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자가 커뮤니케이션을 제한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M&A에 있어 매도자는 대부분 ‘사정’이 있어 매각을 검토하고 결정한 것이라는 전제에 주목해야 한다. 그 ‘사정’이 무엇인지는 IB들을 비롯한 시장 내 플레이어들이나 애널리스트들 그리고 언론들이 샅샅이 밝혀 내 주기 때문에 숨기기가 어렵다.
문제는 그 매도자의 ‘사정’이라는 것이 대부분 매도자 자신보다는 인수의향자들에게 더 유리한 내용이라는 부분이다. 인수의향자들은 가능한 이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레버리징 하려고 애쓴다.
실제 인수의향자들이라고 해도 초기 인수의향 표현을 극도로 제한하는 것이 그 이유다. “관심 없다” “검토한적 없다” 등의 반응들을 보이는 회사들도 내부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인수 검토를 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우리가 스스로 인수의향을 밝혀서 매도자의 그 ‘사정’의 위급성을 완화시켜주거나, M&A과정이 과열되어 봤자 인수의향자에게는 별반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부정하곤 한다.
반대로 매도자측에서는 초반부터 의수의향자들이 드러나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이 거래가 뜨거워져야 하는데 차가우면 자사의 ‘사정’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거래 자체를 뜨겁게 달구려 노력한다.
잠재적 인수의향자측에서 보면 이런 매도자의 안절부절못함은 더더욱 좋은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매도자측에서 절실함이 묻어나오면 일단 칼자루는 놓친 셈이다.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하기 까지 이러한 잠재적 인수의향사들은 가능한 인수 의향을 공개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매도자측이나 매각 주관사측 주변에서 ‘정보를 흘리는’ 일들이다. 거래를 뜨겁게 하기 위해 ‘현재 OOO가 인수전 참가 의사를 밝혔다’ ‘OOO이 인수 의향을 보이고 있다’는 루머들을 흘린다. 당연히 잠재 인수의향사들은 인수전에서 경쟁해야 할 플레이어들에 대한 확인과 견제를 하기 마련이다. 인수 경쟁 전략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루머에서 언급된 OO사들이 모두 강력하게 부인하는 경우에도 시장의 의심은 계속된다. M&A에서 부인은 아무 의미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확실히 인수의향이 없는 기업들은 “우리는 OO의 인수의향이 없다. OO의 경우 현재 우리 조직과 많은 부분이 중복되고, 인수시에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는 등의 좀더 자세한 입장을 밝혀 투자자들의 동요를 막으려 애쓴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는다. 반대로 단순 ‘노코멘트’나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는 인수의향서 마감 전까지는 의혹의 대상이다.
얼마나 잠재적 인수의향자들의 윤곽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가가 매도자측에서는 초기에 가장 급한 일이다. 반대로 잠재적 인수의향자들은 티져수령 과정과 사전 미팅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조건을 걸거나, 범위를 재확정 제안하거나 하는 역제안을 하기도 한다. “만약 매도 기업에 OOO을 포함시켜주면 한번 인수를 고려 할 의향이 있다”식이다. 그러나 이 또한 정확한 인수의향표현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인수의향서를 마감하기 전까지는 가능한 공개된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는 쪽이 유리하다. 매도자측에서 조급하게 거래를 뜨겁게 하려 하는 모든 활동들 조차도 잠재적 인수의향자들에게는 상당히 흥미롭게 해석해야 하는 증상으로서의 의미일 뿐이다. M&A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대부분의 결정적 커뮤니케이션은 ‘서류로 말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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