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많은 프로’도 실수는 한다 | ||||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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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는 지난 7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우즈는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제136회 브리티시 오픈 3라운드 도중 볼을 잘못 쳐 60대 여성 갤러리에게 상처를 입힌 것이다. 3살 때 골프를 시작했고 21살의 나이에 프로에 입문해 세계 최고의 골프 대회들을 휩쓸며 10년간 총 61회의 우승을 따낸 그다. 평소 지독한 연습벌레로도 유명했다. 이런 프로도 가끔은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한다. 얼마 전 타계한 세계적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생전 3 옥타브 ‘도’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하이C의 제왕’으로 불렸다. 그러나 그도 전성기였던 197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오페라 라보엠 중 노래 <그대의 찬 손>을 부르다가 하이C 음에서 목소리가 흔들리는 치명적 실수를 범한 적이 있었다. 경험 많고 완벽하다는 찬사를 듣는 여러 프로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때때로 실수를 한다. 그렇지만 그가 진정한 프로냐, 아니냐는 이러한 실수를 범한 후에야 비로소 판가름 나는 법이다. 기본적으로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일반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훨씬 많은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것은 ‘기자’다. 기자란 특수한 훈련을 받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또한 언론은 독자들을 위해 ‘갈등’과 ‘문제점’들을 소재로 삼기 즐겨 한다. 위와 같은 우즈와 파바로티의 단순 실수 환경과는 우선 그 차원이 틀리다. 위기 또는 부정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은 회사에게나 언론에게나 공히 극대화된다. 이때 회사를 대표해 대변인으로 나선 CEO와 언론사를 대표하고 공중을 대신하여 ‘알권리 충족’에 목마른 기자는 서로 마주 앉게 된다. 안타깝지만 이때 CEO vs. 기자간의 승률은 기자 쪽이 항상 압도적으로 높다. ‘The only good reporter is a dead reporter’ 미디어 트레이닝의 목적은 CEO들이 기존에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언론과 기자에 대한 시각을 교정하는 데도 일부 존재한다. 더 나아가서는 CEO들로 하여금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언론과 기자에 대한 친근한 감정을 가지게 한다. 이래야만 CEO는 자신이 기자와 마주앉았을 때 자신의 정확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그것을 올바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프로’도 실수를 한다. CEO들도 경영에 있어서는 분명 ‘프로’들이다. 게다가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다면 이 부문에서도 분명 ‘프로’가 된다. 그러나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경계해야 할 것들 중의 하나는 ‘프로로서의 자만심’이다. 항상 ‘프로도 실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도리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체계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신 ‘프로’ CEO분들에게 지속적으로 조언 해드리고 싶은 ‘경계하셔야 할 바’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많은 설화(舌禍)들의 중심에 계시는 사회 정치 지도자나 CEO 같은 ‘프로’들도 대부분 공통적으로 이런 사항들을 간과하고 계신다. ●성공한 CEO 또는 리더로서의 지나친 자신감을 경계하라 성공하신 CEO라 할 지라도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전문가들의 조언과 코칭에 귀를 귀울이고 항상 그에 따르는 것이 좋다. 자신의 성공적 경험들만을 믿다 보면 분명 한계가 있다. 달변가라 하실 지라도 자신의 대 언론 메시지를 미리 준비하고, 말씀하기 전에 반복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 CEO의 직설적이고 급하고 다혈질인 성격은 흔히 훈련된 기자의 ‘위험한(risky)’ 질문에 휘말려 들어갈 수 있는 좋은 토양을 제공한다. “얼굴 붉히지 마시고, 침착하게, 화내시지 말고, 흥분을 삭히십시오.” 공격적인 기자의 질문에 대처하는 CEO들에게 조언하는 부분이다. “기자는 언론사를 대표합니다. 연령, 성별, 소속 매체 등을 차별하시면 안됩니다.” 또 “기자와 절대 논쟁(debate)하시 마십시오. 기자를 이기려 하거나 설득하려 하지도 마십시오.” 이 조언들은 권위적이고 자존심 강하신 CEO분들에게 드리는 조언들이다. 마지막으로 항상 캐주얼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 있으신 CEO들에게는 “항상 주변에 기자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긴장감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시라” 조언 해 드린다. 위의 조언들은 매우 간단하고 이해하기도 쉽다. 또한 너무 극단적인 예라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일개 회사의 CEO인데 혹시라도 그런 류(類)의 실수들을 하겠어?” 이런 생각을 무심코 가지실 수도 있다. 그러나, 미디어 트레이너와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 CEO들은 항상 ‘최악(worst)의 사건을 가정해, 이에 대한 최선(best)의 준비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해야만 한다. 프로는 한번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가 어이없이 반복되거나, 범한 실수에 대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더 나아지려는 피나는 노력이 없는 프로는 더 이상 프로가 아니다. 말실수 잔치와 설화 논란들을 보면서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진정한 프로가 그리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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