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

10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시스템 소모적인가? 누진적인가?











최근 몇몇 홍보임원 분들과 따로 따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일부 공통적인 이야기들이 있었다.

“재작년에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던 임원들과 팀장들 중 반 이상이 바뀌었어요. 어떡하죠?”
사장님이 새로 오셔서 저희는 다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회사가 통합이 되어서 이제는 새로운 위기관리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이 혀를 끌끌 차게 된다. 회사 차원에서는 한두 푼 드는
게 아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작업을 인력들이 바뀌어 나감에 따라 하염없이 반복해야 한다는 난감함이 그 이유다.

여러 가지 일련의 시스템 작업을 통해이제는 위기 시 우리 조직 전체가 움직일 수 있게
조직 역량이 마련되었어하고 생각하자 마자 조기퇴직프로그램이 실행되어 임원의 일부가 새로운 인력으로 재조직된다고
생각해 보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닌가?

하지만, 경험상으로 다른 몇몇 기업들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차피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과 개선은 영원히 수행해야 할 장기과제이지, 단기과제는 아니지
않나.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의 전통을 가지는 회사는 인력이 바뀌어도 그 기본
지조는 바뀌지 않는 듯 하다.

다른 회사는 몰라도 이 회사는 무언가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종교적인 분위기들이 있군하는
느낌을 새로 영입된 임원들은 금새 알아차리게 되는 듯 하다. 예전 회사에서는 몰랐지만, 여기에서는 예전처럼 하면 안되 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지속적인 개선의 전통이 만들어지기 까지가 힘들다. 이 전통을 만들어 나갈 CEO와 홍보임원 그리고 홍보매니저들이 롱런
하지 못하면 이 전통수립은 요원하다. 심지어 외국기업들의 경우 본사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더라도
실무자들의 영속성이 일부 존재하지 않으면 그러한 전통은 성취되기 힘들다.

그거야 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그러고 보면 위기관리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