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09

감정관리? 무슨 뜻이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중이 너무 흥분했고, 이성적이지 않았다고 봅니다. 이래서 집단광기나 군중심리 같은 표현을 쓰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감정적으로 공분을 가지게 되는 것인지 솔직히 이해가 안 갑니다. 그에 대해 감정관리를 먼저 하라 하셨는데 그건 뭔 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서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교과서에서는 대부분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정확한 정보가 공중이 느끼는 정보의 진공상태를 개선시켜서 그들이 보다 사실에 가까운 인식을 하게 될 것이라 보는 것이죠. 물론 정확한 정보는 이슈나 위기 시 힘을 발휘합니다. 실패 사례들을 보면 위기관리 주체가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입수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경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타겟에게 제공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질문하신 것과 같이 상당히 많은 사례에서 정확한 정보의 제공만으로는 예상했던 결과를 도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는데도 언론에 반영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발표했는데도 사람들이 그 내용에 신뢰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니 바로 이어서 해당 정보에 대한 검증과 반박이 줄을 잇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제공만으로 한계가 있다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자산은 그러면 무엇일까요? 감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감정관리가 이슈 및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기본 대응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충분한 수준의 감정 관리를 실행한 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성공의 완전공식이 될 것입니다.

만약 공중이나 이해관계자의 감정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자사의 입장에 대한 합리적, 이성적, 논리적 접근만을 추구한다면 그 결과가 부실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는 항상 래포(rapport)의 형성이 전제됩니다. 상호간에 친근감과 신뢰감이 형성되어야 커뮤니케이션 다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법입니다.

따라서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공중 및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감정관리는 아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래포가 됩니다. 전문가들이 ‘우선 공감하라’ 하는 조언이 그 때문입니다. 논리적이거나 이성적으로 보이지 않는데도 기업들이 무언가 감정적 행동을 취하는 것들이 대부분 감정관리를 시도하기 위함입니다. 경영진이 공개적으로 깊이 고개를 숙이고, 조문을 직접 가서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서 절을 하고 허그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시면 됩니다. 조문 연설을 하면서 오랜 침묵을 유지하거나, 비를 맞으면서 헌화하는 모습 같은 것도 다 감정관리의 일환입니다.

감정에 먼저 주목하십시오. 이슈나 위기 상황을 둘러싸고 있는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떤 감정을 주어야 그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지 고민해 보십시오. 그러한 감정관리에 투여하는 노력과 시간 그리고 예산이 전혀 쓸데없거나, 부차적인 것이라고 폄하해서는 안 됩니다. 때에 따라 감정관리가 전부 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만큼 강력한 힘이 없습니다. 그 힘을 절대 거스르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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