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준비를 위한 사전 브리핑은 어떻게?’
클라이언트사 실무자들에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자신들의 프로젝트 진행 결과를 내부로 공유하는 아주 중요한 이벤트다. 또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진행 이후 대부분의 기업 CEO 및 임원분들은 자사 위기관리 체계에 대해 좀 더 현실적 시각들을 가지시게 되므로 위기관리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상당한 지원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극대화된다.
시뮬레이션 진행을 위한 모든 준비들이 끝나면 시뮬레이션의 내용과 진행방식에 대해 사전에 해당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브리핑을 해야 한다. 일부 여러 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 해 보신 기업에서는 ‘불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 숙련된 위기관리 체계를 가진 기업들에만 한 한다. 일반 기업들이 ‘불시에’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게 되면 이후 상당한 후폭풍(?)이 실무자들에게 다가온다.
시뮬레이션에 대한 사전 브리핑은 일반적으로 시뮬레이션 진행 일주일 전 시점에서 진행된다. 보통 시뮬레이션 진행을 지휘할 메인 컨설턴트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의 소개, 시뮬레이션에서 다루어 질 시뮬레이션용 이슈 소개, 기본적인 대응 체계 안내, Q&A의 순으로 브리핑을 진행한다. 브리핑시에 중요한 점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명이나 한 부서만이라도 빠지게 되면 시뮬레이션 당일 상당한 빈 구멍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브리핑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뮬레이션 당일 절반의 시간은 혼돈(chaos)의 시간으로 허비하게 되니 주의하자.
시뮬레이션 사전 브리핑에 대해 클라이언트사에서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은 “시뮬레이션 때 하달 될 시나리오들을 전부 공유해야 하는가?”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답은 항상 ‘아닙니다’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시나리오들을 미리 공유하고 그 스토리라인을 모두 숙지하고 있으면 이는 시뮬레이션이 아니다. 보통 공공기관에서 위기관리 연습 또는 훈련을 진행할 때 참석자 대부분이 시간대별로 진행될 시나리오들을 숙지하고 이에 따라 시간을 재가면서 움직이곤 하는데 이는 정확한 의미에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아니다.
대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는 시뮬레이션 때 다루어질 이슈들에 대해 공유는 가능하다. 대략적으로 어떤 류의 위기가 발생할 것이다라는 그림을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그릴 수 있게만 해주면 된다.
예를 들어 실제 최초 시나리오가:
‘2012년 11월 11일 오전 11시, OO시에 위치한 자사 OO공장 내에서 원인미상의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재 오전 11시 30분 검은 연기가 공장위로 불꽃과 함께 치솟고 있으며, 이를 진화하기 위해 공장 내 소방팀이 출동해 119 소방서와 함께 진화작업을 펴고 있다. 아직까지 해당 폭발로 공장 내 직원들의 피해사실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작업일지로 보아 30여명이 해당 장소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준비되어 있다면 시뮬레이션 사전 브리핑에서는 ‘공장 화재 및 폭발 사고가 다루어 질 것입니다’로 간단하게 브리핑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6시간 기준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는 2-3개정도의 각기 다른 위기 이슈들을 선정해 운용도 가능하다. 물론 하나의 이슈만 가지고 깊이 있게 대응을 하는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공장 화재 및 폭발 사고’와 ‘노조파업’과 ‘환경오염관련 논란’등의 각기 다른 이슈들이 한번의 시뮬레이션에서 통합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주제들로 시뮬레이션을 통합 디자인 할 것인가는 물론 클라이언트 실무 담당자와 컨설턴트들이 함께 결정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위기관리 매뉴얼’이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이번 시뮬레이션을 위해 자사의 기존 위기관리 매뉴얼을 잘 숙지하고 참가하라는 요청을 해야 한다. 간단하게 ‘공장 화재 및 폭발 사고’ 이슈와 관련해 컨설턴트가 매뉴얼을 보여주면서 토론을 하기도 한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이라 할찌라도 대부분은 평소 위기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분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처음부터 깊이있고 다양한 체계감각을 요구하면 안된다. 성심껏 그들에게 설명하고 반복 토론하는 것 밖에 다른 수가 없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방식은 성공을 위한 일종의 소모전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어떤 이해관계자들이 중요한지, 내부적으로 사고관리는 어떤 부서가 주관이며 유관인지, 사상자 처리는 어떤 부서에서 하는지, 유가족 등에 대한 고지는 어떤 부서가 하는지, 사고관련 보험이나 복구자금 관리는 어떤 부서에서 하는지, 생산이 불가능하게 된 제품들에 대해 생산과 물류 비상 기획은 어떤 부서가 진행해야 하는지, 언론, 거래처, 고객, 직원, 정부기관 등과 같은 각각의 이해관계자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은 각각 어떤 부서가 리드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 설명해 보고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가지 실무자들이 이해해야 할 것은 위기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직원들 외에 다른 직원들이나 임원들은 평소에 ‘어떤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거의 해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가능한 상세하게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한 위기에 대해 잘 설명해 주어야 한다. 생각해 본적도 없는 위기이기 때문에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대응 R&R(role & responsibility)를 따져 본적이 없는 것도 당연하다. 대응 프로세스를 모르는 것도 당연하다. 이에 대한 인지를 높여주는 것이 시뮬레이션의 큰 목적이니 참을성을 가지고 반복 설명해 이해를 도모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사전에 아무리 브리핑을 자세하게 하고, 반복하고, 위기관리 매뉴얼을 숙지시켜도 실제 시뮬레이션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까맣게 잊어먹게 되는 현상이다. 이는 위기관리가 암기나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획득해야 하는 경험지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해봤어? 해보고 이야기 해!”하는 경험지에 대한 이야기다. 시뮬레이션은 그래서 필요하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리허설은 어떻게?’를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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