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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1 Response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현실은 항상 서랍 속에 있다

현실은 항상 서랍 속에 있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1월 05일 (목) 16:17:42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식적으로 보아도 가장 먼저 우리의 위기 대응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해 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위기관리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우리의 위기 대응 역량을 측정하는 단계에서 떠 오른다. 조직에서 이 ‘측정’이라는 의미는 항상 민감한
사안이다. 조직 각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들에게 이 ‘측정’이라는 단어는 회사를 위한 것으로 해석 되기 이전에 나와 우리
부문의 역량을 측정 받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 각각은 ‘다른 부문이면 몰라도 우리 부문이
대표적으로 측정을 받는 데는 이익보다 실이 더 많을 수 밖에 없지 않나?’하는 생각들을 하게 마련이다. 재미있는 것은 많은
부문들이 그런 이기적인 이슈를 사내적으로는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신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꼭 그런 측정의
절차가 필요한가?’에 대한 부정적인 의문을 제기하곤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그러한 측정의 절차는 ‘꼭
필요하다.’ 우리 조직에게 어느 부분이 어떻게 취약한지를 모르고는 절대로 완전하고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없다.
어느 조직이나 내부적으로 자신들의 조직에 대한 과대나 과소 평가가 존재한다. 이러한 현실과 괴리된 인식과 평가는 현실을 반영해야
하는 시스템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다.

물론 이해는 한다. 괜히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한답시고, 우리 부문의
치부를 들추어 내고 더 나아가 그 결과를 사내적으로 공론화 해 개선 방안을 제시 받는 게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다른 부문이
그런 개선방안을 제시 받는 것을 구경하는 것은 몰라도 절대 우리 부문이 그렇게 당하는(?) 모습은 보기 싫은 게 본능이다.


한 그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CEO의 인식에 대한 우려다. 어느 특정 부문의 위기 대응 역량을 측정한 결과와 개선방안을 브리핑
받으시는 CEO께서 우리 부문을 어떻게 생각하시게 되겠는가 하는 걱정이다. 측정 이전에는 “괜찮아. 우리 조직의 역량을 한번
살펴보고 참고 한다는 의미지, 그 결과에 책임을 묻거나 문제를 제기하거나 하지는 않아”하시는 CEO의 약속도 실제 결과 앞에서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조직 구성원들에게 위기 대응 역량에 대한 ‘측정’이라는 문제는
‘잘해야 본전’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직 전체의 시각에서는 부문들의 이러한 본능에 근거한 측정 거부가 득이 될
리 만무한 것이다. 전혀 우리 스스로 어떻게 준비되어 있는지를 알 길이 없다는 것이 우리 내부의 저항 때문이라면 얼마나
허무한가?

필자 또한 이러한 내부의 저항이나 갈등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장애물들이라는 것을 여러 기업들의 사례와 경험을 통해 반복적으로 깨닫고 있다. 우리가 예상하는 것 보다 많은 위기 요소들과
현실적 문제들이 논의를 위해 책상위로 끌어 올려지기 보다는, 서랍 속 깊숙이 보관되어 있는 것을 자주 본다. 그 서랍 속의
문제들을 밖으로 끌어 내려는 노력에 대한 반감과 저항이 있는 한 온전한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그 서랍 속 문제들은 그냥 차치하고, 조직이 편하고 우리가 편하기 위해서라도 그냥 책상 위의 문제들로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가늠하자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러한 부분적인 시스템 구축이 결코 조직 자체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진정 자신의 조직을 사랑하는 위기관리 매니저라면 그 서랍을 어떻게든 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속안의
묵은 것들을 모두 들어내 책상 위에 정렬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주관하는 부서에 힘이 실려야 한다는 주장도
이 때문이다. CEO의 직접적 관심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진행하는 주체 스스로 위로부터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받아내야 한다. 그래야 전체 조직이 산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10월 302009 Tagged with , , , , 0 Responses

고발 프로그램들이 좋아 하는 유형들

TV 고발 프로그램들이 ‘좋아하는’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유형들

  • 말 바꾸기
  • 변명하기
  • 근거 없이 주장하기
  • 사실이 아닌 답변 하기
  • 논리 없이 횡설수설하기
  • 잘 모르고 대답하기
  • 오너십 없이 대응하기 (핑퐁치기)
  • 말도 안 되는 사례나 비유 들기
  • 조직 내에서 서로 다른 말 하기
  • 오리발 내밀기
  • 미친 척 하기
  • 확언하거나 맹세하기
  • 말 안 하기
  • 말 질질 끌기
  • 화내기
  • 폭력 행사하기
  • 카메라 렌즈 가로막고 만지기
  • 욕하기
  • 오만 방자 하기
  • 카메라 앞에서 회유시도하기
  • 웃기기

기업이나 조직들은 고발 프로그램과 맞닥뜨렸을 때 이상의 것들만 안 해도 본전은 건진다는 의미다.

근데 현실에서는 이상의 것들을 안 하기가 그렇게 힘들다…

그게 현실이다.

8월 04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말로 본전이라도 건지자

대전경찰청장의 집무실 면적은 전국 16개 시·도 지방경찰청장 집무실 가운데 크기에서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광주경찰청장 집무실 면적은 126㎡, 서울경찰청장 집무실 크기는 118.3㎡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간부회의 공간 등을 고려해
여유 있게 설정한 것 같다”며 “전국 대부분의 지방청장실과 크기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중앙일보]



어짜피 이와같은 언론의 지적이 있으면 공공기관의 특성상 해당 직무실의 규모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 (해당경찰청장께서 내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규모 축소 안된다 하시지 않는이상…)

그러면 최초 기자에게 문의전화가 왔을 때 홍보담당자는 해당 기사의 여파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어짜피 논리적인 대응을 해 보아도 기사는 나갈 것이고, 기사 게재 이후에는 당연히 해당 직무실 규모를 조정해야 할것이 뻔하다는 것을 빨리 인지해야 했었다.

하지만, 기사에 코멘트된 대전경찰청 공식 멘트는 무엇인가?

  • ‘…한 것 같다’ 부분은 추측에 기반한 답변이다. (Don’ts)
  • ‘…크기가 비슷할 것’ 이 부분도 추측에 기반한 답변이다. (Don’ts)


인용된 답변중 하나도 확인된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 당연히 추측을 했으며, 애드립에만 충실했다. 해당 직무실을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개선의지는 있을 수가 없는 포지션이다.

훈련받은 전문 대변인이라면 해당 기자의 스토리라인을 빨리 파악하고, 이렇게 답변해야 했었다.

‘지적해 주신 부분에 대해서는 빠른시간내에 확인작업을 거쳐서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바로 개선 조치하겠습니다. 이번 지적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어짜피 직무실을 때려부셔야 하는 거 아닌가…말이라도 잘했으면 본전이라도 찾는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