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워룸과 컨트롤 룸은 어떻게 준비하나?
지난 포스팅에서도 공유했듯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워룸(war room, 위기통제센터)과 그에 대응하는 레드팀(red team)인 이해관계자들이 머무르는 콘트롤룸(control room, 이해관계자센터)에서 동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들께서는 ‘워룸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을 가장 먼저 하신다. 위기를 통제하기 위한 위기관리 위원회의 워룸은 그 설치 장소와 준비사항들이 디테일 하게 위기관리 매뉴얼에 기재되어 있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현실성을 강조하려면 그 워룸 장소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워룸의 위치 적절 여부와 내부 설비 등의 적정성들을 검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때 사내 내부의 실제 워룸을 사용하는 데에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어 다른 제3의 장소를 물색하는 클라이언트들도 많다. 우선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사내에서 평시에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본사 내 많은 직원들이 일상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환경에서 아무리 독립된 공간이라고 해도 워룸이 시끌시끌하고, 워룸과 컨트롤룸에서 낯선 사람들(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이 이합집산을 하고 하는 모습은 직원들에게 많은 방해가 된다.
더욱 시뮬레이션을 어랜지 하는 실무자들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일상적으로 다른 업무의 간섭이나 훼방을 받지 않고 오직 시뮬레이션에만 집중할 수 있으려면 외부 제3의 장소가 더 낫다는 의견들을 준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시시각각으로 걸려오는 업무 전화와 미팅 요청 그리고 이메일들로부터 시뮬레이션 시간 동안은 그들을 완전하게 격리 시키기 위해서다. 실제로 사내에서 진행되는 시뮬레이션은 위기관리 위원회의 집중도가 떨어진다.
외부 제3의 장소로 이용되는 곳은 호텔 내 대형 비즈니스룸이나 컨벤션룸 그리고 전문적인 대여공간 등이 있다. 일부 사내 연수원을 활용하거나, 교외의 특정 장소를 섭외하기도 한다. 장소를 선택 할 경우 중요한 고려사항들 중 하나는 그 장소 주변에 얼마나 타사나 경쟁사 등이 자유롭게 접근 가능한가 여부다. 시뮬레이션을 하는 동안 정신 없는 워룸에 경쟁사 직원이 참관을 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라. 외부 공개된 공간을 사용할 때에도 외부 인사들에 대한 철저한 출입관리와 시뮬레이션 내용이나 이벤트 명을 외부로 공시하지 않는 컨피텐셜 한 환경이 가장 우선시 된다.
그 다음 중요한 워룸 선정 시 고려사항은 그 워룸과 저편 컨트롤 룸과의 거리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첫째로 양 공간간에 유선전화 라인과 팩스라인 인터넷 라인들이 충분하게 연결되고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유선 전화라인은 (익스텐션이라도 상관없음) 가능한 많이 확보 할 수 있어야 한다. 워룸내에는 일반적으로 외부 이해관계자수에 버금가는 유선전화를 설치해 운용한다. 따라서 최소 5개에서 많게는 10개 이상의 유선전화 라인들이 필요하다. 물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휴대폰을 이해관계자들이 활용도 하지만, 유선 전화라인의 존재 이유들 중 하나는 상황의 긴급성을 강조하고 환경 압력으로서의 역할도 있어 중요하다. 상상해보라 전화기 10통이 6시간 이상 동시에 울리고 있는 상황을.
[시뮬레이션에서 워룸 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절실하게 그리워(?) 하는 것은 음료수와 스낵들이다. 워룸에서의 6시간은 스트레스와 혼란의 연속이다. 목이타고 저혈당이 되 어지럽다. 일부 임원들은 몇시간 동안 흰머리가 더 늘었다는 농담조 불평을 하시기도 한다. 시뮬레이션 진행 실무자는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배려해 음료수와 스낵을 무한 공급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워룸과 컨트롤룸간 통제 시 고려사항은 이동환경이다. 기본적으로 컨트롤룸에는 언론 역할을 하는 이해관계자들도 있는데 이들이 TV취재장비들을 들고 워룸쪽으로 이동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급호텔 비즈니스룸이나 컨벤션룸간에는 TV카메라 촬영과 이동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다른 호텔고객들이 혼비백산하거나, 불필요하게 구경거리가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따라서 완전히 격리된 두 공간이어야 하며 그 거리는 가까울수록 좋다.
워룸이나 컨트롤 룸간에 설치되는 모든 장비들은 거의 비슷하다. 워룸에 비치되어야 하는 준비물등은 ‘실제 위기관리에 필요한 모든 기자재’다. 일부 기업에서는 비즈니스 특성상 텔레컨퍼런스 시설을 추가하거나, 3국간 화상회의 시설이 요구되기도 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많이 진행 해 본 컨설턴트들은 그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뮬레이션 준비 기간 동안 각각의 장비들을 설치 할 워룸과 컨트롤룸 설계를 자세하게 코칭 해 준다. (설치장비들은 회사의 비즈니스 특성과 규모 그리고 위기관리위원회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디자인되며 그 설치물들의 규모는 수십에서 수백 pc에 이를 수 있다)
워룸이나 컨트롤 룸의 규모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규모와 이해관계자 그룹의 규모에 달렸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본 경험에 의하면 장소는 가능한 넉넉한 규모가 좋다. 워룸의 설계 또한 컨설턴트들이 지원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과 관련 주관 및 유관 부서 책임자들이 자유롭게 동선에 따라 움직이면서 통합적인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이면 된다. 전체적으로 참여 구성원들이 확정되면 컨설턴트들은 워룸으로 사용될 후보지들을 물색하고 그 규모와 환경에 대해서도 코칭한다.
워룸과 달리 컨트롤룸에 설치되어야 하는 특수한 장비들은 워룸의 상황을 컨트롤 룸에서 볼 수 있는 모니터링 장비 정도다. 예산상 이를 생략(!)하고 CEO와 임원들이 머무르는 워룸에만 예산을 집중하는 클라이언트사들도 많지만, 가능한 워룸 모니터링용 영상장비들은 권장된다. 그래야 컨트롤룸에 주재하는 컨트롤룸 리더가 워룸 내의 상황을 어느 정도 실시간 파악할 수 있으며, 워룸에 주재하는 메인 컨설턴트의 지시를 정확하게 따를 수 있다. 시뮬레이션의 정확성과 역동성 확보에 필요한 시스템이다.
6시간 이상이 진행 되다 보면 항상 시뮬레이션 시간 내에 식사 시간이 걸치게 마련이다. 일부 클라이언트는 시뮬레이션을 멈추고 식사를 사입 해 공식적인 식사휴지기간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권장하는 바는 공식적인 식사휴지기간을 가지지 않고 간편식으로 일부 진행하면서 시뮬레이션을 지속하는 형태다. 이는 실제 위기 상황을 상상해 보아도 이해가 된다. 중대한 위기 시에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줄줄이 식당으로 이동하거나, 위기대응을 쉬면서 와인을 곁들인 멋진 식사를 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위기는 식사를 하며 쉬지 않는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준비를 위한 사전 브리핑은 어떻게?’를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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