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매각 가격으로 거론된 6000억∼1조원을 투자할만큼 자금사정이 여유로운 기업이 많지 않다”면서
“하이트-진로와 진검승부를 하기 위해서는 2조원대 오비맥주까지 동시에 인수해야 하는데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기업이라 해도
경기침체기에 무리한 결정을 내린다면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주가에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는 롯데의 경우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질 확률이 높고, 경영권 인수 후 2∼3년 후 재매각되는 수순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트-진로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차 연구원은 “누군가가 OB맥주와 두산의 주류 경영권을 모두 인수해 2009∼2010년 대대적인 전쟁을 치르지 않는 한 하이트-진로의 입지는 점점 더 굳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낸셜 뉴스]
동부증권측의 보고서에는 참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다. 구태여 하이트-진로에게 호재가 되고 있다는 표현까지 쓴 이유가 참 궁금하다.
투자의견에서 해당사가 불투명성이나 변수들이 많으면 분명히 호재라는 결단을 내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여러가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참 이상하다.
몇가지 보고 내용과 그에 대한 지적.
매각 가격으로 거론된 6000억∼1조원을 투자할만큼 자금사정이 여유로운 기업이 많지 않다?
바로 얼마전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는 두산으로부터 두산테크팩을 4000억원에 매입했다. 소위 말하는 stapled financing이라는 방식까지 동원하고 있는 차에 1조원이 없어서 두산주류를 매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모든 포텐셜 비더들을 규정하는 이유가 뭘까? – 아마추어 투자자들이나 초급 기자들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오케이.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기업이라 해도
경기침체기에 무리한 결정을 내린다면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주가에 부정적일 것?
이 부분은 마치 새로운 기업이 이 시장에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 듯 하다. 해외 사모펀드의 경우에는 최근상황이 좀더 이상적인 상황이 아닐까? 그리고 어짜피 바이 아웃하는 주체는 그렇게 무리하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누군가가 OB맥주와 두산의 주류 경영권을 모두 인수해 2009∼2010년 대대적인 전쟁을 치르지 않는 한 하이트-진로의 입지는 점점 더 굳어질 것?
이 내용이 가히 화룡점정이다. 마치 사람이 늙지 않는 이상 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이 아무 의미가 없다.
한번 계산을 해보자.
이 보고서에서 말하는 누군가가 하이트-진로와 대대적인 전쟁을 치룰 전열을 다듬으려면 얼마나 드는가를 계산해 보자. (Max)
오비맥주 2조 + 두산주류(소주) 1조 + 두산테크팩(소주 및 맥주 병) 4000억 = 3조 4000억 (최대)
2005년 하이트가 단독 기업 진로를 얼마에 인수했나? 3조 4천 100억 가량이었다. 물어보자. 진로 하나를 가질래? 아니면 오비맥주(OB Blue+Cass+Cafri+Budweiser)와 두산주류(처음처럼)+두산테크팩을 가질래? 해 보자는 말이다. 진로 기업 하나 값이면 원스탑 수직 수평 기업 결합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더구나 하이트-진로 전열의 중심이 어디인가를 보자. 진로의 오너 기업인 하이트 매출의 본가가 어디인가를 기억하자. 정확하게 롯데의 진원지와 일치한다. 영남시장에서 하이트와 롯데가 각자의 대중주를 가지고 경쟁한다는 변수가 어떻게 호재인가?
오비맥주가 영남지역에서 얻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5-15%가량이다. 국내에서 두번째 큰 시장에서 90%가량을 하이트에 양보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시장점유율 41%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가 오비맥주를 인수한 후 이 영남시장에서 하이트 시장점유율 절반만 가져와도 하이트는 힘들다. 하이트가 힘들면 진로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이런 유력한 변수들이 하이트-진로에게 오히려 호재라니 이해가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