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9월 122008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뉴욕 타임스퀘어와 독도

‘독도광고’ 서경덕씨 타임스퀘어 영상광고 추진 [뉴시스]

서경덕님께서 뉴욕타임즈 등 미국내 유력 언론에 독도 광고를 하신데 이어 독도광고를 영상으로 제작하여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광고를 하신다고 한다. 물론 그 취지와 바램은 같은 한국인으로서 100% 이해가 간다. 독도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지만, 서경덕씨가 추구하는 ‘선한 목적’에 대해서는 박수를 치고 있다.

하지만, 타임스퀘어 동영상 광고는 재고했으면 한다. 일단 타임스퀘어에는 수많은 big brand들이 경쟁하듯이 요란한 아웃도어 광고를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삼성과 LG도 그 곳에서 십수년간 아웃도어 전광판 광고를 진행 중이다. 좋은 장소고 어느 기업이나 브랜드고 탐내하는 노출효과를 자랑한다.

하지만, 독도 이슈와 어울리는 장소는 아니다. 독도 이슈는 노출을 목적으로 하면 안된다. 차라리 노출을 하지 않는게 전략적 일 수도 있다. 특히나 일본이 원하는 것이 국제 분쟁 지역화를 위한 노이즈 메이킹 전략인데 이러한 전략에 말려들어가는 결과를 낳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하루에 수만명의 미국인들과 또 그만큼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타임스퀘어를 방문한다. 그리고 기념비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사진들을 찍고 그 아래를 지나 다닌다. 그들이 그들 스스로 독도를 알아야 할 이유(relevancy)는 없고, 우선 독도가 무슨 말인지 어디에 있는 것인지 모른다. 심지어는 Korea의 의미도 모르는 사람들이 분명있다. 그런 환경의 오디언스들에게 “독도는 한국땅이다. 일본이 자기네 것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원래 한국땅이다. 기억해라 독도는 우리 것이다.”하는 메시지는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

입장을 바꾸어서 현란한 강남역 유흥가 전광판 광고에 하루에 몇번 ‘칠레 앞바다의 크크섬은 원래 파라구아이땅이다. 아무리 칠레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원래 파라구아이 땅이다.” 뭐 이런 동영상 광고가 나오면 그 효과가 누구에게 얼마나 있을까? 그 광고를 접한 사람들은 대부분 ‘뭐야. 왜 여기와서 저런 광고를 하지? 근데 파라구아이는 또 어디야?”하겠다.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그냥 ‘뭐야?’ 정도 하고 지나치겠다.

매체전략에는 예산도 중요하지만, 관계성(target relevancy), 단계와 전략이 필요하다. 그 성의와 목적은 이해하는데…약간 계획은 재고 되었으면 좋겠다. 정말. 

8월 202008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100번 잘해도 본전?

100번 잘해도 본전?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홍 팀장은 요즘 신이 난다. 최근 한 두 달 동안 별로 나쁜 이슈나 기사들이 없다. 오랜만에 기자들과 웃으면서 소주 한잔도 맘 편히 하고, 집에도 자정 이전에 몇 번이나 들어갔다. 기자들과 여러 회사 홍보팀장들이 그룹을 만들어 주말에 시원하게 라운딩도 가능해졌다. ‘아 이게 얼마만이야…’

게다가 지난주 새로 출시된 신제품이 아주 훌륭하게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출시 기자간담회와 포토세션도 아주 성공적이었고, 연이어 사장님에게 인터뷰들이 어랜지 되어서 나름 만족스러우신 듯하다. 몇 일 전부터는 방송사 프로그램들에서도 우리 신제품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어서, 홍보팀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렇게만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다면…얼마나 좋아’ 홍 팀장은 회사 옥상에 올라가 담배 한가치를 꺼내 물면서 기분 좋게 웃는다. 이미 이 여름에 연간 홍보팀 업무 수행 타깃을 다 달성했고, 사장님과 면담해서 새로운 타깃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니 ‘이번 연말에는 보너스 좀 나와 우리 홍보팀 직원들 좀 따뜻하겠군…’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순간 조 과장으로부터 휴대전화가 울린다. “어…조 과장, 왜” “네…팀장님. 지금 빨리 내려와 보셔야 하겠습니다.” “응? 왜? 무슨 일이야?” “빨리 내려와 주세요. 사무실에서 말씀 드려야 해서요” 후다닥…홍 팀장은 계단을 달려 내려가면서 동물적으로 굉장한 일이 터졌구나…감지한다.

“단 한방에 홍보팀은 간다”
“왜? 왜? 뭐야?” “팀장님, 저희 영업 지점들에서 신제품 홍보용으로 지구본 장식품을 배포했는데, 거기에 독도 표시가 없었다네요…그래서 지금 네티즌들이 우리 회사가 정신 없는 회사라고…” “무슨 말이야? 어떻게 지구본에 독도가 표시 안돼있어?” “모르겠어요. 디자이너 실수인지…원 지구본이 문제인지…” “아무튼, 그래서 온라인에서 어떻게 난리가 난 거야?” “네…그러니까…”

사실 조 과장이 이야기를 해도 홍 팀장은 이해가 힘들다. 내일모레 쉰을 바라보는 홍 팀장은 최근에야 ‘블로그’가 어떤 것인지 조 팀장을 통해 설명 들었다. 매일 쓰는 사무 프로그램과 인트라넷이 홍 팀장에게는 가장 익숙한 IT 혜택의 전부다. 이메일 정도는 자유롭게 쓴다고 동창회에 나가면 신세대로 불리지만…솔직히 요즘 온라인 바닥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어떨 때는 두렵다.

조 과장의 설명에 의하면, 그 증정용 지구본에 대해 한 파워 블로거가 문제를 제기했고, 그 블로거가 우리 회사를 비판하는 상당히 부정적인 포스팅이 다음 미디어 블로거 뉴스에 탑으로 포스팅이 되었단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소비자가 이와 비슷한 내용을 아고라에 올려 댓글이 오늘 아침부터 수천건에 이른단다. 거의 대부분이 우리 회사를 비판하고, 회사의 소유구조라던가, 심지어는 돌아가신 창립자의 친일 행적 의심까지…지금까지의 논란 이슈들이 여러 네티즌들에 의해 집대성되어 토론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홍 팀장은 진땀이 흐른다. 뭘 확실히 알아야 개입을 하지… 홍 팀장이 아이디어를 낸다. “조 과장, 그 처음 글 올린 사람을 한번 만나서 그 포스팅을 좀 빼달라고 할까?” 조 과장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아니면…다음 쪽에다가 전화해서 그거 아고라인지 뭔지 그거 좀 어떻게 해달라고 하면 안돼?” 조 과장이 아무 말 없이 찬물을 마신다. “말을 좀 해봐 바. 어떻게 해야 해?”

   
 
 

“팀장님,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뭐? 뭔 소리야…뭐 광고를 주던가, 글 올린 놈한테 명예회손 소송한다고 하던가, 그거 온라인에서 편집하는 선수들한테 육탄 돌격을 해서라도 진정을 시켜. 아…우리 영업직원들한테 전부 공지해서 거기 아고란지 뭔지에 들어가서 쫌 해명글도 올리고 그러라 그래.” 조 과장의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마디 한다. “팀장님, 그건 절대 안됩니다.”

이때 IT팀장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홍 팀장님, 왜 우리 회사 홈페이지에 과부하가 걸리죠? 게시판이 거의 다운될 지경이에요. 뭐 지도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사람들이 왜 이러는 건가요?” 홍 팀장은 조 과장에게 전화를 넘긴다. “아…팀장님, 지금 이런 이런 일이 아고라에서 문제가 돼 네티즌들이 항의방문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네…” 홍 팀장은 답답해서 소리친다. “조 과장, IT쪽에다가 잠시 우리 홈페이지 닫으라 그래… 게시판 댓글들 싹 지워버리던가……씨…” “팀장님…안돼요. 제발…”

갑갑하다. 홍 팀장은 어디다가 이 사건을 하소연할 때가 없다는 걸 느끼면서 점점 더 까마득해진다. 조 과장은 홈페이지에 포스팅 할 공식 사과문을 만든다고 영업팀, 법무팀과 IT팀 실무진들과 긴급회의를 하러 갔다. 그래도 아직 그나마 젊은 조 과장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홍보맨에 주어진 팔자?
책상에 앉아서 심난하게 아고라 댓글 들을 읽고 있는데…영업 상무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봐..홍 팀장. 당신 뭐 하는 거야? 우리 아들이 그러는데…뭐 아고란가 뭔가에서 우리 회사 때문에 난리가 났다는데…이거 어떻게 안하고 뭐하고 있어?” “열심히 지금 작업 중입니다.” 작업은 무슨 작업인가..그냥 상무의 전화를 끊으려고 한 말이다.

기획 부사장이 또 전화를 해온다. “홍 팀장. 지금 아고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아요? 어떤 대책이 없어? 이 영업쪽에서 이런 문제 일으킨 게 누구야? 영업 부사장은 이거 아나?” “네…알고 계십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헥헥…

마케팅 상무가 심각한 표정으로 홍 팀장에게 다가온다. “홍 팀장님, 지금 우리 마케팅 담당자 회사 메일로도 난리가 났어요. 심지어 우리 광고대행사랑 프로모션 대행사들 한테까지 항의전화가 와. 이거 어쩔 껍니까?” 홍 팀장은 갑자기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상무님, 사실 이게 홍보팀 문제입니까? 영업쪽에서 사려 깊지 못하게 이렇게 일 처리 한 게 문제 아닙니까? 마케팅에서도 그런 제작물 있으면 필터링 해줘야 했던 거지요. 안 그래요?” 박 상무는 얼굴이 굳어진다. “아니…홍 팀장, 홍보팀이 어느 부서 돈 가지고 일합니까? 지금. 솔직히 지면광고 계획 없어도 홍보팀 면 세워 줄라고 계획 바꿔가면서 도와주는데……지금 홍보팀에서 저희에게 이러면 되요?” “아…저…아니 그냥 제가 흥분을 해서 그렇습니다. 일이 하도 꼬여서요…죄송합니다.”

홍 팀장은 금연인 사무실에서 담배를 꺼내 문다. 불은 감히 못 붙이고…혼자 뇌까린다. “홍보팀 면을 세워 줄라고 회사 광고비를 지출한다고? 홍보팀장이 뭐 자연인이야?…회사를 위한 거니까 하는 거지…나를 보고 하는거야…XXX”

홍보담당자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면 종종 “100번 잘해도 필요 없더라. 한방이면 홍보팀은 간다.”는 자조 섞인 말들을 하곤 한다. 아무리 신제품 출시를 잘 지원해 주었어도, 시장의 루머를 잠재워 주어도, 경쟁사를 언론 플레이를 통해 견제해서 영업 시장에 숨통을 틔워 주어도…부정적인 기사 ‘하나’ 못 막거나 온라인에서 ‘우당탕’ 한번이면 홍보팀원들은 다 바보가 된다.

홍보팀원들이 일으킨 문제라면 이런 비판을 달게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문제들은 다른 부서에서 기인한다. 아니면 외부 시장과 환경으로부터 다가온다. 반면에 사내에서의 비판과 업무평가의 대상은 오직 홍보팀이다. 상당히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현실이 그렇다. 그래서 홍보팀은 항상 긴장한다. 그게 주어진 팔자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7월 172008 Tagged with , , 2 Responses

광고에 대한 집착(?)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가 실린 것은 한국에서는 기사도 화제도 되겠지만 미국 내에서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그 사안에 대해 나쁜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 지면에 의견을 반영할 수 없는 황당한 논리가 선택하는 것이 광고이기도 하니까. [한국일보, 서화숙 칼럼, 독도, 광고가 아니라]

 
한국일보 서화숙 편집위원께서 지적하신 부분에 상당히 공감한다. 뉴욕타임즈에 광고를 냈다는 것 자체가 잘 못 됬다는 것은 아닌데…아직도 오디언스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기에는 ‘광고’가 거의 ‘유일하게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거다.
 
한국이 전세계에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싶다면, 일본의 논리에 대해 논리로서 반박하고 싶다면, 독도를 더 이상 논란꺼리로 남아 있지 않게 하고 싶다면…

PR firm을 쓰면 된다. 어짜피 논리와 컨텐츠야 국가에서 수립해서 이미 폭넓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내용들을 알리기 위한 채널만 확보하면 되는 것 아닌가. 세계 주요 국가의 현지 PR firm들을 불러다 놓고 전략적인 어프로치들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활동 실행을 맡기면 되는거다.

세계 유수지의 광고야 높은 분들께 성과로 보고 드리기 위한 것일 뿐인데…왜 독도 이슈를 가지고 광고에만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