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의 신호경 기자가 쓴 <광우병이 복어 독 수준이라니…>기사를 보고 우리나라 기업이나 정부의 키메시지 개발의 한계를 다시 한번 목격했다.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 22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
질문: ‘광우병으로부터 확실히 자유롭다고 할 수 있나’
답변: “광우병특정위험물질만 제거하면 99.9% 안전하다. 마치 독을 제거하고 복어를 우리가 아무런 걱정없이 먹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농식품부 정운천 장관 오찬 간담회
“광우병은 구제역과 달리 전염병이 아니지 않나. 광우병 위험이 과장된 면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광우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프리온(prion)’이란 단백질 입자는 특성상 복어독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위험하다. 우선 독과는 달리 세계보건기구(WHO)나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주요 관리 대상으로 삼는 사람.동물 공통 전염병의 하나이고, 잠복기가 길게는 40년에 달해 이 프리온이 뇌 등의 정상 세포 변형을 일으키기 전까지는 쉽게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단백질(Protein)’과 ‘비리온(Virion:바이러스 최소단위)’의 합성에서 비롯된 명칭처럼, 프리온은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긴하지만 DNA나 RNA와 같은 핵산이 없어 바이러스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 바이러스보다 크기가 훨씬 더 작은 ‘단백질 입자’에 가깝다. 따라서 인류가 지금까지 개발한 항(抗)바이러스제 등을 통한 예방, 치료가 불가능하다.
또 뇌.척수 등 광우병위험물질(SRM)에서 프리온의 대부분이 발견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다른 부위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프리온이 살코기는 물론 소변이나 혈액 등에서도 발견됐다는 보고도 있다.
1986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광우병에 대한 연구 역사가 20년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의 어떤 부위, 어떤 연령이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확률적으로 단언하기가 사실상 어렵고,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처럼 광우병 발병 경력이 있는 나라의 쇠고기 수입은 아주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위에서 주무 책임자와 담당자가 내세운 키메시지는 상당히 emotional하고 이해하기 쉬운 비유로 이루어져 있다. 기본적으로 키 메시지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스킬이다. 그러나 키메시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성이다. 일단 논리성이 100% 확보된 이후에 emotional하거나 ‘그럴싸 한 비유’가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키메시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발언자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키메시지라는 것에 생명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이슈를 둘러싼 다방면의 context들도 감안해야 한다.
복어독이나, 구제역 전염병…전혀 논리적이거나 과학적인 고려가 없이 그냥 50대 아저씨들이 소줏집에 앉아 잔을 부딪히며 떠오르는 소리를 내뱉는 수준의 메시지다.
키메시지라는 것은 자기 조직이나 기업의 기본적인 ‘포지션을 확인’시키고, 전달하고 픈 ‘목적을 가지는 메시지’를 뜻한다. 위에서 키메시지를 언급한 분들의 포지션은 ‘찬성 미국산 소고기 수입’임에 틀림 없다는 것은 성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됬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광우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한다는 목적 달성에는 실패했다. 거기에다 덤으로 비과학적이고, 무책임한 부처의 이미지를 괜실히 떠 안았다. 긁어 부스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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