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6월 182013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5]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상황에서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양날이 선 검(劍)과 같아야 한다. 가능한 한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팀과 그들을 한 몸으로 만들어 협업하게 하라. 로펌의 주장은 커뮤니케이션 팀을 통해 증명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은 로펌을 통해 검증하라. 거실과 법정에서의 공통된 승리를 위하여.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에 있어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양날이 선 검()과 같아야 한다. 가능한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팀과 그들을 한 몸으로 만들어 협업하게 하라. 로펌의 주장은 커뮤니케이션 팀을 통해 증명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은 로펌을 통해 검증하라. 거실과 법정에서의 공통된 승리를 위하여!.

기업의 대형 위기 이후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소송이 진행되곤 한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로펌을 고용해 상담을 받고 위기관리 전반과 이후 소송에 대비한다. 대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대형 로펌을 선호한다평소에도 일상적 자문관계를 맺고 있었거나, CEO나 오너 분들이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대형 로펌들을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고용하는 것이다.

중견기업이나 소기업들의 경우 위기가 발생하면 대형 로펌을 고용할 만 한 예산적 여력이 없는 곳들이 많다. 결국 소형 법무법인이나 지인 변호사들을 통해 위기관리를 진행하려 시도한다. 대형 로펌에 비해 소형 법무법인들이나 변호사 개인이 상대적으로 위기관리에 적합하다 적합하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로펌이나 변호사가 항상 필요하다는 부분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들에게 예산안에서 가용한 최고의 로펌 또는 변호사를 선택하라는 조언을 종종 한다. 일부 중견기업들의 경우에는 예산이나 전문성에 대한 기존을 가지고 로펌이나 변호사를 고용하기 보다, 지인에 의한 관계로 그들을 접촉하고 고용하곤 하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우연히 그 로펌이나 변호사가 해당 위기 유형에 적합한 경험을 가졌으면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위기관리를 위한 조언이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문제다. 지인을 통해 고용을 하더라도 그들의 전문분야와 위기를 잘 연결 비교해 보아야 한다.

또한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편이 아니다. 특히나 그들은 기업 위기에 있어 기업 내부 의사결정자들이 집단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적절하고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한다. 자신들의 소송 대비 활동들을 클라이언트 사내 핵심 인사 일부에게만 상당히 비밀스럽게 제공하는 전략을 주로 쓰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 자신들이 다루는 정보와 자신들이 진행하는 업무 프로세스는 민감하고 비밀스러운 것들이어서 집단의사결정을 위해 여럿에게 공유하고 소통하는 재료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업무 방식 때문에 핵심 인사들과 법무팀에게 공유된 선별적 정보를 함께 공유 받아 전략적 위기대응 방안을 세세하게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업 위기에 있어 법적 대응의 방향성과 주된 논리적 주장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들도 정할 수 있는 데 이 기본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또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는데 있어 그들의 타임라인이 제대로 공유되고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타임라인과 메시지 개발들도 상당히 어렵고 부실해진다. 위기 시 법적 대응 인원들과 커뮤니케이션 대응 인원들이 상호간 소통하지 못 한 채 서로 다른 입장들과 논리들로 산발적인 위기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대부분이 이 때문이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라면 로펌이나 변호사들에게 정기적으로 보고 받은 내용들을 1차 최소한의 필터링을 거쳐 사내 위기관리위원회 멤버들에게도 정기적으로 공유 해 주는 체계를 지원해야 한다. 절대로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간에 괴리나 부조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 특히 법무와 커뮤니케이션관련 팀들이 하나의 팀(one team)’ 의식을 가지고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야 한다.

가장 좋은 로펌이나 변호사를 구하자.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그룹과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하자. 그들의
이야기를 커뮤니케이션 팀으로 하여금 사회적인 논리로 증명하게 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을 사전에
로펌으로 하여금 검증하게 하자. 로펌의 법리적 주장에는 자칫 사람이 들어 있지 않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팀의 사회적 주장에는 자칫 법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어느 쪽이고 100% 신뢰하고 무조건적으로 의지하기 보다, 둘을 합해 하나의 날 선 검을 만드는 것이다. CEO가 이렇게 만들어진 양날의 검을 지혜롭게 잘 부려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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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 직후 언론 응대- 취약성을 점검해 보자!

특별한 형태의 미디어트레이닝을 준비하면서 다음과 같은 위기 유형별 취약성 패턴들을 한번 정리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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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 위기유형의 경우 최초 위기발생 직후인 Phase 1 기간 동안 언론으로부터의 정보 수요는 증폭된다. 이때 일정 시간 동안 일정 분량까지는 기존 홍보팀에서 핸들링 할 수 있는 수요가 되지만, 급격하게 증폭되는 언론의 정보 수요는 금새 홍보팀의 최대 수용 가능치를 넘겨 버리고, 일선이나 유관부서에게까지 정보 수요가 전이된다.
문제는 Phase 1 구간에 노란색으로 칠해진 홍보팀 핸들링 구간에서는 좀 처럼 발생하지 않는다. 홍보팀들의 경우 평소 많은 경험과 일정 수준 이상 준비가 되어 있어, 초기 언론 정보 수요 핸들링에 있어서는 큰 문제를 초래하지 않는다.
반면 취약성이 존재하는 부분은 Phase 1 구간내에 오렌지색으로 칠해진 ‘일선 및 유관부서 핸들링’ 구간이다. 위기발생 직후 몇 시간내에 언론으로부터의 인터뷰나 취재요청이 일선 매장이나, 공장, 현장, 지점, 지사, 기타 부서들에게 전이되는 상황인데, 이 상황 이전에 홍보팀이 전사적으로 one voice 체계를 전파하지 못하면 오랜지 구간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 구간에서는 사실 Holding Statement만 가지고도 충분한 구간)
그 이후 Phase 2상황에서 적절한 시간내 홍보팀과 주관 및 유관 부서들이 위기관리통제센터를 만들게 된다. 이후 곧 집단 의사결정을 통해 언론 정보 수요에 적극대응(e.g. 기자회견 등)하게 되면 Phase 3과 4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더 이상 큰 문제가 발생할 확률은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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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유형보다 홍보팀이 주관이 된 전사적 one voice 시스템이 더욱 더 신속히 전파되어야 하는 위기 유형은 사건 및 사고시가 되겠다. 일단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본사 홍보팀은 사건 및 사고 지역과 물리적 거리, 시간적 거리, 심리적 거리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건 및 사고 발생 직후 언론으로부터의 정보 수요를 현장과 홍보팀이 동시에 해소시켜야 하는 부담을 떠 안는다.
이 상황에서 홍보팀과 현장이 one voice로 동시 통합되지 않으면, 해당 위기는 상당히 심각한 국면으로 전환되곤 한다. 이전의 일반적 유형의 위기시에는 홍보팀–>일선 및 유관부서의 순서였지만, 이 경우는 일순간에 동시 체계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 점이 다르다.
앞서의 유형이 홍보팀이 정리한 holding statement를 일선 및 유관부서에 하달 공유하는 형태의 시스템이라면, 이 사건 및 사고 유형은 홍보팀과 일선 및 유관부서가 함께 상황분석 및 holding statement 개발을 동시 진행 공유해야 해서 훨씬 더 힘들고 어렵다.
일반적으로 위기 시 ‘오락가락’ ‘좌충우돌’ ‘왔다리 갔다리’라는 언론으로부터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이 경우 Phase 1에서의 업무공조 실패, 통합적 상황파악 부재, holding statement의 부재 또는 부실한 공유가 그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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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이슈나 논란이 위기화되는 경우에는 또 다른 취약성을 목격할 수 있다. 본격적 이슈화 이전에 홍보팀의 핸들링 가능 영역에서의 언론 정보 수요가 형성될 때 빨리 홍보팀이 주가 된 이슈관련 holding statement와 위기통제센터 구성 준비를 마쳐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타이밍을 흘려 버리는 경우들이 많다.
왜냐하면 홍보팀 스스로 ‘이 이슈는 산발적이어서 우리가 핸들링 할 수 있다’라는 감을 가지고, 관련하여 공유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 이슈화가 지속되면서 일선 및 유관 부서에게 까지 언론의 어프로치가 시작되면, 그 때부터 홍보팀은 일선 및 유관 부서 공유를 시작하곤 한다. 위기통제센터 구성에 대한 결정도 이 경우 당연히 늦어진다.
즉, 앞의 두 유형과는 달리 가시적이고 위협적인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거나, 피부에 와닿지 않는 유형이기 때문에 미리 미리 폭발적 정보 수요에 대비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체계에 대한 논의에 있서, 위의 세가지 유형상 공히 발견되는 취약성은 ‘빠른 상황파악 및 의사결정, 그리고 그에 기반한 입장 정리와 핵심메시지 공유의 실패’에 기인한다. 이런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평소에 발생가능한 위기를 예측하고 반복적으로 통합적 상황분석, 빠른 의사결정, 전사적으로 빠른 입장정리와 핵심메시지를 공유하는 연습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는 수 밖에 없다.
빨간색 구간을 보라. 위기관리는 홍보팀의 영역보다 전사적 의사결정의 영역이 훨씬 크다. 이것이 빨리 공유해야 하는 이유다.

9월 102012 Tagged with , , 0 Responses

[기고문] 질문이 문제가 아니라 답변이 문제다

[OO은행 사보 기고문]



질문이 문제가 아니라 답변이 문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미국의 대표적 기자이자 뉴스앵커인 샘 도날슨(Sam Donaldson)은 “기자의 질문이 문제를 일으킨다기 보다는 답변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맞는 말이다. 기자는 취재하는 사람이고 질문하는 사람이다. 취재하지 않고 질문하지 않는 기자는 기자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자의 취재와 질문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샘 도날슨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면 “기업이 기자의 질문에 전략적으로 답변해야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는 조언임을 알 수 있다. 대체적으로 전략적이지 않은 답변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언론홍보를 하지 않는 일반 임직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략적이지 못한 답변의 특성들을 살펴 보자.
첫째, 모르고 답변한다. 상황 파악이 되지도 않았고, 그 사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일단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기반으로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한다. 전략적이지 못하다. 잘 못된 메시지가 기사화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둘째, 답변해야 할 사람이 아닌데도 답변한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부분은 “저는 그 질문에 대해 답변드릴 수 있는 부서 직원이 아닙니다.” 또는 “저는 그 질문에 답변드릴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하는 답변이 주를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기분야가 아닌 내용이나 자신의 책임 범위를 넘는 메시지로 기자에게 답변 하곤 한다.
셋째, 사적인 생각을 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개인의 생각이 직접적으로 조직의 생각이 될 수는 없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토와 논의들이 있어야 한다. 조직 내 공유된 메시지는 공식적인 답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요…”하면서 시작하는 답변은 전략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넷째, 놀랄만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기자와 말을 시작하면 탄력이 붙을 때가 있다. 순간 긴장을 늦추게 되면 사단이 벌어진다. ‘아차’ 하면 이미 늦었다. 신문기사나 TV보도에서 나오는 내 메시지를 보고 놀랐다면 이미 큰일은 벌어진 셈이다. 놀랄만한 메시지를 기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다섯째, 노 코멘트 한다. 노코멘트는 곧 코멘트다. 어떤 코멘트일까? 그렇다. ‘그 문제는 우리의 책임입니다.’ ‘잘못했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를 인정합니다’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업은 적절한 대응 메시지를 찾아야 한다. 스스로 찾지 않으면 기자들이 찾아다 안겨준다. 부정적인 기사를 일방적으로 선물하는 것이다.
여섯째, 솔직하게 답변한다. 물론 많은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은 항상 기업은 투명해야 한다 이야기한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전문가들도 “언론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상의 것들은 ‘투명하되 전략적으로 투명 하라’는 주문이다. ‘전략적으로 진실 하라’는 의미다. 기업은 절대 성인들이 모여 있는 종교단체가 아니다.
일곱째, 공감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회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렇게 된다. 내부와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에는 아랑곳 없이 커뮤니케이션 하게 된다. 본능에 충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면 꼭 이렇게 된다. 방어본능, 대응본능, 충돌본능, 회피본능 등 이런 본능들을 평시나 위기 시 철저하게 통제해야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전략’의 반대말은 ‘본능’이다.
여덟째, 서로 따로 이야기한다. 기자가 같은 질문을 물어도 일선 직원에게 듣는 답변과, 팀장에게 듣는 답변, 그리고 임원에게 듣는 답변이 서로 다르다. 이렇게 되면 기자는 그 조각 조각들을 맞추어 가면서 큰 그림을 퍼즐링 할 수 있게 된다. 몇 번만 왔다 갔다 다시 되 물으면 회사 내 모든 조직원들이 기자가 큰 그림을 그리게 도와주는 것이다. 창구를 일원화 하자는 것은 이런 상황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하나의 창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러 창구라도 하나의 목소리를 내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아홉 번째, 너무 디테일 하게 이야기한다. 딜레마를 느낄 것이다. 너무 디테일 하면 문제라 하는데, 디테일 하게 설명 하지 않으면 기자에게 대충대충 이야기하는 것으로 비추어 질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무엇이 디테일인가 하는 정의가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다. 여기에서 이야기하지 말라 하는 디테일이란 ‘쓸데 없는’ 또는 ‘과도한’ 디테일을 칭하는 것이다. 기자에게 답변하면서 ‘가만있어봐……이렇게까지 세부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느낌이 들면 벌써 너무 깊숙이 문제 속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마지막 열 번째, 전략적이지 못한 답변은 대부분 사전 사후 공유를 생략하는 데에서 발생한다. 내가 기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공유하기가 꺼려지거나, 다르게 공유를 하거나, 일부만 공유를 하거나, 또는 공유를 하지 않거나 하는 이런 증상은 해당 직원 스스로 ‘나의 답변이 전략적이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당연히 결과적으로 기사나 보도에 잘 편집될 확률은 형편없이 떨어진다. 조직이 그 후폭풍을 감수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공유되지 않는 기자와의 접촉이나 대화는 문제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반복적으로 전략적이지 않는 답변 내용들과 태도들에 대해 이야기 해도, 막상 기자와 말을 섞게 되면 이 열 가지 중 한 두 개의 실수들을 저지르고는 한다는 것이다. 수십 년 언론홍보를 해 오신 홍보 임원분들도 기자들과 대화 시 아주 가끔 ‘아차~!’하는 말실수를 하신다. 그런 전문가분들도 사소한 실수를 하실 때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다른 업무를 하는 임직원들은 오죽할까?
실수를 하지 말라 하지만, 절대 실수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가능한 것은 실수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 한번 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전사적으로 그런 실수를 공개하고 반면교사로 삼아 다른 직원이 유사한 실수를 하지 않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선진국 기업들은 임원들과 직원들에게 미디어트레이닝을 실시한다. 평소에 기자와 전략적으로 대화하는 훈련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분명한 것은 기자들은 훈련 받은 취재전문가들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직원들이 모두 프로페셔널하게 훈련 받은 전략적인 답변가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의 ‘밥’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 전사적으로 언론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공유되어야 하고, 최소한 위와 같이 ‘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인식 공유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전략적인 기업 경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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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2012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OO은행 사보 기고문] 내일 신문기사에서 내가 한말을 읽는다면?




내일 신문기사에서 내가 한말을 읽는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린 시절 이런 노래를 불렀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자라서인지 많은 어른들은 아직도 자신이 TV에 출연하거나 신문기사에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내심 대단한 것으로 여기고, 영광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도 그럴 것이 5천만 인구 중 소수의 여론지도층으로 불리는 대단한 분들만 대중매체에서 자주 다루어지다 보니 내 이름을 신문이나 TV에서 발견하면 ‘내가 유명인사가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 마련인 거다.
그렇다. 식구들과 명동길을 거닐다, 또는 남산 산책을 하다 ‘나들이 인파 현장 취재’를 나온 TV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개인의 영광이고 추억임이 틀림없다. 유명 관광지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다가온 지역신문 기자 앞에서 포즈를 취해주는 것은 멋진 기록이 될 것이다. TV나 신문 취재와 관련된 그런 개인적인 재미를 경계하라거나,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회사와 관련 된 취재에 대응하는 부분이다.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항상 이렇게 평소 이야기 한다. ‘외부 언론의 취재는 요청을 받은 즉시 홍보실에 알려 홍보담당자들의 가이드에 적절히 따라주십시오.’ 전문가들의 조언과 기업 홍보실의 경험에 의해 대언론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항상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개인적으로 외부 언론과 인터뷰를 하거나 정보를 주는 직원은 곧 추후 인사조치와 같은 강력한 제재를 받고는 한다.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직원들의 자유를 제약하거나, 직원들의 언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언론사의 기자들에 대해 한번 생각 해 보자. 그들은 하루 종일 민감한 이슈를 다루고, 자신의 기사를 위해 취재원과 기술적인 인터뷰를 주고 받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기업 내부 직원들에게 취재를 목적으로 다가 올 경우에는 충분한 준비 후 아주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그에 비해 기업 내부 직원들은 어떤가? 충분하게 준비되어 있을까? 기술적으로 취재전문가인 기자의 유도 질문을 피해 갈 수 있을 정도로 훈련 받았을까? 민감한 이슈와 정보를 주고 받기 위해 무엇을 말해야 하고, 무엇을 말하지 말아야 하는지 스스로 익숙하게 분별 가능할까? 아쉽게도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취재를 시도하는 기자들과의 대화나 인터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주고 받는 친구나 동료들과의 대화와는 그 방식이나 해석에 있어 큰 다름이 있다.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할 때 친구나 동료들은 내가 이야기하는 ‘맥락’을 이해하고 세부 단어나 표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반면, 취재를 위해 대화를 나누는 기자들은 내가 말한 단어와 표현과 같은 세부사항에 큰 관심을 둔다. 맥락이 어떻든 자신이 쓸 기사나 방송할 보도 영상을 위해 나의 말을 부분 부분 해석해서 가공하곤 한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필자가 만나는 많은 CEO들과 임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좋은 취지인 줄 알고 기자와 인터뷰 했는데, 내가 긴 시간 이야기 한 내용들은 다 버리고 앞과 뒤만 싹둑 잘라 이상한 표현만 모아 9시 뉴스에 딱 방송 해 버리더라고요. 그 방송 내용 때문에 제가 얼마나 곤란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치가 떨립니다.” 당연하다. 앞에 이야기한 것을 생각해 보시라. 기자는 취재전문가다. 반면에 대부분 인터뷰 대상들은 언론 인터뷰 전문가가 아니다. 따라서 아무 준비 없이, 훈련 없이 마주서게 되면 백전백패가 당연하다. 패배를 예상하고 경기에 나오는 셈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회사에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 허락된 직원이 아니면 언론과 말 조차 나누면 안 되는 걸까? 기자가 오면 일단 자리를 피해 취재를 거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 아니면, 말은 하되 사실관계 확인만 친절하게 해 주는 것이 좋을까?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가 가능한 것일 것? 앞에 이야기를 들으니 솔직히 고민이 될 것이다.
일단 기자에게 친절해야 하는 것은 맞다. 회사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무뚝뚝하거나 무심한 것 보다는 낫다. 대신 기자가 취재를 목적으로 하는지 어떤지 모르더라도 회사와 관련된 질문을 하면 일단 긴장 할 필요가 있다. 자칫 나의 진심이 가공된 기사 내용으로 수천만 국민들이나 수백만 고객들에게 ‘공표’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벌벌 떨거나 흥분할 필요까지는 없다.
“O기자님, 죄송합니다. 저는 그 질문에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또는 “저는 그 질문에 답변드릴 수 있는 적절한 담당자가 아닙니다.”라 이야기 하자. 그리고 “제가 홍보실쪽으로 연락을 해 드릴 테니 필요하시면 홍보실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라 해법을 제시하자. 이런 답변에 당연히 기자는 번거로움을 느낄 것이다. 그럴 것을 대비 해 이해를 구하자. “기자님의 질문에 답변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공손하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회사 가이드와 연락 정보에 따라 홍보실쪽에 해당 기자를 연결 해 주면 된다. 이 방식이 직원 개인이나 회사 전체를 위해서도 가장 안전한 대응 방법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언론대응훈련 전문가들은 기업 CEO들과 임원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내일 신문기사에서 읽기 싫은 내용이 있다면, 처음부터 그 말을 아예 입 밖으로 꺼내지 마십시오.” 전문가들의 이러한 조언과 회사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무심하게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공통점을 보인다. 자신의 코멘트를 실은 신문기사나 TV보도를 보고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크게 먼저 놀란다는 점이다. 이러한 충격적인 스릴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이제부터 라도 위의 조언과 가이드라인을 명심해야 한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하는 노래 가사는 유치원 시절까지만 딱 유효한 순수한 꿈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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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32012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맞서라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맞서라

축구를 보자. 한 팀에 11명이 운동장을 뛰어 다녀야 하는 게임이다. 상대방까지 합하면 22명이 운동장에서 뛰며 경쟁한다. 이를 기업위기관리에 대입해 보자. 모든 기업위기에는 해당 위기를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그들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편 축구팀으로 생각해 보자. 열 한가지 그룹의 이해관계자들이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 운동장으로 달려 들어온다 생각해 보는 거다.

언론들, NGO들, 정부규제기관들, 검찰, 경찰, 지역주민들, 고객들, 거래처들, 일방공중들, 노조원들 그리고 경쟁사들이라고 그들 하나 하나를 칭해보자. 우리 기업은 어떻게 맞서고 있을까? 혹시 열한명의 상대방에 맞서 선수 한 명이 혼자 운동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두세 명도 충분하지는 않다. 혹시 CEO께서는 우리 골문을 지키시고 있으신지 확인 해 보자.

우리 편 각 선수들이 상대편 이해관계자 선수를 어떻게 마크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평소에 자신이 마크해야 하는 상대선수에 대한 공부와 맞서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 왔는지도 물어봐야겠다. 상대의 특정 이해관계자 선수가 ‘메시’ 같은 실력이 있는 선수라면 우리도 그에 맞설 수 있는 실력 좋은 선수를 키워 투입해야 하지 않을까?

위기관리라는 경기 이전에 혹시 우리 열한 명은 제대로 된 A급 매치을 몇 번이나 해 본 팀인지도 생각해보자. 약한 상대를 대상으로라도 연습경기는 했었는지, 각자 선수기량을 키우기 위한 집중훈련은 얼마나 했었는지,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실력 있는 코치나 감독을 데려와 도움을 받아보기는 했었는지 살펴보자. 우리 선수들에게 멋진 경기 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적절한 예산지원은 했었나?

아니다. 더 기본으로 돌아가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어떤지 봐야 한다. 정말 상대방 팀을 이기고 싶어하는가? 자기에게 맡겨진 상대선수를 정말 이기고 싶어하는가? 정말 경기를 하고 싶어 운동장에 나와 있는가? 물어보자.

기업위기관리. 가장 흥미로운 문제 중 하나가 위기관리를 일부 부서가 전담해서 하는 현상이다. 많은 기업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를 주로 하는 부서라고 이야기한다. 상대팀 선수는 열한명인 데 우리 팀은 한 명이 맞서는 형국이다. 공격수도 하고 수비수도 했다가 골키퍼도 해야 하는 ‘일인 다역’인 셈이다. 가끔은 두세 부서가 함께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들은 그렇게 싫어한다. 부담스러워 하고 홍보팀을 지원만 해달라 해도 인상을 찡그리면서 ‘우리가 왜 여기에 엮여야 하나?’하는 표정이다. 한마디로 경기하기 싫은 선수가 운동장에 서있는 셈이다. 경기가 잘 될 리가 없다.

기업위기시에 홍보팀만 주로 경기를 뛰게 되니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홍보팀이 가장 만만한 언론이라는 상대선수만 가지고 주로 마크를 하게 되는 거다. 소비자 선수나 NGO선수들이 마구 우리편 골대로 치 닿는데도 적극적으로 따라가 실력발휘를 하기 힘들어 한다. 우선 가장 실력 있는 스트라이커인 언론이라는 선수 한 명만 커버해 보자며 스스로 한계를 설정한다. 경기에서 이기기 힘든 게 당연하다.

기업위기에 대해 ‘기업이 스스로의 시스템으로 맞서라’ 하는 의미는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좋은 축구팀’을 만들라는 이야기다. 좋은 선수들을 모으고, 그들을 훈련하고, 그들 각각이 어떤 상대라도 맞서 이길 수 있는 실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실제 경기가 시작되지 않아도 꾸준히 연습하고 준비해 언제든 경기를 뛸 수 있는 역량을 빨리 확보하라는 것이다.

각자의 기량을 하나로 모아 위기관리를 위한 튼튼한 팀워크를 형성해 보라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외부에서 좋은 코치들과 감독들을 불러와 팀을 점검해 보고, 실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팀의 주장인 CEO께서 벤치에만 앉아 계시기 보다는 함께 경기를 뛰면서 골대를 지키고, 선수들을 필드에서 배치해 보는 경험들을 가져보시라는 것이다.

이런 주문들은 현실에 기반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실제 기업들이 위기를 경험하고 이에 맞서 관리를 시도하는 상황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보자. 많은 부서들 대부분이 실제 위기관리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위기관리에 임할 진정한 자세도 일부는 부족하다. 일단 위기관리에 투입되었으니 어떻게든 해 보자 각자 여기저기에서 산발적으로 활동한다. 기업의 많은 대이해관계자 채널들이 방치되거나 수습되지 못한 채 열려있게 된다. 부서 각각이 하나의 의견을 모으거나, 주변 부서들이 현재 어던 위기대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들도 많다. 정보도 일부에서만 유통되고, 공유되지 못한다.

CEO께서는 각 부서의 이야기만 홀로 들으시면서 의사결정을 미루는 경우들도 있다. 통합적인 실행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다. 위기가 발생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을 둘러싸고 각자의 입장과 주장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기업은 그 안에서 침묵하거나,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현상들을 본다. 이런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말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좋은 축구팀’의 비유를 다시 한번 기억해 보자. 내가 일하고 있는 기업에 그런 좋은 위기관리 그룹이 존재하는지 돌아보자. 완전하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좋은 위기관리 그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보자. 매번 돌아오는 중요한 위기관리 경기에서 매번 대패하거나 기권패하거나 중간퇴장 당하는 수모를 더 이상 겪지 말자. 좋은 팀이 기업 위기를 관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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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2012 Tagged with , , 0 Responses

[HR Insight 기고문] 위기 이전에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라

[HR Insight 기고문]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위기 이전에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라

 

정용민 대표 /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에 위기의 기운이 드리우면 항상 먼저 조직내부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이 또한 일종의 전조(前兆)라고 보겠는데, 이런 전조현상을 발견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실패하면 기업들은 바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과연 위기를 앞두면 우리 주변에 어떤 이상 증상들이 나타날까? 한번 살펴보자.

첫째, 예전보다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난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난다는 것은 일단 좋은 현상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급박하게 늘어나는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은 기업 차원에서 아주 유심히 분석 해 보아야 한다. 표면적으로 어떤 커뮤니케이션 주제가 생겨난 것도 아닌데, 눈에 띄게 직원들이 삼삼오오 몰려있다. 온라인 쪽지들이 갑자기 많이 오가고, 흡연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흡연을 하고, 커피를 마신다. 한 명의 직원이 일과 시간 동안 여러 그룹과 함께 돌아 다닌다.

평소와 다르게 이런 현상이 증가한다면 해당 기업은 위기가 다가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모든 위기는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증폭시킨다. 문제는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수요의 증가에 기업 스스로가 공급을 통해 그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실패할 때다.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량의 증가도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간의 밸런스가 깨져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직원들간에 물음표와 정확하지 않은 느낌표들만 무수할 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공급이 없으면 해당 기업은 위기에 한발자국 가까워지는 셈이다.

둘째, 조직 내부 상하 커뮤니케이션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평소와 달리 말들이 조심스러워 지는 상황이다. 임원들이나 팀장들간 눈치만 오간다. 임원들의 표정이 어두워 진 듯하지만 그 이유를 자세히 물을 사람은 없어 보인다. 임원들 스스로도 딱히 팀장들 또는 직원들과 별반 해야 할 이야기들이 없으니 침묵한다.

많은 책임자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자산이 항상 ‘솔루션(해결책)’을 주어야 한다 착각하곤 한다. 기업에 위기 상황이 다가오면 책임자들은 해당 위기에 대한 솔루션을 찾으려 애쓰게 마련이다. 이 의미는 해당 위기가 확실하게 관리될 때 까지는 확실한 솔루션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주저하게 된다는 의미다. 자신이 없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근본적인 문제는 상호간 커뮤니케이션 량은 줄었지만, 각자가 해석하는 맥락의 혼동은 훨씬 증가한다는 데 있다. 설명 없는 임원의 갑작스러운 반차를 보면서도 아래 직원들 사이에서는 많은 상상과 해석들이 난무하게 된다. 상호간 나름대로의 상상과 해석들이 복잡해 지면서 기업은 위기로 한발 더 전진한다.

셋째, CEO의 가시성(可視性) 또한 감소된다.

평소에는 직원들과 직원식당에서 항상 점심을 하시던 CEO가 갑작스럽게 오랫동안 식당에 나타나지 않으신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 봐도 근래 CEO를 오래 뵌 사람들이 별로 없다. 출근하시고, 회의 등에는 참석하신다고 하는데 예전 같지 않으시다. 그러고 보니 매달 한번 본사 직원들과 함께하던 ‘직원과의 대화’ 행사도 몇 달간 건너 뛰었다.

당연히 기업의 최고책임자는 위기 시 가장 바쁜 사람이 된다. CEO가 바빠지지 않는 위기는 사실 위기가 아니다. CEO 스스로 자신의 역량과 시간을 위기관리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를 위해 자신이 만든 이전과 다른 커뮤니케이션 공백 또한 관리의 대상이라는 것은 인식해야 한다.

위기관리는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함께 가는 것이 맞다. 상황을 극복하고 관리하기 위해 몰두하고 있는 동안 대부분의 조직과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잊는 게 문제다. 상황이 너무 위중하니 커뮤니케이션 따위야 하면서 관리 우선순위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하면서 기업은 항상 위기로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이런 이상증상들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가만히 한 발자국씩 다가오는 위기를 앉아 기다리는 것이 최선일까? 아니라 생각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럼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마음가짐이다. 위로는 CEO로부터 신입 직원에 이르기 까지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 해야 한다는 일치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 진행해야 한다. 그냥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춘 즉흥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최소화 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CEO가 직원들을 만나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겠다 생각하면, 해당 미팅들에 대해 일관된 래포(미팅분위기)와 핵심 메시지를 미리 마련하거나 준비시켜 드려야 한다. 일정을 관리해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직원들의 비율들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등의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

위기 시에는 CEO의 말아 올린 와이셔츠 소매 조차도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넥타이를 풀고 정장구두가 아닌 걷기 편한 캐쥬얼 구두를 신고 지점을 방문하는 모습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다. 염색하던 머리 색을 하얀색으로 바꾸는 일상적인 활동도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관리되어야 한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되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그 다음으로 인식해야 할 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You can not NOT communicate!, 필자주: NOT이 2개임)’는 명제다. 직원들 차원에서도 이런 인식을 일관되게 가져가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직원 스스로 매일 5분씩 지각을 하는 것도 곧 ‘커뮤니케이션’이다. 다른 동료직원들과 상사들에게 그 직원 스스로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셈이다. 흡연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원도 자신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동료들과 달리 혼자 점심을 먹으러 다니는 직원도 나름대로의 메시지들을 주변에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석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며, 그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는가 하는 것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은 무서운 것이고, 적극 관리해야 마땅한 주제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인식해야 할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한 커뮤니케이션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밸런스’ 부분이다. 모든 수요와 공급은 상호간에 밸런스가 맞아야 관리된다 볼 수 있다. 직원들간에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회사는 적극적으로 그런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반대로 회사를 이끌어 가는 CEO가 원하는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언제든 어떠한 일이 생기든 임원들과 직원들에 의해 충족되는 것이 맞다.

항상 문제는 이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이 서로 맞지 않거나, 어느 한쪽이 부재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많은 성공한 회사들은 대부분 오버 커뮤니케이션(over communication)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직원들과 회사간의 커뮤니케이션에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의 CEO들은 직원들에게 수백 번에서 수천 번 같은 말들을 반복한다. 이는 직원들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직원들에게 이것이 중요한 원칙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각인 시키기 위해서다.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면서 해당 메시지를 강조하는 기법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상하간에서도, CEO부터라도 ‘최대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위기 시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 내 모든 구성원들이 끈끈한 연대감을 가지게 되는 방법으로 이 ‘오버 커뮤니케이션(over communication)’은 매우 유용한 방식이다. 물론 모든 구성원들이 이와 관련한 하나의 공통된 인식을 지닐 때 실현과 관리 가능하다.

위기 시 모든 직원들은 이상과 같은 ‘관리’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더욱 강한 조직이 되고, 목적을 위해 응집된 위기관리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다. 기업이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의 위기관리 실패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그들 중 대부분의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이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수록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CEO 스스로 어렵다 생각할 때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자. 우리 회사가 어렵다 이야기 하기 전에 직원 스스로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힘쓰자. 위로부터 아래까지, 또 아래에서부터 위로, 내부에서 외부로, 그리고 외부에서 내부로 유통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일관되게 관리하고, 이를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자. 이 자체가 위기관리이며,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이상 증상이 발견되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빨리 관리하자. 빨리 함께 같은 인식을 마련하고, 빨리 실천해 보자. 우리가 하는 이 관리된 실천 또한 밖에서는 하나의 ‘메시지’로 해석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지금까지 성공하는 회사의 ‘위기 관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2월 162012 Tagged with , 0 Responses

[M&A crisis] 인수의향 표현도 전략이다

매도자가 커뮤니케이션을 제한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M&A에 있어 매도자는 대부분 ‘사정’이 있어 매각을 검토하고 결정한 것이라는 전제에 주목해야 한다. 그 ‘사정’이 무엇인지는 IB들을 비롯한 시장 내 플레이어들이나 애널리스트들 그리고 언론들이 샅샅이 밝혀 내 주기 때문에 숨기기가 어렵다.

문제는 그 매도자의 ‘사정’이라는 것이 대부분 매도자 자신보다는 인수의향자들에게 더 유리한 내용이라는 부분이다. 인수의향자들은 가능한 이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레버리징 하려고 애쓴다.

실제 인수의향자들이라고 해도 초기 인수의향 표현을 극도로 제한하는 것이 그 이유다. “관심 없다” “검토한적 없다” 등의 반응들을 보이는 회사들도 내부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인수 검토를 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우리가 스스로 인수의향을 밝혀서 매도자의 그 ‘사정’의 위급성을 완화시켜주거나, M&A과정이 과열되어 봤자 인수의향자에게는 별반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부정하곤 한다.

반대로 매도자측에서는 초반부터 의수의향자들이 드러나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이 거래가 뜨거워져야 하는데 차가우면 자사의 ‘사정’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거래 자체를 뜨겁게 달구려 노력한다.

잠재적 인수의향자측에서 보면 이런 매도자의 안절부절못함은 더더욱 좋은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매도자측에서 절실함이 묻어나오면 일단 칼자루는 놓친 셈이다.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하기 까지 이러한 잠재적 인수의향사들은 가능한 인수 의향을 공개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매도자측이나 매각 주관사측 주변에서 ‘정보를 흘리는’ 일들이다. 거래를 뜨겁게 하기 위해 ‘현재 OOO가 인수전 참가 의사를 밝혔다’ ‘OOO이 인수 의향을 보이고 있다’는 루머들을 흘린다. 당연히 잠재 인수의향사들은 인수전에서 경쟁해야 할 플레이어들에 대한 확인과 견제를 하기 마련이다. 인수 경쟁 전략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루머에서 언급된 OO사들이 모두 강력하게 부인하는 경우에도 시장의 의심은 계속된다. M&A에서 부인은 아무 의미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확실히 인수의향이 없는 기업들은 “우리는 OO의 인수의향이 없다. OO의 경우 현재 우리 조직과 많은 부분이 중복되고, 인수시에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는 등의 좀더 자세한 입장을 밝혀 투자자들의 동요를 막으려 애쓴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는다. 반대로 단순 ‘노코멘트’나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는 인수의향서 마감 전까지는 의혹의 대상이다.

얼마나 잠재적 인수의향자들의 윤곽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가가 매도자측에서는 초기에 가장 급한 일이다. 반대로 잠재적 인수의향자들은 티져수령 과정과 사전 미팅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조건을 걸거나, 범위를 재확정 제안하거나 하는 역제안을 하기도 한다. “만약 매도 기업에 OOO을 포함시켜주면 한번 인수를 고려 할 의향이 있다”식이다. 그러나 이 또한 정확한 인수의향표현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인수의향서를 마감하기 전까지는 가능한 공개된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는 쪽이 유리하다. 매도자측에서 조급하게 거래를 뜨겁게 하려 하는 모든 활동들 조차도 잠재적 인수의향자들에게는 상당히 흥미롭게 해석해야 하는 증상으로서의 의미일 뿐이다. M&A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대부분의 결정적 커뮤니케이션은 ‘서류로 말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2월 03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왜 같은 이슈에 A사와 B사와 C사의 대응이 다를 수 밖에 없을까?








외부에서 볼 때 아주 명확한 이슈인데도 그 이슈에 관련 있는 기업 A와 기업 B와 기업 C의 실제 대응들은 왜 각기 다를까?

만약 하나의 명확한 이슈에 대해 모든 기업들이 동일한 의사결정과 관리 전략, 실행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면, 위기관리 컨설턴트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1+1=2라는 상식적인 대응만 존재할 수 있다면 모두 책을 보고 따라 하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다른 모든 경영활동들이 그렇듯 기업의 의사결정에는 항상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 변수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관리해 최선의 전략과 실행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가에 따라 기업의 흥망이 갈리는 법이다.

구체적으로 같은 이슈나 위기에 각 기업들은 어떤 변수들을 경험하고 있을까? 무엇이 실행을 각기 다르게 만들까?

기업 철학

회사 본사 액자에 걸려 있는 사훈이나 우리의 사명 등이 보는 그대로 그냥 ‘액자 장식’인 경우 vs. 대부분의 기업 구성원이 당연한 철학으로 받아들여 “저희는 이런 이런 철학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는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

기업 문화

내부에서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문화 vs. 상명하복에 토론 생략 문화 vs. 난상 토론 문화 vs. 위원회 문화

오너 또는 CEO의 생각

  • A사 : “사장님께서 절대 리콜은 안되다는 생각이십니다. 다른 대안이 필요합니다.”
  • B사 : “이 정도까지 됐으니 이젠 털고 가자 하시는 것이 CEO 생각이십니다. 깨끗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C사 : ”저희 사장님은 이번 건에 별로 관심이 없으십니다. 왠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임원들의 정치적 역학

  • “그건 우리 부문과는 상관없지……”
  • “이번 이슈로 누구를 죽이려고 지금 이러는 거야?”
  • “나보고 책임지라 이 말이야? 지금? 왜들 이래?”
  • “당연히 이번 이슈의 책임은 OOO부서가 져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야. 항상 그 부서가 문제지…”
  • “제가 위기관리위원회 코디네이터 역할을 좀 하겠습니다. 워낙 시급한 상황이니까요”


팀장들의 관여 태도

  • “이걸 내가 왜 해야 하는 거야?”
  • “아무래도 우리팀으로만은 힘든 이슈인데, 이것 좀 도와줄 팀이 없을까? TF라도 만들어서…”
  • “몰라 몰라 알아서들 해. 난 빠질래”
  • “저희 팀이 일단 코디네이션 하겠습니다. 협조해주세요. 부탁입니다.”


실무진들의 실행 역량

  • “윗선에서 이렇게 이슈관리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도와주실 수 있겠어요?”
  • “나는 이런 일 한번도 안 해 보았는데…큰일이네”
  • “언제 우리에게 이런 일 할 수 있게 예산 줘 봤어? 맨날 지시만 하면 다야? 제길…”
  • “아…이거 해봤어요. 오케이!”


재무적인 현실적 제한

  • “알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현재 저희 재정적인 상황으로는 그런 대응은 힘들겠습니다. 다른 방법은?”
  • “저희가 마음은 굴뚝인데요…예산이 할당이 안돼서요”
  • “딱 500만원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아이디어 좀 주세요”
  • “이번 건은 저희가 물러 설 수 없기 때문에 예산에 관해서는 초기부터 그리 제한을 두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기관리 체계 수준과 일선의 훈련 수준

  • “언제 우리에게 불만제로 취재 대응 방식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준 적 있어? 본사 것 들 말이지…쯧쯧”
  • “아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하는데 왜 난리들이야. 내가 그런 말도 못해? 또 그게 뭘 못 할말이야? 내가 틀렸어?”
  • “어제 MBC에 인터뷰 한 사람 누구야? 빨리 파악해서 보고 해.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 “난 몰라. 본사 홍보팀이 저번에 트레이닝 시켜준 대로 다 했어. 나는 하지 말라는 건 안 했어.”


기타 상황적인 변수들

이 밖에도 커넥션 자산, 명성, 이슈별 구도, 책임소재여부 등등이 영향을 끼친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현실 하나. 같은 보고를 해도 회사마다 CEO나 오너분들이 다른 반응을 보이는 상황 에피소드.

A사.

임원: “회장님, 저희가 회사를 위해 이런 이런 비용절감 플랜을 구상 중입니다. 향후 1~2년 동안 OO억 원을 투자해서 OOO을 하면 앞으로 20~30년간 해마다 O억 원씩을 비용절감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장님 허가를 좀 부탁 드립니다.”


회장님: “아…그래? 그래서 OOO을 하겠다는 거지? 흠…거 괜찮네. 좋았어. 비용 절감한다는 데 뭐 반대할 이유가 있나? 오케이. 고마워. 조상무”



B사.

임원: “회장님, 저희가 회사를 위해 이런 이런 비용절감 플랜을 구상 중입니다. 향후 1~2년 동안 OO억 원을 투자해서 OOO을 하면 앞으로 20~30년간 해마다 O억 원씩을 비용절감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장님 허가를 좀 부탁 드립니다.”


회장님: “이거 봐. 조상무. 당신 그 공장에서 몇 년 일했어? 20년 넘게 있었지? 근데 왜 그런 비용절감 안을 이제야 내놓나? 지금까지 뭘 했어?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에 했었어야지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다들 병신 같이…”



이 두 회사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를 보자. 왜 위기와 이슈관리의 실행에 있어 같은 이슈임에도 각각의 회사들의 의사결정이 다를 수 밖에 없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나?

결론: 사람이 핵심이다. 그들의 철학이 핵심이고,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따로 있다.



















1월 312012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스템, 이 또한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

기업 내 시스템은 사물이나 형태가 있는 그 무엇이 아니다. 시스템은 곧 사람이고, 그들 각각에 들어 있는 ‘what to do’에 대한 생각들의 조합이다.

따라서 시스템을 사온다는 말이나, 시스템을 (뚝딱!) 만든다는 말은 사실 의미가 맞지 않는다. ‘어떻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에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이러한 체계가 공유 될 수 있느냐’ 하는 의미가 들어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시스템(system)’이라는 단어보다 ‘체계(體系)’라는 정감 가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려 한다. 시스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흡사 IT시스템을 생각하는 위기관리 매니저들도 있고, 마치 시스템이라는 것이 잘 포장된 박스에 담겨 팔리는 공산품처럼 느끼는 분들도 있어서 한마디로 ‘체계’라는 단어를 사용하려 하고 있다.

인하우스의 위기관리 매니저 입장에서는 업무의 단순화 효율화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기 때문에, 이 체계라는 것을 좀 어떻게 한번에 구입하거나, 단순하게 가져다 심으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당연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그렇게 해본 분들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더 현실적인 위기관리 매니저들의 고민은 ‘체계가 곧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고, 공유상황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핵심이 있다’하면 스스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터로서의 역량을 반신반의하는 부분이다.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커뮤니케이션 부서가 체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게 되는 이유가 ‘그들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인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커뮤니케이션’과 ‘공유’ ‘협업’에 대한 자신을 강하게 갖지 못한다는 부분이 현실적인 문제가 아닌가 한다.

홍보부서에서 오랜 일을 한 분들일 수록 스스로 자신의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에 있어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을 ‘출입기자 또는 언론 관련 이해관계자들로 한정’하고 있다면 이 부분은 이러한 체계 구축 과정상 분명한 걸림돌이 된다. 심지어 “왜 홍보팀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거지?”라는 직접적인 질문을 받을 때는 상당히 어렵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는 위기관리 매니저들에게는 실제 프로젝트에 돌입하기 전에 충분히 준비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사내 역량이 있다. 기업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션과 콜래보레이션에 일정기간 이상 익숙해야 하고, 이를 스스로 자기 부서의 직무기술의 중요한 핵심으로 정립하는 사전 역량이 그것이다.

기업의 대소와 사업분야를 막론하고, 인하우스 내부의 위기관리 매니저가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 못하고, 내부에서의 코디네이션을 낯설어 하며, 협업에 대해 자신이 빈약한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성공하는 비율이 매우 희박하다는 경험칙을 가지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관리 매니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결과물을 말 그대로의 ‘시스템’으로 납품을 받지만, 그 ‘시스템’은 그냥 시스템으로 조직내부에서 아무런 생명력을 가지지 못하고 책장이나 서랍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 회사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었어?” “위기관리에 대해 우리가 언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했었나?” 이 모든 이야기들이 그런 류의 기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은 곧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다. 끊임 없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유와 협업을 이끌어 내는 그 과정과 마지막 결과물이 곧 체계다.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겨우 해낼 수 있는 일이다.

10월 14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기고문] 위기 시, 수백 배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모 기업의 특별 의뢰를 받고 쓴 기고문입니다. 위기를 잘 관리하시기를 기원하면서…
 

[기고문]

위기 시, 수백 배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개인이나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아픈 일이 있으면 ‘침묵’하려 하는 것은 똑같다. 우리 내 문화적으로도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자중하고 정신 사납게 떠들지 말라’는 공감대가 있다. 일부 이에 반해 ‘(좋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기’를 했다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신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 일쑤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기업의 위기 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정보의 진공상태’인데 위기를 맞은 기업은 내외부적으로 ‘침묵’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 중 일부는 ‘무슨 좋은 일이라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 저기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가?’라 생각한다. 또 일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딱히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라 푸념한다. 그 나머지는 ‘그냥 이렇게 조용히 지내다 보면 이 상황도 지나가겠지요’라고 조심스럽게 속삭인다.

모두 위험한 생각이다. 기업은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명구(名句)중에 이런 말이 있다. “기업은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 (You Can Not Not Communicate)’ 즉, 기업은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라도 항상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노 코멘트(No Comment: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는 뜻)도 코멘트’라는 이야기다.

노 코멘트가 기업에게는 ‘코멘트’라면 어떤 의미의 코멘트가 될까? 맞다.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우리는 문제가 있다. 문제를 인정한다. 부끄러워 할말이 없다’는 코멘트가 된다. 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없는 기업들은 항상 위기 시 아무런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는다. 그냥 조직과 개인의 ‘침묵’ 본능에 의지해 위기관리에 실패한다.

기업 위기에 대해 한 발자국 더 걸어 들어가보면 ‘적절한 타이밍에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만 했었더라면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던 케이스들이 매우 많다. 최근 발생한 전국규모의 순환정전 사태도 그렇다. ‘앞으로 십분 후인 오후 2시부터 전국에 순환정전이 실시됩니다. 놀라지 마시고 저희의 가이드에 따라 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전력거래소나 한국전력으로부터 적절한 타이밍에 전달만 되었었더라면 전국민의 혼란은 대부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기 시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조직에 충만하지 않아 이런 재앙들은 여기저기에서 반복된다.

SK 최태원 회장은 몇 년 전 사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최고경영자로서 제가 가장 못하는 부분이 같은 이야기를 천 번 하기 입니다” GE의 전회장 잭웰치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지만, 최고경영자나 일정직급 이상의 임원 및 매니저들은 직원들이 묻는 동일한 질문에 동일한 답변을 수백에서 수 천 번 반복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위기 시에는 이런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 원칙과 가치는 큰 빛을 발한다.

우리가 지금 어떤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지 직원들이 끼리끼리 모여 비밀스럽게 소근거리게 만 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하고 어디로 우리 조직이 달려 나갈지에 대해 혼란스러운 채로 고요만을 강요해서는 더 힘들어진다. 우리의 최고 리더가 어떤 생각과 배짱을 가지고 계신지 직원들이 각자 추측하게 만들어서는 위기관리는 요원해 진다.

이심전심은 수 천 번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만들어지는 힘든 결과물이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TV광고 카피는 분명 거짓말이다. 기업은 위기 시 최고경영자부터 일선 직원까지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정해진 메시지들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정보의 진공을 우리 스스로의 전략적인 메시지들로 채워 불필요한 혼란과 추측들을 몰아내야 한다.

직원들로 하여금 최고경영자의 마음속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은 ‘부단한 커뮤니케이션’ 밖에 없다. 최고경영자의 마음속에 ‘위기’가 없다면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자.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자. 그것이 곧 위기를 관리하는 아주 멋진 방법이라는 것을 굳게 믿고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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