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담당자

5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8 Responses

쓰레기 과학 vs. 홍보담당자

콜라를 하루 3ℓ씩 마신 21세 한 여성은 피로와 식욕 상실, 지속적인 구토 증상을 호소했고 심전도검사에서는 심장 박동 부조(不調) 증상, 혈액검사에서는 저칼륨혈증이 관찰됐다.

저칼륨혈증상과 함께 근무력증을 호소해온 다른 환자 역시 하루 최고 7ℓ의 콜라를 10개월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오하이오주 루이스스톡스의료센터 클리퍼드 패커 박사도 함께 실린 논평에서 3년간 콜라를 하루 4ℓ씩 마신 호주 농부의 혈중 칼륨 농도 감소 사례와 하루 4ℓ의 콜라를 마시다가 섭취량을 반으로 줄인 뒤 증상이 호전된 환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연합뉴스]

딱히 콜라 회사의 홍보담당자가 아니더라도 위와 같은 연구결과를 보면 한마디로 황당하기 그지 없다. 미국의 모 소비자 단체의 모토를 보면 ‘이 세상에서 쓰레기 과학이 사라질 때까지 투쟁한다’는 문구가 있던데…위와 같은 연구가 바로 ‘쓰레기 과학’이 아닌가 한다.

실제 기자들과 이야기를 해 봐도 위와 같은 연구 결과에 고개를 끄떡이는 사람이 몇 없다. 누구를 위해 이런 극단적인 연구를 하고 더 나아가 퍼블리시티까지 하는지는 모르겠지만…홍보담당자 입장에서는 참으로 난감하고 찝찝하다.

이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밝혀달라 새내기 기자가 콜라 회사 홍보담당자에게 물어 온다면?

“해당 연구결과에 대해서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이 말 밖에 또 뭐가 있을까?

5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보는 두가지 시각

최근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탐사보도 프로그램들에 대해 기업 홍보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재미있는 두가지 시각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느 홍보팀장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번 탈크 베이비 파우더 말이야. 우리 애가 두살이잖아. 애를 위해 OO회사 파우더를 쓰다가 이번에 놀래가지고 아예 외제로 바꿨어. 젠장…지금까지 그런 파우더를 써왔던 걸 생각하면 그냥…”

자신도 홍보를 담당하고 있으면서 이번 탈크 케이스에 대한 TV 보도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자신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피해에 대한 방어본능이자 이를 도와준 TV 탐사 보도를 응원하는 자세다.

기억하기로 그 홍보팀장도 작년경 회사 제품에 관해 모 TV 탐사보도 프로그램에게 호된 지적을 받았었다. 당시 술자리에서 그 TV 프로그램 PD와 작가 심지어 관련 방송사 조직구조에 대해서 실랄하게 비판을 하면서 극단적인 서러움을 표시한 적이 있었다.

탈크 케이스와 작년 케이스 이 두개의 탐사 보도 사이에는 어떤 다름이 있을까?

두 주제 모두 어느 회사를 향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보도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연히 많은 소비자들이 분개했었고 또 이를 통해 개선되는 모습에 공히 안도했다.

이 둘 사이에 다른점이 있다면 해당 홍보팀장이 탐사 보도의 ‘비판 대상’이었는지 아니면 ‘비판자측’이었는가 하는 것 뿐이다.

속된말로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인지상정이라는 것에 있어 모든 사람들의 비판이 나에게 향하면 당연히 불편한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홍보 실무자로서 탐사보도를 바라보는 시각을 한번 생각해 보자. 자사를 공격(?)해 오는 탐사 보도의 예리한 칼날을 우리 홍보담당자들은 소비자의 시각으로 보면 어떨까? 탈크 베이비 파우더를 발라주었던 부모의 마음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개선을 약속하면 어떨까? 소비자와 회사의 두개의 마음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라고 패러다임을 바꾸어보면 어떨까 말이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는 취재대상이 종종 극도로 화를 내고, 자신들의 제품을 때려부수고,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억지주장을 늘어 놓는 것을 본다. 그러면 입장을 바꾸어 반대로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해 피해를 준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대응을 해 온다면 그들은 그냥 고개를 끄떡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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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위한다는 것. 회사의 편에 서서 대변을 한다는 것이 진정 무엇을 뜻하는 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소비자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인 진짜 회사에 반하는 일인 것인지 한번 고민해 보자. 중장기적으로 어떤 것이 더 나은 포지션이었을까 살펴 보자는 거다.


4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Digital-driven word of mouth

이번 도미노 케이스에서도 이전 모트린 케이스 처럼 트위터의 확산성이 다시한번 여실히 들어났지만, 앞으로도 이 트위터 자체는 하나의 큰 위기 요소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본다. 사실 이번 도미노 케이스에서도 위기의 발아는 유투브에서 시작되었지만, 트위터가 해당 위기를 한시간만에 전세계로 배달을 했다. (도미노의 30분 배달 서비스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트위터와 필적할 만큼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가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서비스를 어느정도 대체하고 있는 문자(SMS)가 가지지 못하는 소셜 미디어적 공유 성격이 위기시 진면목을 발휘한다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어떻게 보면 기업에게 위기발생에 대한 가장 앞선 탐지기로서의 역할을 마이크로 블로그들이 해 줄 수 있다는 말도 된다. 남은 문제는 이 마이크로 블로소스피어를 기업들이 적절하게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가 하는 시스템에 관한 문제다.

미국같은 경우에는 트위터상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여러가지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Monitter

TweetDeck

Twist

Twittermeter

Tweetstats

Twitterscoop

Twitturly

Tweetscan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이러한 유사 모니터링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예전 90년대까지는 위기관리를 할 때는 종이신문 모니터링이 가장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이자 툴이었다. 그 이후 200년대들어 급속하게 인터넷을 통한 종이 신문 기사 검색이 위기관리를 위한 모니터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미 기존 미디어들로 부터 오는 위기의 성격이나 속도들이 온라인을 따라잡지 못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위기관련 이슈화가 온라인에서 촉발되고 확산되고 성장되어 가는 스타일로 진화했다.

아쉬운것은 우리나라 홍보담당자들의 많은 수가 아직도 아날로그와 오프라인 마인드에 익숙하다는 부분이다. (각 그룹사의 40-50대 홍보 중역분들을 한번 만나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여러 위기관리 강좌나 워크샵에서도 오프라인 시대 이야기를 반복한다)

이 세상 어떤 사람도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것에는 선뜻 나서 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본능이다. 문제는 그렇게 우리들이 본능에만 충실하다보면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힘들다는 거다. (현실적 딜레마인 것은 확실하다)

위기는 이제 날아 다닌다. 각종 매체들과 툴들도 높이 날고 있다. 사람인 홍보담당자들만 종이 신문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위기가 승리하는 주요한 이유들 중 하나다.



 
 

3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개선의 기회다

보건복지가족부가 발끈하자 바이엘쉐링은 입을 다물어버렸습니다. 아·태지역 대표가 발언할 때 배석했던 홍보 담당자는 “정확한 말이 기억나지 않는다. 소극적이라는 말을 했지 단정적으로 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얼버무렸습니다.

정부가 잘못한 일이라면 고쳐야 하고, 보도가 잘못이라면 정정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본사에 문의했지만 투자사항은 기밀이라 밝힐 수 없다고 들었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내(홍보담당자) 생각엔 R&D센터 검토는 2년 전쯤부터 시작돼 현 정부와는 상관없는 일일 것”이라고 발을 뺐습니다. [조선일보]

전형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사례라고 본다.

1. 외국인 (현재 해당 임원은 한국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사 임원의 언론 인터뷰를 위해서는 가장 첫번째 가이드라인이 “한국 정보 및 규제기관등에 대한 어떠한 부정적인 언급도 피하라”인 것이 보통인데…아태대표에게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정확하게 사전에 공유되었는지 궁금하다.

2. 아태대표라는 분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지 않으셨을리 없는데, 투자사항 및 프로세스에 대한 (사내 대외비 분류) 언급을 기자 앞에서 하신 것 자체도 문제다. 이에 대해 사후에 해명을 하려고 해도 본사에서 허락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3. 아태대표와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할 때 배석했던 홍보담당자가 ‘예상되는 민감성’에 대해 사전 교정 또는 사후 해명 시도를 적극적으로 했었는지 궁금하다. 해명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애드립)을 밝히는 것도 사실 적절한 메시징은 아니다.

내일 신문에서 읽기 싫은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라.


사실 해당 실무자 측면에서는 할말이 많고 억울하고 힘든 부분도 있으리라 본다.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이번 기회가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2월 092009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만나 소주 한잔씩 하고 푸세요

남양유업 “기사 빼면 광고 주겠다” 안먹히자 10억 손배소

최근 경제가 어려워져서인지 업계내 기업과 기업, 또는 갑과 을, 기업과 언론간에 갈등을 소재로 하는 기사들이 꽤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얼마전부터 지속적으로 특정 기업과 관련된 기사를 싣고 있는 모 경제지를 유심히 보면서 이 이슈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조마조마했었는데…결국 극단적인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사실 기업과 언론사이에서 어느정도 티격태격 하는 사례들은 있지만, 이렇게 대규모 소송으로 가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아 더 보기가 좋지 않다. 언론사로 부터 집중 포화를 맞은 그 기업과 기업 홍보담당자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또 언론사 부장이나 출입기자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기업이 매일 봐야 하는 언론사 기자와 부장에게 소송을 제기하고, 기자가 기사를 통해 기자와 홍보담당자간에 오고간 ‘뒷 이야기’를 실제 기사화하기 까지에는 양측 ‘모두’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다. 기업의 영업홍보총괄본부장과 언론사 부장간에도 풀지 못한 이야기라니…더욱 안쓰럽다. 더 큰 논란 없이 소송건과 기사건이 양측에서 한발자국씩만 물러서 잘 해결되길 빈다.

 

11월 19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기자와 미디어 트레이닝

가끔은 클라이언측에서 요청을 받아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현직 또는 전직 기자분들을 모셔서 함께 하는 경우들이 있다. 클라이언트측에서는 미디어 트레이닝 내용 중 특히 인터뷰 Q&A중 민감한 이슈들이 있기 때문에 인터뷰 세션에서는 해당 기자분을 트레이닝 장소에서 격리 요청하거나, 먼저 세션을 마치고 돌아가시기를 권한다.

재미있는 것은 아주 드물게 기자가 미디어 트레이닝 인터뷰 세션을 참관하게 되면 그후 공통적으로 이렇게 평을 하는 것이다.

“흠…근데요…그렇게 공격적인 질문에 그렇게 평이하게 답변을 하시면 질문하는 기자가 상당히 성의 없게 답변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서 안 좋습니다.”

“그렇게 안전하게 답변하는 취지는 이해하겠는데요…조금 알맹이가 없네요.”

“같은 말만 반복하시니까…조금 너무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꺼리를 전혀 발견할 수가 없어요. 그러면 기자들이 싫어합니다.”

맞다. 분명한 기자들의 시각이다. 아주 좋은 조언이다.

그러나 코칭을 받으시는 클라이언트들은 상당히 괴로운 표정이 되신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틀림 없다.

‘아니, 오늘 하루 종일 저 미디어 코치는 안전하게 답변하라, 키 메시지를 반복하라고 했는데,
저 기자는 또 그렇게 하면 기자가 싫어한다고 하고, 기사 꺼리를 던지라고 하고 그러네…
우리 보고 어쩌라는 거야?’

결론을 말하자면 둘 다 맞다.

하지만, 답변 주체가 다른게 문제다. 답변 주체가 회사를 대표해서 훈련을 받아온 대변인 (CEO, 홍보임원, 홍보팀장)들이냐, 아니면 위기상황이 발생해 어쩔수 없이 언론과 맞닥뜨리게된 현장 실무 책임자냐 하는 게 다르다.

평소에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 본 경험이 없는 모든 조직원들은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유일 무이한 지상과제다. 최대한 애드립을 방지하고, 예측을 거부하고, 가정에 민감하고, 단언하지 않는 방식이 최고다. 약간은 답답해 보이더라도 핵심 메시지에 머무르는 것이 최고다. (기자들도 전문적인 홍보담당자가 아닌 분들에게는 이렇게 대응해도 그리 화를 내지는 못한다.)

당연히 훈련받은 프로 대변인들은 좀더 풍성하게 꺼리를 가지고 트레이드를 한다. 이들은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이 이미 몸에 익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좀더 많은 사례, 수치, 계획, 분석결과등을 제시할 수 있다. 메시지를 좀더 미디어 프렌들리하게 디자인해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 어떤 부분을 꼭 강조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선순위도 안다.

기자들은 이런 사람들의 답변 방식을 이야기 하는 거다. 하지만…그 외 분들은 기자들이 원하는데로 이렇게 하시면 위험하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꼭 기억하셔야 한다.

9월 16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2 Responses

한국적 커뮤니케이션 vs. 서구적 커뮤니케이션

여러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하면서 국내기업과 외국기업 간에 커뮤니케이션 태도(attitude)에 차이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위기 시에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여러 가지 수사들을 사용해서 자신들의 포지션을 강화하려고 하는 사례들이 많다. 많은 부분에서 정서적인 접근에 익숙하고, 또 그에 대한 결과 및 반응이 좋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에 외국기업들은 상당히 dry 한 태도를 종종 보여준다. 어구 하나하나에 법적인 책임 여부를 꼼꼼히 다지다 보니. 결과물인 official statement를 한국인이 직접 접했을 때는 상당 부분 ‘쌀쌀맞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외국기업에서 인하우스 생황을 해보면서 느낀 바로는 국내기업들과 외국기업들 간의 태도의 차이는 그 근본적인 문제가 언어의 차이에 있는 것 같다. 그다음 원인은 아마 커뮤니케이션 환경 및 문화가 아닐까 한다.

아무리 화려한 그들의 언어도 한국말로 번역을 해 놓으면 별 것 아닌 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반대도 종종있다. 외국에 위치한 본사측에서는 가능한 자신들의 의중이 정확하게 저멀리 한국이라는 나라에 전달되었으면 한다. 따라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들을 정제하고 정제해서 정확히 구성 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 메시지가 한국에 넘어와 한국말로 변환되 전달 될 때에는 ‘아주 낯선’ 메시징이 되버린다. 언어간의 이질감이다.

그러나 많은 인하우스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이 언어의 이질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완화하여 기자들에게 전달한다. 문장자체를 바꿀수는 없지만, 배경을 부드럽게 설명하거나, 적절한 표현의 애드립을 통해 기자들에게 가능한 수용성있는 메시지로 전달하려 애쓴다.

반면 일부 인하우스들은 그냥 그대로 외국발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전달한다. 그게 원칙이라고 믿는다. 대체적으로 finance 및 banking 기업들이 이런 커뮤니케이션 플로우를 준수한다. 이쪽 영역에서는 기자들도 그런 dry한 메시지에 워낙 적응이 되어 있어서 그리 큰 문제는 없다. (처음 출입을 시작한 기자들에게는 당황스러운 메시지임에는 틀림없다)

국내기업들은 official statement가 세워졌다고 해도 보통 그대로를 문어적인 방식으로 전달하지는 않는다. 거기에 뼈와 살을 붙여서 아주 먹기 좋은 메시지로 포장을 한다. 누가 뭐래도 국내 기업 인하우스들의 말기술은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태생적인 입심에 의지하기 때문에 모방할 수 없는 능력이다.

국내기업이 잘한다 외국기업이 잘한다 하는 유치한 비교보다는 특성에 그런 다름이 있다는 비교는 재미있다. 중요한 것은 PR 담당자들이 상대하는 1차 오디언스가 기자이고, 그들의 대부분이 토종 한국인인 관계로 그들에게 인간적인 면을 보이지 못하면 적절한 위기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파란눈 노랑머리의 인간적인 면을 보이느냐 검은 눈 검은 머리 얼굴을 보이느냐는 기업의 자유다. 단, 낯설지 않음이면 된다. 

8월 052008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기업 매각 루머에 대한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원칙 – 부인

김 사장은 “모토로라의 분사 작업도 단말기 사업 포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계측기 업체로 출발한 HP가 계측기 부문을 애질런트로 분리하고 컴퓨터 업체로 변신해 두 가지 다 성공했듯이 모토로라도 시장상황에 맞춰 변신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모토로라코리아는 400명이 넘는 휴대전화 개발인력이 일하는 아시아의 허브다. 문닫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모토로라 휴대전화 포기할 이유 없다]


모토롤라측에서 휴대폰단말기 사업 부문의 매각설을 일축했다. 내가 일했던 회사나 예전 나의 클라이언트들 중에서도 종종 매각설에 휘말린 경우들이 있었지만, expected Q&A를 작성할 때는 항상 동일한 프레임이 있었다.

부인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은 이 매각설 부인의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 프레임안에 여러가지 logic들을 담는다. 성공적인 비지니스 현황, 논리적 매각 가능성 일축, 새로운 비지니스 비전 제시, 감정적 소구, 법적 대응 등등 그 방식은 다양하다.

기자측에서는 비록 기업측에서 부인을 해도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믿고 기사를 안 쓰거나 신경을 안 쓰고 있는 것보다는 계속 주의를 하면서 지켜보는 것이 더 그들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각설에 휩싸인 CEO와 마주 앉아 보면 ‘닭이 먼저냐, 닭걀이 먼저냐…’하는 한탄을 하는 분들이 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민감한 매각설이 지속되면 매각되지 않아도 될 기업이 매각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뜻이다.

또 일부는 국내 CEO를 비롯 홍보임원까지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경우도 있다. CEO가 나서서 부인을 했어도 바로 그 다음달 매각 발표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또는 ‘매각사실에 대한 부인’ 을 주장하는 대변인으로 현직 CEO를 일정 기간 사용(?)하다가 그 CEO를 해임하고 신임 CEO를 선임해 바로 매각절차에 진입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홍보담당자는 이럴때 사내적으로 ‘간’을 본다. 사내 여러 부문에서 들어오는 루머들을 취합해서 분석하고, 일부 임원들과의 술자리에서 새어나오는 내용들을 가감하고, CEO의 태도를 제3자 입장에서 지켜본다. 그리고 외국기업의 경우 해외본사 커뮤니케이션팀의 세부적인 태도변화를 점검해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매각 당일까지 몰랐다고 하는 PR담당자는 조금 무디거나…관심이 없는 케이스라고 본다)

문제는 알거나 느끼면서 기자들에게는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홍보담당자의 어려움이다. 기자도 홍보담당자의 눈을 읽고 홍보담당자는 기자의 눈을 읽는게 전부다. 기업의 매각과 관련된 이슈는 PR 이전에 비지니스다. 그래서 힘들다.

과거 매각 부인 사례 [현재는 매각]

까르푸는 매각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운대점을 포함한 부산지역 3개점포의 영업실적은 지난해보다 마이너스 신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것일 뿐”이라면서 “리뉴얼이 완료되면 현재보다 대폭적인 영업신장을 기대할 수 있어 점포를 매각할 이유가 전혀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까르푸 악재로 ‘곤욕’]

회사 측은 CBC의 이번 방한이 코카콜라 벤치마킹을 위한 견학 차원이라고 말한다. 매각설 역시 이 부분이 와전된 것뿐이라는 얘기다. 레지날드 랜달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사장도 최근 가진 <이코노믹 리뷰>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 들어 매출이 두 자리 수의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를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코노믹리뷰, 코카콜라 매각설 모락모락]

로버트 에이 코헨 제일은행장은 27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제일은행 자산을 40조원으로 확대할 것이며 대주주인 뉴브릿지캐피탈이 조만간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경제, “제일은 자산 40조로 확대”…코엔 제일은행장]

외환은행은 22일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론스타, HSBC에 외환은행 사라’ 는 내용의 기사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외환은행은 현재 외자유치 이후 조직개편, 인력구조조정 등 은행의 경영 혁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은행의 최고 경영진을 비롯해 어느 누구도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해 접촉을 받은 바가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외환은행, 론스타 지분매각보도 부인]

 

7월 25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헌신적 열정 -홍보인의 덕목

여권의 대변인들이 무기력한 것은 ‘어떻게 되찾아온 정권인데?’라는 분노가 불같이 타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열정이 있어야 분노가 솟구친다. 한 원로 정치인은 “이명박 참모들은 ‘주군(主君)’에 대한 헌신적 열정이 없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권력의 입]


문화일보 윤창중 논설위원께서 정확하게 현재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의 입(口)을 분석해 주셨다. 이는 비단 청와대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에게도 공히 해당되는 사항이다. 홍보담당자라면 자신의 기업이나 조직을 위해 불살라야 하는 개인적 동기와 열정이 충만해야 한다. 스스로가 그냥 직장인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절대로 좋은 홍보가 진행되지 않는다. 이는 내 주변의 수많은 홍보선배들에게서 배운 큰 교훈이기도 하다. 헌신적 열정이라는 표현이 정말 맘에 와 닿는다.

7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자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보통 기업 소송등과 관련해서 CEO에게 법원 출두명령이 떨어지면 출두하기 전 일정기간 동안 그 CEO는 회사 법무팀과 법률 자문 컨설턴트들과 예상질의응답 내용에 대해 숙지를 하곤 한다. 법정에서는 CEO의 답변 하나 하나가 모두 법적인 책임을 가지기 때문에, 주요한 이슈들에 대한 일관성 있고 논리적인 답변내용의 준비는 필수적이다.

위기시 ‘여론의 법정’에 서는 CEO나 회사 대변인들에게도 이와 똑같이 예상질의응답의 준비와 숙지과정은 꼭 필요하다. 예상질의응답의 개발 목적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함에 있어서 CEO나 대변인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이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고 같은 목소리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의 입장과 대응방안을 발표하는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놀라거나 당황’하게 되면 해당 커뮤니케이션의 실패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모든 관련 이슈들을 대변인과 홍보담당자들은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해당 위기를 통제(control)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공중에게 주는 것은 위기관리의 가장 중요한 기본 포지션이다.

만약 사고로 사망자들이 발생했다면 정확하게 그 사망자들이 몇 명이고, 그 사망자들과 기타 부상자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들에게 어떤 배상을 실시할 것인지 또 더 나아가서 이러한 사고 상황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어떤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실시할 것인지를 모두 메시지로 준비해서 기자들 앞에 서야 한다.

피해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거나, 처리에 있어서도 무질서하게 뒤죽박죽 메시지들을 흘리게 되면 문제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배상 계획이나 개발 방지 계획 등은 발표를 해도 당연히 신뢰가 가질 않게 된다.

갑옷이냐? 화살비냐?

   

위기가 발생했으면 일단 그 상황을 관리하는 부서의 활동과 병행해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해당 위기를 둘러싼 예상질의응답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이 전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합의가 CEO를 위시로 해서 전체 사내에 존재해야 한다.

정해진 포지션을 기조로 해서 작성된 예상질의응답은 충분히 많고 다양해야 한다.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공식적인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논리적이어야 하고, 전략적으로 디자인 되어야 한다. 물론 최후에 법적인 리뷰도 실행해야 한다. 일부분의 사소한 표현이나 메시지 내용들이 추후 불필요한 소송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소송에서 불리한 증거자료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미리 필요하다.

개발된 예상질의응답은 상당히 집중적인(intensive) 세션을 통해 빨리 공유 되어야 한다. 사내에서 대변인의 역할을 실행하는 전문가의 경우에는 예상질의응답의 내용의 대부분이 생소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1~2시간 정도의 세션을 통해서도 많은 부분의 논리적인 답변 내용 습득이 가능하다.

이러한 예상질의응답 팩의 경우 외부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팩 개발 방식은 다년간 위기를 관리한 경험이 있는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서 내부와 외부의 시각을 한자리에 모으는 방식이다. 예상질의응답을 내부인사들끼리만 만들다 보면 분명히 너무 내부 중심적인 답변 태도와 메시지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팩을 개발하는 당시의 상황은 상당히 촉박한 시간적 압박을 느끼게 되고, 정확한 상황 판단에 한계를 느낄 수 있으며, 분위기에 있어서 흥분되고 격앙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표현과 메시지들을 완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본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날카로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의 내용들은 기업 내부의 홍보전문가들이 취합을 하고, 그 내용을 메시지화 하는 단계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내부의 이해관계자들 보다 좀 더 차분하게 제3자의 시각을 견지하는 그들의 인풋은 위기 시 예상질의응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

위기시 완벽한 예상질의응답 팩은 전시 갑옷에 비할 수 있겠다. 모든 화살을 완벽하게 막아 낼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치명적인 부분이라도 잘 막아내 주는 그런 갑옷이라도 고마울 따름이다. 반대로 예상질의응답 팩을 개발하지 않거나 공유하지 않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는 것은 벌거벗은 채로 화살비를 맞는 것과 같다. 운이 좋으면 살겠지만, 죽을 확률이 더 많은 도박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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