 여기에 위치한다. 기업이나 조직들이 이 이전단계까지는 빛의 속도를 내다가도 이 타이밍의 결정단계에서는 긴 고민을 거친다.

이 단계에서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이 의사결정과정부터는 외적인 상황변화와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을 가능한 정확하게 전망(forecasting)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자신 나름대로의 ‘감(instinct)’을 가지고 “이렇게 되지 않겠어?” 또는 “아마…이렇게 될 거야” 하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누구도 그런 예측에 확신을 주진 않는다. 그래서 논의는 맴돌고 결국 이런 ‘감’을 중심으로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결론은 ‘일단 좀 더 두고 보자’ 하는 식으로 대부분 마무리된다(이 부분이 실기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대응 타이밍 문제는 전문성·논리 필요
대응 타이밍에 대한 문제는 상당한 전문성과 논리를 요하는 부분이다. 가능한 한 파악된 정확한 현재 상황과 각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들을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가시화해 바라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향후 전개될 상황변화와 그 임팩트를 가능한 한 자세히 분류하여 시나리오 옵션들을 만든다. 그리고 가시화하여 한눈에 들어오게 브리핑한다.

이 단계에서 최고의사결정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무엇인가? 그렇다면 그 시나리오에서 우리가 받을 임팩트는 무엇인가? 만약 우리가 그 임팩트를 피하기 위해 A방식으로 대응하면 그 다음 임팩트는 어떤 것인가? 또 B방식으로 대응하면 그 다음 임팩트는 어떤 것인가? C방식은 어떤가?’ 하는 세부 정보들이다. 당연히 그런 최고의사결정자들의 필요정보를 시나리오 각각에 정리하는 것이 옳다. 특히 이 부분에서 내부 실무자들과 외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의 품질이 반영된다.

그 다음 과정은 순전히 최고의사결정자의 숙고 단계다. 모든 시나리오와 그 각각의 옵션들에 대한 가능한 검토와 숙지가 끝난 뒤 최고의사결정자는 가장 핵심적 결정(포지션 및 대응의 타이밍)을 내리게 된다.

결국 최고의사결정자가 포지션과 대응 타이밍을 결정하면, 그 다음은 또 내부 의사결정 속력이 빨라진다. 정해진 포지션과 타이밍에 맞춘 실행 활동들은 실무진들이 시스템을 베이스로 해서 결정 보고한다. “우리 부서에서는 어떤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활동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하는 부분들을 실무그룹들 간 연결하게 한 뒤 보고한다. 그에 따라 예산이 제안되고 결정된다.

최고의사결정자는 그 대응활동의 기조와 효용성 등을 전체적으로 평가해 실행 명령을 내린다. 실무자들은 그에 따라 실행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상식적인 프로세스다. 이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번거로워 보이는 이유는 현재 많은 의사결정들을 상식에 의거해 진행하지 않고 있거나, 실행해 본적이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상식적인 프로세스다. 그래서 상식적인 기업만 위기관리를 한다.

8월 022010 Tagged with , , , , , 8 Responses

기업이 위기시 소셜미디어에서도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주변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폭증하는 한편, 기업측으로부터 가용한 메시지 공급은 제로에 가까워 지는 게 일반적이다.

 

위기관리와 그에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가 아닌가 하는 것은위기 발생 직후 폭증하는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해당 기업이 얼마나 빠르고 적절하게 충족시키는가에 의해 평가된다.

 

일부 기업들은전략적인 침묵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전략적 침묵이라는 정확한 의미에 해당하는 ‘(준비된) 침묵은 극히 드물다. (포스팅: 기업들이 침묵하는 이유들 참고)

 

최근 기업들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과 PR에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데, 항상 모든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위기는 이들 활동들 즉칼의 이면이라고 볼 수 있다. 평소에는 가능한 많은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충족시키는데 있어 자신들의 KPI를 책정하고는 하지만, 가끔 발생하는 위기 또는 부정적 이슈에 대처해서는 그러한 KPI를 적절하게 성취하고 있는가 하는 데는 의문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위기시 기업들은 왜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침묵할 수 밖에 없는가?

 

  1. 의사결정자들과 소셜미디어 관리자와의 거리가 멀다.

  2. 소셜미디어 관리자들과 위기관련 부서들간의 거리가 멀다. (PR, CS, 마케팅, 영업, 기술, 생산, 법무, 인사………)

  3. 단순 대응 시스템적으로도 소셜미디어와 기존 언론홍보파트간에 거리감이 있다.

  4. 소셜미디어 관리자들에게 위기관리에 관한 어떠한 임파워먼트도 주어지지 않았다.

  5. 위기관리 활동과 활용매체의 내부 우선순위에 있어서 그 위치가 형편없이 밀린다.

  6. 오프라인에서도 지난 수십 년간 적시에 대응 메시지가 개발된 적이 없는데, 소셜미디어처럼 분초를 다투는 매체를 통한 메시지 전달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7. 기업이 소셜미디어를온실 속의 꽃밭으로 만들기만을 원한다. 따라서 부정적인 코멘트나 대응을 가급적 피하려 한다.

  8. 일선에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CEO와 기업경영진들이 별반 관심을 평소에 두고 있지 않는다. 따라서 위기시에 소셜미디어까지 나서서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데 실무자들이 부담을 가진다.

  9. 소셜미디어상의 대화를 휘발성이 짙다고 평가하고, 전략적 침묵에 차라리 의지한다.

  10. 굳이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소셜미디어 유저들이 직접적인 질문이나 항의 또는 공격을 해오지 않는데, 왜 굳이 우리가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생각한다.

  11. 현재 위기에 대해 떠드는 사람들과 우리 소셜미디어 관계자들이 다른 부류들이라서 별반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없다 생각한다.

  12. 소셜미디어를 통해 단순하게 메시징만 하는 것이 무슨 위기관리냐 생각한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개선이나 재발방지책 같은 가시적인 활동이 전제되어야 하는데소셜미디어에서는 말장난에 그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자평한다.

  13. CEO 또는 오너께서 자신의 트윗을 통해 직접 일선에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도를 자주하신다. 기업공식 소셜미디어 아웃렛들이 재언급 할 부분들이 별반 없다.

  14. 소셜미디어 관리자들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서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때를 멀리 놓친다. (외부적으로는 전략적 침묵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유형)

  15. 소셜미디어 관리자들이 위기관리를 할 시간이 없다. 매번 프로모션과 RT이벤트 그리고 정기 이벤트를 운영하는데도 힘과 인력이 벅차다.

  16. 어떻게 해야 소셜미디어를 통해 효과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만 한다.

  17.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인간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기 보다는 기계와 기술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 한다.

  18. 소셜미디어 관리자들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프로세스 경험 그리고 훈련이 부족하다.

  19. 소셜미디어상에서 위기관리를 할만큼의 예산이 책정되어있지 못하다.

  20.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고, 부정적인 이야기는 안팎으로 하지 않는 것이 기업문화다.

 

 

 

 

임상 코칭을 통해서 더욱 더 많은 인사이트들과 케이스들이 추가될 예정임.

 

 

8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어떤 경영자들이 이렇게라도 사과해 보았나? :이마트

 

 

 

‘못 믿을’ 이마트…정용진 부회장 ‘트위터 사과’ 논란 [MBN]

휴가를 다녀오니 또 아주 다이나믹 한 의견들이 회자되고 있다. 일부 매체 (한국일보, MBN )에서 이번 이마트의 한우쇠고기 관련 사건에 대해 이마트 경영진들의 트위터사과과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 이번 사건이 첫 번이 아니었음에도 반복적으로 사과에만 그치고 있다.
* 회사의 책임보다는 일선 직원들의 실수로 폄하하려 한다.
* 트위터라는 매체를 통해서 경영진 개인이 사과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부분들이다. 물론 공감한다.

하지만, 이런 지적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보자.

* 언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회사의 잘못에 대해 진실하게 언급하거나 공개적으로 즉각 사과하는 적이 있었나? 어느 그룹사의 최고경영자들이 사과해야 마땅한 사건들에 대해 개인적인 매체를 통해 사과 한 적이 있나?

* 이렇게 사소한(?) 사건에 대해서까지 언급하면서 사과한적이 있었나? 지금까지 일선 창구 직원의 실수 수준보다 얼마나 큰 사건들(사과해야 마땅할)이 많았는가? 그 때 어떤 최고경영자가 즉각 자신의 타이핑으로라도 사과의 메시지를 소비자들과 공유해보았나?

* 사과의 메시지에 있어서도 소비자와의 공감부분에 대해서 표현이 충분치 않았다 치더라도, 강력한 사과의 메시지와 개선방안이 제시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실수를 계기로 작업장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10개 소형점포에서 한우는 광주축산가공센터에서 별도로 작업, 공급해 섞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 이마트 최병렬 대표 트윗(http://twitter.com/choibr5001)

, 몇가지 아쉬운점은:

* 정용진 부회장의 경우에는 기존 트윗 자산을 활발하게 성장시켜 왔던 경영자인데 반해, 이마트 최병렬 대표의 경우 이제 트윗을 시작하는 단계인 점.

*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첫 번째 트윗을 시도했었어야 했다는 점.

* 해당 트윗이 실제 자신이 작성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초기 트윗 입문자가 twtkr을 사용해 장문의 글을 업로드)

* 트윗의 특성상 @yjchung68을 쓰고 자신의 트윗을 올렸다는 점 (이 부분이 가장 아쉬운데 정 부회장의 아이디 멘션 없이 그냥 자신이 밝히는 이마트의 입장을 몇 개에 나누어라도 트윗 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사과 트윗 이후 수일 동안 아무런 추가 트윗 활동이 없었다는 점. 물론 팔로워 및 팔로윙 관리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게 아닌가 함. (이 부분은 실제 최 대표께서 자발적인 소셜미디어 자산 구축에 아직 자신감이 없으신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가지게 함)

 


최근 이마트가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고, 그 변화와 성장을 정 부회장께서 이끌고 계시다는 게 중론인데, 향후 조직이 움직여 성과를 나타내는 소셜미디어 자산 구축활동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조직이 움직이는 것이 진짜 위기관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7월 202010 Tagged with , , , , , , , , , 5 Responses

위기 대응의 의사결정론 : 시나리오와 평가 그리고 선택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 대응은 기본적으로선택에 대한 문제다. 그 선택의 주체는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가 되겠다. (일부 임원이나 일선 직원이 내리는 의사결정이 아니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그 최초단계에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는 의문은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단계 명으로는 상황파악 및 분석. 이런 질문에 대해 실무자들은 시스템을 베이스로 해현재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를 실행한다.

첫째 이 단계에서 상황 파악과 분석의 품질이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단편적이거나 편향적인 상황 분석과 보고는 항상 문제 있는 의사결정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 이 단계에서 외부 컨설턴트들의 제3자로서의 인풋은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모든 조직의 상황 파악 결과는 자아중심적으로 치우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정해도 사실이다)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그 중심축이 되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을 파악하는 것 또한 외부 이해 컨설턴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상황 파악 및 분석이 품질 있게 이루어지면 그 다음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게 되는 의문은이 상황이 누구의 책임 또는 잘못인가?하는 것이다. 포지션을 설정해야 하는 단계다. 이 포지션은 먼저 내부적인 guilty or not guilty의 판정선상에 있어야 하며, 외부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 또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내부적인 판정이다여기에서 정직함과 투명함 그리고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품질이 관건이 된다.

일단 guilty or not guilty의 포지션이 정해지면 그 다음 단계에서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는 의문은그러면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부분이다. guilty건 not guilty건 당면한 문제를 조금 더 지켜 볼 것인가 아니면 즉각적으로 개입해야 할 것인가 하는 타이밍의 고민이 여기에 위치한다. 기업이나 조직들이 이 이전단계까지는 빛의 속도를 내다가도 이 타이밍의 결정단계에서는 긴 고민을 거친다.

이 단계에서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이 의사결정과정부터는 외적인 상황변화와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을 가능한 정확하게 forecasting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자신 나름대로의(instinct)’을 가지고이렇게 되지 않겠어?” 또는아마이렇게 될 거야
forecasting
을 한다. 그러나 누구도 그런 forecasting에 확신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논의는 맴 돌고 결국 이런을 중심으로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결론은일단 좀 더 두고 보자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마무리 된다. – 이 부분이 실기하는 가장 공통적인 원인.

대응 타이밍에 대한 문제는 상당한 전문성과 논리를 요하는 부분이다. 가능한 파악된 정확한 현재상황과 각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들을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가시화 해 바라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향후 전개될 상황변화와 그 임팩트를 가능한 자세히 분류하여 시나리오 옵션들을 만든다. 그리고 가시화해서 한눈에 들어오게 브리핑한다.

이 단계에서 최고의사결정자에게 필요한 정보는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무엇인가? 그렇다면 그 시나리오에서 우리가 받을 임팩트는 무엇인가? 만약 우리가 그 임팩트를 피하기 위해 A방식으로 대응하면 그 다음 임팩트는 어떤 것인가? 또 B방식으로 대응하면 그 다음 임팩트는 어떤 것인가? C방식은 어떤가?하는 세부 정보들이다. 당연히 그런 최고의사결정자들의 필요정보를 시나리오 각각에 정리하는 것이 옳다. – 이 부분에서 내부 실무자들과 외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의 품질이 반영된다.

그 다음 과정은 순전히 최고의사결정자의 숙고 단계다. 모든 시나리오와 그 각각의 옵션들에 대한 가능한 검토와 숙지가 끝난 뒤 최고의사결정자는 가장 핵심적 결정(포지션 및 대응의 타이밍)을 내리게 된다.

결국 최고의사결정자가 포지션과 대응 타이밍을 결정하면, 그 다음은 또 내부 의사결정 속력이 빨라진다. 정해진 포지션과 타이밍에 맞춘 실행 활동들은 실무진들이 시스템을 베이스로 해서 결정 보고한다. 우리 부서에서는 어떤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활동을 하도록 하겠습니다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하는 부분들을 실무그룹들간 align하고 결정 보고한다. 그에 따라 예산이 제안되고 결정된다.

최고의사결정자는 그 대응활동의 기조와 효용성등을 전체적으로 평가해 실행 명령을 내린다. 실무자들은
그에 따라 실행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상과 같이 위기관리는 의사결정자와 이를 지원하는 그룹들의 협업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다음과 같은 혼동을 경험한다.

* 부서의 역학과 정치적 문제로 인해 적절하고 정확한 상황 파악과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일선실무자들이 자신의 입장에 따라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려 시도한다.
* 최고의사결정자가 정확한 포지션을 수립할 수 없도록 많은 내부 실무자들이 편향된 주장을 한다.
* 내부 실무자들이 감에 따라 너무 다양한 forecasting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 핵심적으로 의사결정에 있어서 MC를 맡을 인사가 존재하지 않고 난상 토론 또는 최고의사결정자의 일방적인 교시가 이루어진다.
* 향후 발생된 상황들에 대한 시나리오가 전혀 수립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 수립되거나, 전혀 엉뚱하게 수립되어 최고의사결정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 시나리오에 우리 회사가 경험하게 될 대응 후 1차 및 2차 임팩트에 대한 forecasting이 존재하지 않는다.
* 최고의사결정자와 일부 실무자들이 대응 사후 임팩트에 대한 부분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또 감이 작용하며 시간이 허비된다.
* 대응 사후 임팩트 부분에 기업명성, 브랜드, 이미지, 기타 가치들이 상대적으로 고려되지 않는다.
* 충분한 정보와 시나리오 리뷰가 있었음에도 최고의사결정자가 자신의 감으로 전혀 엉뚱한 의사결정을 한다.
* 모든 과정을 지내면서 타이밍을 놓친다.
* 결정된 포지션과 타이밍에 실행될 대응 활동에 대한 플랜을 실무자들이 품질 있게 세우지 못하고, 상호간에 align하지 않으며, 메시지 또한 제 각각 대응하겠다 보고한다.
* 최고의사결정자가 너무 세부적인 대응활동을 리뷰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 꼼꼼하게 하나 하나 자신이 모든 활동 디자인을 하려 개입 시도한다.
* 최고의사결정자가 지시한 최종실행 활동들을 실무자들의 역량이 모자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다.
* 실행 후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실행결과를 업데이트 하거나 보고하지 않는다.
* 마지막으로, 최고의사결정자가 모든 중간 프로세스를 건너 뛰어 감에만 의존해 일방적으로 위기관리 명령을 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상식적인 프로세스다. 이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번거로워 보이는 이유는 현재 많은 의사결정들을 상식에 의거해 진행하지 않고 있거나, 일부 해 본적이 없다는 반증이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상식적인 프로세스다. 그래서 상식적인 기업만 위기관리를 한다.

 

1 3 4 5 6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