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2008 Tagged with , , 1 Response

문화체육관광부의 해명자료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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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MBC를 비롯 여러 매체에서 놀란만한 뉴스 클립을 구경할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께서 국감현장에서 이유가 어떻게 되었든 ‘욕설’을 하시는 뉴스영상이었다. 여러 블로그에서는 그의 욕설장면을 보고 ‘화가난다’는 반응들이 많은데, 나는 개인적으로 화가 나기 보다는 그냥 ‘놀라웠다’.

장관이라는 위치에 계신분께서 그리고 연극을 전공하셨던 배우께서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 할만큼 화가 났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왔다’.

그런데 그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배포한 위의 설명자료는 더더욱 나를 놀라게 하고 심지어 화나게까지 한다. 정부 부처의 커뮤니케이션 수준이 이 정도라는 것에 놀랐고, 실제 동영상 자료들이 온라인에 수없이 공유되고 있으며 공중파를 통해 분명히 ‘한국말’로 표현된 욕설이 수천만에게 방영된 차에 문화체육관광부의 괴상한 해명에 화가 나기 시작한다.

상기 설명자료의 핵심은 ‘욕설을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격한 감정을 스스로에게 드러낸 것이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이 부분과 ‘이러한 오해를 초래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합니다.’ 이 부분이다.

다시 이중에서 핵심 워드를 뽑아 내면 재미있는 결과가 또 도출된다.

‘잘못 알려진 것’ 그리고 ‘오해’ 가 핵심 단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이번 정부의 핵심 메시지는 항상 이 두가지다. 그리고 계속 반복된다. 핵심 메시지의 일관성과 반복성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포지션은 아니다. Mantra까지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왜 그냥 단순히 놀랐던 많은 국민을 화나게 하나. 왜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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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윗 설명자료를 내고 나서 이틀만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장관의 포지션이 갑자기 변경됐다.

유 장관은 파문이 커지자 26일 오후 한국사진기자협회 국회사진기자단에 전화를걸어 “당시 갑자기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나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면서 “이유야 어찌 되었건 잘못했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항상 실패하는 위기관리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되는 부분이 이 포지션 부분이다. 최초 포지션이 중반이나 말기 각각에 여러번 이랬다 저랬다 바뀌는 경우들이다. 그것도 비슷하게 약간 수정되는 포지션이 아니라 180도 끝에서 끝을 오가곤 한다.

최초 문화체육관광부의 포지션은 ‘아무 문제 없고, 장관 스스로 격한 감정을 스스로에게 드러낸 것일 뿐…여러분들은 오해하고 있다’였다. 그런데 이틀만에 장관께서는 국회사진기자단에 전화를 걸어 포지션을 바꾼다. ‘나도 모르게 그런말’이 실제로 최초 포지션대로 ‘스스로에 대한 격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었다면 왜 기자단에 전화를 걸어 사과를 해야 하나?

대국민 사과때 좀더 확정적인 포지션을 보여주겠지만…오늘 기자단에게 사과를 한 것은 ‘그런말’이 실제로 ‘욕설’이었다는 인정이 아닌가 한다.

왜 최초부터 이런 포지션이 설정되지 못했을까? 왜 이렇게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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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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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포지션을 결국 포기했다. ‘취재진에게 적절하지 않은 언행‘이라는 인정 부분이 최초 대상에 있어 ‘자기 자신‘이었다는 주장에 상치된다.

이번 사과 프로세스를 보면서 전형적으로 실패하는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직접 또 목격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내부에서는 이번 프로세스가 하나의 ‘방파제’를 만들어 전략적으로 ‘욕설’에 대한 국민들의 직접적이고 부정적 반응을 한차례 완화시켰다고 평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솔직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인간미를 가지고) 사과를 했다면 온라인상에서 ‘발뺌’ 한다는 이미지로 생성된 부정적 여론 부분은 미연에 방지하지 않을 수 있었을것이라 본다. 아직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여론에만 무게를 두는 한계가 여기서 드러난다.

결국 아주 좋은 케이스 스터디를 만들어 주셨다.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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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to 문화체육관광부의 해명자료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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